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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내가 나를 죽였다
작가 : 휘닛
작품등록일 : 2017.7.9

 
25.휴대폰
작성일 : 17-08-04 02:48     조회 : 365     추천 : 0     분량 : 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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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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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올라온 은아가 가장먼저 한 일은 민재에게 쇼핑백을 전해주는 것이었다.

 

  “이 안에는 더러워진 옷가지가 들어있으니까 절대로 열어보지 말고 세탁소에 가져가”

 

  “그냥 가져가기만 하면 되요?”

 

  “쪽지를 적어줄 테니까 이것도 역시 열어보지 말고 전해주기만 해. 세탁이 끝나는 대로 바로 가져오고 알겠지?”

  “네...”

 

  ‘어째서 이렇게 사소한 일 까지 전부 시키는 거야? 돈은 주신다지만... 모르겠다. 손가락 까딱 않고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온 걸까?’

 

  민재는 의문을 품으며 세탁소까지 터벅터벅 걸어갔다.

 

  민재는 쇼핑백 안을 열어볼까하는 호기심이 생겼지만 이내 그 생각을 접었다.

 

  “xx커피숍 사장님이 보내서 왔는데요. 이것 좀 부탁드릴게요.”

 

  민재는 세탁소 주인아주머니에게 쇼핑백과 쪽지를 건네주었다.

 

  “아 어서 와요. xx커피숍이면 저 위에 새로 오픈하려는 가게지요? 안 그래도 개업하면 한번 들리려고 했는데... 학생 인 것 같은데 저기서 일하는 거야?”

 

  “아 네... 언제 오픈할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요. 그래요. 동네 주민끼리 친하게 지내야지. 요즘 날씨가 영 더워서 세탁감이 참 많아... 그래도 그 건물 꼭대기 층에서 살면 바람은 잘 들어올 거야 에어컨이 필요 없다니까.”

 

  “네.. 그런데 정말 잘 알고 계시네요.”

 

  “그럼 우리 동네일은 전부 다 알지. 우리 동네가 그래도 다른 동네보다 잔정이 많아. 요즘 사람들은 오지랖으로 치부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서로 알고 지내면 좀 좋겠냐고... 아차! 내 정신 좀 봐. 바쁜 학생 세워놓고 내 얘기만 줄곧 했네. 그래서 우리 학생은 어떻게 해줄까?”

 

  “저는 사장님 심부름만 온 거라서 잘은 모르지만 쪽지에 적혀있는 대로 해주셔요.”

 

  민재는 미소를 잃지 않으며 답했다.

 

  “그래요. 그럼 어디보자... ... ... 음 그래서 얘기를 안 했는가보네... 알았어요. 금방 해줄 테니까 거기서 잠시 기다려요.”

 

  세탁소 아주머니가 인상 좋은 웃음을 보이며 쇼핑백을 열어 내용물을 꺼내었다.

 

  “어라? 얘기가 좀 다른 것 같은데...”

 

  옷가지를 살펴보던 세탁소 아주머니의 안색이 바뀌었다.

 

  그 소리에 민재가 고개를 돌려 쳐다보았고 아주머니는 황급히 옷가지를 아래로 숨겼다.

 

  “학생. 못 봤지? 쪽지에 이 옷들을 보이고 싶지 않다고 해서 말인데... 봤더라도 못 본 척 좀 해줘. 여자들은 이런 거에 민감하니까.”

 

  “예? 예...”

 

  민재는 그게 무슨 말인지 정확하게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그러겠다고 말을 했다.

 

  하지만 민재는 보았다.

 

  분명 그것은 피가 묻어있었다.

 

  비록 자세히는 보지 못한 짧은 찰나였지만 분명한 것은 붉게 말라붙은 피였다.

 

  ‘대체 사장님 옷에 피가 왜 묻어 있는 거야?’

 

  세탁소 아주머니는 뭔가 이해된다는 눈치였지만 민재는 도통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민재는 고개를 푹 숙이고 계속해서 생각했다.

 

  그러나 세탁이 끝나도록 답이 나지 않았다.

 

  세탁을 마치고 쇼핑백에 담긴 세탁물을 건네받은 민재는 허리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아! 학생...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들어봐. 혹시 커피숍 사장이 요새 괜히 신경질 부리거나 툴툴거리지는 않아?”

 

  세탁소 아주머니가 조심스레 물어봤다.

 

  “네! 완전”

 

  민재는 자신의 마음을 읽힌 것 같아 깜짝 놀라서 즉답했다.

 

  “그렇지?! 그럴 줄 알았어. 어휴 학생이 고생 좀 해. 그게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사장님 말씀 잘 듣고 비위 잘 맞춰드려 아니면 들어가는 길에 우유라도 사서 데워드리든지.”

 

  “네? 그게 무슨 말이죠?”

 

  “아니야. 학생은 아직 몰라도 돼. 그리고 이거... 사장님이 깜빡하고 휴대폰을 옷 안에 넣어둔 모양이네... 그럼 들어가요.”

 

  민재는 더 불어난 궁금증과 함께 휴대폰을 건네받았다.

 

  “매일 꺼져 있던 휴대폰이 이거였어? 한 번도 사용하시는 모습을 본 적 없어서 몰랐었네...”

 

  민재는 지체 없이 휴대폰의 전원을 켰다.

 

  휴대폰에 불이 들어오면서 화면이 켜졌다.

 

  휴대폰에는 부재중 메시지와 전화 그리고 카톡이 무수히 쌓여있었다.

 

  민재는 열어보려고 했으나 지문인식으로 잠겨있어서 확인 할 수는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자신의 주머니에 휴대폰을 넣은 민재에게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있었다.

 

  ‘우유? 우유는 왜? 배고파서 그러는 건가?’

 

  민재가 길거리에 서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최근 사장님이 공복에 커피로만 식사를 때운 적이 많았다.

 

  “아! 왜 여태 그걸 몰랐지? 배고파서 짜증낸 건가? 속이쓰리고 머리가 아픈 것도 다 위산이 분비 된 뒤 소화할 게 없어서 그런 거였구나.”

 

  민재는 유레카를 외치며 스스로를 칭찬했다.

 

  민재는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슈퍼에 들러 우유를 샀다.

 

  그러다 문득 다시 피 묻은 옷가지가 생각났다.

 

  ‘그럼 도대체 이건 뭐지? 외상을 입지는 않았었는데’

 

  이번 질문은 난제여서 아까 문제처럼 금방 풀어지지는 않았다.

 

  고민에 고민을 더하던 민재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쇼핑백을 열어보았다.

 

  안에는 수건 3장과 분홍색 트레이닝복이 들어있었다.

 

  “뭐야 이건? 이 옷은 분명 어제 다혜 누나가 입고 왔던 옷인데... 그럼 이 휴대폰은 사장님 것이 아닌가?”

 

  민재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서 살펴보았다.

 

  그때 휴대폰 화면이 저절로 켜지며 빛났다.

 

  민재는 당황해서 하마터면 휴대폰을 떨어뜨릴 뻔했다.

 

  진정하고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자 무음으로 전화가 걸려오고 있었다.

 

  발신자는 대표님이었다.

 

  ‘대표님?’

 

  민재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전화를 받았다.

 

  “여...”

 

  “야! 정다혜!”

 

  기차화통을 삶아먹은 듯 상대방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민재는 인상을 찌푸리며 휴대폰을 귀에서 뗐다가 다시 붙였다.

 

  “너 지금 어디야! 전화는 왜 안 받아! 회사 사정상 휴가 떠나는 건 좋은데 연락은 유지해야 된다고 말했잖아! 아직 매니저가 확정된 것이 아니니까 귀찮더라도 전화는 잘 받아야지! 여보세요?! 야! 정다혜 듣고 있어?!...”

 

  민재는 놀라서 통화를 끊었다.

 

  “뭐야? 이거 정다혜 휴대폰이었어?”

 

  민재가 놀라움을 감출 새도 없이 휴대폰은 다시 번쩍이기 시작했다.

 

  대표였다.

 

  민재는 그냥 휴대폰을 아예 꺼버렸다.

 

  민재의 이마엔 어느새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있었고 콧잔등도 시큼했다.

 

  “사장님... 아니 이 여자는 대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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