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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놈의 웬수들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7.27

한국 전통 퓨전 판타지 소설!
신령, 악령, 도깨비, 이승은 물론 저승까지!
영과 함께 살아가는 소년소녀들의 모험 이야기.

 
소원
작성일 : 17-07-31 23:07     조회 : 277     추천 : 0     분량 : 4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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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영매면 아무나 소원을 빌 수 있는 거야? 뭐 태양에 대고 소원을 말하면 되나?”

  “물론 그건 아니야. 십 년에 한 번, 붕은 조건에 충족된 사람의 앞에 직접 그 모습을 현신하며 소원을 묻는다고 해.”

  “영매 말고 다른 조건도 있는 거야?”

  “물론이지. 영을 많이 도울 것, 이게 가장 중요한 조건이야..”

  “도울 것?”

  “원령을 멸하는 게 가장 대표적인 일이야. 그래서 나는 당연히 신우도 그것 때문에 순찰을 하는 줄 알았어.”

  정욱은 고개를 끄덕인다.

  “경쟁자를 줄인다는 게 무슨 뜻인지 이제 알겠어. 그런데 이렇게 이면에 일어나는 습격을 붕이 알면 좋게 볼 리가 없잖아?”

  “붕은 밤의 일은 볼 수 없어. 햇빛이 닿는 곳이면 어디라도 볼 수 있고 무엇이라도 들을 수 있지만 반대로 햇빛이 비치지 않는 곳은 직접 사람의 모습으로 현신해 찾아가지 않는 한 들을 수도 볼 수도 없어.”

  “확실히 전지전능하고는 거리가 머네. 근데 그러면 권리 포기는 어떻게 하는 거야? 어차피 붕은 못 보고 있잖아?”

  “약속을 받아내는 거지. 해가 떴을 때 붕에게 권리를 포기하겠노라고 말 하라고. 거창한 건 아니야. 그냥 햇빛 속에 서서 ‘나는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영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임을 엄숙히 선언합니다’ 뭐 그런 말을 시키는 거지. 물론 확실히 하기 위해 그 사람의 영을 인질로 잡아가던가 하긴 하지만.”

  정욱은 눈썹을 치켜 올린다.

  “그게 통해? 말이야 번복하면 그만인 거잖아?”

  “사실 이 얘기에는 애매한 것들이 많아. 애초에 뭐 게시판 같은 곳에 공지를 해주는 게 아니니까 소원 주기가 언제 돌아오는지도 모르고 누가 소원을 빌게 되었는지도 모르지. 언제 붙을지 모르는 기약 없는 공부를 계속하는 사시생의 느낌이랄까. 그래서 대개의 영매들은 소원 얘기를 들은 첫 몇 달은 불탈지라도 반 년 내로 소원에 대한 욕심을 버려. 나도 마찬가지고.”

  “너 순찰 돌다가 신우랑 만났다매? 욕심을 버렸으면 순찰은 왜 도는 거야?”

  유림이는 피식, 웃으며 정욱의 품 속 호야를 가리킨다.

  “호야를 봐. 어때?”

  “...귀엽지, 뭐.”

  “그래. 그런 단순한 의미에서 돕는 거야. 좋아하니까, 지켜주고 싶으니까.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친구들 고통 받는 게 싫다고 도와달라는데 누군들 안 돕겠어? 붕의 소원이야 그냥 운이 좋으면 거기에 부차적으로 딸려오는 것일 뿐이지.”

  “그럼 그거 때문에 너희를 공격까지 한 경아는 뭐야.”

  “순진한 거지. 아니면 영매가 된지 얼마 안 돼서 잘 몰랐거나. 애초에 진심으로 경쟁자를 줄일 생각이었으면 권리 포기가 어쩌구 운운하지도 않아. 그냥 죽여 버리지. 영을 죽이든 사람을 죽이든.”

  유림의 말에 정욱은 자기도 모르게 품의 호야를 꼭 끌어안는다. 호야는 괴롭다는 듯 갸웅, 소리를 낸다.

  “그래서 나도 경아의 능력에 실수로 다칠까만 걱정했지 진심으로 나나 안젤리카의 안위를 걱정하지는 않았어.”

  잠자코 듣고만 있던 경아가 입술을 비쭉 내민다. 의문이 깔끔히 해소된 정욱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두 손을 마주친다.

  “좋아, 그럼. 이야기도 다 나눴겠다. 슬슬 정리하고 갈까? 막차야 이미 끊겼지만 그렇다고 집에 더 늦게 들어갈 순 없는 거잖아?”

  “그러고 보니 이 난리를 쳐놨는데 기사 아저씨는 코빼기도 안 보이네.”

  “알잖아, 이 학교 기사 아저씨 장애인인 거. 술 먹고 잠이라도 자고 있겠지.”

  정욱은 호야를 옆에 내려놓고 책상을 든다. 다른 이들도 의자를 들고 원래 있던 반 안으로 옮기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영들 밖에 남지 않은 로비. 호야는 하품을 하며 뒷발을 들어 귀 뒤를 긁는다. 아보는 그 모습을 보며 인상을 찌푸린다.

  “...멍청한 개 같으니라고.”

  “아르르르...”

  또 다시 티격거리기 시작하는 둘을 뒤로한 채, 안젤리카가 서당에게 다가와서는 그 고사리 같은 손으로 서당의 미나리 같은 손을 잡는다.

  “음? 뭐 하는 건가?”

  “...먼지가, 묻어 있어서요.”

  그리고는 여전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거리를 벌리는 안젤리카. 서당은 별 싱거운 영 다 보겠다며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 서당에게는 보이지 않는 안젤리카의 뒤돌아선 얼굴에서는 미소가 사라져 있다.

 

  정욱이 먼저 교문을 넘어 다른 친구들이 교문을 넘는 것을 도와준다. 마지막으로 유림이 교문 넘는 것을 도와준 정욱은 잔뜩 상기된 얼굴이다.

  “그럼, 나는 아래쪽으로 가야 하니까.”

  “이 새벽에 혼자서 가게? 안 위험하겠어?”

  “혹시라도 배웅해줄게, 뭐 그런 개소리는 하지 말아주세요. 당신이 제일 위험하니까요.”

  유림은 손을 흔들고 안젤리카와 함께 아랫길로 내려간다. 경아와 정욱, 시무룩한 얼굴의 신우는 윗길로 올라간다. 우울해 있던 신우는 정욱의 품에 여전히 호야가 안겨 있음을 뒤늦게 알아차린다.

  “어디까지 데리고 가려는 거야?”

  “아까 들었잖아. 영매라고. 같이 살기로 했어.”

  호야는 정욱의 가슴에 머리를 부비적거리며 가르릉댄다.

  “너랑 같이 산다고? 학교의 영인데?”

  “하지만 얘도 내가 좋다고 했는 걸? 그치?”

  “캬웅, 캬웅.”

  즐겁게 짖는, 아니 호응하는 호야.

  “영은 자기 터를 떠나면 안 되지 않아?”

  “꼭 그렇지만은 않아.”

  경아가 슬그머니 신우의 곁에 선다. 하지만 아직 눈을 마주치긴 부담되는지 시선은 영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신우도 불편함에 헛기침을 작게 한다.

  “신령은 염원을 먹고 만들어지는 존재야. 그렇기에 그 염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주변도 터라고 할 수 있어. 안젤리카도 아보도 마찬가지지. 물론 진짜 터에서 만큼의 힘을 낼 수는 없지만 적어도 부유령이 될 걱정은 없어. 그리고 가끔가다가 한 번 씩 원래 터에 들러서 새로운 정력체가 생기지 못 하도록 휘저어주면 더 안전해지지.”

  “내 얘기는 왜 빼놓는 건가! 나도 신령이네!”

  신우의 품에 안겨 있던 서당이 항의하듯 손을 흔든다. 묵묵히 대화를 듣고 있던 아보가 경아의 머리 위에서 끼어든다.

  “전부터 궁금했는데 말이야. 너는 진짜 니가 서당의 신령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서당은 눈썹을 찌푸린다.

  “내가 오래 살긴 했지만 내 고향을 헷갈릴 정도로 오래 살지는 않았네.”

  “서당의 신령한테 그런 뿔이 생겨? 서당이 아니라 악마 숭배 사원에나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서당은 호야를 엄지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내 뿔은 저 친구의 귀와 같은 모에 요소일 뿐 딱히 깊은 의미는 없다네.”

  아보의 얼굴이 구겨진다.

  “말이야 방구야 그게?”

  “사령이나 소원에 대해서도 잘 파악하지 못 하고 있는 무지한 어린 영에게 들을 말은 아닌 것 같네만.”

  그 말에 아보는 아무 말도 못 하다가 삐진 듯 고개를 홱 돌려 버린다.

  “그런데, 경아야.”

  신우의 부름에 경아는 그를 살며시 돌아본다.

  “그... 하인 얘기한 거 진짜야? 나 다음 주부터 나 니 시중 들어야 하는 거야?”

  경아의 입꼬리가 장난스레 올라간다. 흐흥, 즐거운 상상이라도 하는 양 경아는 흥겨운 콧소리까지 낸다. 그럴수록 신우는 긴장한다.

  “뭐, 시중까지는 필요 없어. 단순히 트라우마가 생겨서 남자 아이들 가까이는 못 갈 것 같으니까 이런저런 일들만 대신해주면 돼.”

  “그러니까...?”

  조금 더 설명을 바라는 눈으로 신우는 경아를 본다.

  “쉬는 시간에 매점 빵을 사다준다거나, 점심시간에 급식을 대신 받아준다거나 뭐 그런 것들 말이야.”

  “...돈은 주는 거지?”

  “치료비라고 생각 할게.”

  안 준다는 말이다.

  “그거 완전 셔틀이잖아.”

  “한 여자아이의 인생을 박살낼 뻔한 죗값이 단순한 셔틀이라면 엄청 이득 아냐?”

  지은 죄가 있는 신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 한다.

  “뭐 어쨌든, 다음 주부터 잘 부탁해. 나는 여기서 왼쪽으로 가니까.”

  “어? 혼자 가게? 위험한데 배웅...”

  신우는 데자뷰를 느낀다.

  “돌았냐? 이번엔 뭔 짓을 할라고? 시방 지금 이 동네에서 니가 제일 위험한 짐승이니까 제발 꺼져. 기왕이면 경아 인생에서 아주 영영 꺼져버리고.”

  신우는 더욱 시무룩한 얼굴로 정욱과 함께 터덜터덜 걷기 시작한다. 위로라도 해줄 법 하건만 정욱은 혼자 잔뜩 상기된 얼굴로 발걸음도 가벼이 도보를 밟는다.

  “뭐가 그리 신났냐?”

  신우는 잔뜩 심통이 나서 툴툴거린다.

  “안 신날 이유가 어디 있냐? 아, 오늘 밤에 있었던 일은 내 고등학교 생활 중 최고의 날이었다!”

  “호야 때문에?” “호야도 호야지만...”

  정욱은 들뜬 얼굴로 신우를 돌아본다.

  “나 자그마치 유림님이랑 대화를 했다고! 마지막엔 손도 잡았어! 봤냐? 손잡았던 거?! 이제 평생 안 씻을 거야!”

  “지금 호야가 핥고 있는 그 손?”

  “응? 악! 호야, 무슨 짓이야?!”

  하지만 정욱은 차마 품의 호야를 밀어내지도 못 하고 전전긍긍하기만 한다.

  “근데 그럼 너도 이제 팬클럽 린치 대상인 거네?”

  정욱은 같잖다는 얼굴로 콧김을 뿜는다.

  “그런 븅신 집단하고 날 비교하지 마라. 난 자그마치 유림님과 반말로 대화를 한 사이라고. 그것도 바로 옆에 앉아서! 난 위너야! 그런 루저들하곤 차원이 달라! 이대로만 간다면, 나 혹시!”

  정욱은 반짝이는 눈으로 신우에게 얼굴을 가까이 한다.

  “유림님과 사귀게 될지도!”

  “......혹시라도 들이대지는 마라. 학생회랑 선생들한테 찍혀서 학교생활 고달파질라.”

  하지만 이미 행복한 망상의 나라에 빠진 정욱의 귀에는 친구의 진심어린 충고가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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