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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눈 먼 나르시스트를 위하여
작가 : 야광흑나비
작품등록일 : 2016.5.8
눈 먼 나르시스트를 위하여 더보기

에브리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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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삼일 앞두고 도망 친 남자. 나르시스트 오권혁(27세)
그런 남자에게 화가 나 있지만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여자. 평범녀 안나경(29세)

 
2.
작성일 : 16-05-08 16:24     조회 : 526     추천 : 0     분량 : 2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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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에 떠도는 반응을 훑어볼수록 점점 더 무서워졌다. 저 밖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엔 아무런 관심도 없다. 그저 자신이 사랑하는 오빠를 증발하게 만든 ‘마녀’ 정도로만 이해할 뿐.

 잘못 한 건 내가 아니었음에도 내 집 앞에서 달걀이나 돌 따위를 던질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 분명한 그들이 너무나 두렵다.

 

 ‘날 그냥 내버려 둬! 너희들의 오빠를 내가 빼돌린 게 아니잖아?! 스스로 증발한 거지.’

 

 하루에도 몇 번 씩 집 밖에선 고함이 들려온다.

 

 “우리 오빠를 돌려줘!”

 “결혼도 안 했으면서 오빨 어디다 빼돌린 거야?”

 “이 못생긴 년! 어서 오빨 데려다 놔!”

 

 그 외에도 입에 담지 못할 무수히 많은 말을 토해내는 팬들과 호기심에 발걸음을 멈추는 동네 사람들. 하루에도 열 두 번씩 인상을 구기며 내가 이곳을 나가기를 종용하는 주인집 아줌마다.

 하지만 난 지금 어디도 갈 수가 없다.

 기획사 앞을 지나다니며 하루에도 열두 번씩 판촉에 열 올리던 일개 화장품 회사 직원에게 말을 걸어 온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그였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맹목적으로 나만을 욕한다.

 

 마치 그러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처럼.

 아무리 그가 먼저 내 손을 붙잡았다고 말해도 사람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 난 하찮은 사람이니까.

 그가 날 선택한 것이 못마땅하긴 하지만 그가 공개 연애를 하고, 공개청혼을 했기에 그동안은 ‘얼마나 가나 보자.’ 지켜 본 것임을 나 역시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에겐 진심으로 마음을 연다는 게 몇 백 배 더 힘들었다.

 

 그의 팬들을, 사람들의 이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

 까딱하면 나만 혼자 미친년 취급을 당할 것도 이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어떤 마음을 갖고 있던 그들이 생각하는 난 그저 얌전히 그가 질릴 때까지 순종하는 인형이어야 했다.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힘들게 하면 했지.

 애교를 부리는 것도, 애원 하는 것도 모두 그의 몫. 만나자고 하는 것이나 안달하는 것 역시 그의 몫.

  내가 그동안 보인 태도는 타인의 시선으로 보자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무심할 수도 있다는 걸.

 잘 안다. 알고 있지만 내 상황은? 감정은? 고려될 것도 아니었던가?

 

 내 마음은 앞으로 나가기가 너무 힘든데, 그는 아주 많이 나를 다그쳤었다.

 해바라기 해 줄 여자라고 지레 짐작해 버리고 날 선택했으면서.

 내가 원치 않는 노력을 하고, 내가 바라지 않는 사랑의 방식으로 내게 다가오면서도 내가 그를 완벽히 사랑하기를 바랐다.

 사람들은 그런 그의 모습을 로맨틱하다 말하며 내 마음은 안중에도 없이 애절한 그의 사랑만을 받아 달라고 종용했다.

 그러니 실상 도망을 친다면 내가 가는 것이 맞았다.

 그런데도 결혼식을 앞두고 사라진 것은 그였다는 것이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이럴 거였으면서. 어차피 질려서 떠나갈 거면서 왜, 날 그렇게 억지로 끌었던 거야. 이렇게 날 조롱거리로 만들어서 복수 하려고? 이게 당신이 바라던 거야?”

 

 그가 원망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다.

 

 ‘앞으로 나보고 어떻게 살라고.’

 

 팬들의 신상 털기로 문 밖으로 나가는 것마저 두렵다.

 앞날이 불투명하다.

 우려했던 대로 내 의지와 상관없이 마녀사냥을 당했다.

 사람들에게 나는 유명 연예인과 억지로 결혼하려다 실패한 미친년으로 굳어진지 오래다.

 연애도 결혼도 그가 원한 건데……. 아무도 믿지를 않는다.

 

 언론에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나에 대한 악의적 기사를 쏟아낸다.

 

 ‘제발 멈춰! 싹, 다 명예 훼손으로 고소하기 전에 멈춰!’

 패악을 부리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더 미친년 취급을 하며 괴롭힐까봐, 그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마음은 이미 폐인이 다 되었는데도 그런 속을 시원하게 까뒤집어 보일 수도 없다.

 어찌 됐든 연예인의 아내가 되기로 예정 되어 있던 난…….연예인이 아님에도 연예인이나 다름없는 관심의 중심에 있었다.

 갈수록 이 무서운 한국을 떠나고 싶어졌다. 여기서 더 이상 버티고 살아갈 자신이 없어지고 있었다.

 

 그의 인터넷 팬 카페엔 예전의 무뚝뚝한 내 모습과 내게 찰싹 달라붙어 있던 그의 사진이 올라가 있다.

 그리고 그 밑으로 줄줄이 달려 있는 댓글들.

 

 -그러게 있을 때 잘하지 그랬어. 버림받고 나서 후회 해봤자 소용없단다. 아가야!

 

 나보다 나이가 한참은 어릴 것 같은 팬들에게 아이 취급을 당하며 욕을 먹는다.

 

 -애교라도 부리지 그랬어. 봐줄 만한 곳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 볼 수도 없는데, 대체 뭘 믿고 뻣뻣하게 군거야?

 

 내가 왜 저들에게 응징을 당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를 절박하게 사랑하고 애쓰는 게 아니고선 나의 존재 이유조차 없는 거라고

 여기는 것처럼 집단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오빠가 내게 왔더라면 저 여자보다 훨씬 잘 해 줬을 거야!

 

 -너 같은 생각을 하는 팬들은 널리고 널렸어!

 

 팬들끼리 인터넷상에서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도마에 오른 말들은 가히 실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들이었다.

 

 ‘너희 오빠는 너희한테나 소중하지. 난 너희처럼 팬도 아니고 그런 마음도 없이 떠밀려 왔던 것인데, 왜 자꾸 날 욕하니. 왜?’

 

 울고 싶다.

 

 하루, 하루를 버텨 나가는 것이 너무 힘들어 참을 수가 없다.

 

 “오권혁! 어디 있어. 어디? 날 이렇게 두고서 너…….편하게 잠은 자니? 그래?”

 

 매일 눈물바람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울고, 울며 버티는 것만이 절망감에 자살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가 돌아오면 따져야 하니까.

 왜 그랬느냐고. 내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이런 거냐고 단단히 따져야 했으니까.

 하루에도 열댓번 죽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꾸역꾸역 삼킨다. 마음을 누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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