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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일레인과 그 뻔뻔한 반지
작가 : 유르르
작품등록일 : 2017.7.27

폭탄제조에 비상한 재능을 가진 연금술사, 일레인.
위장취업 중 영주의 보물창고를 털어 달아나는데...
영주를 따돌린 그녀의 앞에 왠 사내가 한명 나타난다!

소원을 빌라고 속삭이는 반지에서 나온 마법사가 일레인은 영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 반지는 불친절하다
작성일 : 17-07-31 23:29     조회 : 320     추천 : 1     분량 : 4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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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게, 제가 일찍 일찍 돌아와 쉬자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그 여자만 믿고 있겠나. 여기저기 수소문을 해봐야지. 헛걸음은 하지 않는 여자야. 분명 이곳에 온 데도 타당한 이유가 있을 거야.”

 “그걸 제가 몰라서 이러겠습니까? 폐하께서 몇 년을 쥐잡듯이 뒤져도 찾지 못한 사람입니다. 기대볼 데가 정보길드밖에 없지 않습니까.”

 “칼라스…….”

 

 

 한숨이 장대했다. 들으려하지 않아도 대화는 술술 잘 들렸다. 아니, 저 사람들은 뭐 조심성도 없나. 하긴, 저야 이득이었다.

 

 

 “원하시던 일이 잘 안풀리셨나봐요?”

 “……그대는.”

 

 

 빛을 되찾은 은발머리의 남자가 자신을 돌아보자 일레인이 만족스럽게 웃으며 앞을 바라보았다. 남녀관계만 밀고 당기기가 중요한가. 새로운 거래를 트기 위해서도 밀고 당기기가 중요한 법이었다. 칼라스라 불린 파란머리가 자신에게 눈을 부라리는 게 느껴지만 일레인은 상관하지 않았다. 어제와 오늘 잠시의 대화만으로도 은발머리가 그보다 높은 위치에 있음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잠시, 실례해도 되겠습니까?”

 「뭐……」

 “그러시죠.”

 

 

 인상을 찡그리고 뭐라 말하려는 유진의 말을 가로막으며, 일레인이 싱긋 웃었다. 몸이 달아 먼저 찾아와주시니 땡큐베리감사였다. 불만이 가득한 칼라스를 내버려 둔 채, 은발머리의 그가 일레인의 옆 자리를 빼어 앉았다. 어깨부터 팔꿈치까지 교육받은 태가 나는 우아한 손짓이었다. 반듯한 입매에 쭉 펴진 어깨선에 걸친 자켓에는 주름조차 없다.

 

 

 “거두절미하고, 한가지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정보 길드에 정식으로 의뢰를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하지요?”

 “……예?”

 

 

 일레인이 당혹감에 몸을 비틀거렸다. 뭐야, 의뢰조차 안하고 끈질기게 쫓아다닌거야? 엄청난 무대포 정신에 혼이 나갈 것만 같았다. 저러니, 헬라가 진저리를 치지. 세상 살다 저런 무식한 방법으로 밀고 들어오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와장창 무너져 떨리는 눈동자를 감추려 일레인은 가볍게 차를 마셨다.

 

 

 “정식으로 의뢰를 넣는 법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정보길드의 눈과 귀는 어디에나 있지요. 정보가 필요하다면 그들이 당신을 찾아올 것입니다.”

 “하도 찾아오지 않길래 직접 찾아간 겁니다. 놀리지 말고 제대로 된 방법을 알려주세요.”

 

 

 금방이라도 실실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정중한 귀족의 화법은 꽤나 재미있었다. 알려줄 듯 말 듯, 알려준 듯 알려주지 않은 듯 놀려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조금 더 놀려볼까 하는데, 그가 이슬이 뚝 떨어질 것 같은 눈에 잔뜩 힘을 주고 일레인을 돌아보았다.

 

 

 “어제 도움이 필요하면 말을 하라고 하셨죠? 처음부터 이렇게 될 예정이었습니까?”

 “…무엇이요?”

 “이미 계획된 것이 아닙니까. 그 날 정보길드장을 만나고 나오시던 길이었죠?”

 

 

 묘하게 확신하는 말투였다. 틀린말은 아니라서 일레인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순수하게 감탄하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저 남자가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또 어디까지 유추해낼지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그 여자의 함정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군요. 휘둘려주죠. 그래, 뭘 어떻게 해야합니까? 그대에게 도움을 구하면 됩니까? 정보길드의 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굳이 헬……아니, 길드장까지 만날 필요가 있나요. 의뢰는 제게 말씀하세요. 가능하다면 이루어드릴테니.”

 

 

 이미 헬라가 저에게 떠넘긴 의뢰였다. 헬라가 의뢰금을 챙겼는지 챙기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챙기지 말란 소리는 없었으니 뭐……. 일레인이 절로 떠오르는 미소를 지우지 못한채 싱글거렸다.

 

 

 

 “물론 서로가 갖은 목적이 맞다면 말이죠.”

 “안됩니다. 수상한 자입니다.”

 “물러서게 칼라스. 나는 더 이상 기다릴 여유가 없어.”

 

 

 바로 옆 테이블의 칼라스가 벌떡 일어나 말려도 그는 꿋꿋했다. 일레인이 몸을 살짝 비틀어, 그를 바라보았다. 단정한 이목구비에 조금 처연한 듯한 눈빛이 인상적인 사내였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레이먼드 인테레스입니다..”

 “반갑습니다. 그래서, 의뢰하실 내용이 뭔가요?”

 “연금술사를 찾고 있습니다. 폭발의 천재, 일레인이요.”

 

 

 예상은 했지만, 직접 말로 전해 들으니 기분이 남달랐다. 언제 제 이름까지 알려진 건가 싶다가도 그 신분을 쓰고 있지 않아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대신, 반대편에서 잘 구워진 쿠키 한 조각을 입에 넣던 유진의 미간에 한줄기 주름이 잡혔다. 폭발의 천재 일레인, 그가 모를 리가 없는 이름이었다. 혹시라도 유진이 뭐라 입이라도 열까 일레인이 다급히 몸을 틀었다. 레이먼드를 향해서였다.

 

 

 “우선, 식사부터 하시죠. 식사를 마치면 제가 정식 의뢰를 넣는 곳으로 안내를 해드릴게요.”

 

 

 불신의 눈초리가 먼저 와닿았다. 칼라스의 것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일레인은 어깨를 으쓱하곤 레이먼드를 바라보았다. 저 일행에서 결정권자는 레이먼드에게 있는 게 확실했다. 같은 남작끼리도 우열이 있나? 하긴, 평민들 사이에도 우열은 있었다. 일레인의 지레짐작은 대체로 맞아들어갔다. 바로 지금처럼.

 

 

 “그렇게 하죠.”

 

 

 거 봐라. 레이먼드가 말하자 불만이 가득해보였던 칼라스마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꽁돈도 생기고 한동안 헬라에게 시달릴 일도 없어졌다. 그제서야 일레인이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차를 홀짝였다. 달달하고 혀끝을 맴도는 향이 기꺼웠다.

 

 

 

 ***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다시 올라갈 새도 없었다.

 유진과 일레인보다 식사를 늦게 시작했음에도 식당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레이먼드와 칼라스 때문이었다. 본래라면 오늘 체크아웃을 하는 손님을 붙잡아 계산을 하게 해야했지만, 직원은 이상하게도 일레인의 걸음을 막아서지 않았다. 아무래도 같이 나서는 손님들 때문인 듯 했다.

 

 

 “그래서, 어디로 가면 됩니까?”

 

 

 와아, 돈지랄. 일레인이 감탄하며 손뼉을 치려 든 손을 슬그머니 내렸다. 자동마차를 전용으로 끌고다니는 귀족은 또 처음이었다. 자동마차의 문 옆에 커다랗게 그려진 한 개의 표식, 가문의 문장이 분명했다. 둘 중 누구의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영지의 중앙, 신전으로 가죠.”

 

 

 일레인이 레이먼드의 에스코트를 받아 가뿐히 자동마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뒤따라 오르려는 레이먼드보다 먼저 유진이 자동마차에 올라탔다. 마부를 제외하고 4인승 자동마차였으나 남자만 셋이라 꽉 차버린 형국이었다. 삭막하다 못해 서늘한 한기가 흐르는 마차의 침묵을 깬껏은 칼라스였다.

 

 

 “그쪽 분은 누구십니까?”

 “이쪽은…….”

 「유진이다. 이 이상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칼라스가 눈살을 찌푸리며 묻자, 일레인이 조금 고민하는 듯 말문을 열었다. 곧장 유진에 의해 가로막혔지만……. 그 덕에 기분이 단단히 상한 듯 칼라스가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그럼, 그대는 누굽니까?”

 “일린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이놈의 신비주의. 정보길드의 신비주의에 질려버릴 것 같습니다. 정말.”

 

 

 금방이라도 무언가를 내던져버릴 것 같은 험악한 기류였다.

  일레인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듯 칼라스가 제 분을 참지 못하고 토로했다. 정보길드에게 꽤나 톡톡히 당한 듯 했다. 가명 뒤에 가명, 가명 뒤에 또 가명이 있다는 걸 알면 질릴 만도 했다. 그렇지만 화풀이를 당하는 건 기분이 좋지 않은 일이라 일레인도 입매를 굳혔다.

 

 

 “칼라스. 우리가 무리한 부탁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야지. 서로 대화를 통해 협의점을 찾아가면…….”

 “그러니까 어느 세월에요! 당장 급해 죽겠는데…….”

 

 

 대화를 듣다보면 뭔가 이상했다. 연금술사 일레인을 찾는 자는 항상 많았다. 처음 암시장에 폭탄을 흘려 넣었던 이후로 한번도 쫓기지 않은 날이 없었으니까. 그렇지만 이렇게 급하게 쫓던 자가 있었나? 일레인의 생각은 그리 오래 이루어질 수 없었다.

 

 

 “도착했습니다.”

 

 

 새하얀 기둥이 세워진 신전의 바로 옆건물, 통나무로 만들어진 2층짜리 건물에는 나그네의 집이라는 간판이 선명했다. 헬라가 이끄는 정보길드는 크게 두가지로 나뉘어서 운영되고 있었다. 일레인이 어제 찾아간 곳은 정보길드원 중에서도 소수만 알고 있는 음지의 길드였다. 주로 국가 간의 비밀과 황실에 대한 정보, 그리고 은밀한 비밀들을 다루었고, 저렇게 대놓고 운영되는 양지의 길드는 누구나 방문할 수 있었다.

 

 

 “이쪽으로 오세요.”

 

 

 일레인의 뒤를 따라오는 칼라스와 레이먼드는 반신반의하는 표정이었다. 정말 이 여자가 제대로 된 의뢰 경로를 가르쳐 줄 것인가에 대한 의심이었다. 일레인이 복잡한 나그네의 숲 앞길을 뚫고, 당당하게 문을 열어젖혔다.

 

 

 “안 들어 오실거에요?”

 “……그대는 우리를 바보로 아는가?”

 

 

 천천히 문을 통해 먼저 유진이 안으로 들어섰다. 그 뒤로 레이먼드와 칼라스가 따라들어오지 않아, 일레인이 고개를 살짝 기울이곤 입을 열었다. 돌아오는 답은 싸늘했다. 칼라스가 아니라, 차분하고 정중했던 레이먼드였다.

 

 

 “제가요?”

 “우리가 이곳에 와보지 않았다고 생각하나? 저런 자의 말을 믿고 여기까지 오다니, 괜한 시간 낭비를 했군.”

 

 

 목소리부터 냉기가 뚝뚝 떨어졌다. 역시 아무리 착해보여도 귀족은 귀족이였다. 기대조차 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는 법. 일레인이 빙긋 입꼬리를 비틀어올렸다. 서늘한 레이먼드의 눈빛을 마주 보며 활짝 웃어보인 일레인이 누군가를 흉내낸 말투를 똑 내뱉었다.

 

 

 “아휴, 두 분 너무 마음이 급하시다. 이 곳으로 모셔온 것은 정식 의뢰 전에 의뢰비 책정을 위해서예요. 이 지부에서 연금술사 일레인에 대한 1급 정보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고 오셔야…… 제가 부르는 가격에 대해서 납득하실 거 아니에요? 응? 저도 장사 하루 이틀하는 거 아니랍니다.”

 

 

 반짝이는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문 건너편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유진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제 정보를 제가 팔아넘기겠다는 저 여자나 저 말을 또 진지하게 고려해보는 저 남자들이나 참으로 재미있는 족속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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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하 17-08-0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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