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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내가 나를 죽였다
작가 : 휘닛
작품등록일 : 2017.7.9

 
21.통나무
작성일 : 17-08-02 01:40     조회 : 332     추천 : 0     분량 : 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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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어두컴컴한 밀실 속에서 살아있는 것은 하나였다.

 

  은아는 크게 숨을 들이쉬며 천천히 일어났다.

 

  머리를 쪼개는 두통은 점점 심해졌다.

 

  은아는 딱딱하게 굳어 말라가는 통나무를 뒤로하고 무수한 루비가 쏟아지는 베란다로 나가 난간에 기대었다.

 

  은아의 머리 위로 아주 붉고 탐스런 루비가 떠있었다.

 

  “내가 지켰어. 도굴꾼으로부터 내가 지켜냈다고... 저건 아무에게도 줄 수 없어”

 

  은아는 히죽이며 자신의 보석을 수호해낸 공로를 스스로 치하하였다.

 

  그때 통나무 뒤쪽 어둠 속에서 무언가 걸어 나왔다.

 

  그것은 아주 친밀하게도 가까이 다가왔고 은아 역시 큰 거부감이 없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그곳에 존재한 듯 했다.

 

  “기분이 어때?”

 

  “글쎄... 머리가 아파”

 

  “키히힛 약 기운이 떨어져서 그럴 거야 하나 더 맞으면 괜찮아질 거야”

 

  은아는 달콤한 속삼임에 홀린 듯 발걸음을 옮겼다.

 

  부엌 탁자위에는 검은 케이스가 열려있었고 주사기가 4개 남아있었다.

 

  은아는 하얀 가루를 자신의 팔에 찔러넣었다.

 

  “으 으음 아아”

 

  은아는 신음을 짤막하게 내었다.

 

  머리를 아프게 쿡쿡 찔러오던 통증이 모두 사라졌다.

 

  복잡하게 머릿속을 헤집어놓던 날 파리들 또한 자취를 감추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고 머릿속 한 부위에서부터 깨끗하고 순수한 액체가 몸 전채로 스며들어 퍼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야 은아는 자기가 자기로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흐릿하던 시야는 점점 맑아져서 마치 어둠이 개는 것처럼 느껴졌고 아까까지는 윤곽만 있던 것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은아는 자신을 향해 서있는 여학생을 발견했다.

 

  “역시 너였구나.”

 

  “이제 내가 잘 보여? 키히힛”

 

  “그럼 잘 보이지. 창가에 붉은 가루가 흩날릴 때부터 알고 있었는걸.”

 

  “멋졌어. 아주 멋지게 도둑년을 제압하던 걸”

 

  “그렇지? 그래도 네가 거기서 칼을 건네주지 않았으면 위험 했어”

 

  “키히힛 내 드라마를 망칠 수는 없잖아. 히로인이 죽어버리면 재미없잖아”

 

  “넌 뭘 좀 아는구나. 마음에 들어 네가 저 루비를 주던 날부터 마음에 들었어.”

 

  “그래? 키히힛 줬다기보다는 빌려준 거지만 상관없어... 그래서 이제 어쩔 거야?”

 

  “뭘?”

 

  “이대로 두면 저 통나무가 말라버릴지도 몰라”

 

  “그건 안 돼지. 내 집에서 썩어가는 호사를 누리게 둘 수는 없지”

 

  “그러니까... 그럼 답은 하나겠네 키히힛”

 

  “그래 키키키”

 

  은아는 시체를 번쩍 들어 욕조에다가 집어넣었다.

 

  물이 올라옴에 따라 시체는 점점 물에 잠겼다.

 

  이미 속이 썩어버린 통나무는 물 위에 떠오르지 못하고 머리통 끝까지 물속에 가라앉았다.

 

  은아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마구 웃었다.

 

  여학생도 그런 은아를 따라 마구 웃었다.

 

  둘의 웃음소리는 언젠가부터 하나로 합쳐져 온 집안을 가득 맴돌아 채우고 있었다.

 

 

 

  동재는 시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꽤나 시간이 흘렀음에도 다혜가 내려오고 있지 않았다.

 

  하물며 은아와 함께 있다는 생각에 걱정은 점점 더 증폭되어갔다.

 

  “형 우리 올라가볼까?”

 

  민재가 동재에게 달콤한 제안을 던졌다.

 

  “그렇지? 이건 충분히 기다려 준거겠지?”

 

  “그럼. 이러다가는 사인도 못 받고 날이 다 새겠어. 밖을 보라고 벌써 커다란 달이 떴잖아”

 

  “그러면 안 되지... 더 늦었다가는 곤란해질 거라고...”

 

  “그러니까 매니저가 등장할 차례인거지”

 

  그들은 목적은 달랐지만 목표가 같았기에 동행했다.

 

  민재가 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동재가 먼저 들어섰다.

 

  집 안은 아주 어두컴컴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동재는 현관문에 서서 온 신경을 집중했다.

 

  비릿한 냄새가 희미하게 풍겨왔고 어딘가에서 물소리와 웃음소리가 옅게 들려왔다.

 

  동재의 심장이 쿵쾅이기 시작했고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알 수 없는 기묘한 기류를 직감한 동재는 따라 들어오려던 민재를 막아섰다.

 

  “아! 왜?”

 

  “안 돼. 들어오지 마.”

 

  민재는 원망스런 표정으로 동재를 째려보았지만 동재의 표정은 무서웠다.

 

  “왜?... 왜 그러는데”

 

  그러나 민재 역시 여기까지 와서 그냥 내려가기는 아쉬웠다.

 

  “야! 넌 그냥 내려 가있어... 아니 가능하면 멀리 가있어. 오늘은 우리 집에 가서 자고 내일 다시와!”

 

  “하지만...”

 

  “씨발 가라면 그냥 가라고!”

 

  동재는 민재의 어깨를 밀치며 엘리베이터로 보냈다.

 

  민재가 씨부렁대며 내려가자 동재는 크게 심호흡을 한 뒤 집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 한가운데 서자 기묘한 웃음소리와 비릿 내는 좀 더 짙어졌다.

 

  그리고 구름에 가려졌던 달이 고개를 빠끔히 내밀자 모든 사건이 드러났다.

 

  부엌 바닥에 나뒹구는 빈 주사기와 자신이 가져온 열려진 케이스가 눈에 보였고 거실 바닥에는 흥건한 피가 말라가고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동재는 숨이 가빠왔다.

 

  피는 질질 끌려서 화장실로 이어져있었고 거기에서 물소리와 함께 웃음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동재는 떨리는 손을 뻗어 화장실 문을 열었다.

 

  “어헉!”

 

  동재는 화장실 안을 보고는 그대로 뒤로 나자빠졌다.

 

  두 눈으로 보고 믿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은아가 풀린 동공으로 동재를 쳐다보며 히죽이며 웃고 있었고 피비린내의 악취가 강하게 풍겨져 나오고 있었다.

 

  욕조에는 시뻘건 물이 가득차서 바닥으로 흘러넘치고 있었다.

 

  “이게 다 뭐야! 한은아 이게 다 뭐냐고?”

 

  동재가 놀라서 캐물었다.

 

  “헤에 오빠 왔어?”

 

  “야 임마! 이게 다 뭐냐고”

 

  동재는 은아에게 다가가서 수도를 잠갔다.

 

  “키키키 키힛”

 

  은아는 계속해서 웃어댔다.

 

  “뭘 계속 웃고만 있어? 정신 안 차릴래! 그리고 다혜는 어디 갔어? 너랑 같이 있었잖아”

 

  “키키킥 글쎄? 어디 있을까?”

 

  은아의 기분나쁜 웃음에 동재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

 

  아니 동재는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가 봐도 수상한 것이 덕지덕지 뭉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너... 설마... 아니지? 그렇지? 은아야 아니지? 아니라고 말해!”

 

  동재는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은아는 그저 웃고있을 뿐이었다.

 

  동재는 무릎 꿇고 다가가 흥건한 피 웅덩이에 손을 넣었다.

 

  무언가 만져졌다.

 

  물에 퉁퉁 불었지만 가느다란 손가락, 얇은 팔뚝, 가녀린 목덜미, 그리고 괴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얼굴까지 모든 것이 물 아래 만져졌다.

 

  동재는 이번에는 놀라지 않았다.

 

  단지 참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였다.

 

  동재는 천천히 일어났다.

 

  그런 동재를 따라 올라가던 은아의 고개가 갑자기 아래로 부자연스럽게 꺾였다.

 

  한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동재는 내리 3번을 은아의 뺨을 향해 내리쳤다.

 

  “너 미쳤어? 어떻게 사람을 아니 다혜를 이렇게 만들 수가 있어?! 네가 사람이야?! 넌 이제 너만 죽인 게 아니야! 다혜도 죽였고... 나도 죽였어”

 

  동재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은아는 돌아간 뺨을 매만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은아의 눈에는 더 이상 소녀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한번 끓어오른 아드레날린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미안... 사고였어.”

 

  “뭐 사고? 미친년”

 

  “욕해도 좋아. 나를 용서하지 않아도 좋아. 근데 그러면 상황이 달라져? 죽은 다혜가 살아나기라도 한 대? 오빠 나 좀 살려줘. 우리 산 사람은 살아야 할 거 아냐.”

 

  “미친 약쟁이년 네가 가져오란 검은 박스에 저런 게 들어있는 줄 알았으면 가져오지도 않았어.”

 

  “어쨌든... 우리 같이 살아야지. 내가 살아야 오빠도 살고 민재도 살고 더 나아가 오빠네 어머니도 사는 길이란 걸 모르겠어.”

 

  “아니 넌 미쳤어. 미쳐도 단단히 미쳤어. 넌 내가 자수시킬 거야. 내가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여기서 일어난 모든 일은 다 세상에 알릴거야”

 

  “좋아. 내가 나도 죽이고 다혜도 죽이고 오빠도 죽였어. 인정할게... 근데 민재가 불쌍하지도 않아? 오빠 이일 그만두면 지금만큼 돈 벌 수 있을 것 같아? 절대 못해. 저 어린 민재도 늙어 죽을 때까지 빚만 갚다 끝날걸. 그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야... 그리고 어머니 수술비 못 대서 돌아가시면 그건 내가 죽인게 아냐. 오빠의 선택으로 죽는 거야. 그때는 오빠가 살인자라고!”

 

  은아가 소리쳤다.

 

  동재는 귀담아 듣지 않으려고 했지만 자꾸만 가족생각과 살인자란 단어가 머릿속을 어지럽게 맴돌았다.

 

  동재는 귀를 닫고 눈물을 흘리며 악을 질렀다.

 

  “어쩌라고... 나보고 대체 어쩌란 말이야!!!”

 

  “살고 싶으면 내가 시키는 대로 따라. 그게 우리 모두가 살길이야”

 

  은아는 괴로움에 절규하는 동재의 귓가에 속삭였다.

 

  동재는 흠칫 놀라서 은아를 바라보았다.

 

  은아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넌 이 세상에서 제일 미친 싸이코패스야... 언젠간 내가 널 죽일 거야”

 

  동재는 분노에 차 은아를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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