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내 스텟은 내가 만든다!
작가 : strongya
작품등록일 : 2017.6.1

게임회사에 재직 중인 밑바닥 프로그래머 한울은 절망적인 현실에 좌절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순간. 악마와 만난다.
악마가 내미는 계약, 게임과 현실을 오고 가며 펼쳐지는 게임 판타지.

 
11화
작성일 : 17-07-31 23:06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409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어쩌면 그럴걸.”

 점심시간의 학교 옥상, 여느 때와 같은 점심 식사가 펼쳐지고 있었다.

 “...진짜로?”

 “그러니까 어쩌면이라니까.”

 세희는 내가 힘겹게 싸온 스테이크를 썰면서 건성건성 대답했다.

 “경험상 꿈에서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들던 일은 대부분 그렇게 됐으니까.”

 꿈이 현실이 된다, 그렇다면 꿈에서의 죽음이 현실에서의 죽음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니 그럼 큰일이잖아!”

 나는 지금껏 목숨 걸고 게임을 해왔던 건가...?!

 “그러니까 어쩌면이라니까...”

 세희가 내 위아래를 훑어봤다.

 “그래도 아직은 확실히 분간이 가는 거잖아?”

 “그렇...지?”

 그러고 보니 최근 들어 꿈이 갈수록 리얼하게 느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잠깐만, 왜 거기서 얼버무리는 건데?”

 “아, 아니? 얼버무리지 않았는데?”

 얼버무리는 내 말투에 세희가 탐탁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뭐... 벌써 그렇게 될 리는 없겠지만. 음... 그래도 역시 오늘까지로 해야겠어.”

 “오늘까지라니?”

 “마석 노가다 말이야.”

 상당히 의외인 말이었다.

 세희는 게임은 거의 하지도 않는 주제에 마석에 대한 집착은 병적일 정도여서 사실 얘가 날 되살린 건 마석 노가다를 시키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니 그렇지 않았나?

 “마침 접기에도 좋은 타이밍이네.”

 무슨 말을 하는지 순간 인식하지 못했다. 세희가 새치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제 슬슬 노예 계약을 끝내주겠다고.”

 “어, 어어...?”

 “왜, 더 하고 싶어?”

 물론 그런 건 아니지만... 뭔가 의외랄까, 갑작스럽달까.

 “뭔가 평생 부려 먹히는 건가 싶었었는데.”

 “아저씨를? 아저씨를 어따 쓰게?”

 “...”

 “그래도 뭐 딱 바라던 만큼은 성실하게 잘 해줬지.”

 목숨이 걸려서이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세희가 요구하는 마석 노가다는 성실하게 이행해왔다. 사실 이건 어느 정도는 윈윈게임이었던 것이 나도 꿈을 통해 게임을 하는 중에는 전에 없던 숙면을 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야근에 쫓기는 직장인에게 있어 최소한의 수면으로 말끔하게 피로회복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악마의 유혹이 아닐 수 없었다.

 일방적인 계약 만료 통보에 아쉬운 기분이 드는 것은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오늘이면 할당량은 다 채울 테니 이제 그만둬도 좋아.”

 세희는 내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해고 통보에 거침이 없었다.

 할당량은 한 달째인 오늘로 마침 다 채워지는 모양이다. 뭐... 따지고 보면 나쁜 거래는 아니었다.

 오히려 기적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다.

 무엇보다 나는 한 번 죽었다 살아난 것이다. 그 대가가 이 정도라면 누구나 앞다퉈 혼을 팔려고 하지 않을까.

 “아... 음...”

 세희가 드물게 뒤가 켕기는 표정을 지었다.

 “왜, 왜?”

 사람 불안하게.

 “아, 아무튼! 오늘 이후에는 ‘꿈’에 들어가는 거 금지야!”

 그간 착취에 가까울 정도로 부려먹던 세희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엄격한 금지였다.

 “아니, 뭐 그렇게 큰일인거야? 그 분간이 희미해지고 그런 게?”

 “음... 뭐 경우에 따라 다르기는 한데.”

 세희 답지 않은 불분명한 태도에 의구심만 점점 더 깊어져 간다. 아무튼 그리 좋은 바람직한 상태는 아니라는 건데.

 음... 일단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겠군.

 “그렇게 내가 걱정이야?”

 “...뭐?”

 세희는 순간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다.

 “내가? 걱정했다고? 아저씨를?”

 뜨악한 표정에는 분명 흔들림 없는 감정이 자리 잡고 있었다. 황당함이다.

 예상대로였다.

 적어도 내가 ‘꿈’ 속으로 들어가는 걸 만류하는 것은 나에 대한 염려 때문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다만 그것이 세희에게 영향을 끼치는 일이라면 기묘한 공동 운명체 관계인 나에게도 피해가 올 가능성은 있다.

 “좌우지간 하지 말라면 하지 마.”

 이야기는 끝이라는 듯 먹다 만 스테이크 도시락을 덮는 세희. 평소였다면 1인분 정도는 뚝딱 해치우고 디저트까지 먹었을 텐데 오늘은 남기는 모습이 의외였다.

 남은 도시락을 주섬주섬 정리하고 있을 때, 덜컹 하고 옥상 문이 열렸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순간 나와 여을은 옥상에 쌓인 자재 너머로 다급하게 몸을 숨기고 있었다.

 외부인인 내가 몸을 피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얘까지 몸을 숨길 필요가 있나?

 “옥상은 출입금지거든.”

 소곤거리는 세희의 표정에서 나는 위화감을 느꼈다.

 어렴풋이 단지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자재 건너편에 나타난 여학생 무리는 확실히 출입금지 구역에 거리낌 없이 드나들 듯한 이미지였다.

 자기들끼리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 가 싶더니 익숙한 냄새를 실은 하얀 연기가 풍겨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뭔가 저렇게 규칙 위에 군림하려 하는 애들의 행동은 시대가 변해도 바뀌질 않는군.

 지금도 담배 냄새에 찌든 곳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긴 하지만 학교라는 공간에서 맡으니 새삼 이질적인 느낌이 든다. 저런 일탈적인 분위기가 학생일 때는 오묘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모양이다.

 나는 당연히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지만... 얘는 어떨까. 지금까지 세희를 지켜본 바로는 충분히 저런 것에 약할 인상이었는데.

 슬쩍 돌아본 옆에는 의외로 굳은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세희의 모습이 있었다.

 “...재수가 없으려니.”

 낮게 으르렁거리는 목소리에서는 어째서인지 두려움이 묻어나온다. 마치 구석에 몰린 개가 불안을 감추려고 짖어대는 그런 느낌이었다.

 “야, 무슨 냄새 안 나?”

 무리 중 리더로 보이는 여학생이 기분 좋게 연기를 뿜어내다 말고 물었다.

 “어, 진짜, 무슨... 고기 냄새?”

 리더의 말에 무리 중 맞장구를 전담하고 있는 것 같은 여학생이 맞장구를 쳤다.

 “누가 먹었나 본데? 옥상에서?”

 “음, 뭔가 저쪽에서 나는 것 같은데.”

 어지럽게 쌓여있는 자재 너머로 이쪽으로 다가오는 여학생의 모습이 보인다.

 위험하다.

 이 녀석들에게 발각되면 사회적인 입장으로도 큰일이지만, 그것 외에도 뭔가 심히 뒤끝이 좋지 않을 거 같은 강렬한 예감이 든다. 뭐랄까 학생이던 시절의 아련한 불안감이 되살아나는 기분이다.

 평소 태도를 볼 때 하찮은 인간들이 어찌 내 식사에 토를 다느냐, 하면서 뛰쳐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세희도 묘하게 저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어 진짜네. 점점 냄새가 진해지고 있어...!”

 뭐야 저건, 탐지견이야...?!

 공황상태에 빠진 나는 손에 들린 도시락 봉지를 내던져서 다가오는 여학생을 유도할까 고심하기에 이르렀다.

 학창시절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기분에 몸을 떠는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다. 자재 더미 뒤에 몸을 숨기고 있는 세희도 초조하게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다.

 야, 네가 그러면 어떡해? 여차할 땐 나서서 설명을 해야지...!

 “아, 혹시 걔 아니야?”

 “걔라니?”

 “한세희.”

 느닷없이 튀어나온 익숙한 이름에 자재 뒤에 숨어있던 나나 세희의 몸이 굳는다.

 리더로 보이는 여학생이 푸핫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와, 맞네! 점심시간만 되면 사라진다 했더니 여기서 몰래 도시락 먹는 거 아냐?”

 “에이, 설마.”

 꽃다운 여고생다운 순진무구한 미소.

 “그러면 너무 비참하잖아?”

 화제가 전환된 탓인지 이쪽을 향해 다가오던 여학생은 다시 무리로 돌아가 자기들끼리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내용은 뭐 뻔한 뒷담화였다.

 직장에서의 경험으로 여자들끼리의 험담에는 어느 정도 면역이 생겼다고 생각했지만 바로 옆에 그 당사자를 두고 듣는 험담에는...

 뭐랄까, 각별한 맛이 있었다.

 세희는 기나긴 대화가 끝날 때까지 숨도 제대로 쉬지 않았다.

 식후땡을 끝낸 여고생들이 우르르 옥상에서 사라져간다. 무신경하게 내뱉은 말들로 쉴 새 없이 얻어맞은 세희는 약간 파리한 안색이긴 했지만 최소한의 허세를 부릴 자존심은 지켜낸 것 같았다.

 “망할 년들... 어차피 내일만 되면...”

 내일만 되면 어떻게 되는 걸까.

 경험 상 학교라는 사회에서는 옥상에서 홀로 밥을 먹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구성원에게 만회의 기회는 그리 주어지지 않는다.

 “아무튼 오늘 할당량, 확실하게 해놔.”

 세희는 초췌해진 기색으로 건물 안으로 사라지면서도 게임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게임을 챙기는 것이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인지.

 다만 더 이상 깊게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세희 뿐만 아니라 나도 몸서리치게 싫은 직장으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빠듯해진 것이다.

 나는 은밀하게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19화 2017 / 7 / 31 265 1 3537   
19 18화 2017 / 7 / 31 266 1 4006   
18 17화 2017 / 7 / 31 256 0 3684   
17 16화 2017 / 7 / 31 275 1 4315   
16 15화 2017 / 7 / 31 280 1 3301   
15 14화 2017 / 7 / 31 275 1 3412   
14 13화 2017 / 7 / 31 271 1 3351   
13 12화 2017 / 7 / 31 303 0 4132   
12 11화 2017 / 7 / 31 261 0 4098   
11 10화 2017 / 6 / 27 305 2 6003   
10 9화 2017 / 6 / 24 313 1 4179   
9 8화 2017 / 6 / 20 278 1 5987   
8 7화 2017 / 6 / 17 298 1 4536   
7 6화 2017 / 6 / 14 306 1 5068   
6 5화 2017 / 6 / 11 290 1 4558   
5 4화 2017 / 6 / 9 307 0 5057   
4 3화 2017 / 6 / 6 308 2 5404   
3 2화 2017 / 6 / 5 325 1 5217   
2 1화 2017 / 6 / 3 327 1 5937   
1 프롤로그 2017 / 6 / 1 510 0 395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