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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 스텟은 내가 만든다!
작가 : strongya
작품등록일 : 2017.6.1

게임회사에 재직 중인 밑바닥 프로그래머 한울은 절망적인 현실에 좌절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순간. 악마와 만난다.
악마가 내미는 계약, 게임과 현실을 오고 가며 펼쳐지는 게임 판타지.

 
12화
작성일 : 17-07-31 23:06     조회 : 303     추천 : 0     분량 : 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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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세희도 학교에서 이런 저런 고난이 있는 모양이었지만 나도 만만찮게 머리 아픈 상황에 처해 있었다.

 당장은 여을과 함께 코드를 몰래 사용하고 있는 범인을 찾아야 하는 귀찮은 상황이지만 그보다 더 골치 아픈 것은 그 범인이 아무래도 나인 것 같다는 것이었다.

 오전에는 각자 바빠서 별다른 일이 없었지만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고, 어떻게든 빠져나갈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냥 이대로 사표를 내고 도망치는 건 어떨까 생각하며 사무실에 들어서자, 내 자리 근처에 모여 있는 김인정 팀장이나 여을의 모습이 보였다.

 “아, 한울 씨.”

 인정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부른다. 심각한 표정을 보니 진지하게 사표 제출을 고심하게 된다.

 “무, 무슨 일이시죠...?”

 “아, 그게...”

 미묘하게 말꼬리를 흐리는 걸 보니 더욱 불안함이 가중된다. 설마 해고 통보는 아니겠지?

 “찾아냈어요. 범인.”

 여을이 평소처럼 차분하게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했다.

 “...!”

 그런가... 걸린 건가...

 그리 길게 가지는 않을 것 같긴 했지만 이렇게 바로 잡힐 줄이야. 새삼 여을의 유능함에 감탄했다.

 “선배...?”

 거기에 아직은 자신이 밝혀낸 범죄자를 선배라고 부르며 최소한의 예의를 잊지 않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었다.

 “괜찮아요?”

 넋이 나간 내 모습에 여을이 의아한 기색을 내비친다.

 “어, 어어... 그래서 어떻게...?”

 “으음, 이야기가 좀 복잡한데...”

 그냥 해고인가, 아니면 형사 고발인가. 어느 쪽이 됐든 내 운명은 끝이겠지만...

 “아, 저기 오네요.”

 여을이 가리키는 방향에서 긴 머리칼을 깔끔하게 뒤로 묶은 미인이 서류철 더미를 들고 다가오고 있었다. 우중충한 사무실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깔끔한 복장과 빈틈없는 분위기를 두른 여성은 날 체포하기 위해 나타난 경찰... 이 아니라 최다솔, 우리 팀의 서버 프로그래머였다.

 “아, 팀장님, 준비 끝났어요.”

 다솔이 서류철 중 하나를 김인정 팀장에게 건넸다. 나를 경찰에 넘기려는 준비인가 싶었지만 뭔가 조금 낌새가 다르다.

 “한울 씨도 가지, 회의.”

 김인정 팀장이 받아 든 서류철을 보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네?”

 묵직한 서류뭉치에는 부분 유료화 계획이라고 제목이 달려 있었다.

 

 장소를 바꿔 회의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기획팀과 프로그래머팀의 날선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몇 번인가 반 강제적으로 참가한 적이 있긴 하지만 별다른 의견을 낸 적도 없고 해서 회의에 대한 인상은 별로 남아있지 않다. 그저 기획 쪽에서 이런 저런 주문거리를 말하면 이건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 식으로 거부권을 행사하다 결국에는 하게 되는 그런 일련의 의사 결정 과정이라고만 이해하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이전보다 그 반대가 결사적인 빛을 띠고 있었다.

 “제정신이에요?”

 김인정 팀장이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냈다.

 탁자 건너편 기획팀의 팀장... 이름은 기억하고 있지 않은 중년 남성이 허허 웃으며 인정을 달랬다.

 “허허, 팀장님, 또 왜 그러십니까.”

 기획팀 팀장은 평소처럼 넉살 좋게 웃고 있지만 그가 대뜸 던진 안건은 그렇게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었다. 우리 회사의 간판작인 브레이브 소울을 근본적으로 뒤바꿀 내용이었던 것이다.

 부분 유료화.

 일반적으로는 무료게임이라고 받아들여지는 이 방식은 게임을 구입하는 데는 돈이 들지 않지만 게임 내에 자잘한 구매 요소가 들어있는 방식을 뜻한다.

 무료 게임이라는 측면에서 유저는 유저대로 가볍게 진입하기 쉽고 회사는 회사대로 자잘한 결제를 유도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브레이브 소울은 이런 획기적인 시스템을 채용하지 않고 어디까지나 고전적이라 할 수 있는 일반적인 패키지 게임 형태의 사업 모델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것을 이제 와서 근본적으로 뒤엎는 결정이 왜 내려졌는가 하면...

 “...전에 그 퍼블리싱 건 때문인가요?”

 김인정 팀장이 예전에 제안이 들어왔던 퍼블리셔의 제안을 거론했다. 퍼블리셔란 쉽게 말해 돈을 내는 스폰서와 비슷하지만 그 조건으로 자신들이 게임을 유통한다던가 해서 조금 더 영향력이 큰 존재를 말한다.

 지금도 여기저기서 투자를 받고는 있지만 저번에 퍼블리싱을 제안해 온 회사는 그런 것들을 다 접고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회사였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수준이 아니라 내가 오늘도 세희에게 갖다 바친 도시락을 팔고 있는 n사였던 것이다.

 “그건 거절했었잖아요?”

 n사의 요구조건이 바로 저 부분 유료화였기에 회의 끝에 무산되었다고 전해들은 기억이 난다.

 기획팀 팀장은 여전히 사람 좋은 웃음을 지우지 않았다.

 “그게 좀 상황이 변했거든요.”

 “아니, 상황이라뇨. 그냥 돈이겠죠.”

 김인정 팀장의 날선 발언에도 기획팀 팀장은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나조차도 쉬이 공감할 수 없는 저 발언을 속으로 비웃고 있을 것이다.

 애초에 회사는 돈을 쫓는 집단인 것이다.

 “김인정 팀장님, 뭔가 불만이 있는 것 같은데... 뭐 물론 작업량이 한동안 늘어나긴 할 겁니다. 그걸 잘 조율하고자 회의를 연 것 아닙니까.”

 기획팀 팀장은 뭐가 불만인지를 잘 알면서도 구태여 말을 빙빙 돌리는 화법을 구사했다. 전부터 느낀 거지만 그리 호감이 가는 인상은 아니다.

 인정도 적개심을 감추려 하지 않고 따지고 들었다.

 “부분 유료화 자체가 문제라고요.”

 “그래요? 부분 유료화가 왜요?”

 기획팀 팀장의 눈빛에 노련한 빛이 번들거렸다.

 “그야 뭐...”

 그녀 자신도 열성적인 게이머이기도 한 인정에게는 부분 유료화가 게임을 망친다고 받아들여지는 것 같았다.

 인정은 브소가 지금의 사업 모델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여타 부분 유료 게임들과 다른 브소만의 재미와 개성을 적절하게 정리해서 설명했다.

 특히 브소는 모든 유저가 동일한 스타트 라인에서 출발해 게임 내에서 얻는 아이템과 스텟으로 유지되는 벨런스가 게임성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적어도 과금 시스템이 들어가면 이 부분은 확실하게 망가질 것이다.

 “결국 부분 유료화는 게임에 재미에 영향을 줘서 당장은 지금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그것은 브소의 운명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내가 보기에도 주관적인 해석이었다. 여러 게임 회사를 전전하다 우리 회사에 들어온 기획팀 팀장이 보기에는 허점투성이였을 것이다.

 “그건 어디까지나 지금 체제에서 아이템 같은 요소들만 바꿨을 때 얘기잖아요?”

 부분 유료와 패키지 형은 근본적으로 다른 게임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양상이 다르다. 적어도 지금의 브소에 과금 시스템만 덜렁 넣어놓아서는 돈에 미쳤다고 비난의 폭격을 받는 망겜이 되고 말 것이다.

 돈에 미쳐서 가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그 뒤처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브소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기획팀이 제시하는 두꺼운 변경 안에서 이런 쟁점들을 최대한 고려해 게임을 갈아엎겠다는 의지가 전해졌다.

 “뭐 김인정 팀장님이 갑작스러운 변화에 거부감을 느끼시는 건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유저들도 그렇겠죠. 그걸 어떻게 잘 수습해서 좋은 게임을 서비스 하는 게 우리가 할 일 아니겠습니까?”

 “...”

 인정의 마음속에는 아직 저 ‘좋은 게임’이 쉬이 와닿지 않는 것 같았다. 부분 유료화와 좋은 게임은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생각이었다.

 김인정 팀장이 말하고자 하는 게임의 재미가 무엇인지는 얼추 이해는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분 유료 게임에는 재미가 없는 것일까?

 오히려 재미를 느끼고 공감하는 사람은 후자가 더 많다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걸 단순히 수익성을 강화한 모델이라고 해서 반감을 표하고 반대하는 것은 뭐랄까, 너무 이상적인 생각이 아닐까.

 기획팀 팀장도 나랑 비슷한 생각인지 쓴웃음을 지우지 않고 인정을 달랬다.

 “원래 이런 싸움은 사업부와 기획팀이 하는 건데 말이죠. 저도 참 당황스럽네요.”

 그는 자신이 전전했던 회사들에서 이윤만을 추구하는 사업부를 설득하기 위해 진땀을 뺐던 경험들을 입에 담았다. 별다른 사업부가 존재하지 않는 우리 회사에 와서는 스스로가 그 역을 맡게 된 것이 아이러니하다면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굳이 구구절절 오래 된 이야기를 꺼내든 것은 게임 업계에서의 경력이 짧은 김인정 팀장을 몰아세우려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좌우지간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했다.

 결국 회사는 돈을 보고 움직이게 된다.

 꿈을 파는 회사라고 할지라도 그 내면에서는 누군가 주판을 튕기고 있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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