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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켈베로스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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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둠을 살라먹고 살아가는 자.
작은 형이 죽던 날, 심장은 멈췄고.
큰 형이 죽던 날, 나의 두 눈은 빛을 버렸다.

그대, 기억하라.
어둠을 기생하는 이여.
나의 손짓이 찾아가는 순간, 너의 세상은 멈출 것이다.

분노, 순수한 감정의 불길이 타오른다!

 
19 화
작성일 : 16-08-24 14:38     조회 : 670     추천 : 0     분량 : 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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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를 찍어오는 여학생의 발을 보는 그의 눈이 접시만 해졌다.

 허벅지가 갈색인 건 이해했다.

 피부 전체가 그 색깔이니까. 하지만 허벅지를 따라 올라간 그의 눈에 들어온 건…

 ‘검은……!’

 그런 그의 콧잔등에 여학생의 운동화 바닥이 작렬했다.

 퍽!

 허공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터지는 선명한 쌍코피.

 쿵!

 뒤로 고목나무처럼 쓰러져 나뒹구는 이혁.

 공터가 조용해졌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일레븐 소속 수십 명의 남학생을 단신으로 쓰러뜨렸던 괴물주먹, 이혁이 여학생의 어설픈 발길질 한방에 맞아 나뒹군 것이다.

 기절초풍한 이상우와 그 일당의 입이 헤 벌어지고 그 사이로 한 줄기 침이 흘러내렸다.

 흙투성이가 되어 엉금엉금 기듯이 일어난 이혁의 얼굴은 창백했다.

 하얗게 질린 얼굴에 두 가닥이 된 코피가 흐른다.

 그는 천적을 만나기라도 한 것처럼 여학생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도 못하고 뒷걸음질 쳤다. 그리고 몸을 돌려 내달렸다.

 후다닥!

 “야, 멀대! 너 지금 토끼는 거냐? 거기 안 서! 잡히면 죽는다!”

 여학생이 기세등등한 음성으로 소리치며 달려왔지만 이혁은 한순간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바람처럼 공터를 빠져나가던 이혁이 이상우의 옆을 스쳐 지나며 잠시 발걸음을 늦추고 물었다.

 “저 여학생, 누구야?”

 코피를 닦지도 못한 채 도주하는 이혁을 멍한 시선으로 지켜보던 이상우가 정신이 번쩍 든 얼굴로 대답했다.

 “누납니다.”

 “친누나?”

 “예.”

 이상우의 대답에 이혁은 인상을 찡그렸다.

 그는 등 뒤 1미터까지 따라붙은 여학생을 한번 힐끗 돌아보고는 쏜살같이 공터를 떠나며 말했다.

 “난 노팬티는 사절이라고 전해라.”

 이상우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사정을 이해한 것이다.

 “헉헉… 밥 먹고 뜀만 뛰었나! 엄청 빠른 놈이네. 헉헉.”

 그의 옆에 도착해 허리를 부여잡고 헉헉거리는 여학생을 보는 이상우의 눈에 불이 났다.

 “누나!”

 여학생을 부르는 그의 음성은 기차화통 삶아 먹은 것 같아서 공터에 있던 학생들은 화들짝 놀랐다.

 “왜?”

 “오늘 팬티 안 입었어?”

 부른 음성은 컸지만 이어지는 질문은 여학생도 간신히 들을 수 있을 만큼 작은 속삭임이다.

 남들이 듣는다면 이런 개망신이 어디 있겠는가.

 여학생, 동생이 전학생에게 얻어 터졌다는 소문을 뒤늦게 듣고 사비고까지 쫓아온 이상우의 열혈누나 이상희는 난데없는 질문에 어리둥절한 얼굴이었다가 얼굴이 불타는 장작처럼 새빨갛게 변했다.

 “아! 잊고 있었다…….”

 잊을 게 따로 있지.

 이상우는 피가 나도록 움켜쥔 주먹을 부들부들 떨었고, 장내엔 묘한 침묵이 흘렀다.

 

 ***

 

 수업이 모두 끝나고 청소할 친구들은 청소를 하고 난 후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율학습에 들어갔다.

 이혁의 눈치를 살피며 좌불안석이던 이상우와 그 일당은 당연히 종소리와 함께 땡땡이쳤고.

 

 점심시간에 벌어진 해프닝은 직후 교내 전체에 소문이 났다. 하지만 이혁이 여학생에게 얻어맞고 쌍코피를 흘렸다는 걸 그대로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상희가 이상우의 누나임은 점심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밝혀졌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혁이 동생 앞에서 누나를 팰 수 없어 한 대 맞아준 걸로 결론이 났다.

 이혁도 이상우도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해프닝은 그렇게 해석되어 사실로 믿어졌다.

 그 외에는 공터의 상황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확실히 누구한테 맞든… 맞으면 아프군.’

 아직도 얼얼한 콧잔등을 어루만지며 이혁은 의자에 등을 기대고 늘어졌다.

 ‘상우네 집안사람들 체질이 다혈질인가 봐. 그 자식 부모님이 안 오신 게 천만다행이다.’

 이상희를 떠올린 그는 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그렇게 어설픈 발차기에 맞아봤다.

 그는 이상희를 뇌리에서 지웠다.

 생각할수록 황당해서 머릿속이 뒤엉키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요새 잠이 너무 많은 거 같긴 한데… 흠, 독서 습관이나 길러볼까, 시간은 널널하니.’

 이혁은 혀를 찼다. 그리고 책상 위에 엎드려 눈을 감았다. 무엇을 할지 결정된 건 없었다. 아직 그에겐 잠이나 자두는 게 남는 거였다.

 그는 학교가 정한 규칙을 모두 지켰다.

 체육시간에는 심장수술의 후유증이 아직 남았다는 아무도 믿지 않는 핑계를 대고 그늘에서 축 늘어져 있긴 해도 참석은 꼬박꼬박 했다.

 그리고 자율학습도 했다.

 멍하니 창밖을 보거나 잠을 자는 것으로 시간 전부를 때우기는 했지만 끝나는 시간까지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

 일주일 전 이상우와 그 일당을 패대기친 후 그가 했던 말을 반신반의했던 같은 반의 학생들은 일주일 동안 그가 보여준 행동에서 그가 했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믿을 수 있게 되었다.

 이혁은 그들이 무슨 짓을 하든 일체 개입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학생들과 이혁 사이에 놓여 있던 거리감이 없어지진 않았다.

 이혁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교생활 자체에 관심이 없었다. 자신이 학생이라는 걸 자각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가 물정 모르는 아이들 천지인 주변에 관심을 가질 리 만무했다.

 그리고 그의 반에는 자신들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듯한 이혁의 분위기를 거스를 정도로 담이 큰 학생도 없었다.

 그들 중 가장 담이 크다는 이상우와 그 일당조차 이혁이 부르기 전에는 그의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는 게 반의 현실이었으니까.

 양측의 분위기가 결합되자 이혁은 반에서 홀로 떠 있는 섬처럼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며 무사안일한, 그러면서도 완강하게 접근을 거부하는 분위기로 가득 차 있는 그만의 울타리를 넘기 위해 시도하는 학생들이 생겨났다.

 학교도 사람 사는 세상이니 예외는 없는 것이다.

 그들의 숫자는 둘이었는데 한 명은 그의 바로 앞에 앉아 있는 장덕성이었고, 다른 한 명은…….

 뜻밖에도 홍채현이었다.

 

 언제나처럼 정규수업 시간이 다 지나가고 자율학습 시간이 되자마자 책상 위에 코를 박은 이혁의 옆구리를 검지로 쿡쿡 찌르는 사람이 있었다.

 “오빠!”

 이혁은 팔뚝 위에 파묻었던 고개를 모로 비틀어 자신을 찌른 사람을 보았다.

 그의 반에서 그의 옆구리를 찌를 정도로 그를 어려워하지 않는 사람, 그것도 여자는 단 한 명밖에 없었다.

 ‘아가야… 나 좀 그냥 놔두면 안 되겠니?’

 이혁의 졸음에 겨워 반쯤 감긴 눈과 마주친 채현은 큰 눈을 더욱 크게 뜨며 헤실헤실 웃었다.

 “또 잘 거예요?”

 “응.”

 “이제 그만 자요, 오빠. 학생이 그렇게 공부 안 하고 잠만 자면 바보 돼요.”

 이혁은 잠이 확 깼다.

 채현의 말투가 누군가와 꼭 닮은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누나와 비슷한 과인가?’

 “…….”

 이혁은 소리 없이 한숨을 쉬며 상체를 세웠다.

 곤두선 채 자신을 향하고 있는 학생들의 신경이 느껴졌다.

 이제는 만성이 된 시선들이다.

 그와는 달리 학생들은 만성이 되지 않는 듯했지만.

 채현이 그를 지금처럼 툭툭 건드리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그가 며칠 동안 겪은 채현은 남학생들에게 여신과도 같은 관심을 받는 여학생이이어서 콧대가 하늘을 찌를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내성적인 성격인데다 겁도 많았다.

 그 나이가 될 때까지 주변의 남학생들이 하도 오냐오냐해 준 탓에 남자 알기를 우습게 여기는 면이 있는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오만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자라는 과정에서 남자들이 주변에 병풍을 친 탓에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에 가까웠다.

 ‘성격만 외향적으로 바뀐다면 제2의 시은이 누나가 될 소질이 다분해.’

 그것이 짧지만 채현을 겪은 이혁이 내린 결론이었다.

 그가 의아하게 여기는 것은 채현이 자신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상우와 그 일당과 있었던 일 이후 그의 반 학생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그를 무서워했다. 그런데 채현은 그를 무서워하지 않았고, 어려워하지도 않았다.

 ‘대체 왜 친해지려고 하는 거야?’

 그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가 존경했던 큰형은 여자를 울리는 남자는 사내도 아니다라는 신념을 가진 사람이었고, 너무나도 사랑했던 둘째 형은 미녀의 눈물 한 방울은 그것을 흘리게 한 자의 피 한 사발과 같은 가치라는 신념을 가졌던 카사노바였다.

 그 두 형의 영향력 아래서 컸던 이혁에게 여자의 눈물은 핵폭탄에 버금가는 위력을 가진 무기였다.

 그리고 채현은 그 무기를 언제 어디서든지 사용할 수 있는 눈물샘을 보유하고 있는 무시무시한 존재였다.

 ‘누나보다 더 무서워.’

 지금까지 채현은 그의 앞에서 두 번 울었다.

 한 번은 이상우와 일이 터졌던 그날 아침, 그리고 두 번째는 자율학습 시간에 말을 거는 그녀에게 이혁이 미간을 찡그리며 짜증내던 같은 날 저녁.

 반 학생 전부가 불가사의하게 여기는 두 사람 사이의 변화는 그다음 날부터 일어났다.

 채현은 이상하게 이혁을 무서워하지 않았고, 이혁은 채현의 접근을 거부하지 못했던 것이다.

 “오빠, 이거 오늘 수업 정리한 건데 졸지 말고 보세요.”

 ‘또 울면 큰일이다.’

 이혁은 채현이 내미는 노트를 망설임 없이 받았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채현의 커다란 두 눈이 동그래졌다.

 “어디 가세요?”

 “밖에.”

 짤막하게 대답한 이혁은 재빨리 교실을 빠져나왔다.

 ‘앞으로 자율학습 시간은 그냥 빼먹을까…… 그러면 선생한테 찍힐 텐데……. 아예 내놓으면 다행이지만 어설프게 찍히면 오히려 더 나쁜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지. 아예 대형사고를 쳐 버려? 그럼 누나가 당장 쫓아 내려오겠지? 누나… 누나…….’

 복도를 걷는 이혁의 이마에는 굵은 주름살이 생겨나고 있었다.

 

 이혁이 교실을 나간 후 채현의 자리로 온 이선아가 그녀의 옷자락을 잡아 복도로 끌어냈다.

 이혁은 어디로 갔는지 벌써 보이지 않았다.

 그가 사라진 방향에 시선을 준 채로 선아가 물었다.

 “채현아, 너 왜 그래? 저 오빠가 나쁜 사람 같지는 않지만 친하게 지낼 만한 사람도 아니잖아.”

 채현은 밝게 웃었다.

 이선아는 유치원 때부터 그녀의 친구다.

 “눈빛이 맑아. 저런 사람은 나쁜 사람일 수가 없어.”

 확신에 찬 어조였다.

 선아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채현의 양 어깨를 잡았다.

 “정신 차려! 눈빛이 뭐가 맑다는 거야? 무색무취하기만 하잖아! 속을 통 알 수가 없는 눈이야.”

 채현은 자신의 어깨를 잡은 선아의 손등을 톡톡 두드리며 헤실헤실 웃었다.

 “날 믿지?”

 “당연히 믿지. 너 아니면 누굴 믿어.”

 “그럼 저 오빠도 믿어봐.”

 “그게 어떻게 그렇게 진행되니!”

 선아가 빽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채현의 입가에 떠오른 미소는 더 짙어질 뿐이었다.

 ‘혁이 오빠를 믿지 않으면 누굴 믿겠어. 그분이 보증한 사람인데. 친해지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자주 얘기할 기회만 있으면 친해질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찾아보면 그런 기회를 만들 방법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거든.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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