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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켈베로스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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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둠을 살라먹고 살아가는 자.
작은 형이 죽던 날, 심장은 멈췄고.
큰 형이 죽던 날, 나의 두 눈은 빛을 버렸다.

그대, 기억하라.
어둠을 기생하는 이여.
나의 손짓이 찾아가는 순간, 너의 세상은 멈출 것이다.

분노, 순수한 감정의 불길이 타오른다!

 
11 화
작성일 : 16-08-24 14:18     조회 : 707     추천 : 0     분량 : 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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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장

 

 

 

 ‘이 자식들이…… 내가 원숭이냐!’

 교실에 들어서서 의자에 앉을 때까지 이혁은 전신으로 쏟아지는 눈길을 견뎌야 했다.

 이른 시간인데도 빈자리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학생들 대다수의 시선이 자리에 앉는 그를 향해 있었다. 대놓고 보지는 못하고 힐끔거리는 그 시선들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들 중에 이상우와 세 똘마니의 시선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등교 전인가?’

 이곳으로 와서 말을 섞은 녀석들이라고는 그들밖에 없어서인지 이혁의 감각은 그들의 부재를 가장 먼저 알아차렸다. 그러나 그뿐이다. 그들이 늦든 말든 그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고개를 책상머리에 박았다. 어제와는 완전히 정반대의 자세였다. 동물원의 원숭이를 구경하는 듯 흘깃거리는 시선들은 그가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귀찮기 그지없었지만 힐끔거린다고 쥐어박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때였다.

 “저… 오빠…….”

 주저하는 기색이 완연하지만 맑은 음성이 옆에서 들렸다.

 ‘오빠?’

 이마를 책상 위에 대고 있던 이혁은 고개를 반쯤 돌렸다. 자신을 부르는 소리였다.

 같은 학년 같은 반에서 다른 사람을 오빠라고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주 특이한 케이스였고, 그는 그 특이한 케이스에 속했다.

 얼굴이 홍시처럼 붉게 물든 옆자리의 여학생이 그를 보고 있었다.

 등허리 중간쯤까지 기른 풍성한 검은 생머리와 큰 눈, 시원시원하지만 선이 고운 이목구비에, 햇빛을 제대로 받지 못한 대한민국 학생 특유의 파리하게 보일 정도로 흰 피부, 그의 옆자리에 앉을 만큼 큰 키, 교복으로 가리는 것이 가능하지 않은 선연한 몸매.

 하숙집 딸 송지윤에 버금가는 미소녀였다.

 송지윤보다 얼굴선이 완연히 고와서 여성적인 분위기가 강했고, 얼굴의 반은 됨직한 크고 둥근 눈은 겁먹은 사슴을 연상시켰다.

 가는 허리와 상대적으로 화려한 선을 그리는 가슴과 힙은 얼굴과는 딴판이어서 몸매만 비교한다면 송지윤보다 한 수 윗길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이혁은 만사가 귀찮은 상태.

 더구나 시은의 독보적인 매력(?)에 적응할 대로 적응한 그의 눈에 여고생의 미모 정도가 눈에 들어올 리 없는 일.

 어제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얼굴이 오늘 들어올 까닭이 없다.

 자연히 대꾸하는 그의 음성은 퉁명스러웠다.

 “나 불렀냐?”

 “예…….”

 이혁의 눈과 부딪친 여학생의 음성이 모깃소리처럼 작아졌다.

 어깨가 움츠러들고 사슴처럼 큰 눈도 살짝 내리깐다.

 그들을 흘깃거리던 남학생들의 입에서 숨넘어가는 듯한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이혁이 슬쩍 둘러보니 남학생들 중에는 벌어진 입에서 침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은 얼굴들이 여럿이었다.

 희미하게 미간을 찡그린 이혁의 시선이 다시 여학생을 향했다.

 ‘이거, 생긴 거하고는 영 딴판이네. 누나가 속한 과(내숭과)인가?’

 초절정 내숭 백단의 고수 시은과의 생활은 여자, 특히 아름다운 여자에 대한 그의 불신을 극도로 높여놓았다.

 “왜?”

 “오늘도 책 안 가져왔어요?”

 “응?”

 ‘오늘도? 어제 내가 책을 가져오지 않은 걸 알고 있었나?’

 모를 리가 있나.

 전학생은 어디서나 초미의 관심사다.

 그녀의 말에 어리둥절해하는 듯하던 이혁의 얼굴이 한순간에 일그러졌다.

 책상 위는 텅 비어 있었고, 가방은 가벼웠다.

 교과서는…

 당연히 안 가지고 왔다.

 그는 복학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자신의 신분이 학생이라는 자각이 전혀 없었다.

 이곳에서의 생활을 꽤 긴 휴가 비슷하게 여기고 있었던 터라 그는 아침에 일어나 오정희가 차려준 밥을 먹은 후 어제 방구석에 던져 놓았던 가방을 그대로 들고 털레털레 학교에 왔던 것이다.

 ‘빌어먹을…….’

 이혁은 책상 위에 박은 머리를 손으로 감싸 안았다.

 전학 둘째 날부터 문제아로 찍히는 건 정말 사양하고 싶었다.

 어제야 첫 날이라 책이 없어도 선생들이 이해하고 넘어가 주었지만 오늘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한 과목도 아니고 전 과목의 책이 없다는 게 담임선생의 귀에 들어간다면 그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불문가지였다.

 “저… 제가 책을 빌려다 줄까요?”

 예의 여학생이었다.

 “응?”

 이혁은 머리를 번쩍 들었다.

 구세주였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이혁은 사양하지 않고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주면 정말 고맙겠다.”

 그의 말에 여학생은 환하게 웃었다.

 아이처럼 해맑은 미소였다.

 여기저기서 침 삼키는 소리가 요란하게 났다.

 여학생이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서야 이혁은 그녀의 명찰에 눈이 갔다.

 

 -홍채현.

 

 ‘이름도 예쁘군.’

 달갑진 않아도 급할 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사람에게 호감이 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혁은 시은과 같은 과로 보았던 채현의 첫 이미지를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시은 생각을 하며 교실 뒷문으로 나가는 채현의, 키에 비해 가녀린 느낌을 주는 뒷모습을 아무 생각 없이 멍한 눈으로 보던 그의 시선이 정면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는 교실 안의 분위기가 좀 전과는 달리 묘하게 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뭐야 이거? 이 자식들 왜 이렇게 열받았어?’

 그를 힐끔거리는 남학생들의 눈에서 불똥이 튀고 있었다.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그의 전신은 벌집이 되었을 것이다.

 채현의 뒷모습에 꽂혔던 이혁의 시선을 오해한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유를 알지 못하는 이혁은 내심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제 전학 온 그가 어떻게 채현이와 남학생들 사이에 놓인 그 긴 고통의 세월을 알 수 있으리오.

 “저기…….”

 채현이 떠난 자리를 메운 건 이혁의 바로 앞자리에 앉아 있는 남학생이었다.

 키는 이혁보다 약간 작았고 평범한 얼굴이었다.

 가늘게 찢어져서 쉴 새 없이 반짝거리는 눈이 영악해 보였다.

 상체를 반쯤 이혁을 향해 튼 그는 주저주저하며 말했다.

 “채현이하고 아는 사이냐… 요?”

 ‘이놈은 또 뭐냐!’

 “한국말 몰라? 말 똑바로 해라.”

 이혁의 크고 각이 진 눈이 서늘해졌다.

 남학생, 장덕성의 얼굴이 바짝 굳었다.

 어제 이혁과 이상우 일당이 부딪쳤던 일의 전말을 모르는 학생은 없었다.

 학교는 좁은 곳이다.

 싸움은 없었다지만 이혁이 멀쩡한 걸 보면 그 상대였던, 황소라는 별명의 이상우가 어떤 형태로든 손해를 보았다는 게 중론이었다.

 그 결과로 이혁은 솜씨가 불분명하고 위험한 놈이라는 소문이 났다.

 황소 이상우의 싸움 실력은 진짜였기 때문이다.

 “채현이하고 아는 사이십니까?”

 장덕성의 어투가 확 바뀌었다.

 “아니, 이 학교에 와서 처음 봤다.”

 “그런데 채현이가 왜… 어쨌든 상우하고 영주 형이 알면 시끄러워질 겁니다.”

 “뭘 알아? 영주는 누구고?”

 장덕성의 얘기는 앞뒤가 생략되어 있어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혁의 눈매에 주름이 졌다.

 짜증이 난 것이다.

 표정이 좋지 않은 이혁의 얼굴을 본 장덕성의 얼굴에서 핏기가 싸악 가셨다.

 이혁이 얼굴은 선이 굵고 큼직큼직해서 나이 든 사람들은 사내답게 생겼다고 좋아할 만했다.

 하지만 표정이 별로 없는 그 얼굴은 또래에게 다가서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었다. 인상 쓸 때는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고.

 ‘괜히 말 걸었다. 염병하다 뒤집어질. 올해 토정비결에서 입조심하라고 했었는데…….’

 대답이 총알처럼 튀어나왔다.

 “채현이 말입니다. 상우는 채현이라면 죽고 못 사는데다 영주 형은 채현이 대부나 마찬가지거든요. 그래서 둘은 채현이에게 접근하는 남자를 그냥 놔두지 않습니다.”

 대부라는 게 무슨 의미인지 의문이 들긴 했지만 돌아가는 사정은 대충 이해되었다.

 “…여러 가지들 하는구만.”

 “…….”

 장덕성이 말을 못하고 어정쩡하게 이혁을 힐끔거릴 때 채현이 돌아왔다.

 “오빠, 여기요. 그리고 이것도요.”

 채현은 빌려온 교과서와 자신의 연습장을 꺼내어 이혁에게 건네주었다.

 “고맙다.”

 한 마디 하며 채현이 건네준 것을 받으려던 이혁은 절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손이 허공에 멈췄다.

 ‘꼬이네…….’

 이상우와 그 일당이 뒷문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저 자식, 정말 흥분하는걸…….’

 어깨를 휘저으며 팔자걸음으로 교실에 들어서던 이상우가 길다가 물벼락이라도 맞은 사람처럼 우뚝 서서 그를 보고 있었다.

 이혁과 채현, 그리고 그들의 손에 걸쳐 있는 물건들을 본 이상우의 얼굴이 점차 용광로처럼 달아올랐고, 눈에서는 용암과도 같은 열기가 흘러나왔다.

 ‘판타지냐!’

 “너, 이 개새꺄! 내 일에 개입하지 말라고 했던 말을 벌써 있었냐! 너 조두(鳥頭)야? 하루밖에 안 지났다, 이 씨벌눔아!”

 교실이 무너지는 듯했다.

 이혁은 손가락을 들어 귀를 막았다.

 난감한 기색이 완연했다. 하지만 표정과 달리 그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갑게 변하고 있었다.

 이상우가 선불 맞은 멧돼지처럼 달려들고 있었던 것이다.

 욕을 참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맞아주는 건 어려웠다. 여기서 맞아주면 앞으로 지내야 할 날들이 괴로워진다.

 ‘이틀을 못 가는구나…….’

 이상우의 저돌적인 돌격으로 그와 이혁과의 거리는 찰나지간 사라졌다.

 슈욱!

 이상우의 주먹이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흥분하며 달려들었음에도 몸의 균형이 제대로 유지되었고, 주먹에는 무거운 힘이 실려 있었다.

 속도 또한 상당해서 눈 한 번 깜박일 동안 두세 번의 주먹이 날아왔다.

 어지간한 상대였다면 벌써 쌍코피 흘리면서 드러누웠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혁은 어지간한 상대가 아니었다.

 상체를 가볍게 비틀어 세 번의 스트레이트와 두 번의 어퍼컷을 간발의 차로 흘린 이혁이 한 걸음 내딛었다.

 “헛!”

 지켜보던 김세욱과 이정호 등의 입에서 경호성이 터졌다.

 금방이라도 꺼꾸러질 것만 같던 이혁이 어느 틈에 이상우의 가슴과 불과 20센티도 안 되는 곳까지 접근해 있었던 것이다.

 김세욱 등의 놀람은 그저 놀람에 그쳤지만 이혁의 차가운 눈을 코앞에서 본 이상우의 안색은 똥색이 되었다.

 방금 전까지 그의 전신을 뜨겁게 달궈놓았던 분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는 반사적으로 한 걸음 물러서며 오른 주먹으로 이혁의 턱을 올려치고, 왼발로 무릎을 걷어찼다.

 적절한 대응이었지만 문제가 있었다.

 이혁이 그보다 배는 빨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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