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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 스텟은 내가 만든다!
작가 : strongya
작품등록일 : 2017.6.1

게임회사에 재직 중인 밑바닥 프로그래머 한울은 절망적인 현실에 좌절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순간. 악마와 만난다.
악마가 내미는 계약, 게임과 현실을 오고 가며 펼쳐지는 게임 판타지.

 
14화
작성일 : 17-07-31 23:07     조회 : 277     추천 : 1     분량 : 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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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결국 사장 이기는 사원이 없다고 브레이브 소울은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게 됐다. 요 근래 뜸했던 야근에 휘말리게 된 것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사무실은 평소보다 밝은 상태를 유지한 채로 한밤중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졸음을 쫓기 위해 카페인 보급 차 휴게실을 찾았다. 뻐근한 어깨를 돌리며 들어서던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 뒤로 자빠질 뻔 했다.

 여을의 시체가 있었던 것이다.

 눈을 비비고 보자 눈길을 끄는 흉부가 때때로 오르락내리락 하며 시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다만 내 의심은 합당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여을은 거품이 채 가시지 않은 칫솔을 물고 쇼파 위에 누워있었던 것이다.

 “아니, 저기... 괜찮아? 어이.”

 여을은 불러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잠시 망설였지만 이대로 치약 거품을 물고 자다가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므로 큰 맘 먹고 어깨에 손을 댔다.

 부드러운 감촉에 질색하며 몇 번인가 어깨를 흔들자 여을이 부스스 일어난다.

 “아이, 어... 여이?”

 입에 가득 찬 거품에 불분명한 발음을 흘리던 여을이 원래 상태로 돌아온 것은 화장실로 사라지고 나서 5분이 흐른 후였다.

 여을이 새치름하게 고개를 숙였다.

 “...추한 꼴을 보였군요.”

 “...아니 뭐 흔한 일이니까.”

 적절한 격려인지는 모르겠지만 야근이 만성화된 게임 회사에서는 수마에 휩싸여 인사불성이 된 사람들의 면면은 그리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다만 칫솔을 물고 기절한다는 패턴은 처음 보는 것이어서 나도 조금 놀란 상태였다.

 이 녀석 이렇게 열심히 하다가는 오래 못 버티지 않을까.

 “...좋아하니까요.”

 문맥 상 게임, 브레이브 소울에 대한 야이기인듯 했다. 확실히 그간 게임을 대하는 태도에서 느껴지는 진지함이나 열정은 보통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것은 단지 일이기 때문이 아니라 정말로 브소를 좋아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같이 게임을 했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다만 그렇다면 오늘의 변경 안은 꽤 충격적이지 않을까.

 “예, 뭐... 저도 지금의 브소를 좋아하니까 난데없이 부분유료로 만들자고 하니까... 죽이고 싶었죠.”

 “...그, 그러니.”

 여을은 죽인다는 말을 상당히 거리낌 없이 쓰는 편이었다.

 “그래도 역시... 기획서를 보고 나니 이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나도 여을의 말에 동의하지만 순순히 수긍할 수 없었던 것은 여을의 표정을 보고 말문이 막혔기 때문이다.

 여을의 얼굴에 열이 깃들었다.

 “역시 사장님은... 천재에요.”

 “...어, 어어?”

 “왜요? 천재 맞잖아요?”

 박력 있게 따지고 드는 표정보다도 나는 그 전에 얼핏 보였던 표정에서 강렬한 위화감을 느꼈다.

 이 녀석 좋아하는 게... 게임 쪽 얘기였겠지?

 “아무튼, 선배랑 게임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는데 이제 당분간은 못하겠네요.”

 결국 부분 유료화로 가닥이 잡혔기에 퍼블리셔가 요구하는 납품 기일을 맞추기 위해 회사는 크런치 모드에 접어 들게 되었다.

 크런치 모드란 쉽게 말해 스케쥴 표에 최대한 많은 야근을 몰아넣어서 불가능한 작업량을 소화하게 하는 게임 회사의 공공연한 악습을 말한다.

 인권을 유린하는 수준의 노동력 착취에 버텨내는 개발자들은 모두가 자신만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이 녀석이 가지고 있는 이유도 얼핏 보인 것 같지만 더 깊이 알았다간 성치 않게 끝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오케이, 할당량 끝이야.”

 출근과 등교를 앞둔 새벽, 나는 세희에게 마지막 남은 할당량을 넘기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노예생활을 청산했다.

 어제 야근을 끝내고 잠깐 자는 사이에 했던 노가다가 마지막 작업이었으나 이렇게 피로가 말끔히 가신 상쾌함을 느끼고 있자니 못내 아쉬운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전에도 말했지만 ‘꿈’은 금지야. 혹시라도 몰래 할 생각만 해봐.”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걸까. 의문이 고개를 들었지만 노예 계약이 끝났을 뿐 생사여탈권은 아직도 세희에게 있었기에 쉬이 거스를 기분은 들지 않았다.

 어쩌면 노예계약보다 큰일인건 바로 이 점이 아닐까.

 “그래서... 그 마석을 어디다 쓰게?”

 “흐흥, 알고 싶어? 알고 싶지?”

 “아니야, 역시 됐어. 출근할게.”

 기대감에 찬 미소에 괜스레 짜증이 난 내가 하숙집을 나서려 하자 세희가 알고 싶지도 않은 이야기를 나불나불 떠들어댔다.

 “다훈이가! 우리 다훈이가! 마석 모아오면 같이 게임해준다고 했거든!”

 “...뭐?”

 그 왜 발컨이라 너랑 안한다고 했던 애 아니었나?

 덧붙여서 이 녀석이 몰래... 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짝사랑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그래, 그렇지만 마석 만개 모아오면 같이 게임하자고 했어!”

 “...”

 나는 설마 이것 때문에 요 한 달간 노가다를 강요받은 것인가...?

 뭐 그렇다고 해서 내가 손해 본 건 없지만.

 오히려 ‘꿈’을 금지 당하니 그게 더 손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응? 아저씨 왜 표정이 안 좋아? 이제 나는 다훈이랑 커플을 거쳐서 결혼에 골인하는 미래가 열렸는데, 아저씨도 0.5퍼센트 정도는 기여를 했으니 조금 더 가슴을 펴도 된다고. 뭐하면 주례를 시켜줄 수도 되는데?”

 평평한 가슴을 펴며 심각할 정도로 김칫국을 들이키는 세희의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를 불안감이 느껴졌다.

 이 싸한 느낌의 정체는... 말할 것도 없이 눈앞의 악마가 포인트를 잘못 짚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마석을 모아오라는 조건부터가, 세희가 나를 부려먹는 것부터 그랬듯이 상당히 착취하는 구조인데다 무엇보다 세희 본인의 발컨에는 조금도 변화가 없다.

 “...”

 “아, 아저씨? 표정이 왜 그렇게 심각해.”

 “아니 뭐... 힘내라.”

 어두운 학창 시절을 보냈던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안 좋은 예감 밖에 들지 않지만 나는 대충 응원하고 건물을 나섰다.

 애초에 내 일이 아니니까, 깊이 관여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이변을 깨달은 것은 점심시간이었다.

 “응? 한울 씨 어디 갔지?”

 돌연 김인정 팀장이 물었다.

 “평소처럼 밥 먹으러 나간 것 아닐까요? 요즘은 거의 밖에서 먹는 것 같은데.”

 다솔이 뒤로 묶었던 긴 머리를 풀며 대답했다.

 나는 일련의 대화에서 웃을 타이밍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사람을 유령 취급하는 새로운 종류의 콩트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동의 없이 나를 대상으로 삼아버린 것은 조금 무례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이것도 그들 나름의 동료를 챙기는 노력일지도 모른다.

 그 노력에 부응하기 위해 적절한 리액션을 떠올리고 있을 때, 여을이 다가왔다. 그대로 내 자리 앞까지 걸어온 여을은 털썩 하고 내 위에 앉았다.

 아니 정확히는 나를 통과하고 내 자리에 앉았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내 몸을 투과해서 앉아있는 그 모습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불쾌감, 구토감이 치밀어 올랐다.

 다만 무언가를 토해낸다는 동작조차도 취할 수 없었다.

 여을이 내 몸을 투과해서 내 자리에 앉아있는 것처럼 이미 나에게는 육체라고 부를만한 무언가도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전부터 자리를 비운 것 같은데요? 작업도 거기서 멈춰있네요.”

 점심시간의 한산한 사무실에 여을의 서늘한 목소리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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