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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켈베로스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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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둠을 살라먹고 살아가는 자.
작은 형이 죽던 날, 심장은 멈췄고.
큰 형이 죽던 날, 나의 두 눈은 빛을 버렸다.

그대, 기억하라.
어둠을 기생하는 이여.
나의 손짓이 찾아가는 순간, 너의 세상은 멈출 것이다.

분노, 순수한 감정의 불길이 타오른다!

 
13 화
작성일 : 16-08-24 14:28     조회 : 719     추천 : 0     분량 : 4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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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이상우는 이혁이 전혀 긴장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전이었다면 불같이 화가 났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이미 이혁의 실력을 본 뒤인 것이다.

 그는 수십 명에게 둘러싸였으면서도 눈빛 하나 변하지 않는 이혁에게 더 큰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싸우기도 전에 기세에서 진 것을 친구들 앞에서 광고할 필요는 없었다.

 그에게도 자존심은 있었다. 게다가 지금 그들은 절대적인 수의 우위에 있었다.

 이혁의 싸움 솜씨는 괴물 같았다.

 이상우도 그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이혁의 솜씨가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서른이 넘는 수의 불균형을 넘어설 정도라고는 믿지 않았다.

 이혁은 이상우의 눈빛이 변화하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싱긋 웃었다.

 가지런한 흰 이가 슬쩍 드러났다.

 그가 말했다.

 “옛말에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릴 놈이라는 말이 있지.”

 이상우가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

 “뭔 소린지 모르는 말은 하지 마라.”

 그가 조금 붉어진 얼굴로 말을 이었다.

 “나도 다구리 놓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솔직히 쪽팔려. 하지만 솜씨가 좋은 널 혼자서는 상대할 자신이 없다. 이해해라.”

 “하하하하!”

 이혁은 팔짱을 풀며 크게 웃었다.

 정말 유쾌해하는 얼굴이었다.

 이상우의 단순하다 싶을 정도의 솔직함이 그를 웃게 했다.

 자존심을 지키려 이런 상황을 만든 것과 방금 전 한 말은 모순되는 행동이다.

 하지만 이상우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다. 어리석어서라기보다는 순진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혁은 그렇게 생각했다.

 웃음을 멈춘 그가 말을 받았다.

 “이해할 상황은 아닌 듯하다만 네가 그렇게 말하니 이해하도록 노력은 해보마.”

 이상우의 꽉 움켜쥔 주먹이 그의 가슴 앞으로 올라왔다.

 이혁은 이상우에게서 눈을 떼고 천천히 그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학생들을 훑어보았다.

 그와 이상우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그들은 입을 다문 채 끼어들지 않았다.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잡스런 녀석들하고는 다른데?’

 침묵하는 학생들에게서는 조폭들에게서나 느껴지던 자제력과 일체감이 느껴졌다.

 학생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상우 녀석은 이런 분위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재목으로는 보이지 않고… 영주라는 놈인가? 재미있는 학교로군.’

 그가 웃은 이유였다.

 입가의 미소를 지운 이혁이 툭 던지듯 말했다.

 “내가 갈까? 아니면 너희가 올래?”

 그의 말을 기점으로 공터의 분위기가 살벌해졌다.

 마주 선 이상우의 뒤에 서 있던 학생들이 말없이 걸어나와 이혁을 포위하듯 에워쌌다.

 서른 명이 넘는 학생들이 이혁을 둘러싸자 그의 모습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게 되었다.

 여유 있게 빛나던 이혁의 눈에서 서서히 감정이 사라졌다.

 무심.

 그의 호흡이 들릴 듯 말 듯 가늘고 길어졌다.

 이상우의 긴장은 극에 달했다.

 이혁의 전신에서 흘러나오던 기세가 방금 전 대화를 나눌 때와는 완전히 다르게 변했기 때문이었다.

 교실에서 그들을 박살 낼 때의 그 기세다.

 난감해하는 듯하지만 그다지 개의치 않는 듯 긴장이 풀린 얼굴.

 그에 반해 얼음처럼 차가우면서도 감정을 잡아낼 수 없는 무심한 눈빛.

 그리고 절로 전신을 떨게 만드는 위험한 느낌.

 그 순간 이혁이 움직였다.

 

 이상우뿐만 아니라 김세욱을 비롯한 학생들은 사비고의 학생조직, 일레븐의 멤버들이었다.

 일레븐에는 문과와 이과의 학생들 중 주먹질 좀 한다 하는 학생들이 망라되어 있다.

 그들은 지금 흥분해 있었다.

 이상우와 대화를 나누는 이혁의 태도에서 그들을 겁내는 기색을 전혀 읽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단 한 명이 수십 명을 무시한 것이다.

 그들 중 누구도 이런 상대를 겪은 적이 없었다.

 이혁이 보통의 학생과 다르다는 건 그의 태도에서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이상우를 비롯한 네 명이 손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박살났다는 말도 이미 들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이상우나 김세욱 등처럼 이혁에게 겁을 먹고 있는 건 아니었다.

 이혁이 이상우 등을 쓰러뜨리는 걸 그들은 직접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직접 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간극은 어마어마하다. 그래서 이혁의 움직임이 시작되었을 때 그의 사방에 서 있던 학생들 중 뒤로 몸을 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

 이혁이 첫 상대로 점찍은 사람은 이상우였다.

 이 자리에 있는 학생들의 리더가 그였으니 당연한 선택이었다.

 자신을 향해 움직이는 이혁을 보면서 이상우도 물러서지 않았다.

 맞지 않을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맞고 다시 기절하더라도 피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도 알고 있었다.

 마지막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몸이 아픈 게 낫다는 것을.

 이상우는 주먹을 뻗었다.

 오른손 주먹과 왼손 주먹이 연이어 이혁의 얼굴로 날아들었다. 혼신의 힘을 기울인 타격.

 하지만 그 주먹들은 이혁의 상체가 갈대처럼 두어 번 흔들리자 속절없이 허공을 갈랐다.

 그리고 이상우의 우측면으로 접근하며 후려친 이혁의 쇳덩이 같은 주먹이 그의 옆구리를 파고들었다.

 퍽!

 이혁의 주먹이 팔목까지 살 속에 묻히며 이상우의 두 발이 5센티 정도 공중에 떴다.

 그 정도의 타격을 받고 배겨낼 재간이 있을 리 없다.

 “우엑!”

 이상우는 구토를 하며 허공에서 뚝 떨어져 지면을 나뒹굴었다.

 새파랗게 질린 안색이 현재 그의 상태를 적나라하게 말해주었다.

 스웃.

 이상우에게 한 주먹을 먹인 이혁은 상체를 비스듬히 틀었다. 그의 전신으로 쇄도하던 두 개의 발과 세 개의 주먹이 그의 몸을 타고 흘렀다.

 이혁은 주먹을 가슴 앞으로 모으며 상체를 숙였다.

 복싱의 자세였는데 실제로 그는 복싱을 했다.

 원, 투 스트레이트

 슉슉-

 번개처럼 뻗어나간 그의 주먹이 그를 헛치고 다음 동작으로 들어가던 학생 두 명의 명치에 해머처럼 내리꽂혔다.

 그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신음도 없이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눈이 돌아간 것이 기절한 모양이었다.

 레프트사이드, 라이트사이드.

 지면을 미끄러지듯 움직이고 있는 이혁의 발은 스케이트를 신고 얼음 위를 지치는 것처럼 보였다.

 버들가지처럼 유연하고 바람처럼 빠르며 자로 잰 듯 군더더기가 없는 몸놀림.

 그 움직임을 따라 우박처럼 쏟아지는 학생들의 주먹과 발이 허무하게 허공으로 흘렀다.

 그리고 학생들이 다음 동작으로 들어서려는 미세한 변화의 타이밍엔 어김없이 이혁의 주먹이 그들의 몸에 작렬했다.

 레프트어퍼, 라이트훅.

 복부와 귀밑에 한 주먹씩을 얻어맞은 두 명이 뒤에 버티고 있던 학생들과 엉키며 나뒹굴었다.

 비명도 없었다.

 그들의 눈도 돌아가 있었다.

 두 명의 학생이 쓰러질 때 좌측에 있던 학생이 앞 돌려차기로 이혁의 목 뒤 쪽을 올려 찼다.

 주변을 에워싼 학생들 때문에 움직임에 제약이 심한 상태. 이혁의 미간에 가는 골이 패였다.

 그는 차오는 상대의 다리를 왼팔로 휘감은 후 상대의 들어 올린 다리와 지면을 디딘 다리 사이로 파고들며 상대의 턱에 통렬한 라이트 어퍼컷을 먹였다.

 상대의 몸이 나무인형처럼 뒤로 나가떨어졌다.

 그 방향에 있던 학생들 사이에 혼란이 일며 공격이 멈췄다. 하지만 다른 방향에서의 공격은 계속되었다.

 등을 걷어지르는 다리를 오른쪽 옆구리로 끼고 반회전하며 하얗게 질린 상대의 목에 칼날과도 같은 왼손 수도치기를 먹인 이혁은 쉴 새 없이 오른쪽 얼굴을 쳐오는 상대의 주먹을 오른손으로 감싸 안은 후 앞으로 당기며 상대의 복부에 해머와도 같은 왼손 훅을 먹였다.

 직후 등 뒤에서 양손으로 허리를 잡아오는 상대의 손에 잡혀주며 한 걸음 뒤로 끌려감과 동시에 몸을 90도 각도로 비틀어 왼쪽 어깨로 상대의 가슴에 격렬한 몸통 박치기.

 쓰러지는 상대의 가슴을 밟고 허공으로 솟구친 그의 두 발이 폭풍처럼 주변을 휩쓸었다.

 세 명이 턱이 그의 발끝에 걸렸다.

 …….

 침묵.

 흙먼지가 정신없이 일어나던 공터는 바늘 하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것 같은 정적에 휩싸였다.

 5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절반이 넘는 열일곱 명이 정신을 잃고 바닥에 누었다.

 아직 서 있는 학생들은 이혁으로부터 2미터 이상 떨어져 있었다.

 이혁은 가슴 앞에 모았던 주먹을 내리며 한 손으로 이마를 슬쩍 훑었다.

 근 열흘 만에 실전을 뛰었더니 땀이 솟아 있었다.

 연습보다 못한 실전이긴 해도 사람을 상대하는 건 확실히 연습보다 어렵다. 그러나 그의 모습에서는 여유가 넘쳤다.

 대여섯 살짜리 아이들 숫자가 아무리 많아도 성인 남자 한 명을 이기지 못한다.

 그와 학생들이 지닌 능력의 차이는 그 만큼 컸다.

 그가 긴장할 이유도 전력을 기울일 이유도 없는 것이다.

 “…사… 람도… 아니다…….”

 더듬거리며 말한 학생은 김세욱이었다.

 그는 이상우와 그 일당 중 서 있는 유일한 자였는데 그의 전신에는 굵은 소름이 돋아 있었다.

 이혁을 보는 것만으로도 전율이 등골을 타고 전신을 치달렸다.

 교실에서는 사건이 순간적으로 일어나고 진행되어서 그는 이혁의 움직임을 지금만큼 명확하게 보지 못했었다.

 이혁이 그를 보며 피식 웃었다.

 “더할 거냐?”

 “…….”

 학생들은 서로의 눈치를 볼 뿐 입을 떼지 못했다.

 그들에게서 전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서른이 넘는 숫자로도 어쩔 수 없던 이혁이 아닌가.

 반도 안 남은 숫자로 그를 상대하는 건 차라리 서서 그냥 맞는 것보다 못했다.

 이혁은 학생들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그와 불과 한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볼 때는 마냥 어린아이들 같았다.

 경험의 차원이 다른 때문이다.

 ‘연장은 그렇다 치고 몽둥이 하나 드는 놈이 없군. 대전이 서울과 거리가 멀어 시류를 잘 모른다 해도 이놈들이 맨주먹 대결을 숭상할 정도로 낭만적이고 순진할 거 같지는 않은데… 영주라는 놈이 그 부분에 대해서 뭔가 통제를 하는 건가? 남영주라… 어떤 놈인지 궁금해지네. 덕분에 상대하기가 쉬웠다. 연장을 들었으면 몇 놈은 심하게 다쳤을 텐데, 다행이야.’

 그는 학생들을 미워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알고 있었고, 그것으로 학생들을 어찌하는 것은 힘의 남용이었다.

 그는 스스로 생각해도 엉망진창의 세월을 몇 년 보냈지만 아이들 상대로 힘자랑할 만큼 망가지지는 않았다.

 아무리 삭초제근, 발본색원의 신념을 갖고 있는 그라 해도 저항의지가 없는 애들을 밟아댈 수는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그의 앞에 있는 학생들은 적이 아니었으니까.

 아침의 경우야 일종의 시범케이스라 좀 과하게 손을 쓴 경우였고.

 “더 볼일 없으면 가겠다.”

 “…….”

 역시 침묵.

 이혁은 호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신형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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