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신안의 론
작가 : 무제랑
작품등록일 : 2017.7.31

신안을 가진 자 세상을 바꾸리라.

 
6화. 길드 시험.
작성일 : 17-07-31 21:26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879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6화. 길드 시험.

 

 

 

 

 매니노프 영지는 그야말로 철옹성을 연상케 하는 듯 했다. 다른 영지의 성보다 약 십 미터는 더 높아 보이는 성벽. 그 성벽 위 특유의 노란 빛이 감도는 망토를 맨 병사들은 정확한 간격을 유지한 채 미동도 하지 않고서 성 외각을 감시하고 있었다.

 

 “무슨 일로 오셨소?”

 

 문지기가 랙터에게 다가와 용건을 물었다. 랙터는 가슴에 품고 있던 소라노 영주의 문장이 박힌 밀서를 보여 주었다.

 

 “잠시만 기다리시오.”

 

 잠시 후 문지기가 랙터와 론을 정문으로 통과 시켜줌과 동시에 매니노프 영주에게로 갈 수 있는 특별한 통행증을 발급해주었다.

 

 “너도 알다시피 상황은 시급하다. 나는 매니노프 영주님을 뵈러 곧장 가봐야겠지만 너까지 데려갈 수는 없겠지.”

 

 랙터의 말에 론은 끄덕였다. 이곳까지 오는데 꼬박 2틀이 걸린 셈이니 다시 매니노프의 군사가 움직이는 데도 꽤나 시간이 들 것이다. 한시라도 빨리 움직이는 편이 좋았다.

 

 “너와는 이제 이별을 해야겠구나.”

 “아저씨..”

 “분명 다시 말해두겠다. 가족에게로 돌아오고 싶다면 신분을 극복하고 힘을 얻어야 할 것이다. 아멜더가 신분을 되찾는다면 너의 어머니 제인은 아마도 홀로 지낼지도 모르겠구나.”

 

 아멜더의 말에 론은 고개를 떨구었다. 애써 다잡은 마음이었지만 금세 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걱정마라. 내가 약조하나 하도록 하지. 제인은 나를 비롯한 친한 주변 이웃들이 잘 보살펴 줄 것이다. 네 아버지 일까지 보살피기에는 우리 역량으로는 부족한 것이겠지만..”

 

 그리고 랙터가 가죽 끈과 동물의 뼈로 만들어진 목걸이를 건냈다.

 

 “대호는 아니어도 내가 사냥꾼으로 살아왔던 40년의 세월동안 가장 큰 호랑이의 어깨뼈다. 사냥꾼들 사이에서는 호랑이의 스피드와 힘을 버텨주는 호랑이의 어깨뼈에 많은 의미를 둔단다. 이것을 너에게 맡기겠다.”

 “아저씨 전 괜찮아요. 이런 것은.”

 “주는 것이 아니라 맡기겠다고 했다. 꼭 다시 돌아오너라.”

 “아저씨..”

 

 론은 감동했다. 랙터 아저씨는 평소에 쾌활하고 활동적인 모습을 주로 보여주었지 이렇게 진중하고 따뜻한 모습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

 

 랙터는 돌돌 말린 두루마리 종이 하나를 건냈다.

 

 “거기에 네가 찾아가야 될 사람. 정확히는 장소겠지. 그곳이 나와 적혀있다. 몸조심 하거라.”

 

 그 말을 끝으로 랙터 아저씨와는 이별이었다.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솟아 올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던 론이었다.

 

 론은 종이에 적힌 장소를 찾아냈다.

 

 ‘술집?’

 

 론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술집이라니. 분명 알 수 없는 4층짜리 꽤나 평수가 큰 목조건물이었지만 1층에는 분명 술집이라는 기호와 함께 간판이 걸려 있었다. 론은 침착히 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끼익.

 

 나무문의 특유한 소리가 술집 안의 정적을 깼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테이블과 바에는 누구도 보이질 않았다.

 

 “지금은 영업하지 않소. 돌아가시오.”

 

 론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옆을 돌아봤다.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던 입구 옆에 떡하니 거구 하나가 서있었다.

 

 “저기...”

 “음? 어린 아이 아니냐? 술심부름이라도 온 것이면 돌아가라. 장사는 저녁부터다.”

 “아뇨.”

 

 무시하는 듯한 거구의 말투에 반발심이 생긴 론이 제법 당찬 어투로 랙터가 준 종이를 내밀었다. 종이에는 그곳에 도착해서 이 종이를 건네면 모든 것을 알아서 해줄 것이다라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음? 네가 신입인가? 따라와라.”

 

 무뚝뚝한 말투. 거구의 몸집처럼 그의 어투에도 꽤나 육중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거구를 따라가다 론은 잠시 음산한 분위기가 엄습하는 바람에 걸음을 멈칫 거렸다. 길게 이어진 복도는 윗층으로 가는 길과 지하로 가는 길로 양 갈래가 나있었는데 지하 쪽에서는 알게 모르게 어두운 공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음? 결계를 눈치 챈 건가?”

 

 거구가 잠깐 걸음을 멈춘 론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면서 말했다.

 

 “결..결계요?”

 

 론의 대답에 거구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금세 지하실 입구로 갔다. 그리고 그는 그의 손바닥을 지하실 문에 살포시 대었다.

 

 -슝!

 

 문에서 노란 빛의 1초 남짓 퍼져 나왔다. 론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지만 눈은 이미 휘둥그레져 있었다.

 거구는 그대로 문을 열고 지하실로 들어섰고 론 역시 그를 따라 나섰다.

 

 “이..이건..”

 

 놀라움의 연속에 론은 얼굴까지 붉게 상기 되었다.

 그곳은 단순한 지하실이 아니었다. 약 30여명이 되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저마다의 테이블과 바에 앉아서 왁자지껄 떠들며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오!!! 빅맨!! 문지기께서 추잡스런 지하까지 어인 일이셔? 그세 몸무게가 불어서 아래로 가라 앉은 것인가?”

 

 한 테이블에 있던 금발 남성이 거구에게 소리쳤다. 거구는 잠깐 찌릿한 눈빛을 보냈지만 이내 상종하지 않겠다는 듯 바에서 술을 나눠주던 바텐더에게로 다가갔다.

 

 

 “대장. 이 아이가 랙터의 소개장을 들고 왔더군.”

 

 론은 대장이라는 말에 바텐더의 얼굴을 바라봤다. 붉은 장발에 검은 눈동자. 이모구비가 제법 뚜렷한 것이 누가 봐도 상당한 미남에 쾌활한 마초느낌이 물씬 풍기는 남자였다.

 

 “호오? 이 아이가 그 아이인가?”

 

 그 대장이라는 사내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론을 바라봤다. 거구가 대장에게 가보라는 고개짓을 론에게 보냈다. 론은 엉거주춤한 자세로 대장이라 불리는 붉은 장발의 사내에게 다가갔다.

 

 “안..안녕하세요!! 론 프렉스입니다!!”

 

 론의 커다란 인사에 장내가 잠시 침묵이 흘렀다. 론은 순간 움찔하며 허리를 숙인 인사자세로 고개를 살며시 돌렸다. 자신이 무어라도 잘못한 것일까?

 

 “크하하하하하하!!!”

 “크크크크큭!!”

 “좋아! 좋아! 이 번 신입은 배짱이 두둑하군!”

 “환영한다! 론!”

 

 여기저기에서 인사치레의 말들이 들려왔다. 론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붉은 장발의 남자를 바라봤다. 그 역시 묘한 미소를 지었다.

 

 “난 아벨이라고 한다. 이곳의 총 책임자이자 길드 뮤의 대리인, 길드 마스터를 하고 있지.”

 “아..네..아벨...경”

 “존칭은 생략하고 너 편한 데로 부르면 된다.”

 “네. 아벨..씨...”

 “네 녀석이 이름을 밝힌 것은 실수다.”

 

 아벨의 말에 론은 미간을 찌푸렸다. 처음 본 사이에는 이름을 밝히는 통성명이 기본 아니었던가?

 

 “미들 네임이 없는 너의 이름은 하층민을 나타내는 것이다. 중인들은 그들만의 미들네임을 사용하고 귀족과 기사도 마찬가지지. 만약 네가 우리들과 함께 있는데 그런 식으로 타인에게 신분이 들통 난다면 우리는 꽤나 골란 해지지.”

 

 론은 순간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하층민이었고 윗계층의 문화는 거의 문외한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자신은 지금 아버지가 준 검을 착용하고 있는 상황. 이들이 당장이라도 이것을 이유로 경비대에 자신을 끌고 가면 노예로 전락해버릴지도 모른다.

 

 론의 표정을 읽은 아벨이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마라. 우리들 대부분이 하층민, 노예, 몰락한 귀족과 검사 뭐 그런 겉절이 부류들이지. 다만 나름대로 우리식의 요령이 있어 그걸 감추고 좋은 길드로 살아남았지만.”

 

 아벨의 말에 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순간 가족들의 얼굴이 떠오를 만큼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순간 아벨이 나지막하게 무게를 실어 말했다. 론은 순간적으로 아벨이 뿜는 포스에 온 몸이 굳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좌중도 그 분위기를 느꼈는지 서서히 조용해졌고 마침내 언제 왁자지껄한 술판이 있었냐는 듯 고요해졌다. 론은 분위기로만 좌중을 압도하는 이 눈앞의 아벨이라는 남자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우리에게 신분제는 없다. 다만 실력제가 있을 뿐이지. 뭐.. 이것도 불공평하다고한다면 그렇겠지만... 우리는 우리 나름의 방식이 있지. 길드를 외부에 알리지 않고 유지하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 지금껏 모든 일을 견디고 해내왔다. 때때로 그런 일련의 과정들은 정말 장난 아닌 일들이었지.”

 “...”

 

 론은 입 밖으로 무슨 말을 꺼내고 싶었다. 하지만 진중한 분위기 속에 어떤 실언이 나올 것만 같아 굳게 입을 다물었다.

 

 “실력을 보겠다. 보아하니 검을 착용한 것이 검사겠구나.”

 

 론이 긍정도 부정도 아닌 표정을 했다. 이제껏 검을 사용해본 적도 없다. 그렇다고 마나를 볼 수 있다 해서 마법사는 더더욱 아니다. 다만 실력을 본다고 했으니 차라리 곡괭이라도 휘두른 경험상 검사 쪽이 자신과 가까울 것이라 생각했다.

 

 “미스터 큐. 네가 이 녀석 시험관을 맡아 주었으면 하는데?”

 

 아벨이 누군가에게 말했다. 그러자 테이블 중 하나에서 금발의 남자가 미소를 띠며 일어섰다. 아까 문지기 거구를 약 올리던 장본인이다.

 

 “여어... 괜찮겠어? 아벨? 나는 봐주지 않는다고. 내가 시험관일 때는 합격생도 적고.. 시험생이 목숨도 걸어야 될 수 있는데.. 나는 저런 어린 애를 상대로 피 보는 건 취향이 아니야.”

 “괜찮다. 쓸모없다면 이 자리에서 죽여도 좋다.”

 

 아벨의 마지막 말에 모두가 얼어붙은 표정을 보였다. 아마도 평소의 론이었다면 이런 상황에서 줄행랑을 치거나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았겠지만. 지금의 론은 조금 달랐다. 엄청난 땀이 온몸에 흐르고 있었지만 묘한 긴장감과 설렘이 가슴에 맴돌고 있었다. 론은 그런 자신의 상태에 스스로도 놀라고 있었다.

 

 “좋아. 뭐. 대장 뜻이라니까.”

 

 미스터 큐는 천천히 론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가 손가락으로 어떤 표시를 하자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테이블과 의자를 치우기 시작했다. 모두 치우고 나자 빽빽해 보였던 내부에 상당히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

 

 “음.. 이정도면 충분하겠군. 나와라. 론.”

 

 미스터 큐가 론을 불렀다. 론은 그의 부름대로 그와 공간 정중앙에 맞서서 섰다. 묘한 떨림. 극한의 긴장감. 론은 다시 한 번 가족의 얼굴을 떠올렸다. 긴장하지 않고 위기의 순간 힘이 될 수 있는 가장 큰 것. 가족이니까.

 

 “검을 뽑아 들어라. 난 권법가이니 지금 차고 있는 연습용 너클이면 충분하겠지.”

 

 -챙!

 

 론의 발검에 좌중은 더욱 조용해진 느낌이 들었다.

 

 “제법 좋은 검이잖아? 이거 조심해야겠는 걸?? 핫!!!”

 

 순간 기합과 함께 론의 복부로 미스터 큐의 발차기가 꽂혔다.

 

 “크악!!!!!!!!!!!!!!!!!!!!!!!!!!!!!!!!”

 

 론은 그대로 뒤로 나가 떨어졌고 옮겨 놓은 테이블에 쳐 박혔다. 다행이 늦게나마 신형을 뒤로 옮기는 반사 신경을 발휘한 덕에 치명적인 데미지는 피할 수 있었다.

 

 “으윽..! 쿠엑!!”

 

 론이 엎드린 채로 구토를 했다. 단 한 번의 일격이었지만 정수리 끝까지 진동하는 기분이 든 것은 처음이다.

 

 ‘젠장...! 나도...지지 않겠어...개안(開眼)!!’

 

 론은 마음속으로 눈의 시동어를 넣었다. 그러자 그의 눈에서 붉은 안광이 잠시 스쳐갔다. 그러나 그것을 본 것은 가까이 있던 아벨과 바로 자신 앞에 있던 미스터 큐뿐이었다. 아벨은 론의 붉은 안광을 보고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꽤나 놀라고 있었다.

 

 ‘눈의 능력자인가..’

 

 아벨과 달리 미스터 큐는 론의 능력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다만 겨우 겨우 일어선 론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것만은 알고 있었다.

 

 “고민할 필요는 없지!!! 간다..! 철권 상중악!!!”

 

 철권 상중악(鐵拳 上中惡)은 말 그대로 주먹에 마나를 불어 넣어 강철과 같은 주먹을 만든다. 그리고 가장 높은 타격기로 악을 재현한다는 뜻이었다. 그만큼 파괴적이고 강한 상급 권술이었다.

 

 ‘혜안 1단계’

 

 론이 눈을 개방하자 상대방의 움직임이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느껴졌다.

 

 오른쪽 스트레이트 2방.

 왼쪽 어퍼컷..!

 

 다만 상대방의 움직임이 느리게 보인다고 하여 론이 여유 있게 피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눈과는 달리 신체는 그저 또래보다 잘다져진 17살 농노의 몸이었으니까 말이다.

 

 론은 겨우겨우 거의 살갗에 스칠 정도로 미스터 큐의 주먹들을 피해갔다. 간혹 섞어오는 속임수들도 론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혜안은 속임수 후 움직이는 주먹도 뻔히 보이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한계였다. 지금은 피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상황이었다.

 

 ‘반격의 기회를 노려야 돼.’

 

 론은 재빨리 발을 뒤로 구르며 미스터 큐와 거리를 두었다.

 론은 숨 막히는 상대와의 테스트 속에 몰입한 나머지 주위의 반응은 볼 수 없었다. 사람들은 다 놀라서 입이 떡 벌어져 있었다.

 

 “이..이거.. 그냥 대장이 이벤트한 것 아니었어?”

 “그..그러게..저 꼬마...제법 하잖아?”

 

 말 그대로였다. 사실 아벨은 오로지 추천으로만 자신의 길드원을 출신성분을 가리지 앉고 받아 주었다. 물론 나름대로 인물 검정도 있었지만 랙터와는 오랜 벗이었고 꽤 안목 있고 실력 있는 랙터의 추천이라면 바로 길드로 들어올 수 있었다. 당연히 시험 같은 것은 그냥 방금 생각해낸 것일 뿐이었다.

 

 다만 이 시험을 통해 론에게 소속감을 주고 싶었고 나름 그의 의지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미 론의 의지라면 1차적으로 미스터 큐에게 맞은 발차기를 버티고 일어선 것만 해도 합격이었다. 미스터 큐라면 거의 준 S급 길드해결사.

 마나나 오라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17살 꼬맹이가 견디기에는 무리라고 보였기 때문이다. 허나 론은 그것을 뛰어난 반사 신경으로 몸을 뒤로 빼면서 데미지를 최소화했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그의 붉은 안광.’

 

 아벨도 길드마스터를 하면서 간혹 다른 대(大)길드에서 눈의 능력자들 몇 명을 보아와서 알고 있는 그 현상이 론에게서 보았다.

 

 

 눈의 능력을 사용하기 전에 잠깐 이는 붉은 눈의 빛. 적광.

 아벨의 예상은 적중했다. 그 적광이 론의 눈에 나타난 이후로 론은 거의 모든 미스터 큐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있었다.

 

 ‘론의 신체는 아직 눈의 능력을 따라가기에는 부족하다. 저기서 성장만 해준다면... 정말로 길드의 염원을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아벨은 미소를 지었다. 사실 격투를 말리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조금 더 론을 지켜보기로 했다.

 

 ‘검을 써야한다.’

 

 론을 이를 악물었다. 미스터 큐는 자신의 철권 상중악이 다 빗나가자 쓴 미소를 지었다. 그 빠르다는 하피(harpy:상체는 인강형상을 하고 양팔은 날개, 하체는 새의 모습을 한 인간형 몬스터)들도 3방 중에는 한 방은 적중할 정도로 민첩한 공격이었기 때문이다.

 

 “이거...나도 나이를 먹은 건가? 은퇴할 때가 된 건가? 꼬맹이에게 기술을 간파 당하다니..쩝.”

 

 미스터 큐는 그 것으로 시험을 종료하기 위해 아벨을 바라보려 할 때 주위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저...저것...오라아냐?”

 “오라는 아니지만...!!!”

 

 그 순간 론에게 눈길을 돌린 아벨과 미스터 큐는 머리가 쭈삣 설 정도의 놀라운 광경을 보았다.

 

 ‘개안 2단계..! 정안!’

 

 론의 눈에 주변에 흐르는 마나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거기에 미스터 큐의 양 주먹에 몰려 있는 마나들도 보였다. 가장 놀라운 것은 아벨이었다. 그의 전신에 황금빛 마나가 가득히 맴도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일단은 아벨씨를 구경할 시간이 없다...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모든 게 끝이다..’

 

 론은 주변에 흐르는 마나를 느끼고 몸으로 끌어 들였다. 만약 마나를 읽을 줄 아는 황실의 대마법사들이나 마법탑의 대장로가 이것을 보았다면 기겁을 하였을 것이다.

 그것은 오랜 수련과 마법에 정통한 자들이 마나의 흐름을 볼 수 있을 때 겨우 사용할 수 있다는 경지 마통(魔通:마법을 꿰뚫어 보는 경지)이었으니까 말이다.

 론은 정신을 온전히 검 끝으로 집중했다. 그의 검에는 서서히 푸른빛이 맺히기 시작했다. 론의 이마에도 송글송글 땀이 맺혔다. 적은 량의 마나는 랙터 아저씨에게 보여준 것처럼 모아본 적은 많았지만 이렇게 대량의 마나를 끌어당겨 모은 것은 처음이었다.

 

 “익스퍼트 나이트!”

 

 미스터 큐의 눈이 빛났다. 꼬마 녀석이 익스퍼트 나이트라니. 말도 안 돼는 평생 한 번 볼가 말까한 상황이 눈앞에 벌어지고 있었다.

 처음 검을 잡은 검사들을 견습기사 즉 프로베이션 나이트라고 한다. 그것이 아무리 빨라도 족히 10년. 기사가문이나 귀족가의 자제들이 약 5살 때부터 검을 잡으니 약 15살이면 프로베이션 나이트의 과정이 끝난다.

 그 후 또 10년의 과정이 프로피션시 나이트. 즉 숙련기사이다. 그 과정을 지나면 각기 역량에 따라서 발전이 이루어진다. 천차만별로 배움의 속도가 다르지만 대략 다음 단계인 미드 나이트가 평균 숙달속도 10년이다. 그리고 그 다음이 겨우 익스퍼트 나이트인 것이다.

 명망 있는 대검술가의 자제들도 20대 중후반에야 겨우 도달하는 경지가 익스퍼트 나이트(expert night 전문가 수준의 기사)였다.

 검황이라 칭해지고 영웅기사라 국민에게 추앙받는 황제 직속 킹 나이트의 기사단장 마스터 젠 오 파미멜 같은 경우 10 중후반에 그 경지에 들어섰다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미스터 큐 앞에 있는 자는 젠오 파미멜이 아니라 순진한 소년이었다.

 

 아무리 봐도 검을 익힌 흔적이 없었다. 움직임도 근골도 마찬가지. 검을 쥔 손은 툭 치면 금세 검을 놓치고 말 어설픈 자세일 뿐이다. 그런데 마나를 검에 주입할 수 있는 익스퍼트 초입의 경지에 있다니.

 

 미스터 큐는 눈을 비비고 다시 확인했다. 틀림없는 푸른빛의 마나가 론의 검에서 아른 거리며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만약 저 마나를 좀 더 갈무리하고 집중력 있게 피워 낼 수만 있다면 익스퍼트 중급도 먼 일은 아니었다.

 

 “허허..대장...이거..엄청난 놈인데요.. 이 나이에 마나검의 경지라면 20대에 오라 나이트(익스퍼트 나이트 다음의 경지. 왕국 기사단장급)도 가능하겠는데요.. 진짜 이런 애를 죽여도 되요? 명을 거둬 주시죠?”

 “어? 어..그래. 그러지. 합격!”

 

 론은 너무 집중한 마저지 아벨의 말소리를 듣지 못했다.

 

 “합격!!!!!!!!!!!!!”

 

 우레와 같은 울림. 그제 서야 론은 아벨의 말이 귓가에 울렸다.

 

 “합...격..!”

 

 아벨의 말을 자신의 입으로 한 번 더 곱씹은 론은 미소를 지은 채 그대로 쓰러졌다. 무리였다. 미스터 큐의 공격을 맞았고 그의 권격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힘을 다 써버렸다. 거기에다가 두 가지 눈을 다 개안한데다가 마나까지 무리해서 검에 주입했던 론이었다. 사실 더 이상 서있기도 무리였는데 정신력으로 버틴 것이다. 한계에 다다른 론은 눈앞이 흐릿해지며 쓰러져 버렸고 가족의 얼굴만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7 31화. 추격자들. 2017 / 7 / 31 247 0 3254   
26 29.30 감춰진 눈 2017 / 7 / 31 266 0 7975   
25 27.28 이유 2017 / 7 / 31 255 0 7536   
24 25.26 대장장이 갈 피드릭 2017 / 7 / 31 249 0 8533   
23 24화. 갈 피드릭의 회상(2) 2017 / 7 / 31 248 0 3412   
22 23화. 갈 피드릭의 회상 2017 / 7 / 31 243 0 6126   
21 21.22 대장장이 노인 2017 / 7 / 31 253 0 6317   
20 20화. 퓨론 마을(2) 2017 / 7 / 31 272 0 3530   
19 19화. 퓨론 마을 2017 / 7 / 31 260 0 5437   
18 18화. 마리아의 과거 2017 / 7 / 31 261 0 5094   
17 17화. 마리아 드 카미스트 2017 / 7 / 31 249 0 4704   
16 16화. 야화(夜話 밤 중 이야기) 2017 / 7 / 31 228 0 5057   
15 15화. 고블린 전투 2017 / 7 / 31 230 0 7744   
14 14화. 쉐도우 2017 / 7 / 31 246 0 5512   
13 13화. 빌 마운틴(2) 2017 / 7 / 31 235 0 5318   
12 12화. 빌 마운틴 2017 / 7 / 31 255 0 7154   
11 11화. 퀘스트(3) 2017 / 7 / 31 273 0 4283   
10 10화. 퀘스트(2) 2017 / 7 / 31 254 0 4131   
9 9화. 퀘스트 2017 / 7 / 31 241 0 5698   
8 8화. 소라노 영지 회의 2017 / 7 / 31 259 0 4659   
7 7화. 에오스(Eos) 2017 / 7 / 31 253 0 6348   
6 6화. 길드 시험. 2017 / 7 / 31 247 0 8792   
5 5화. 소라노 영지 전투(2) 2017 / 7 / 31 240 0 3060   
4 4화. 소라노 영지의 전투. 2017 / 7 / 31 252 0 4497   
3 3화. 애밀 협곡에서. 2017 / 7 / 31 272 0 6909   
2 2화. 집을 떠나다(2) 2017 / 7 / 31 251 0 9536   
1 1화. 집을 떠나다. 2017 / 7 / 31 435 0 591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반가 클라이머
무제랑
뇌제라 불리는
무제랑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