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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켈베로스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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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둠을 살라먹고 살아가는 자.
작은 형이 죽던 날, 심장은 멈췄고.
큰 형이 죽던 날, 나의 두 눈은 빛을 버렸다.

그대, 기억하라.
어둠을 기생하는 이여.
나의 손짓이 찾아가는 순간, 너의 세상은 멈출 것이다.

분노, 순수한 감정의 불길이 타오른다!

 
10 화
작성일 : 16-08-24 14:18     조회 : 690     추천 : 0     분량 : 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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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은 젊었을 때는 미인 소리를 제법 들었을 얼굴로 아직도 미모가 남아 있었는데 이혁을 보고는 활짝 웃었다.

 “이혁 학생?”

 “예.”

 “생각보다 늦었네요. 어서 들어와요. 시은 씨네 회사 직원이 짐은 다 놓고 갔어요.”

 여인은 반갑게 이혁을 맞았다.

 앞서 걷는 여인은 목까지 오는 생머리에 품이 넓은 편안해 보이는 흰색 티와 하늘색 플레어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그 나이에서는 쉽게 보기 힘들 만큼 볼륨 있는 몸매의 소유자였다.

 그녀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며 이혁은 생각했다.

 ‘하숙칠 만큼 힘든 집이 아닌 거 같은데? 아줌마도 그렇고…… 뭐, 기왕이면 못생긴 주인아줌마보다야 낫겠지.’

 

 집 안은 밖에서 본 것이 다르지 않았다.

 거실은 꽤 넓었고, 주방이 붙어 있었다.

 방문은 네 개였는데, 모두 닫혀 있어서 안을 볼 수는 없었다.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지금 집에는 여인 혼자 있는 듯했다.

 가장 먼저 이혁의 눈에 들어온 것은 주방에 있는 식탁이었다. 길이 2.5미터가 넘고 폭도 2미터 가까이 되었다. 일반 가정집에 있을 만한 식탁이 아니었다.

 그의 시선을 느꼈는지 여인은 식탁의 의자를 이혁에게 권하며 말했다.

 “예전에 하숙 많이 칠 때 사용하던 건데 아직은 쓸 만해서 계속 쓰는 거예요. 혁이 학생이 왔으니 이 식탁도 그동안 못했던 제 역할을 하게 됐네요.”

 여인은 냉장고에서 주스를 꺼내 이혁에게 한 잔 따라주고는 자신도 의자에 앉았다.

 “사비고에 전학 왔다고 하던데?”

 “예.”

 “힘들겠네…….”

 여인의 중얼거림은 작았지만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작지는 않았다.

 이혁의 얼굴에 의아한 빛이 떠오른 것을 본 여인이 당황한 표정이 되었다.

 “어머, 내가 무슨 소리를. 호호호, 저녁은 먹었어요?”

 “간단하게 먹고 왔습니다.”

 이혁은 저녁을 아직 먹지 않았지만 생판 처음 보는 아줌마가 지켜보는 가운데 밥을 먹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아주머니를 어떻게 부르면 됩니까?”

 이혁의 질문을 받은 여인의 눈빛이 반짝였다.

 처음 상면한 하숙생에게서 듣기 어려운 질문이었다.

 공적인 인간관계를 지속적으로 경험한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런 식으로 묻지 않는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대부분의 하숙생들은 그녀가 호칭을 정정해 주어도 그녀를 아줌마라고 불렀었다.

 ‘특이한 학생인가 봐.’

 “예전에 하숙하던 학생들은 날 오 여사님이라고 불렀어요. 호호호.”

 거짓말이다.

 오 여사라고 불렀던 사람은 시은이 유일했다.

 다른 하숙생들에게 그녀는 그냥 아줌마였다.

 “그럼 저도 그렇게 부르겠습니다.”

 “편한 대로 해요.”

 “예, 오 여사님.”

 이혁은 오정희를 오 여사님이라고 불러준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생각지 못했다.

 자연스러운 절차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그가 부른 오 여사님이라는 호칭은 오정희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오정희는 선이 굵은 이혁의 얼굴을 보며 싱긋 웃었다.

 무뚝뚝해 보이는 얼굴인데 의외로 귀여운 구석이 있었다.

 오 여사라고 부르라고 하니까 그대로 부르지 않는가.

 ‘요새 애들이 좋아하는 곱상한 스타일은 아닌데 왜 귀엽다는 생각이 들지? 나이보다 어른스러워 보여서일까?’

 시은에게 당한 전력이 충분한 이혁이 그녀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면 기겁을 했을 것이다.

 “하숙을 더는 치지 않으려고 했는데, 시은 씨 사촌동생이라고 해서 허락했어요.”

 “누나를 아십니까?”

 “시은 씨가 말 안 했나요?”

 오정희는 의아한 듯 되물었다.

 이혁은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몇 년 전에 우리 집에 잠깐 하숙했었어요. 그때 한남대 학생들이 밤새도록 집 앞에 진을 치다시피 해서 아주 고생했었죠. 호호호.”

 오정희는 그때 일이 생각나는 듯 한참을 웃어댔다.

 시은은 사내를 발가락의 때만도 못하게 여긴다. 그런 시은이 자신을 쫓아다니는 사내들의 애간장을 얼마나 태웠을지 충분히 상상이 갔다.

 이시스의 단골들 중에 시은 때문에 자살소동까지 벌였던 인간이 한둘이 아니었다.

 이혁은 내심 혀를 차며 오정희의 웃음을 끝까지 들어주었다.

 ‘첫인상하고는 좀 다른 아줌마로군.’

 그가 오정희에게서 받았던 차분하다는 첫인상은 1분 정도 계속된 그녀의 웃음으로 약간 궤도를 이탈했다.

 “하숙생이 혁이 학생 한 명밖에 없으니까 식사는 먹고 싶을 때 말만 하면 돼요. 난 요리가 취미니까 부담스러워하지 말고. 세탁할 것은 저기 욕실 세탁기 앞에 있는 바구니에 놓아두면 되고요. 필요한 거 있으면 어려워하지 말고 언제든지 얘기해요. 있는 동안은 자기 집처럼 편안하게 지내주었으면 해요.”

 이 정도면 기대 이상의, 부담스러울 정도의 호의였다.

 이혁은 타인의 악의도 달갑지 않았지만 호의도 기꺼워하지 않았다.

 둘 다 운신을 제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속으로 어떻게 생각하든지간에 순수한 호의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앞으로의 하숙생활을 편안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이 집에서 지내야 할 날들이 하루 이틀이 아니지 않은가.

 시은의 마음이 바뀌지 않는 한 남은 세월이 자그마치 2년이었다.

 이혁은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나는 딸이 둘 있어요, 혁이 학생하고 같은 학년인 지윤이가 첫째고, 둘째인 지수는 중3이에요. 둘 다 아직 돌아오지 않았지만 내일 아침에는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비슷한 또래들이고, 혁이 학생이 이곳에 오래 있을 거니까 서로들 잘 지냈으면 해요. 몇 년 동안 남자가 없던 집이라서 어색해할지 모르지만 착한 애들이라 친해지면 서로 도움이 될 거예요. 지윤이는 공부도 잘하니까.”

 오정희의 말에 이혁은 그녀의 가정사가 순탄치만은 않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러나 묻지는 않았다.

 남편의 오랜 부재를 초면에 묻는 건 예의가 아니었다, 사실은 관심도 없었지만.

 “예.”

 이혁은 최대한 표정을 부드럽게 만들려고 노력하며 말했다. 하지만 오정희의 말대로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는 잘 모르는 사람과 얽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따라와요, 방을 안내해 줄게요.”

 “예.”

 오정희를 따라 현관을 나서던 이혁은 오정희의 뒤통수에 턱을 부딪칠 뻔했다.

 그녀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기 때문이다.

 “지윤이 왔구나.”

 “응.”

 오정희의 말과 거의 동시에 약간 지친 음성이 들려왔다.

 현관문 앞에서 마주친 여고생은 음성만큼이나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피로가 그녀의 미모를 훼손하지는 못했다.

 현관의 전등 아래 드러난, 눈처럼 하얀 피부의 여고생은 이목구비가 크고 선이 뚜렷해서 정열적이면서도 서구적인 느낌이 났다.

 눈이 번쩍 뜨일 만한 미소녀였다.

 많이 말라서 몸매의 굴곡이 잘 보이지 않는 게 단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었다.

 하지만 사내처럼 짙은 눈썹과 강렬한 눈빛이 그녀의 미모에 중성적인 매력을 더했다.

 그녀가 사복을 입고 거리를 걸으면 지나가던 사내들의 시선이 자석에 끌린 쇠붙이처럼 따라붙을 것이다.

 그녀의 눈이 이혁과 마주쳤다.

 놀란 듯 그녀의 눈이 커졌다.

 생각지도 못했던 낯선 남학생이 집 안에서 걸어나왔으니 놀라지 않는 게 더 이상할 것이다.

 “일찍 왔네? 어디 아프니?”

 “아니야, 몸이 그냥 좀 안 좋아서…….”

 “네게 미처 말하지 못했는데, 오늘부터 2층에서 하숙할 이혁 학생이야. 사비고에 전학 왔어. 너와 같은 2학년이란다. 하지만 몸이 아파서 1년을 휴학했으니 너보다 한 살이 더 많아. 오빠라고 부르면 될 거야. 인사하렴.”

 “사비고요?”

 피로해 보이던 지윤의 눈이 아예 피곤에 잠긴 눈이 되었다.

 그녀는 이혁을 흘깃 보며 가볍게 목례를 했을 뿐 말 한 마디 없이 그의 옆을 스쳐 집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바보라도 알아차릴 만큼 확연한 무시였다.

 더불어 이혁을 오빠라고 부르라던 오정희의 말도 본전조차 건지지 못하고 가뿐하게 무시당했다.

 이혁은 가벼운 목례로 그녀의 인사를 받았다.

 그는 약간 얼떨떨한 기분이 되었다.

 오정희도, 딸이라고 생각되는 여고생도 사비고라는 말을 들은 후의 반응이 영 아니올시다였다.

 ‘건들건들거리는 녀석들 수가 생각보다 좀 많긴 했지만 애들 눈빛이 그리 악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었는데…… 평판이 좋은 학교는 아닌가 보군. 누나는 어떤 기준으로 학교를 고른 거야? 쉬게 해준다면서. 누나 말을 믿은 내가 바보지. 으드득…….’

 이가 저절로 갈렸다.

 시은이 학교를 고른 기준은 단순했다.

 도시 중심부에서 가능한 멀리 떨어져 있을 것.

 그것 하나였다.

 이혁을 위한 다른 안배도 고려하긴 했지만 그것은 기준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었고.

 그러니 대전시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한적한 사비고가 선택될 수밖에.

 그녀는 이혁이 복학해서 공부를 열심히 할 거라고는 애당초 생각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복학할 학교의 평판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었고, 당연히 조사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그녀는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한 적이 없어서 고등학교는 평판이 좋든 나쁘든 오십보백보이며 학생이 하기 나름이라고 믿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수준 따위(?)에서 이혁을 곤란하게 할 정도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전무했다.

 그녀가 어떤 학교를 고르더라도 이혁은 잘 적응할 터였다.

 그렇게 믿는 시은이어서 그녀가 신경 쓴 것은 학교가 아니라 그가 2년 동안 지내야 할 하숙집이었다.

 그녀가 하숙집의 십분지 일만이라도 학교에 신경을 썼다면 이혁의 학교는 전혀 다른 곳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혁이 시은의 학교 선택 기준이나 그가 이곳까지 오게 된 과정을 알 턱이 없었다.

 그는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시은이 시키는 대로 따랐을 뿐이었다.

 시키는 대로 안 하면 후환이 두려우니 사실상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했지만.

 이혁은 시작부터 골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래도 누굴 탓할 수도 없었다.

 쉬겠다고 한 것도 그였고, 시은에게 모든 것을 일임한 것도 그가 아니던가.

 자업자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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