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사이길
 1  2  3  4  5  6  >>
 
자유연재 > 판타지/SF
내 스텟은 내가 만든다!
작가 : strongya
작품등록일 : 2017.6.1

게임회사에 재직 중인 밑바닥 프로그래머 한울은 절망적인 현실에 좌절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순간. 악마와 만난다.
악마가 내미는 계약, 게임과 현실을 오고 가며 펼쳐지는 게임 판타지.

 
18화
작성일 : 17-07-31 23:09     조회 : 263     추천 : 1     분량 : 400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이름 없는 전사는 나와 레아가 맡는다. 나머지는 모두 좀비드래곤을 쓰러뜨리는 데에만 집중해줘.”

 기사의 결의에 찬 지시가 떨어짐과 동시에 목을 잃은 좀비 드래곤의 몸통이 굉음을 내지르며 달리기 시작한다. 지옥 같은 마지막 페이즈가 시작됐다.

 처절한 싸움이었다.

 두 보스를 동시에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는데 뒤에서는 나까지 날뛰니 피해가 적을래야 적을 수가 없다. 사제가 없으니 은신 감지도 없고 달려드는 사룡을 막아내던 전사들은 이미 옛적에 모두 사망했다.

 거기서부터는 사룡의 돌진에 파티원이 하나씩 사망했다. 그럼에도 죽어가면서까지 딜을 꽂아 넣던 딜러진이 마지막 하나 남았을 때, 기적적으로 사룡이 쓰러졌다.

 그리고 남은 딜러 하나는 곧이어 내 손에 쓰러졌다.

 이로써 15명 있던 파티는 단 셋만 남게 되었다.

 이름 없는 전사를 막아서는 기사, 마법사인 레아, 그리고 야만전사인 이다훈이다.

 조금 한숨을 돌릴 수 있겠다 싶었지만 전황은 그리 좋지 않았따. 저 셋은 이름없는 전사를 거의 완벽하게 막아내고 있었다.

 이름 없는 전사의 체력은 거의 극소량인 반면 기사는 건재하다. 그가 파티가 이 정도 피해를 입으리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 할리 없었음에도 강행한 것은 사룡만 정리된다면 이 셋 만으로도 이름 없는 전사를 상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을 것이다.

 기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공격력이지만 착실하게 보스의 체력을 깎고 휘둘러지는 공격을 흘려낸다. 마법사는 순간순간 기사가 위험할 때마다 속박을 걸어 이름 없는 전사를 견제한다.

 그리고 야만 전사인 이다훈은 오로지 반격 스킬을 나에게만 사용했다. 정확히는 마법사를 노리고 들어가는 공격을 막아내는 데에만 사용하는 것이다.

 반격은 유저가 반응하지 않아도 시스템적으로 한 번의 공격을 막아내는 기술이다. 스킬을 통한 기습과, 은신을 사용한 암살도 모두 반격에 의해 막히고 말았다.

 야만 전사는 방어를 도외시하고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적을 몰아붙이는 클래스이기 때문에 유일한 생존기로서 이런 사기적인 방어 수단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걸 역으로 응용해 야만 전사를 아예 공격에서 배제하고 마법사의 암살만을 막는 데에만 기용했다.

 그 짧은 시간에 이런 전략을 떠올린 기사의 발상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이런 흔치 않은 위기 상황에서 자신이 쓸 수 있는 카드의 장단을 고려해 최선의 배치를 한 것이다.

 그러나 감탄하고 있을 시간은 없다. 나도 바쁘게 머리를 굴렸다. 마법사 쪽은 노리기 어렵다. 그렇다면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건... 기사 쪽이다.

 이름 없는 전사의 공격에 맞춰 기사에게 칼을 휘둘렀다.

 그러나 기사는 한 칼로는 대검을 흘려내면서도 내 공격은 그냥 손을 들어 막아버렸다. 그것만으로도 모든 데미지는 커트 된다.

 이어서 다시 뻗은 참격은 몸을 조금 뒤튼 것만으로도 갑옷에 걸려 막힌다.

 그 유려하고 여유 있는 동작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넘을 수 없는 격차를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게 생각하게끔 유도했기 때문이다.

 다음 순간 내 칼에 실린 스크롤을 기사가 미처 보지 못하고 몸으로 막았다.

 짙은 독구름이 우리를 감싼다.

 흑마법, 포이즌.

 발동은 느리지만 한 번 걸리면 초당 최대 체력의 4%에 해당하는 체력을 잃는다.

 기사가 방심하지 않았다면 피했을 것이다. 그 정도로 위협적인 마법이다.

 다만 퍼지는 독구름에 나도 중독되고 말았지만 이것만은 어쩔 수 없었다. 스크롤을 던져서는 절대 맞출 수 없었을 것이다.

 기사의 얼굴에 당황한 빛이 서렸다. 독을 해제할 수 있는 사제는 한참 전에 죽었다.

 퍼센트 데미지는 무섭다. 레벨에 상관없이 평등하게 데미지를 선사하는 개념은 독이라기보다는 저주에 가깝다.

 앞으로 25초.

 그것이 나와 기사에게 동일하게 남은 시간이었다.

 이로써 나와 기사는 처음으로 대등한 위치에 선 것이다.

 

 있는 힘껏 검을 휘두른다.

 내 뻗는 참격, 내찌르는 자격.

 그 모든 것이 간단하게 막히지만 그저 눈앞의 적을 쓰러뜨린다는 일념으로 계속해서 검을 휘두른다.

 거기에는 어떤 계산도 잡념도 없다. 그저 눈앞의 상대를 쓰러뜨리고 싶다는 일념만이 있었다.

 모든 공격이 막히는데도 어째서인지 그 과정 하나하나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매 순간마다 오고가는 수읽기, 약간의 우위라도 차지하기 위한 발버둥. 그 하나하나가 참을 수 없이 즐겁다.

 나는 이걸 위해 이 게임을 하고 있구나, 라는 실감이 가득 찬 순간.

 흐름을 깬 건 눈치 없게도 ai였다.

 맹공을 퍼붓던 이름 없는 전사가 한 발짝 물러난 것이다. 별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ai 특유의 개연성 없는, 예측하기 어려운 움직임이었다.

 기사는 움직이지 못했다.

 이름 없는 전사에게서 해방되어 날 해치울 절호의 기회였으나 예상외의 사태에 반응이 늦은 것이다.

 마법사는 그 찰나의 순간에도 반응했다.

 계속해서 이름 없는 전사에게 걸던 속박의 타겟을 나로 바꾼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체크메이트였겠지만 기사가 한번 멈칫한 탓에 속박의 지속시간이 끝나면서 전황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듯 했다.

 그러나 기사가 나에게 시선을 빼앗긴 그 한 순간, 몰아치는 폭풍이 기사를 덮친다.

 이름 없는 전사였다.

 그동안 정밀한 기교로 공격을 흡수해왔지만, 검으로 막기에는 너무나 강대한 일격이다. 그대로 자세가 무너지며 튕겨 날아가는 기사.

 나는 곧장 용암으로 물든 대지를 박차고 달렸다. 이게 마지막 기회다.

 기사가 몸을 추스르기도 전에 검이 닿는 거리까지 파고 들어, 단검을 휘둘렀다.

 경험 상 확실하게 기사의 목을 꿰뚫었다고 생각한 순간, 갑자기 나타난 투박한 도끼가 단검을 튕겨낸다.

 반격.

 유저가 따로 의식하지 않아도 한 번에 한해 완벽하게 공격을 막아내는 방어 스킬.

 야만 전사, 이다훈이 어느새 기사를 감싸고 있었다.

 순간적인 기지로 마법사를 지켜야 한다는 대전제를 포기하고 기사를 살리는 선택을 한 것이다.

 과연 평소에 게임 좀 한다고 거들먹거려도 이상하지 않을 판단이었다.

 다급하게 몸을 빼려는 순간, 이번엔 다리가 묶였다.

 속박이다.

 이번엔 마법사였다. 마법사도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한 모양이다.

 “잘했어, 레아!”

 이다훈이 도끼를 들고 날렵하게 다가온다. 며칠 전 세희에게 다가가던 그 모습이 떠오른다.

 그 눈에 승리의 예감이 번뜩였다.

 지금까지의 긴장을 잊고 단 한순간, 승리에 대한 확신에 눈앞이 흐려진 것이 보인다.

 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이다훈이 내 앞까지 다가온 순간, 나는 들고 있던 일몰의 단검을 마법사를 향해 던졌다.

 “어...?”

 마법사의 당황한 목소리. 이다훈이 내 코앞까지 쇄도하는 모습을 보고 순간 방심했을 것이다. 뭐가 됐든 이다훈이 마법사를 지키고만 있었다면 괜찮았겠지만.

 방어에 치중하라는 기사의 지시에 충실했다면, 어쭙잖게 영웅 놀이에 취하지만 않았어도 결과는 달랐을 텐데.

 마법사가 단검이 꽂힌 목을 부여잡고 쓰러진다.

 바로 다음 순간, 기사의 검과 이다훈의 도끼가 나를 내리쳤다.

 피하려고 몸을 비틀었지만 그만 다리가 잘려나가고 말았다. 그래픽 상으로는 당장 죽을 상처는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이건 게임이기 때문에, 치사량의 피해를 입은 나는 사망하게 됐다.

 

 여기까지가 한계인가.

 이 이상은 그려낼 수가 없었다.

 애초에 정보가 너무나 부족하기에 약간 과도한 어레인지를 섞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나름 실감나게 게임의 분위기를 살렸다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날 바라보는 다훈의 만면에는 패배감이 짙었다.

 기사는 곧 독뎀으로 죽는다. 그때까지 클리어가 절대로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한 없이 제로에 가까운 가능성이다.

 오히려 그 실낱같은 희망이 남겨진 편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클리어하면 브루너를 제외한 파티원은 전부 부활할 수 있지만 실패하면 그가 그동안 쌓아올린 모든 게임에서의 경험은 백지장이 된다.

 상황이 절망적이면 절망적일수록 그 필연적인 끝을 향해가는 순간순간이 고되고 가혹할 것이다.

 날 바라보는 다훈의 눈빛에는 깊은 회한과 음습함이 깃들어 있었다.

 나는 그 눈빛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기시감 속에서 나는 눈을 뜬다.

 “어, 선배?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요?”

 익숙한 사무실 풍경,

 세희가 놀란 목소리를 울린다.

 “아, 잠깐 꿈을 꾸느라고.”

 떠오르는 대로 대답한 말은 약간 동문서답이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19화 2017 / 7 / 31 264 1 3537   
19 18화 2017 / 7 / 31 264 1 4006   
18 17화 2017 / 7 / 31 253 0 3684   
17 16화 2017 / 7 / 31 272 1 4315   
16 15화 2017 / 7 / 31 278 1 3301   
15 14화 2017 / 7 / 31 271 1 3412   
14 13화 2017 / 7 / 31 269 1 3351   
13 12화 2017 / 7 / 31 302 0 4132   
12 11화 2017 / 7 / 31 256 0 4098   
11 10화 2017 / 6 / 27 304 2 6003   
10 9화 2017 / 6 / 24 310 1 4179   
9 8화 2017 / 6 / 20 277 1 5987   
8 7화 2017 / 6 / 17 295 1 4536   
7 6화 2017 / 6 / 14 304 1 5068   
6 5화 2017 / 6 / 11 287 1 4558   
5 4화 2017 / 6 / 9 306 0 5057   
4 3화 2017 / 6 / 6 307 2 5404   
3 2화 2017 / 6 / 5 323 1 5217   
2 1화 2017 / 6 / 3 326 1 5937   
1 프롤로그 2017 / 6 / 1 505 0 395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