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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켈베로스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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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둠을 살라먹고 살아가는 자.
작은 형이 죽던 날, 심장은 멈췄고.
큰 형이 죽던 날, 나의 두 눈은 빛을 버렸다.

그대, 기억하라.
어둠을 기생하는 이여.
나의 손짓이 찾아가는 순간, 너의 세상은 멈출 것이다.

분노, 순수한 감정의 불길이 타오른다!

 
25 화
작성일 : 16-08-24 14:40     조회 : 749     추천 : 0     분량 : 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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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에 널브러진 편정호를 보는 편정훈의 얼굴은 흙빛이 되어 있었다.

 그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장면이었다.

 스물 이후 대전 지역에서 무적이라고 공인된 싸움꾼, 워해머 편정호를 구겨진 휴지처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있으리라고 그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는 것이다.

 “후우우우.”

 바위 같은 모습으로 우뚝 서서 흐트러졌던 호흡을 가다듬은 이혁은 담장 근처에 널브러져 있는 편정호를 한번 힐끗 보고는 인상을 찡그리며 혀를 찼다.

 싸움을 지켜보던 정장 사내 네 명이 부드득 이를 갈며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독기 가득 찬 눈들이다.

 그때였다.

 “서! 이 새끼들이… 아까 내가 한 말을 씹는 거냐!”

 편정호였다.

 부러진 어깨를 늘어뜨리고 절뚝거리며 목을 매만지면서도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그의 목과 정강이를 걷어찬 이혁의 발길질에는 쇠도 찌그러질 만한 힘이 실려 있었는데 그걸 맞고도 그는 일어선 것이다.

 대단한 맷집이었다.

 그의 타는 듯한 시선에 사내들은 그 자리에 못 박히듯 멈춰 섰다.

 “너희들 정도로 그놈을 상대할 수 없다는 거 뻔히 알면서 망신을 자초할 거냐!”

 사내들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편정호의 말을 수긍하는 듯하면서도 불복하는 기색이 역력한 몸짓이다.

 그들 중 편정호와 이혁의 싸움을 정확하게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속도의 차원이 그들과는 완전히 다른 실력자들이 편정호와 이혁인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혁은 그들 전부가 덤벼도 이길 수 없는 편정호를 이겼다.

 그들이 상대할 수 없는 자라는 건 분명했다.

 그러나 이혁이 그들보다 강하다고 꼬리를 마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편정호는 그들의 대형이었기 때문이다.

 형이 맞았는데 동생들이 등을 보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건달이 아니더라도 사내라면 죽어도 못할 짓이다.

 편정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너희가 그럴수록 내 얼굴에 똥칠을 더 할 뿐이다.”

 편정호는 절뚝거리며 사내들의 앞을 막아섰다. 그리고 이혁을 보며 말했다.

 “졌다.”

 입술을 깨물며 말하는 그의 전신에 허탈감이 흘렀다.

 이혁의 눈이 반짝였다.

 깨끗하다.

 깡패 중에 이런 놈은 정말 드물다.

 솜씨에 걸맞은 자세.

 이런 자에게 삥이나 뜯는 자로 기억되는 건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다.

 이혁이 물었다.

 “너, 동생 놈이 무슨 짓하다 내게 맞았는지는 알고 온 거냐?”

 편정호는 어리둥절한 얼굴이 되었다.

 “네가 돈을 뺏으려고 하는 걸 저항하다가 맞았다고 들었는데…….”

 교복을 입은 이혁이 반말하는 거 따위는 이미 염두에도 없는 기색이었다.

 이혁은 혀를 찼다.

 사내들 뒤에 숨어 있는 편정훈을 보는 그의 눈에 차가운 빛이 살처럼 스쳐 지나갔다.

 “저놈이 관음증이 있다는 거 알아?”

 편정호의 얼굴이 어둠 속에서도 확연하게 보일 만큼 붉게 변했다.

 편정훈은 그에게 진실로 가문의 수치였다.

 세상에 남은 유일한 혈육이 아니었다면 상종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절로 고개를 푹 숙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다.”

 “그 짓 하다 나에게 걸려 맞은 거야.”

 구구절절한 설명은 필요 없었다.

 편정호의 안색이 이번에는 다른 의미로 시뻘겋게 변했다. 노한 것이다.

 그의 부릅뜬 눈이 편정훈을 향했다.

 “사실이냐?”

 편정훈은 말을 못하고 벌벌 떨 뿐이었다.

 그 태도에서 이혁의 말이 사실임을 직감한 편정호는 어처구니없다는 얼굴로 탄식했다.

 “허허, 이런 개망신이…… 튀 와!”

 뱉듯이 말하는 그의 입술 사이로 뜨거운 숨이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편정훈은 사색이 된 얼굴로 주춤주춤 편정호의 앞에 섰다.

 무서운 눈으로 그런 편정훈을 말없이 보고 있던 편정호의 성한 오른손이 움직였다.

 빡!

 “으악!”

 맞은 건 뺨인데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비명과 함께 나가떨어지는 편정훈의 입과 코에서 부러진 이빨과 피가 튀었다.

 “입 다물어. 숨소리라도 한 번 나면 오늘 너, 내 손에 죽는다.”

 이를 갈며 내뱉듯 말하는 편정호의 눈에 흰자위가 많아져 있었다.

 공포에 질린 편정훈은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편정호의 눈이 지금처럼 돌아가면 아무도 말릴 수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 자리에는 그를 말릴 사람도 없지 않은가.

 퍽퍽퍽퍽퍽.

 편정호는 말없이 편정훈을 밟았다.

 편정훈이 거품을 물고 기절하고 나서야 그의 발길질은 멈추었다.

 ‘나보다 더 심하게 패네.’

 이혁은 팔짱을 끼고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편정훈을 팰 때 그는 적어도 뼈는 손대지 않았는데 편정호는 그렇지 않았다.

 언뜻 보아도 편정훈의 갈비뼈가 서너 대 이상은 나갔을 터였다.

 편정호의 발길질은 그렇게 모질었다.

 분노한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짐작케 하는 구타였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혁의 손이 더 모질다고 해야 옳았다.

 편정호의 발길질은 뼈가 부러질 뿐이지만 그의 손길은 속으로 골병을 들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절한 편정훈을 두고 돌아선 편정호가 이혁에게 말했다.

 “미안하다.”

 “알면 됐다.”

 던지듯 말을 받는 이혁의 태도에 편정호는 쓰게 웃었다.

 “그런데 너 고등학생 맞는 거냐?”

 “그만해라. 같은 질문의 반복은 지겨워.”

 “믿어지지 않아서 그런다, 너 같은 놈이 고교생이라는 것이.”

 “믿거나 말거나.”

 “허…….”

 편정호는 풀썩 웃어버렸다.

 그런 그를 본 이혁의 눈이 반짝였다.

 ‘가만… 저 자식을 통하면 영주의 부탁을 이행하는 데 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솜씨도 믿을 만하고. 흐흐, 좋아, 밑져야 본전이지. 손해 볼 거 없으니까.’

 그는 편정훈을 하숙집에 데리고 가서 하숙집 자매의 오해를 풀어줄 생각 같은 건 애당초 하지도 않았다. 그럴 거였으면 그날 밤 편정훈을 경찰에 넘겼을 것이다.

 그가 물었다.

 “미안하면 내 부탁 하나 들어주지 않겠냐?”

 “부탁?”

 편정호는 갑자기 배가된 왼쪽 쇄골의 통증에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되물었다.

 이혁은 덤덤한 어조로 대답했다.

 “그래.”

 편정호는 자신의 부러진 어깨와 서 있기도 힘든 두 다리, 벌써 부어오르고 있는 목을 차례로 가리키며 물었다.

 “너무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냐?”

 “별로. 덤빈 건 너였잖아.”

 이혁의 얼굴은 무표정했다. 거기서 그의 속내를 읽어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편정호는 속이 쓰린 얼굴이 되었다.

 정확한 사정을 파악하지 않고 편정훈의 말을 믿은 것이 잘못이었다.

 원체 헛짓거리를 많이 하고 다니는 정훈이라 삥 뜯으려는 녀석도 있을 법했고, 딴에 깡은 있어서 저항했을 법도 했다.

 게다가 깡을 뒷받침할 주먹을 갖고 있진 않아서 맞았다는 것도 그리 이상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하필이면 얽힌 놈이 이런 괴물 같은 놈이라니.

 그가 내심 이를 갈고 있을 때 이혁이 그의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

 “소문은 나지 않을 거다.”

 “으으으…….”

 편정호의 입에서 앓는 듯한 신음 소리가 났다.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오늘 일에 대해 소문이 날 수도 있다는 협박이 아닌가.

 목을 맞고 쓰러졌다가 정신을 차리며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숨어 있는 구경꾼이 있나 주변을 훑어보는 일이었다.

 행여나 오늘 일을 본 사람이 있다면 소문이 나는 건 얼마 걸리지 않을 테니까.

 교복 입은 고교생에게 워해머 편정호가 떡이 됐다는 소문이 나는 일은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었다.

 쾌재를 부를 놈들은 얼마나 많을 것이며, 기회라 생각하고 들이대는 놈들 또한 얼마나 많을 것인가.

 편정호는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대답했다.

 “좋다, 들어주지.”

 “바람직한 결정이군. 명함이나 하나 내놔라.”

 “왜?”

 “장소가 좋지 않다. 급한 일도 아니고. 나중에 내가 찾아가겠다.”

 편정호는 호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안에 든 명함 한 장을 꺼냈다. 그것을 이혁에게 건네준 그는 부하들에게 눈짓을 했다.

 두 명이 그를 양쪽에서 부축하고, 한 명은 편정훈을 업었다.

 “기다리마.”

 “조만간 가지.”

 골목에 이혁만이 남은 것은 직후였다.

 홀로 남은 이혁은 이마를 어루만졌다. 혹이 툭 불거져 있었다.

 ‘박치기 하나는 정말 제대로네. 코 아래쪽에 맞았다면 그대로 싸움이 끝날 뻔했다.’

 편정호의 돌머리를 떠올린 이혁은 혀를 내둘렀다.

 기억을 샅샅이 헤집어도 그 정도의 충격을 받은 적은 몇 번 없었던 것이다.

 ‘반성해야 할 일이다. 확실히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

 무겁던 이혁의 얼굴이 펴지며 입가에 흰 선이 그어졌다.

 웃고 있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생각보다 영주 일이 쉽게 풀릴 모양인데. 새옹지마(塞翁之馬)라더니. 흐흐흐.’

 그는 편정호가 분명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이 들자 즐거워졌다.

 이혁은 힘차게 하숙집을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세상사가 어찌 원하는 대로만 흘러갈 것인가.

 

 

 <『켈베로스』 제2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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