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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켈베로스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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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둠을 살라먹고 살아가는 자.
작은 형이 죽던 날, 심장은 멈췄고.
큰 형이 죽던 날, 나의 두 눈은 빛을 버렸다.

그대, 기억하라.
어둠을 기생하는 이여.
나의 손짓이 찾아가는 순간, 너의 세상은 멈출 것이다.

분노, 순수한 감정의 불길이 타오른다!

 
22 화
작성일 : 16-08-24 14:39     조회 : 749     추천 : 0     분량 : 6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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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장

 

 

 

 “변태오빠!”

 “컥!”

 빈 가방을 메고 아무 생각 없이 털레털레 계단을 내려오던 이혁은 발을 헛디뎌 굴러떨어질 뻔했다.

 “킥킥킥.”

 희한한 웃음소리와 함께 그를 보고 있는 건 송지수였다.

 언니인 지윤이 서구적인 마스크를 가진 중성적인 매력의 미소녀라면 동생인 지수는 얼굴이 주먹만 할 정도로 작고 이모구비가 오밀조밀한 인형처럼 귀여운 미소녀였다.

 “지수야, 내가 아니라니까.”

 현관문에 서서 재밌다는 얼굴로 구경하고 있는 오정희의 시선에 부담을 느낀 이혁이 난처한 얼굴로 말하자 지수는 혀를 삐죽거렸다.

 “언니야 워낙 예뻐서 예전부터 쫓아다니는 남자들이 많았어. 오빠가 그랬다고 해도 사춘기의 치솟는 관음증에 굴복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할 테니까 이제는 솔직히 자수해서 광명을 찾는 게 어때?”

 ‘이 혀 반 토막 난 꼬마아가씨야! 내가 아니라구!’

 이혁은 속으로 소리쳤다. 그러나 입밖으로 말하지는 않았다. 지수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가 그날 밤의 변태냐 아니냐는 지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놀려 먹을 사람이 생겼다는 게 중요했다. 그리고 이혁은 그런 지수의 심리를 알고 있었다.

 지수의 놀림은 벌써 열흘 넘게 계속되고 있는데 눈치채지 못한다면 그런 바보도 없을 것이다.

 “자, 받아!”

 지수는 자신의 가방을 이혁에게 내밀었다.

 그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지수의 가방을 받았다.

 가방을 받아 드는 이혁의 앞에 위세도 당당한 자세로 선 지수는 오정희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엄마, 다녀올게.”

 “차 조심하고. 오빠 너무 놀리지 말아라.”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는 건 절대 놀리는 게 아니야, 엄마.”

 지수가 어깨를 세우고 말하는 걸 들은 오정희는 쓴웃음을 지으며 이혁을 보았다.

 그녀와 눈이 마주친 이혁이 목례를 했다.

 “다녀오겠습니다, 오 여사님.”

 맥 빠진 목소리다.

 “지수를 부탁해요.”

 “예… 후유…….”

 이혁은 꺼지는 한숨과 함께 대답을 한 후 대문을 나섰다.

 지수가 다니는 오연중학교는 사비고에서 두 정거장 전에 있다.

 덕분에 이혁은 지수와 함께 등교를 하게 되었는데 그건 그가 원해서가 결코 아니었다.

 식사는 모두 함께했지만 지윤은 지수보다 훨씬 먼저 학교에 갔다.

 그날 밤의 사건 이후 지윤은 지금까지 이혁과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을 정도여서 그녀가 그와 같은 시간에 등교하는 일은 없었다. 그도 그게 편했고.

 열흘 전, 매일 빈 가방을 들고 털레털레 혼자 대문을 나서는 그를 붙잡은 사람은 지수였다.

 그 큰 눈을 별처럼 반짝이면서 그녀는 그를 협박했고 그는 굴복했다.

 굴복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혁이 자기 가방을 들어주지 않고 혼자 대문을 나서면 지수는 온 동네가 떠날 갈 듯한 큰 목소리로 소리쳐 그를 불렀다.

 ‘변~ 태 오빠~’라고.

 오늘도 이혁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마냥 지수의 가방을 어깨에 멘 채 그녀 뒤를 쫄래쫄래 따라가야 했다.

 길거리에서 그녀가 그를 부르는 사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야 했으니까.

 

 “혁이 오빠!”

 ‘내 팔자에 웬 여난이냐…….’

 이혁은 점심시간의 소란스러움을 피해 운동장 구석 벤치에 숨듯이 누워 졸고 있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절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누군지 돌아보지 않아도 뻔했다.

 채현이다.

 4월 하순도 끝나가고 있는 한낮의 날씨는 따스하고 선선한 편이어서 졸기 딱 좋았다.

 이혁은 얼굴을 덮고 있던 연습장을 걷어냈다.

 본래 목적과는 전혀 다르게 얼굴 가리개 대용으로 쓰이고 있는 연습장은 채현의 것이었다.

 그의 얼굴과 30센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채현이 허리를 굽히고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무릎 위에서 살짝 올라간 연한 쑥색 체크무늬 치마와 같은 색의 상의.

 사비고의 교복, 특히 여학생들이 입는 교복은 다른 학교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디자인이 좋은 편에 속한다.

 ‘애들이 환장할 만하네. 친한 척만 하지 않아도 정말 예쁘게 봐주겠는데 말이지…….’

 “왜?”

 “점심 먹은 거예요?”

 “응.”

 졸음에 겨워 반쯤 눈을 감고 대답하는 이혁을 보며 채현이 웃었다.

 “호호호.”

 맑고 경쾌한 웃음소리.

 그러나 그 웃음은 이혁이 입을 연 순간 씻은 듯이 사라졌다.

 “침 튄다.”

 “…….”

 ‘헉, 말 잘못했다.’

 이혁은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채현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려 있었다.

 “채현아, 채현아, 울지 마라. 그래,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날 찾아온 건데? 말만 해라. 응? 상우가 괴롭혀? 영주가 귀찮게 해?”

 이혁이 손을 어디에 둘 줄 모르며 안절부절못하자 채현의 눈가에 맺혔던 눈물이 사라졌다. 그리고 맑은 미소가 피어났다.

 언제나 혼자 무표정한 얼굴-그녀 눈에는 멍한 얼굴로 보였다-로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는 접근할 수 없는 인물로 낙인찍힌 이혁이 자신 앞에서는 허둥대는 모습이 재미있었던 것이다.

 심기일전한 그녀가 말했다.

 “오빠, 동아리 가입한 거 없죠?”

 “동아리? 서클 말이냐?”

 “예.”

 “없는데?”

 “우리 동아리에 가입해 주세요.”

 채현은 잔뜩 기대하는 얼굴이었다.

 반면 이혁의 얼굴에는 떨떠름한 기색이 완연해졌다.

 ‘갑자기 웬 동아리?’

 그가 학교에 온 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저기… 채현아… 난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지 않은데… 나이 때문에 애들과 어울리기 쉽지 않은 거 너도 알지 않냐. 나 때문에 동아리 분위기가 삭막해질 거다.”

 나이 때문이 아니라 그가 저지른 일 때문이다.

 현재 사비고에서 그에게 편하게 말을 거는 사람은 단 세 명밖에 없다.

 채현과 장덕성, 그리고 남영주.

 “그렇지 않아요, 오빠! 그건 제가 장담할 수 있어요. 오빠~ 우리 동아리에 들어와 주세요.”

 채현은 이혁의 팔을 잡고 매달렸다.

 그들의 거리는 서로의 숨결이 느껴질 만큼 가까워졌다.

 이혁은 상체를 뒤로 빼며 고개를 저었다.

 채현과 한 반인 것만으로도 지금 그는 충분히 번거로웠다. 그런 지경인데 동아리 가입까지 허락하면 귀찮은 일이 산더미처럼 생길지도 몰랐다.

 “싫다.”

 그리고는 다시 벤치에 누워버렸다.

 딱 부러지는 어조와 동작이어서 채현은 입이 얼어붙었다.

 가뜩이나 딱딱한 분위기의 이혁이라 그의 말과 동작이 단호해지면 남자들도 말을 걸기 힘든데 내성적인 그녀야 말할 것도 없다.

 그녀의 눈에 다시 눈물이 그렁거렸지만 소용없었다.

 이혁이 눕자마자 눈을 감아버렸기 때문이다.

 그 순간 채현의 뒤에서 돌개바람이 불었다.

 눈을 감고 있던 이혁은 뺨을 스치며 얼굴을 덮어 내리는 부드러운 천을 느꼈다.

 눈이 저절로 뜨였다.

 그리고 보았다.

 ‘뽀얗… 군. 근데 꽃돼지가 있네… 꽃돼지? 커컥!’

 돌개바람에 휘말려 올라갔던 채현의 치마가 내려오며 그의 얼굴을 덮었다.

 당연히 그의 머리는 채현의 치마 속에 들어가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꺄아아악!”

 날아가는 새가 기절해 떨어져도 당연하다 여길 하이톤의 찢어지는 비명 소리.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 운동장에 있던 학생들의 움직임이 일시에 정지했다.

 비명 소리를 찾아 헤매던 그들의 시선이 멈춘 곳은 구석 자리의 벤치.

 이혁은 벌떡 일어나 있었는데 얼굴이 시체 빛이었다. 채현은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울고 있었고.

 “엉엉엉~”

 “…….”

 ‘으으으, 아무래도 대전터가 나한테 맞지 않는가 보다, 이 나이가 되도록 들어보지 못했던 여자 비명 소리를 대전에 와서 거푸 듣는 걸 보면.’

 거푸 듣기만 하나 거푸 보기도(?) 하는데.

 소곤소곤. 소곤소곤.

 “전학생이야.”

 “저거 채현이 울렸다는 그놈 아냐?”

 “맞아. 그런데 저 새끼 채현이를 또 울렸네.”

 “아, 힘만 있으면 아주 개박살을 냈을 텐데. 채현이가 뭔 잘못이 있다고 자꾸 울리는 거야.”

 “영주 형은 왜 저 자식을 그냥 두는 거지?”

 이건 남학생들 음성.

 “어머, 저 오빠 정말 못됐나 봐. 채현이를 벌써 몇 번째 울리는 거야.”

 “생긴 걸 봐. 완전 날도둑놈같이 생겼잖아.”

 “내가 볼 땐 날강도같이 생겼는 걸.”

 이건 여학생들 음성.

 자기들 딴에는 작게 얘기하는 소리였지만 이혁의 귀는 너무 밝다.

 ‘으드득… 이것들이 뚫린 입이라고…….’

 하지만 지금 그에게 다른 학생들 신경 쓸 여가는 없었다.

 “채현아, 울지 마라. 동아리 들어갈게.”

 채현의 울음소리가 조금씩 잦아들었다.

 그녀가 힐끔 위를 쳐다보았다.

 소리는 사라졌지만 눈물은 아직도 방울방울 떨어진다.

 “정말요?”

 “그럼.”

 이혁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엿… 됐다.’

 

 “덕성아!”

 벤치 부근에서 같은 반 학생들과 농구를 하고 있던 장덕성이 머리카락을 미친 듯이 휘날리며 달려왔다.

 그의 뒤로 흙먼지가 구름처럼 일었다.

 “부르셨습니까, 형님.”

 금방이라도 땅속으로 꺼져 버릴 것처럼 기운 없는 모습으로 벤치에 앉아 있던 이혁이 말했다.

 “채현이에 대해서 아는 대로 말해봐라.”

 맥이 잔뜩 빠진 음성이다.

 “옙!”

 장덕성도 방금 전 채현이 울던 것을 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환한 미소와 함께 날아갈 듯한 걸음걸이로 돌아가던 모습도 보았다.

 그의 가슴에 궁금증이 태산처럼 쌓였지만 감히 물어볼 엄두는 나지 않았다.

 “채현이는 고향이 서울입니다. 부모님과 함께 다섯 살 때 대전으로 왔다고 하는데 아버지가 하는 사업이 잘 안 돼서 온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대전에 와서는 하는 일이 승승장구해서 여기 눌러 살게 되었다고 하고요. 현재 채현이 아버지는 중장비 임대업과 건설업을 하고 계시는데 그 계통에서는 성공한 사람 축에 든다고 합니다.”

 “부자라는 말이군.”

 “예, 채현이네 집은 대전에서 손꼽히는 부자입니다. 그리고 채현이는 서울 출신들이 약삭빠르고 이기적인 면이 많은 것과 아주 다르게 무척 착합니다. 남이 어려워하는 걸 알면 도와주지 못해서 안달을 하죠. 정도 많고 눈물도 많은 편입니다.”

 “맞아. 눈물은 정말 많지…….”

 이혁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예… 조금 내성적이고 수줍음을 많이 타서 먼저 친구를 사귀지는 못하지만 일단 사귀면 금방 친해집니다. 머리도 좋아서 성적은 문과에서 항상 5등 안에 듭니다. 예쁘고 몸매 끝내주고, 머리도 좋은데다 착하기까지 하면서… 부자죠.”

 “퍼펙트 걸이군. 침 닦아!”

 장덕성은 허겁지겁 소매를 들어 입가를 닦았다.

 “상우하고 영주는 채현이와 무슨 관계냐?”

 “상우하고는 유치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쭈욱 동창입니다. 그리고 상우가 채현이를 초등학교 때부터 쫓아다닌 건 아주 유명합니다. 일편단심 민들레죠.”

 “채현이는?”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아무래도 상우와 채현이는 그림이 잘 안 나오죠.”

 “그건 그래.”

 이혁도 동의했다.

 청초한 수선화와 뿔난 멧돼지가 어울릴 턱이 있나.

 “영주는?”

 “영주 형과 채현이는 외가로 먼 친척뻘이 됩니다. 팔촌이 넘는다고 하는데 정확히는 모르지만 친척이라는 건 분명합니다. 예전에 영주 형이 직접 말씀하셨었고, 채현이도 인정한 일이니까요. 영주 형도 상우처럼 채현이와 초등학교부터 지금까지 같은 학교를 다녔습니다. 그게 소문으로는 일 때문에 너무 바쁜 채현이 부모님께서 영주 형에게 채현이의 보호자 역할을 부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부 잘하던 채현이가 우리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말이 있는데 확인된 사실은 아닙니다. 어쨌든 지금까지의 행적을 보면 영주 형은 채현이의 대부나 마찬가집니다. 물불 안 가리는 상우가 채현이한테 마음처럼 대시하지 못하는 게 바로 영주 형 때문이죠.”

 “왜? 영주는 채현이한테 상우가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거냐?”

 “그건 아닌 거 같습니다. 영주 형은 채현이 일에 간섭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채현이에게 무언가를 강요하는 걸 두고 본 적도 없죠. 채현이가 상우를 마음에 들어 했다면 영주 형도 그냥 두었을 겁니다만… 그렇지 않으니까요.”

 “흠…….”

 이혁은 손으로 턱을 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물었다.

 “영주도 채현이를 좋아하는 거냐?”

 “워낙 촌수가 먼 관계라서 상관은 없겠지만 제가 볼 때 그건 아닌 거 같습니다. 영주 형은 채현이를 그냥 동생처럼 아낄 뿐이죠. 채현이가 드물게 예쁜 아이인 건 맞지만 영주 형 주변에는 항상 물불 안 가리고 대시하는 여자들로 만원상태라서…….”

 “하긴 그놈 정도라면 끌리지 않을 여자가 드물겠지…….”

 이혁은 다시 물었다.

 “네 말대로라면 채현이가 다른 사람한테 먼저 접근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거 같은데?”

 “제가 알기로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왜 나한테는 접근하는 거냐?”

 대답을 못하며 이혁을 힐끔거리는 장덕성의 콧잔등에 땀방울이 맺혔다.

 “사실… 저도 궁금합니다.”

 “몰라?”

 “예.”

 “내가 너무 멋있어서 그런가……?”

 “딸꾹!”

 이혁의 눈초리가 매서워졌다.

 “그거 무슨 뜻이냐?”

 장덕성의 부동자세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예? 마… 맞습니다. 분명 형님이 너무 멋있어서 그럴 겁니다.”

 ‘혹시 아줌마들은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죠.’

 물론, 이 생각을 입 밖에 내면 바로 골로 갈 거라는 걸 장덕성도 안다.

 “미친놈.”

 이혁은 피식 웃었다.

 그는 주제파악을 아주 잘했다.

 허여멀겋고 계집애같이 곱상한 스타일의 남자가 상종가를 치는 세상이다.

 그처럼 선이 굵고 무뚝뚝해 보이는 소년(?)을 좋아할 또래의 소녀는 드물었다.

 그리고 채현이가 그 드문 소녀 축에 든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었다. 설령 그렇다 해도 그것은 그가 절대 바라지 않는 일이었고.

 이혁은 마지막으로 물었다.

 “그런데 채현이가 활동하는 동아리가 뭐냐?”

 실상 그가 가장 궁금해 한 것은 이것이다.

 “동아리요?”

 “그래.”

 “‘퀼트프랜즈’라는 동아립니다. 채현이한테 정말 잘 어울리는 여성스러운 동아리죠. 왜요?”

 여성스럽다는 장덕성의 말에 이혁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갔다. 그는 조금 떨리는 어조로 물었다.

 “알 거… 없… 다. 그건 그렇고 퀼트? 그게… 뭐… 냐?”

 “작은 천조각들을 덧대거나 이어서 가방이나 지갑, 이불 같은 걸 만드는 겁니다. 한마디로 바느질이죠.”

 장덕성의 대답을 들은 이혁의 안색이 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푸르뎅뎅하게 변했다.

 “바.느.질.이라고?”

 부여잡은 뒤통수를 무릎 사이로 처박으며 낮게 되뇌는 그의 음성은 마치 비명처럼 들렸다.

 영문을 알지 못하는 장덕성은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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