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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켈베로스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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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둠을 살라먹고 살아가는 자.
작은 형이 죽던 날, 심장은 멈췄고.
큰 형이 죽던 날, 나의 두 눈은 빛을 버렸다.

그대, 기억하라.
어둠을 기생하는 이여.
나의 손짓이 찾아가는 순간, 너의 세상은 멈출 것이다.

분노, 순수한 감정의 불길이 타오른다!

 
17 화
작성일 : 16-08-24 14:37     조회 : 660     추천 : 0     분량 : 4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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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절할 만한 부위는 피하되 고통을 가중시키는 부분만 골라 때리는 주먹.

 거품을 문 채 허공에 떠서 두들겨 맞던 편정훈의 눈이 흰자를 보이며 뒤로 돌아갈 지경이 되었을 때 이혁은 주먹질을 멈췄다.

 정신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고통이 지속되면 정신은 붕괴된다.

 그는 사내가 하는 짓 때문에 드물게 화가 나긴 했다. 그렇다고 미친놈으로 만들 수야 없는 노릇이다.

 이혁은 정신을 잃은 채 추락하는 사내의 몸을 받았다.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면 제법 큰 소리가 날 테니까.

 사내를 바닥에 눕힌 그는 난간으로 갔다.

 사내의 손에서 떨어진 망원경을 부숴 버릴 생각이었다.

 망원경을 집어 든 그가 허리를 폈다. 그는 편정훈처럼 숨을 이유가 없었다.

 그때 먹구름이 흘러가며 달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혁의 장신이 뒤쪽으로 긴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리고,

 무심코 시선을 든 그는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욕실의 살짝 열린 창문 틈 사이에 얼음조각처럼 새하얗게 질린 소녀의 얼굴과 더는 커질 수 없을 만큼 커진 두 눈이 있었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지윤의 상체는 소담한 우윳빛 가슴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아래는 꽃무늬가 새겨진 손바닥만 한 분홍색 팬티를 입고 있었다.

 “꺄아아악!”

 온 동네가 떠나갈 듯한 비명이 터졌다.

 오정희의 집을 중심으로 반경 2백 미터 안에 있는 집들의 불이 거의 동시에 켜졌다.

 송지윤의 반라와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어뜨릴 것 같은 눈빛, 그리고 귀를 찢는 비명 소리에 기절초풍한 이혁은 옥상에서 굴러떨어질 뻔했다.

 ‘걸리면 변태…… 된다.’

 비록 길지 않은 세월이지만 태어난 후로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초유의 위기상황이었다.

 그는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편정훈을 어깨에 들쳐 메고 바람처럼 달렸다.

 그가 그대로 떠나면 편정훈은 주민들에게 발견될 것이고, 일의 성격상 신고를 받은 경찰이 오게 될 것이다.

 경찰은 그를 조사할 테고 편정훈은 그에 대해 진술하는 걸 망설이지 않을 게 분명했다.

 편정훈은 그의 얼굴을 보았고, 그를 보호할 이유도 없었다.

 설령 경찰이 사정을 이해해서 그가 변태인간을 때려잡았다는 걸 인정한다 해도 그가 송지윤의 반라를 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사실이 밝혀진 뒤에 닥칠지 모르는 난감한 상황을 그는 절대 바라지 않았다.

 옥상의 끝에 도달한 그는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아래로 뛰어내렸다.

 한 사람을 들고 6미터가 넘는 높이에서 뛰어내리면 몸이 어떻게 될지 같은 건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몸놀림이었다.

 지면에 두 발이 닿을 때 편정훈을 잡지 않은 한 손끝으로 슬쩍 지면을 밀치며 낮게 공중제비를 한 번 도는 것만으로 충격을 해소한 그는 거침없이 달려나갔다.

 바람처럼 빠르지만 소리 없는 움직임.

 운용된 것은 묘행보.

 70킬로그램은 너끈히 나가는 편정훈을 어깨에 멘 그의 모습이 골목의 그늘 속으로 사라지는 데는 숨 두어 번 쉴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비명 소리에 놀란 사람들이 하나둘씩 골목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혁이 하숙집 앞에 다시 나타난 것은 40분 정도 후였다.

 1킬로미터쯤 떨어진 공터에 변태자식을 버리고 오느라 시간이 걸렸다.

 집을 나올 때와는 달리 털레털레 걷는 그의 가슴 부위가 두툼했다.

 지윤의 비명 소리로 촉발된 골목의 소란은 진정되어 있었다. 주민들은 보이지 않았고, 돌아오면서 은근히 걱정했던 경찰도 없었다.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대문 앞에 도착한 그는 안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을 깨달아야 했다.

 문 앞에는 송지윤이 서 있었던 것이다.

 팔짱을 낀 채 그를 보고 있는 송지윤의 시선에 담긴 살기(?)는 무시무시했다.

 송지윤이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능력자였다면 그는 요절했으리라.

 낮은, 하지만 간신히 분노를 참고 있는 듯한 싸늘한 목소리가 지윤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너지?”

 “뭐… 뭐가?”

 가슴이 뜨끔한 이혁의 말이 더듬거리며 나왔다.

 평소의 그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평소가 아닌 것이다.

 따지고 보면 송지윤은 그에게 감사해야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진짜 변태 편정훈을 박살 낸 일은 벌써 잊었고, 혹시나 송지윤이 그의 정체를 눈치채지 않았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어두워서 들키지는 않았으리라 믿고 있었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다.

 이렇게 꼬이지 않았더라도 지윤에게 변태를 잡았다고 생색낼 생각 같은 건 애당초 없는 그였다.

 변태 하나를 박살 내는 정도는 그에게 일도 아니니까.

 설령 지윤이 진실을 알게 된다 해도 그가 그녀의의 반나체를 보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혁의 눈과 마주친 시선을 유지한 채 지윤이 손가락으로 맞은편 빌라의 옥상을 가리켰다.

 먹구름이 짙어지며 달은 그 뒤로 모습을 감춘 터라 가로등 불빛이 닿지 않는 빌라의 옥상은 칠흑처럼 어두웠다.

 “으드득, 저 위에 있던 변태가… 너지?”

 이를 갈며 묻는 지윤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지윤은 인생에서 가장 예민한 시절이라는 사춘기의 여고생이 아닌가.

 좀 더 나이가 들어 세상을 겪은 여자라면 기분 나쁘네 하며 지나갈 정도의 일일지 몰랐다.

 그러나 아직 그녀 또래에게는, 더구나 지윤처럼 자존심 강한 소녀에게는 심각하게 받아들일 만한 일이었다.

 이혁은 힘차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무슨 소리야? 내가 저 위에 일없이 왜 올라가?”

 ‘일없이’는 작게 ‘왜 올라가’는 크게 말했다. 그래서 지윤의 뇌리에는 ‘왜 올라가’라는 말만 남았다.

 ‘일이 있어서 올라가긴 했지.’

 지윤이 반말하고 있다는 거 정도는 그의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어서 이 자리를 피하고 싶을 뿐이었다.

 지윤의 눈이 가늘어졌다.

 이혁을 눈빛으로 꿰뚫기라도 하겠다는 것처럼 쏘는 듯한 눈빛이다.

 의심이 가득 찬 눈.

 “아니야. 분명히 너였어. 큰 키에 딱 벌어진 어깨… 게다가 넌 그 시간에 집을 비웠고 이제야 돌아왔잖아!”

 지윤의 취조에 이혁은 가슴을 쓸었다.

 지윤이 본 것은 그의 실루엣이었다.

 짐작만으로 유죄를 확정 지을 수는 없다.

 심증은 가도 증거가 없어 무죄처분 받은 살인사건도 있지 않은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반복해서 말하지만 나는 저 위에 일없이 올라간 적이 없다. 더 볼일 없으면 난 방으로 가보겠다.”

 지윤은 이혁의 말에서 뭔가 미묘한 어감의 차이를 느꼈지만 무엇인지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놀람은 지워졌지만 들끓는 수치심과 분노가 그녀의 잘 돌아가던 머리를 마비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혁은 지윤의 옆을 돌아 성큼성큼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지윤과 멀어질수록 그의 걸음은 빨라졌다.

 2층 계단을 오르는 그의 등을 노려보며 지윤은 입술을 깨물었다.

 ‘분명히 저 자식인데…… 증거가 없어. 하지만 너라는 걸 알아. 엄마는 그럴 리 없다고 하시지만 날 알 수 있어. 기다려. 반드시 밝혀내서 쫓아내 버릴 테니까, 변태자식아!’

 꼭 움켜쥔 그녀의 가녀린 주먹이 바들바들 떨렸다.

 

 방으로 돌아온 이혁은 점퍼를 벗었다. 그리고 점퍼 안주머니에서 10센티 크기로 줄어든 망원경을 꺼냈다.

 편정훈이 사용하던 것이다.

 그는 그것을 부수지 않고 가지고 온 것이다.

 망원경은 보통의 것과는 달랐다.

 눈을 대는 부위에 가로세로 7센티쯤 되는 사각형의 작은 물체가 붙어 있었다.

 이혁은 그 물체를 떼어냈다.

 그 물건을 요리조리 돌려보던 이혁이 어이가 없다는 기색이 완연한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이런 성능의 디지털카메라를 이런 용도로 사용하다니…….”

 디카는 해상도가 높고 줌기능이 탁월한 데다 저장용량도 풍부했다. 이런 소형의 고성능 디카는 상당한 고가여서 편정훈 또래가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었다.

 그가 망원경을 부수지 않고 가져온 것도 앞쪽 렌즈 부위에 붙어 있는 디카 때문이었다.

 망원경과 디카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그의 시선을 끈 것이다.

 디카를 켜서 그 안에 녹화된 내용을 훑어보던 이혁의 눈빛이 서늘해졌다.

 내용이 그의 예상 밖이었다.

 “그 자식, 한번 더 봐야겠군.”

 이혁의 말에서 진득한 살기가 묻어 나왔다.

 디카에 녹화된 여자는 송지윤만이 아니었다.

 얼핏 훑어보긴 했지만 동영상의 항목이 족히 스무 개는 넘었다.

 ‘너무 곱게 다뤘다. 놈, 다음에 만나면 오늘처럼 간단하게 끝나지 않을 거다.’

 편정훈이 알았다면 바로 짐을 챙겨 이민이라도 갈 생각을 태연히 하며 이혁은 디카를 끄고 자리에 누웠다.

 지금 가면 놈은 아직 공터에 얌전히 누워 있을 것이다. 한두 시간 안에 정신 차리기에는 너무 많이 맞았다. 완전히 정상을 되찾으려면 한두 주일은 걸릴 터. 하지만 그는 편정훈을 찾으러 가지 않았다.

 ‘넓고도 좁은 게 세상이니까… 언젠가는 만나게 되겠지…….’

 변태놈을 찾으러 나가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송지윤은 그의 여자가 아니었고, 디카 안에 녹화된 여자들은 모두 일면식도 없었다.

 그는 베트맨이나 스파이더맨 같은 정의의 사도가 아닌 것이다.

 그런 귀찮은 일을 잔뜩 하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꾼 적도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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