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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켈베로스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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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둠을 살라먹고 살아가는 자.
작은 형이 죽던 날, 심장은 멈췄고.
큰 형이 죽던 날, 나의 두 눈은 빛을 버렸다.

그대, 기억하라.
어둠을 기생하는 이여.
나의 손짓이 찾아가는 순간, 너의 세상은 멈출 것이다.

분노, 순수한 감정의 불길이 타오른다!

 
7 화
작성일 : 16-08-24 14:17     조회 : 775     추천 : 0     분량 : 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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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은의 모습은 자극적이었지만 그는 인상을 찡그릴 뿐이었다.

 그가 아직 어려서가 아니었다.

 그는 세상 어느 사내보다 더 건강했고, 넘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미추불문하고 여자만 보면 힘이 솟을 나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 시은은 그의 가족, 친누나와 같았다.

 가족에게 욕정을 품을 정도라면 인생막장의 정신병자인데 그는 정상이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시은과 같은 미녀를 가족이라 생각하는 그의 정신상태가 정상인지는 따져 볼 여지가 있었지만.

 “하하하하하, 너도 이제 사내가 되려나 본데?”

 “휴우… 된 지 오래됐어.”

 “그래? 한번 확인해 볼까?”

 시은의 손이 쏜살같이 이혁의 사타구니를 향했다.

 질겁한 이혁은 인생 최대의 적이라도 만난 듯 사력을 다해 뒤로 물러났다.

 시은의 손길보다 배는 더 빨라서 진짜 번개 같았다.

 “하하하하, 어서 씻고 밥 먹어.”

 시은은 질린 얼굴로 벽에 딱 붙어 석상이 되어버린 이혁이 귀여워 못 참겠다는 듯 웃으며 방을 나갔다. 언제나처럼 윙크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

 사내라면 누구라도 녹아버렸을 시은의 모습이었지만 이혁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일이었다.

 이혁은 난감한 얼굴로 콧잔등을 찌푸렸다.

 그의 기상시간에 심심찮게 벌어지는 일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반복되는 일이라도 시은의 행동은 영 적응이 안 됐다.

 그와 시은이 살고 있는 집은 잠실에 있는 아파트였다.

 아파트는 칵테일바 이시스와 1킬로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아 시은의 출퇴근이 편했고, 평수는 50평이었다.

 둘이 살기에는 꽤 넓었는데, 그가 오기 전에는 시은 혼자서 살았었다.

 대충 씻은 이혁은 거실을 지나 주방으로 갔다.

 평수가 넓은 만큼이나 거실도 넓었다.

 그는 사실 이 아파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집 안에 먼지 한 톨만 있어도 기겁을 할 것 같은 분위기의 시은은 알고 보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게을러서 청소라면 질색을 했다.

 반대로 이혁은 결벽증까지는 아니어도 주변이 지저분하거나 어지러운 것을 무척 싫어해서 두고 보질 못했다.

 그러니 이 넓은 아파트를 청소해야 하는 사람은 당연히 그가 되었던 것이다.

 다행히 시은의 음식솜씨는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컸을 것 같은 외모와는 달리 상당했다.

 이혁과 함께 식탁 위의 반찬들을 빠르게 소멸시키던 시은의 숟가락이 움직임을 멈추고 밥그릇 위에 놓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요, 밥 먹을 때 건드리는 놈은 개 값을 물게 해준다는 굳은 신조를 가진 그녀였다.

 그래서 식사시간에는 여하한 일이 있어도 동작에 멈춤이 없는 그녀가 평소 안 하던 행동을 하자 이혁도 숟가락을 놓았다.

 할 말이 있는 듯했기 때문이다.

 그는 눈짓으로 물었다.

 ‘왜?’

 “복학해.”

 대뜸 나온 시은의 말은 명령조였다.

 “뭐?”

 이혁은 어리둥절한 얼굴이 되었다.

 이시스에서 시은과 대화를 나눈 지 엿새가 지났다.

 말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설마 복학이라니.

 “나 자퇴했어. 잊었어?”

 벌써 1년이 넘게 지난 일이다.

 시은도 잘 알고 있는 일이었고.

 자퇴 후에 만난 사이가 아닌가.

 “손써놨어.”

 이혁의 굵은 눈썹이 일그러졌다.

 무슨 말인지 대번에 이해한 것이다.

 “쓸데없는 짓을…….”

 “떠나고 싶다며?”

 “그게 왜 학교가 돼?”

 “배우는 건 시기가 따로 있어. 놓치면 바보 돼.”

 “싫어.”

 “가.”

 시은은 단호한 어조로 이혁의 반항을 찍어 눌렀다.

 이혁의 미간에 깊은 골이 패였다.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 그였지만 그 몇 안 되는 사람 중에서 그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시은이었다.

 이상하게 그는 시은에게 맥을 추지 못했다.

 평소 시은의 뜻을 거부할 생각 자체가 별로 안 들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누나, 공부하고 싶은 생각 없어. 잘 알잖아. 졸업장이 필요한 인생을 살 나도 아니고. 또 필요하다면 검정고시로도 충분해. 솔직히 말해봐. 왜 그래?”

 시은의 눈가에 미소가 맺혔다.

 “어차피 당분간 너를 쉬게 할 생각이었어. 서울에서 네 적이 생각보다 많아졌거든. 그리고 아직 스물도 안 된 너를 너무 혹사시키는 것 같기도 해서 적어도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네게 더 이상 일을 주지 않을 생각이야.”

 고등학교 2학년으로 넘어가는 겨울 방학 중 그는 학교를 자퇴했다.

 복학한다면 2학년일 테고, 고교 졸업까지라면 아직도 거의 2년이나 되는 시간이 남아 있었다.

 짧다고 할 수 없는 시간이다.

 “2년씩이나? 당분간이 언제부터 그 정도 기간에 쓰이는 걸로 바뀐 거야?”

 “지금부터.”

 똑 떨어지는 대답.

 이혁은 어이없어하며 물었다.

 “다른 집행자를 구했어?”

 이혁은 조직의 구체적인 사정은 알지 못했다.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는 시은을 믿었고, 그로 족하다고 생각했다.

 아직 어린 탓도 있었지만 시은이 그를 아낀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진심이라는 걸 그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가 알고 있는 것은 시은의 조직이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정도였다.

 시은이 맡고 있는 정보수집과 더불어 의사결정을 하는 파트, 자금관리 파트.

 그리고,

 집행파트.

 그는 집행파트에 속해 있었고, 조직 내에서의 공식명칭은 집행자였다.

 몇 명인지 숫자는 알지 못했지만 집행자가 그만은 아닐 터였다. 하지만 많지 않은 것은 분명했다.

 그는 일 년여 동안 꽤 바쁘게 일했었다.

 집행자들은 암호명이 있다.

 시은은 그도 암호명이 있다고 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는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한 적이 없어서 암호명의 필요성을 느낀 적이 없었고, 시은은 업무에 임할 때 필요한 것 이외에는 가르쳐 주는 법이 없었다.

 시은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

 “그런데도 여유인걸?”

 “하루 이틀 하고 말 일이 아니니까.”

 시은은 싱긋 웃었다.

 이혁의 일그러진 미간은 펴질 줄을 몰랐다.

 일을 주지 않는다고 다른 일을 할 생각은 없었다.

 형들이 남긴 유산은 적지 않아서 그 혼자만이라면 직업을 갖지 않아도 평생 먹고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리고 학교에 가라는 걸 거절했다고 시은이 자신을 쫓아내지도 않을 터였다.

 입맛을 잃은 그는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나무색 물결무늬로 가득 찬 천장은 꽤나 고풍스러웠다. 아파트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지만.

 잠시 후 시선을 내린 그는 시은과 눈을 마주치며 물었다.

 “적이 많아졌다는 건 무슨 소리야?”

 그에게 당한 놈들 중에 그를 찾는 자들이 있을 수는 있었다. 그러나 그런 자들 정도는 시은의 능력으로 충분히 커버가 되었다.

 그녀가 말한 적은 그에게 당한 자들이 아닌 것이다.

 “네가 모질게 손을 쓴 건 잘한 일이긴 한데, 당한 녀석들 중 몇 명이 너를 찾고 있어. 여기저기 연줄 찾아 부탁도 하고 있고. 그 연줄 중에는 아무래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놈들도 있거든.”

 이혁은 더 묻지 않았다.

 시은의 신경을 거스를 정도라면 위험한 자들이라는 뜻이었으니까.

 그는 시은이 어느 정도의 힘을 보유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했다. 어렴풋한 짐작일 뿐.

 하지만 그가 짐작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녀가 보유한 힘은 간단치 않았다.

 웬만한 자들이라면 시은이 이런 말을 할 이유가 없었다.

 그의 눈빛이 깊이를 알 수 없는 호수처럼 가라앉았다.

 자신이 위험해지는 것은 아무렇지 않았다. 그러나 시은이 위험해질 수 있다면 문제가 달랐다.

 관계를 정의하기가 애매하지만 그에게 시은은 가족과 같았다.

 그에게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가족…….

 그는 시은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어느 학교야?”

 “사비고등학교.”

 들어본 적이 없는 학교였다.

 “이름이 왜 그래? 어디 있는 거야? 충청도?”

 서울에 있는 게 위험하다고 한 시은이었다. 게다가 학교 명칭도 사비고.

 질문은 당연했다.

 시은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대전이야.”

 “머네.”

 “떨어져 있는 게 좋으니까. 도시 자체가 크지도 작지도 않아서 복잡한 일에 휘말릴 가능성도 없고, 사람들 눈에 뜨일 일도 없잖아. 졸업할 때까지 아주 푹 쉴 수 있는 하숙집도 구해줄게.”

 서울에 비하면 대전은 작은 도시임에 틀림없었지만 그래도 광역시다.

 이혁은 시은의 호언장담에 오히려 불안해졌다. 하지만 그녀의 결정에 토를 달지는 않았다.

 시은은 일단 결정된 일은 여간해서는 변경하지 않는다.

 “며칠 쉴 짬은 있겠지?”

 이혁은 일말의 기대를 갖고 물었다.

 시은은 일에 관해서는 돌다리도 두들겨 볼 정도로 신중한 성격이다. 하지만 일단 결정된 일에 대해서는 쾌도난마식으로 거침없이 밀어붙인다.

 설마 했던 그의 기대는 역시나로 끝났다.

 “내일 등교해.”

 이혁은 등을 의자에 붙이며 축 늘어졌다.

 “끔찍하네… 정말…….”

 그런 그를 보며 시은은 활짝 웃었다.

 아주 기꺼운 얼굴로.

 “혁아, 내일 수요일인데, 빨간 장미라도 한 송이 사줄까?”

 “됐네요, 아줌마.”

 “…아… 아줌… 마!”

 치명적인 일격을 받은 시은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는 데는 0.1초도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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