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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 스텟은 내가 만든다!
작가 : strongya
작품등록일 : 2017.6.1

게임회사에 재직 중인 밑바닥 프로그래머 한울은 절망적인 현실에 좌절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순간. 악마와 만난다.
악마가 내미는 계약, 게임과 현실을 오고 가며 펼쳐지는 게임 판타지.

 
15화
작성일 : 17-07-31 23:07     조회 : 277     추천 : 1     분량 : 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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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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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행 중 다행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은 가능했다. 유령은 산 사람에게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지만 움직이는 데에는 영향이 없는 것일까.

 정신이 들자 나는 어딘가를 향해 정신없이 달리고 있었다.

 거의 무의식 속에서 달리는 와중에도 익숙한 풍경들이 눈앞을 스치고 지나간다. 거의 몸이 외우고 있는 대로 달리고 있는 장소는 지금 어느 곳보다도 먼저 가야할 곳이기도 하다.

 목적지는 점심시간이면 늘 향하던 곳, 세희의 학교였다.

 평소보다 약간 늦은 점심시간, 어느새 운동장에는 하나 둘 학생들의 모습이 있었다. 평소라면 모습을 피했겠지만 지금은 누구 하나라도 나를 발견해주지 않을까 기대감을 품고 그 사이를 걷게 된다.

 평소대로 벽을 타지 않고 건물의 입구로 들어서 복도를 지나, 계단을 오른다.

 수많은 학생들을 지나쳐 걸었지만 누구 하나 나를 발견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무래도 나는 정말로 유령이 된 것 같았다.

 얼마 전에 죽었으니 갑자기 유령이 됐다고 해서 그리 놀랄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짚이는 이유는 있다.

 그 바보... 가 아니라 주인님, 세희의 의지겠지.

 얼추 이유도 상상이 간다. 예견됐던 비극이 그대로 일어났을 것이다.

 다만 그런 바보 같은 이유로 사라질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자신이 있었다.

 얼마 전에 태연하게 목숨을 끊었던 자신을 떠올려 보면 지금의 강렬한 거부감에는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다.

 열려있는 옥상 문을 지나 옥상으로 발을 내디뎠다. 요 근래 매일같이 봐오던 익숙한 풍경이지만 얼굴을 때리는 바람이나 햇볕이 느껴지지 않아 어색함이 감돌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위화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옥상 한 구석에 우중충한 오라를 풍기며 앉아 있는 세희의 모습이었다. 단지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검은 무언가가 스멀스멀 풍겨 나오고 있었다.

 내가 이 상태여서 보이는 것인지, 다른 사람이 봐도 저렇게 보이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심히 불길한 느낌을 풍기는 그것은 평소 그녀가 늘 입에 달고 살던 대로 그녀가 인간을 벗어난 이질적인 무언가라는 반증이었다.

 “...너 여기서 뭐하냐?”

 “...”

 대답은 없었다.

 어쩌면 세희에게도 내 모습이나 말이 들리지 않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니 뒷목이 서늘해졌다.

 이대로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고 미래영겁을 살아가야 한다면 그것은 단지 존재 자체가 사라지던 죽음보다도 더 섬뜩한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걱정하지 않아도 곧 사라질 거야. 지금은 잔존 마력이 남아있는 거겠지.”

 다리 사이로 고개를 파묻은 세희가 띄엄듸엄 중얼거렸다. 목소리에는 언제나처럼 성의가 없었지만 그런 목소리만으로도 나는 먼 타향에서 고향 친구를 만난 반가움을 느꼈다.

 “야...! 어떻게 된 거야, 이거!”

 호들갑을 떠는 내 목소리에 세희가 살짝 고개를 들었다.

 붉게 충혈된 눈동자에는 아스라하게 물기가 맺혀있다.

 “뭐긴 뭐야, 계약이 끝났으니... 아저씨도 굳이 살려둘 필요가 없지. 에너지 낭비니까.”

 “아니, 잠깐...! 아깐 주례를 봐달라며!”

 내뱉고 나서 아차 싶은 기분이 들었다. 지금의 세희에게는 절대로 떠올리게 해서는 안 되는 단어였다.

 “...그거 다 끝났으니까.”

 침울하게 웅얼거리는 목소리에 물기가 맴돌았다.

 그런가... 나는 얘가 차였기에 이렇게 소멸된 위기에 처한 것인가...

 다른 어떤 기분보다도 허탈한 감정이 앞섰다.

 고개를 파묻은 채로 미동도 않는 세희에게서는 이대로 사라지는 나를 살린다거나 하는 일말의 가능성도 느껴지지 않았다. 새삼 사람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지만 그녀가 악마라는 사실을 곱씹게 된다.

 어딘가 근본적으로 가치관이 다른 것이다.

 그녀에게 있어 나라는 인간은 길가에 널린 풀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이 아닐까.

 다만 그런 세희가 집착하고 있는 것도 인간이다. 정확히는 감정에 좌우되고 있다.

 어쩌면 그 점에 실마리가 있지 않을까.

 “...그 왜, 그렇게 고생하는 거야?”

 “...”

 고개를 들지는 않았지만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색이 느껴졌다.

 “그런 바람둥이 하나 못 잡아서.”

 “바람둥이라니...!”

 돌연 세희가 고개를 쳐들었다.

 지금의 반응으로 볼 때 진위는 알 수 없지만 세희는 어느 정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애초에 마석을 모아오면 놀아주겠다니 여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음험함이 느껴진다. 그래놓고 찰 정도면 가히 인격에 관해서는 쓰레기가...

 “아니야! 다훈이가 그런 게 아니고, 그 미친년들이 그런...!”

 둥근 눈가에 물기가 짙어졌다.

 세희는 울컥 치미는 무언가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지만 그 눈에는 어제 세희를 잘근 잘근 씹어대던 여학생 무리가 보이는 것 같았다.

 내 학창시절의 경험을 통해 볼 때, 어느 쪽에 무게 중심이 있든 한통속으로 봐야 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다훈 쪽에서는 세희 보다는 그 여학생 무리의 누군가, 아마 리더 쪽에 더 관심이 있기에 상대적으로 반에서 왕따 당하는 학생에 불과한 세희 쪽에는 별다른 신경을 쓰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미필적 고의라는 말도 있듯이 그 다훈이라는 놈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쪽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풋풋하다면 풋풋하고 유치하다면 유치한 신경전이 아닐 수 없다.

 고등학생인 당사자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겠지만 사회에서 더한 꼴을 보아온 사람에게는 애들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내 마음을 채우고 있는 것은 의구심이었다.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꿈’을 조종할 수 있으면서 사람 마음 하난 못 잡는 거야?”

 “...꿈을 그런 게 아니야.”

 현실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도 사람의 마음은 조종하지 못한다.

 “그렇게 막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세희는 답지 않게 ‘꿈’의 사용은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었다. 할당량만은 어떻게든 채우게 했지만 이것도 그녀가 지금처럼 절박한 상태가 아니었다면 허락하지 않았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모 영화에서 나오듯이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모르는 그녀만의 사정이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이전의 대화에서 알아낸 것도 있다.

 ‘꿈’을 사용하는데서 오는 부작용은 당장 나에게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어지간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자신이 있었다.

 그렇다면... 하지 않으면 안 될 이유가 없다.

 “저기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날 다시 살려줄 생각은 없어?”

 “내가 왜?”

 어쩌면 언젠가 닥칠 일이기도 했다.

 생명을 존중한다던가 하는 인간적인 개념이 없는 그녀에게 있어 나는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기분 여하에 따라서 버릴 수 있는 장기말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건 어때?”

 “...?”

 신이 인간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과 다르게 악마는 기도에는 답하지 않는다.

 동서고금의 이야기가 전하듯, 악마에게는 부탁이 아닌 거래를 하는 것이다.

 “내가 복수를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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