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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3인남녀
작가 : 쉼표
작품등록일 : 2016.8.23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젊은 청춘들의 이야기.

 
회자정리 거자필반 [會者定離 去者必返]]
작성일 : 16-08-24 18:43     조회 : 474     추천 : 0     분량 : 6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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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강 대리. 프로젝트 수정안 괜찮던데?”

 큰 키에 수염이 듬성듬성 난 임 과장이 웃으며 다가왔다. 현이 일어나려고 했지만 임 과장이 괜찮다며 손을 흔들자 일어나다 말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다시 자리에 앉았다.

 “뭐야, 그것 때문에 우리 팀 올해 실적 다 말아 먹을 뻔했는데 말이야. 우리 한 팀장님 얼굴이 확 피셨던데?”

 “그러니까요. 정말 강 대리님 대단하신 것 같아요.”

 맞은편에 앉아있던 단발의 여사원이 일어나 맞장구를 치자, 현이 불편한 듯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제가 한 게 아닙니다.”

 “뭐?”

 “제가 한 게 아니라... 그게-”

 “어이구, 이 사람 어울리지 않게 겸손은.”

 임 과장이 호탕하게 웃으며 현이의 어깨를 툭툭 쳤다. 그러다 현이의 귓가에 다가가 아무도 안 들리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내 체면을 생각해서 미리 말해줬으면 좋았잖아.”

 임 과장이 눈을 찡긋 하고는 자리로 돌아가자, 현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하던 일에 집중하였다.

 

 “강 대리님~ 식사하러 안 가세요?”

 단발의 여사원이 배시시 웃으며 현이에게 다가와 물었지만 현이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짤막하게 답했다.

 “괜찮습니다.”

 순간 민망해진 단발의 여사원은 어색하게 웃으며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무리로 돌아갔다.

 “거 봐, 안 될 거라고 했지? 사람이 아니라 목석이야, 목석.”

 “얼굴도 멀쩡하신데 조금만 친절하면 얼마나 좋을까”

 “내 생각엔 연애 한번도 못해 봤을 거야.”

 “에이~ 설마”

 여직원들의 웃음소리와 수군거림이 사라지자, 현은 그제야 의자에 푹 기대고는 편하게 눈을 감았다.

 ‘연애라...’

 사랑, 우정, 친절, 웃음, 포용 등, 세상 모든 긍정적인 것은 현이에게는 사치였다. 그런 것에 쓸 힘도 시간도 없었다. 스무 살에 할머니마저 돌아가시고 혼자 어린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선 독해져야 했다. 미간에 주름이 지던 현은 불현듯 태민이와 연우의 얼굴이 떠올랐다.

 동생 이외에 믿는 사람들. 독한 인간이 됐지만 악한 인간으로는 되지 않게 해준 은인들이었다.

 현은 핸드폰을 꺼내 친구라고 적힌 단톡방을 열어 무언가를 쓰려다 피식 한 번 웃고는 핸드폰 다시 집어넣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밑이 것만 연우는 연신 땀을 흘리며 밥을 먹었다. 이열치열이라며 뜨거운 국밥을 먹자는 윤 계장의 말을 거역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열심히를 안 해요. 우리 땐 그저 시켜주면 '네, 네.' 하면서 죽어라 했는데 말이야.”

 “아휴. 저희 때랑 같나요, 계장님.”

 계장이랑 10살은 차이나 보이지만 열심히 장단을 맞추는 직원들을 보며 연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연우씨, 연우씨는 꿈이 뭐였어요?”

 “컥, 네? 저요?”

 갑작스레 불똥이 튀자 놀란 연우는 뜨거운 국밥을 간신히 꿀꺽 삼키며 말했다.

 “글쎄요, 그냥 대기업 직원이었나?”

 “이거 봐요, 이거. 우리 땐 대통령! 과학자! 발명가! 꿈이 있었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꿈이 없어요. 꿈이 없으니 희망이 없고 희망이 없으니 부정적이란 말이야, 예의도 없고...”

 그 말에 연우는 윤 계장에게 미소를 띄어주고는 다시 국밥을 먹기 시작했다.

 ‘대기업 직원은 꿈에 포함도 안 된다는 건가? 막상 자기 자식이 대기업에 취직하면 자랑해 댈 거면서...’

 

 “그럼 퇴근하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연우는 제일 먼저 무를 벗어났다. 그러자 동사무소 동료들은 어느 새, 사라진 연우를 보며 말했다.

 “어휴 연우씨는 참 빨러.”

 “그래도 지각 한번을 안 하잖아. 직원들도 잘 도와주고.”

 “그렇긴 한데 뭔가 정이 안 가. 형식적이라고나 할까?”

 

 귀에 이어폰을 꽂은 체, 흥얼거리며 집으로 향하던 연우는 딩동 하는 카톡 소리에 핸드폰을 꺼내어 카톡을 확인했다.

 <큰 누나 : 올 때 메로나>

 “어휴...”

 인상 찌푸리고 다시 가려던 연우는 다시 울리는 카톡 소리에 핸드폰을 다시 꺼냈다.

 <작은 누나 : 난 다이제. 저번처럼 초코맛으로 안 사오면 죽는다.>

 <엄마 : 엄만 맥주 한 병~>

 “에이 정말...”

 연우는 이어폰을 신경질적으로 이어폰을 뽑고 가던 길을 돌려 편의점으로 향 했다.

 “아저씨”

 편의점에 들어 가려던 연우는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어깨까지 오는 머리카락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교복을 입은 여고생이었다.

 “저요?”

 “담배 한 갑만 사다 주세요.”

 만 원짜리 한 장을 너무나 당당하게 건네는 그녀를 보며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제가 골치 아픈 일이 생기는 걸 굉장히 싫어해서요. 학생한테 담배 사다 주면 골치 아플 것 같네요.”

 연우가 꾸벅 인사하고 편의점에 들어가자, 여고생이 한숨을 쉬고는 돌아갔다.

 

 “7,600원입니다. 담아드릴까요?”

 “네, 여기요.”

 물건을 담고 편의점에서 나오는 연우를 반기는 건 4명의 여고생들이었다. 염색한 머리카락, 짙은 아이라인, 딱 달라붙은 셔츠, 짧은 치마... 외모는 물론이고 풍기는 기운이 연우의 위험 센서에 빨간불이 번쩍 들어왔다.

 모른 척하고 지나가려 햇지만, 곱게 파마를 한 여학생이 부르는 소리에 연우는 우뚝 멈추었다.

 “아저씨?!”

 “저요?”

 나름 강하게 대꾸하려 했던 생각은 생각으로만 그치고, 사회생활에서 단련된 안면 근육이 자신도 모르게 비굴한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담배 하나 사다 주는 게 그렇게 어려워요?”

 “네?”

 연우가 가만히 살펴보자 아까 편의점 들어가기 전에 말을 건넸던 이목구비가 뚜렷한 여고생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 저 그게 학생들인데 그런 거 사주면 되게 곤란해-”

 “지금 더 곤란하게 만들어 드릴까요?”

 껌을 씹던 덩치 좋은 여학생의 말에 연우는 땀이 삐질 나왔다.

 “뭐로 사다 드려요?”

 “말보루 레드.”

 “독한 거 피시네요. 하하.”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편의점에 들어가려는 연우는 다시 자기를 부르는 목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여기요, 그래도 돈은 드려야죠.”

 이목구비가 뚜렷한 여학생이 돈을 꺼내며 연우에게 다가왔다.

 최은영이라는 이름표가 보였고 좋은 샴푸 향기가 바람에 은은하게 풍겨져 왔다.

 ‘속눈썹도 참 기네’

 “아, 네”

 은영이라는 학생이 돈을 건네자 정신이든 연우는 돈을 받고 편의점에 들어갔다.

 

 삑삑삑삑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현주가 들어왔다.

 “나왔어~”

 기운 없는 목소리로 말하는 현주를 태민이 반갑게 반겼다.

 “오늘도 늦었네.”

 “연장 근무, 새로 온 매니저들이 실적에 목숨 걸었나 봐. 휴”

 “배고프지? 삼계탕 만들었지요~ 어서 먹자.”

 태민이 현주의 가방을 받아 들면서 말하자 현주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삼계탕?”

 “너 요즘 힘들어 보여서 실려 발휘 좀 했다.”

 으쓱 하는 태민을 보고 현주가 피식 웃었다.

 “무슨 일이야?”

 “연우한테 너한테 소홀한 것 같다고 야단 맞았거든.”

 “그럼 그렇지. 역시 날 생각해 주는 건 연우 밖에 없어”

 “얼레? 삼계탕 끓여 준건 난데 왜 연우 편을 들지?”

 “손 좀 씻고 올게.”

 웃으며 현주가 화장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태민은 신이 나는 지 흥얼거리며 밥상을 차렸다.

 

 “글은 잘 써져?”

 현주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태민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똑같지 뭐.”

 “글도 좋지만 슬슬 다른 일도 준비해 보는 건 어때?”

 “뭐?”

 “뭐 이것저것 해보면 좀 더 영감 같은 것도 떠오르고-”

 “됐어, 이 것만으로도 나는 벅차.”

 태민이 귀찮다는 듯 말하자 현주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나는?”

 “어?”

 “나는 지금 안 벅찰 것 같아?”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현주의 말에 태민은 멍하니 바라봤다.

 “나는 지금 안 힘든 것 같냐고. 나도 네가 꿈이 있는 건 좋아. 근데 같이 이렇게 살면 조금은 내 생각을....”

 감정이 격해지는 것을 느꼈는 지, 현주는 말을 멈추고 숨을 한번 들이마셨다 뱉고는 말을 이어갔다.

 “아니야. 미안해. 나 때문에 너도 이렇게 사는 건데.”

 현주가 자리에 일어나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동안 태민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아...”

 정신이 든 태민이 그제야 숟가락을 내려놓고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 않는 조용한 술집에 현주와 연우가 마주 보며 앉아 있었다.

 “그래서, 그냥 이렇게 뛰쳐나온 거야?”

 연우가 팔짱을 낀 체, 귀찮은 표정으로 현주에게 물었다.

 “그래서, 여고딩들한테 그렇게 삥 뜯긴 거야?”

 현주가 똑같이 팔짱을 낀 체 한심한 표정으로 묻자, 연우가 팔짱을 풀고는 발끈하며 말했다.

 “아니, 삥 뜯긴 게 아니라니까? 그냥 부탁 들어 준거지 뭐...”

 말끝을 흐리는 연우를 보며 현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혀를 찼다.

 “담배 셔틀은 뭐, 더 자랑스럽냐?”

 “요즘 애들이 무섭긴 하더라. 옛날 너 보는 줄 알았다니까.”

 “이게 확!”

 현주가 주먹을 쥐어 올리자 연우가 손을 들어 올리며 다급히 막으려고 했다. 그러다 연우의 반팔 사이로 멍 자국이 보이자 현주가 깜짝 놀라 물었다.

 “뭐야? 맞기까지 한 거야?”

 “아니, 그래도 어디서 맞고 다니진 않았다.”

 “그럼 이건 뭔데?”

 “누구겠니, 누나들이지.”

 현주가 ‘아-’ 하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이번엔 어느 쪽인데?”

 “작은 누나.”

 “이유는?”

 “다이제 초코맛으로 안 사왔다고.”

 “맞을 만 하네.”

 “에이 진짜...”

 연우가 짜증을 내자 현주가 깔깔 거리며 웃었다. 그 모습을 보고는 연우도 피식 웃어버렸다.

 “그래서 안 들어 갈 거야?

 “들어가야지, 출근하려면. 보통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라고 말하지만 나에겐 ‘내일은 내일의 실적이 필요하다’니까.”

 “명언 제조기일세. 한잔하자!”

 연우가 내밀 술잔에 현주가 기분 좋게 잔을 부딪치고는 술을 벌컥벌컥 마셨다.

 “태민이가 눈치가 없어서 그렇지 똑똑하잖아. 자기도 노력하려고 하니까 네가 좀 봐줘.”

 “사랑이 일도 아니고 무슨 노력이야.”

 “너흰 생물학적 사랑은 이미 끝났어. 가족이나 친구처럼 지내기 싫으면 노력이라도 해야지.”

 연우의 말에 현주가 발끈하며 말했다.

 “네가 뭘 알아 여자 친구도 없는 게.”

 “너도 나 여친 없다고 무시 하냐!”

 연우의 발끈하는 모습에 현주는 또 깔깔 거리며 웃었다.

 “너도 슬슬 연애 해야지.”

 “소개나 시켜주고 그런 말씀 하시지?”

 “내가 소개 해준다고 할 때마다 거절한 게 누군데?”

 “나는 틈틈이 잘 하고 다니니까 현이나 신경 써.”

 “어휴... 그 로봇 같은 놈, 걔는 말도 꺼내기도 전에 만날 거절이야. 그래도 슬슬 직장도 자리 잡았겠다. 솔이도 대학 졸업했으니 연애 프로젝트 개시해볼까? 어때? 너도 프로젝트 대상에 포함 시켜 줄게.”

 그러자 연우가 손 저으며 말했다.

 “됐네요. 알지? 난 아무 일 없이 평범하게 살다, 평범하게 죽는 게 소원이야. 그러니까 내가 만나는 사람도 평범했으면 좋겠다. 너 같은 사람들 말고.”

 “뭐? 그럼 내가 이상하단 말이야. 이게 정말 확!”

 “아! 장난이야, 장난!”

 연우의 애처로운 외침에도 불구하고 현주는 매 질을 한참이나 했다.

 

 “아, 뭐야. 비 오네?”

 술집 문을 열고 나온 현주는 입구 앞에 서서 서서 쏟아지는 비를 보며 바라봤다.

 “우산 안 챙겼어?”

 “그럴 정신이 있었겠니?”

 연우가 어깨를 으쓱하고는 우산을 피며 말했다.

 “나처럼 준비성이 철저해야지. 가자 택시 태워줄게”

 현주가 연우의 우산을 쓰려다 말고, 질겁하며 뒤로 물러났다.

 “안 어울리게 핑크 곰돌이 우산은 뭐야?!”

 현주의 말대로 연우가 펼친 우산은 핑크색 바탕에 해맑게 웃고 있는 곰돌이가 그려져 있었다.

 연우가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아~ 큰 누나 꺼. 사물의 겉을 보지 말고 사람의 마음을 보도록. 얼른 가자.”

 현주가 인상을 피지 못한 체 우산에 들어오며 말했다.

 “마음대로 쓰다가 언니한테 또 혼나는 거 아니야?”

 “괜찮아, 안 들키면 돼. 몰래 갔다두면 모를 거야. 저기 택시 온다, 택시!”

 

 삑삑삑삑. 현주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자, 불을 끄고 자고 있는 태민이 보였다. 조용히 씻고 나온 현주는 조심스레 태민의 옆자리에 누웠다. 그러자 태민이 자지 않았던 듯 등을 돌린 체 조용히 말했다.

 “밖에 비 오던데.”

 “어? 어...”

 어색한 대답에 침묵이 흐르자 현주가 다시 말을 했다.

 “연우 만나고 왔어.”

 “어... 연우가 말해 줬어. 얼른 자. 내일 출근해야 하잖아.”

 “그래...”

 현주가 무언가 말하려 말고 등을 돌리고 눈을 감았다.

 “다시는...”

 태민의 말에 현주가 몸을 돌렸지만 여전히 태민이 등을 돌린 체 말했다.

 “다시는 너 때문이라고 말 하지 마. 내가 내린 선택이었고, 난 지금 행복하니까.”

 “...”

 “그리고 내 생각만 해서 미안해... 잔다, 그럼.”

 태민이 쑥스러운 듯 이불을 뒤척이자 현주가 피식 웃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태민을 꽉 안아주었다.

 “오늘... 어때?”

 현주가 목소리 깔고 은근히 물었다.

 “됐어, 피곤해.”

 “이게 진짜.”

 삐진 듯 현주가 태민의 등짝 한 대를 치고 돌아눕자, 이번엔 태민이 웃으며 현주의 허리를 감싸 안아 주며 말했다.

 “잘 자”

 

 - 10년 전 -

 “이러지마, 나 때문에 이러면-”

 “너 때문이 아니야. 나 때문이야.”

 울면서 매달리는 현주를 태민이 미소 지으며 달랬다.

 “내가 힘들고 지쳐서 그래. 뭐 이 때다 싶어서 네 핑계 삼아 나온 거야.”

 “뭐?”

 “우리 같이 살까?”

 태민의 갑작스러운 말에 현주가 놀란 눈을 하였다.

 “우리도 이제 성인이니까... 싫어?”

 “너희 부모님이 아시면...”

 “방금 그렇게 우리 엄마 아빠한테 깨져 놓고 그런 말이 나와?”

 현주가 머뭇거리며 답을 못하자 태민이 미소 지으며 기지개를 폈다.

 “됐다~ 너한테도 큰 문제일 텐데 괜한 말을 했네. 현이네는 현이가 내쫓을 것 같고... 연우네 집에서 당분간 신세 져야겠다.”

 혼잣말을 하며 태민이 걸어가자 현주가 눈을 질끈 감으며 말했다.

 “좋아!”

 “어?”

 태민이 놀라 돌아보자 현주가 결심한 듯 말했다.

 “좋다고. 같이 살자. 대신 네가 가족들 버리고 날 택했으니까 후회하지 않게 내가 널 지켜줄게.”

 태민이 현주의 말에 피식 웃으며 말했다.

 “지켜주긴 뭘 지켜줘? 그런 말은 남자가 해야지.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너 때문이 아니야. 그러니까 내 결정에 네가 마음 두지 마. 가자.”

 태민이 현주의 손을 꽉 잡고 같이 걸어갔다.

 “집은 내 비상금으로 되려나?”

 “나 고등학교 졸업하면 부모님은 고향으로 가신다고 했어. 그러니까 자취한다고 하고 돈을...”

 “아... 너희 부모님한테 뭐라 말씀드리지?”

 “미쳤어? 말하긴 뭘 말해. 비밀로 해야지.”

 “그래도... 어떻게 비밀로 해?”

 “시끄러워. 넌 그냥 나 따와”

 “네, 마님”

 밤하늘에 비추는 달빛을 따라 걷는 태민과 현주는 그렇게 티격태격하며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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