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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켈베로스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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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둠을 살라먹고 살아가는 자.
작은 형이 죽던 날, 심장은 멈췄고.
큰 형이 죽던 날, 나의 두 눈은 빛을 버렸다.

그대, 기억하라.
어둠을 기생하는 이여.
나의 손짓이 찾아가는 순간, 너의 세상은 멈출 것이다.

분노, 순수한 감정의 불길이 타오른다!

 
21 화
작성일 : 16-08-24 14:38     조회 : 715     추천 : 0     분량 : 4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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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투입되었던 일은 대략 40여 건, 그리고 그 횟수의 배에 달하는 싸움이 있었다.

 그중 극단적으로 손을 쓴 건 10여 회.

 폐인이 된 자는 세어본 적이 없어서 정확하지 않았지만 열은 넘고 스물은 되지 않았다.

 경찰이 안다면 당장 교도소를 예약할 일이었다.

 ‘확실히 내게 문제가 있다. 정상이 아니야…….’

 그는 나직하게 탄식했다.

 지금까지 그는 시은이 속한 조직의 목적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녀가 그에게 지시한 일들이 옳은 일이지 그른 일인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그는 자신이 맡은 일의 가치판단에 관심을 가졌던 적도 없었다.

 그는 기계처럼 시은의 지시대로 움직였고, 그 결과는 대부분 참혹했다.

 ‘나는… 그자들을 폐인으로 만들면서 죄책감을 느낀 적이 없다. 스스로를 합리화하려고 한 적도 없다. 도끼로 통나무를 쪼개는 것도 이보다는 인간적이었을 것이다. 선악에 대해서도 도덕적 가치판단에 대해서도… 정말 아무 생각도… 없었다. 내가 그 일들을 즐긴 것일까?’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즐거운 적은 없었으니까.

 ‘……하지만 일을 하면서 마음이 편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시은과 만나기 전 그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고장 난 시한폭탄과 비슷했었다.

 그가 가진 능력으로 볼 때 마음이 불안정했던 당시의 그는 너무나 위험한 소년이었다. 그리고 시은과 만날 때까지 그 위험을 그의 주변에서는 처절하게 겪어야만 했다.

 그가 자퇴했던 것은 그가 원하기도 했지만 주변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분명 전보다 많이 편안해졌어. 그래서 떠나고 싶어진 건지도 모르지.’

 시은과의 생활은 반복되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생활을 거부한 적이 없었고, 오히려 원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 긴장이 힘겨워졌고, 그래서 떠났던 것이다.

 ‘광기와 파괴 속에서 평온을 얻은 셈인가.’

 그는 학교건물을 보았다.

 저 안에서 지금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과 그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이 달랐다.

 환경에서 사고방식까지…….

 그들과 이혁은 같은 또래임에도 일치하는 점을 찾기 힘들었다.

 ‘지난 2년 동안 너무 많은 것이 변했다. 고립된 섬처럼 살았었기에 난 그 변화를 깨닫지 못했었다. 그걸 누나는 알고 있었던 거야. 후우… 누나가 정확했어. 이곳에서는 누나와 함께 있을 때 몰랐던 것들을 깨닫게 된다.’

 아이(?)들과 얽히는 기분은 묘했다.

 학교를 떠난 것은 채 2년도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돌아온 그의 눈에 고교생은 마냥 아이들 같았다.

 2년 동안 그가 너무 험하게 산 탓이다.

 학교에 돌아온 후 며칠 전까지 그는 피동적으로 주변의 남녀학생들에게 끌려 다니듯 하며 일이 꼬이는 이 상황이 어색해서 강제로 주변을 정리해 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대해 그는 물 흐르듯 내버려 두기로 마음먹었다.

 정확하게 왜 그런 마음을 먹게 되었는지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려웠지만 그는 그러고 싶었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수년간 자신이 쓰러지지 않으면 상대가 쓰러지는 상황 속에서 살아온 그의 팍팍했던 시간들에 대한 반작용이 그 이유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의 얼굴에 쓸쓸한 표정이 떠올랐다.

 ‘형들이 계셨을 때는 그냥 평범한 학생일 뿐이었는데…….’

 그의 눈빛이 타는 듯 강해졌다.

 광기마저 느껴지는 살기.

 하지만 소름이 끼칠 정도로 강렬하던 그 빛은 나타남과 거의 동시에 스러졌다.

 그 자리를 대체한 건 깊디깊은 절망과 허무였다.

 형들이 살아 있을 때 그는 내성적이긴 했어도 밝은 성격의 소년이었다.

 나이보다 조금 어른스럽고 생각이 깊은 그런 소년. 하지만 형들이 비명에 스러지며 모든 것이 변했다.

 ‘형들을 죽인 자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하는데 길이 없다. 장 선생님이 말씀을 해주지 않는 한 방법이 없어. 그리고 그분은 목에 칼을 들이대도 말을 해주실 분이 아니다.’

 그는 장석주를 떠올렸다.

 형들이 죽은 후 음으로 양으로 그를 돌본 건 장석주였다.

 자퇴를 강행한 후 방황하며 심신이 피폐해져 가는 그를 시은에게 인도한 사람도 장석주였고.

 이혁이 그에게 갖고 있는 감정은 복합적이었다.

 흔들리는 그를 잡아준 장석주가 없었다면 그의 인생은 최악으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폭풍처럼 그를 휘둘렀던 분노와 슬픔은 그렇게 깊었다.

 감사하는 마음이 없을 리 없다.

 반면에 형들의 죽음에 대한 열쇠를 쥐고 있음에도 그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는 장석주는 원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혁이 절망하는 것은 장석주가 침묵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거친 세월은 그에게 세상의 이면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주었다.

 그가 아는 형들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그 능력에 걸맞은 대우를 받으며 사회생활을 했다.

 형들이 죽은 후 그에게 남겨진 유산의 크기를 봤을 때, 그리고 세상에 남아 있는 그들의 흔적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는 형들이 몸담았던 사회가 보통 사람들이 영위하는 그런 곳이 아니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그는 바보가 아니다. 오히려 똑똑한 편에 속했다.

 ‘형들은 나라와 관련된 일을 했던 것이 분명해……. 장 선생님의 분위기에서도 그런 것이 느껴지고…… 하지만 국정원 같은 공식적인 국가조직은 아니야. 그곳에는 형들의 흔적이 없었어.’

 이혁이 절망하며 허무에 빠졌던 진정한 이유는 형들의 복수를 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데 있었다.

 그의 형들은 나라와 관련된 일을 했었고, 그 과정에서 죽은 것이다.

 처음에 그것은 추측에 불과했었지만 이제는 확신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로 인해 이혁의 번민은 그 깊이를 더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형들의 흔적을 처음 찾아본 곳은 암흑가였다.

 가능성은 희박했지만 일말이 가능성이라도 배제할 수는 없었기에. 그러나 암흑가 쪽에서 형들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리고 억만금을 준다 해도 그런 일을 할 형들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형들이 국정원이나 검찰, 경찰에 소속되어 있던 것도 아니었다.

 그 부분은 시간이 꽤 걸리고 과정이 쉬운 건 아니지만 그가 이미 확인한 사실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형들이 어떤 조직에 속했는지 의혹은 가중되었다.

 암흑가에서도 국정원과 같은 국가조직에서도 형들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형들은 분명 조직에 속해 있었고, 그 조직은 상상 이상의 힘을 보유한 곳이었다.

 형들과 같은 조직에서 일했거나 현재도 일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장석주와 시은의 능력을 보면 그것은 분명했다.

 장석주의 지시(?)를 받는 시은은 평범한 개인은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일을 뒷받침하고 있는 정보망은 믿기 어려울 만큼 방대하고 정확했다.

 더욱이 이혁이 그동안 느낀 장석주의 힘은 시은이 갖고 있는 힘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시은의 힘은 장석주가 갖고 있는 힘의 일부에 불과했다.

 그의 형들은 그런 장석주도 어려워했던 사람인 것이다.

 이런 정보망과 능력자들을 보유한 집단이 과연 사조직일 가능성이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방대하면서 치밀한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고, 그의 형들이나 장석주와 같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돈보다도 명분이 필요했다.

 그가 아는 형들은 돈에 능력을 팔 사람들이 아니었으니까.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한 세상이지만 돈에 신념과 능력을 팔지 않는 인물이 아예 없진 않다. 그리고 그의 형들이나 장석주가 그런 사람들에 속했다.

 자금과 명분, 그 두 가지를 충족시킬 사조직은 존재하기 어려웠다.

 장석주와 시은이 입을 열지 않는 것이다.

 빈약한 정보와 추측의 조합인 터라 논리의 비약이 있음을 이혁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형들과 장석주, 시은이 속해 있는 조직이 비공식적인 국가조직이 아닐까라는 결론에 도달해 있었다.

 그런 것이 존재할 수 있는지는 그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긴 했지만.

 그의 추측대로라면 자신의 복수 대상은 개인이 아니라 타국이 될 가능성이 컸다.

 게다가 형들이 어떤 일에 개입되었든 그것은 개인적인 일이 아니었을 테고, 형들을 죽게 한 존재들에게도 개인적인 감정이 있었을 가능성은 적었다.

 ‘나랏일을 하다가 돌아가신 거라면 복수는 의미가 없다…….’

 형들을 죽인 자들을 찾아 죽이겠다는 분노에 지배당한 세월은 소름끼칠 정도로 길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자신의 분노가 대상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형들을 죽인 자들에게도 나름의 명분이 있을 테니까…… 설령 그자들을 찾아 죽일 수 있다 해도 그건 그저 스스로를 위안하는 자위행위에 불과하다. 죽이고 죽는 일이 쳇바퀴처럼 돌 뿐이야…….’

 이혁은 형들을 위한 진혼제라면 살인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을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현실에서 개인 대 개인의 은원이라도 살인이라는 형식의 복수는 실행하기 어려운 일인데 그것이 나라의 일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은원이라면 그런 식의 전개는 더욱 가능하지 않았다.

 죽이는 자도 죽는 자도 명분과 자신의 신념, 그리고 명령을 따른 것이다.

 형들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처럼 상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혁은 탄식했다.

 시은과 함께 일을 하면서 그는 많은 것을 배웠다.

 그것이 그를 성장시켰고, 영혼을 갉아먹던 복수심을 희석시켰다.

 그리고 남은 것은 절망과 허무였다.

 목표와 그에 대한 열정이 없는 삶은 지루하다.

 그는 지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제는… 형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사실을 알고 싶을 뿐이다. 내 추측과 같다면 복수는 무의미한 일이다. 하지만 추측과 다르다면 뭔가 할 일이 생기겠지…….’

 그는 고개를 들었다.

 복수심은 희석되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꺼지지 않은 불씨는 언제든 다시 타오를 수 있다.

 어느새 그의 주위를 둘러싼 어둠은 자신의 본체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장 선생님, 당신도 알고 계시다는 걸 압니다. 이 매듭을 풀지 않으면 내가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언제쯤 이 매듭을 풀 기회를 내게 주실 겁니까……. 아니, 주시긴 주실 겁니까…….’

 천천히 일어나 석상 같은 모습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그의 안색은 사위를 침식해 가는 어둠만큼이나 어두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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