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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뇌제라 불리는 자
작가 : 무제랑
작품등록일 : 2017.7.31

신안을 가진 자 세상을 바꾸리라.

 
8. 도둑소탕
작성일 : 17-07-31 21:06     조회 : 316     추천 : 0     분량 : 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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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도둑소탕

 

 레오나는 천리안을 거두었다. 아무래도 이상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관 목욕탕에서 씻고 나오던 태오가 여관 창밖을 보며 고심하는 레오나를 발견했다.

 

 "무슨 일이지?"

 "아무래도 이상해!"

 "무엇이?"

 "미행이 있었던 것 같아. 아무래도 마계 쪽 인사는 아닌 것 같지만."

 "아? 그거?"

 

 레오나가 갑작스레 태오를 노려봤다. 순간 레오나의 눈빛에 태오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 미안미안!"

 

 레오나가 천리안을 제거하며 다시 태오를 바라봤다.

 

 "방금 그것은 뭐야?!!"

 

 태오가 찌릿한 기분이 사라지자 소리쳤다.

 

 "천리안이라고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종의 천사들의 마법이야. 너처럼 가까이에서 마주하면 압박감이 심해."

 "그 딴 걸 쓰고 다닌단 말인가?!"

 "그 딴 거라니. 그럼 우리는 거저 있는 줄 알았어? 그건 그렇고 그거라니? 알고 있었어?"

 "물론. 이 몸께는 그 정도는 식은 죽 먹기지. 천리안 따위 없어도."

 태오가 비아냥대며 말하자 레오나의 이마에 핏줄이 섰다. 진정 오딘께서는 왜 성격까지 봉인하지 않은 것일까 생각하며 말이다.

 "왜 우릴 미행하는 건데?"

 

 레오나가 한 수 접어 성격을 죽이며 태오에게 물었다.

 

 "모른다."

 "모른다고?? 안다며??"

 "미행한다는 것은 알았지. 내가 그들이 왜 하는지 어찌 아나? 내가 힘이 있는 것도 아니고."

 

 -퍽!

 

 "으헉!"

 

 레오나가 태오의 정강이를 후렸다. 말을 안 듣는 똥개를 기르는 것은 매라 했던가?

 

 "목욕탕을 갔다 좋은 구경까지 했으면 그냥 조용히 있어!"

 

 레오가가 덧붙인 말에 태오의 얼굴이 붉어졌다. 수치심. 태오가 인간이 되고나서 느끼는 새로운 감정들의 엄습이었다.

 

 사실 루멘 마을처럼 커다란 목욕탕은 처음이었다.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인간 여자들

 의 목욕하는 모습을 보고 말았다. 그리고 태오는 생전 처음 느끼는 심리적 신체적 변화를 경험했던 것이다.

 

 레오나는 방금 천리안으로 태오를 보면서 목욕탕에서 있었던 사건(?)을 알아차린 것이다. 태오는 고개를 숙이고 침대로 들어갔다. 정강이를 채인 극심한 고통보다 얼굴이 붉어진 수치심이 더욱 몸을 힘들게 했다. 젠장! 젠장! 인간으로 생활한다는 것이 이토록 힘들다니. 새삼 과거의 꿈을 꿀 것 같은 밤이었다.

 

 -끼이익! 끼이익!

 

 깊은 밤. 여관 복도의 정적을 깨는 소리가 있었다.

 "형님! 이쪽이우?"

 "아니다. 이쪽이다."

 "이쪽아니우?"

 "이쪽이라니까!"

 

 두 명의 신형이 어두운 복도에서 실랑이를 했다.

 

 "젠장! 진즉에 잘 기억하라니까!"

 "미안하우! 머리 좋았으면 내가 이 짓거리를 했겠수?"

 "쩝. 거도 그렇군. 어쨌거나 이 방이 확실하냐?"

 "그렇수. 확실하오."

 

 두 명은 하나의 여관방 앞에 서있었다.

 

 "애들은 밖에서 대기 중이지?"

 

 마룬은 다시 한 번 부하들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렇소. 망보는 놈 하나. 후문 쪽에도 하나 있소."

 

 잭은 마룬의 물음에 친절히 대답했다. 어찌나 조심성이 많은지 잭은 짜증이 날 정도였지만 말이다.

 

 -딸칵! 끼이이이익!

 

 잭은 솜씨를 발휘해 금세 여관문을 땄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나무문을 열었다. 어두운 방에는 아무 것도 보이질 않았다.

 

 "가지고 온 것 좀 줘."

 

 마룬이 잭에게 무엇인가를 건내 받았다. 그리고는 그것을 손에 비벼댔다. 그러자 곧 손에서 은은한 녹색 빛이 빛나기 시작했다.

 야광초였다. 주로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마법 재료로 비비면 몇 분 동안 은은한 빛을 내는 효과가 있다.

 

 "젠장. 이놈의 야광초? 헛바리 산 것 아냐? 왜 이리 흐려?"

 

 마룬이 성질을 냈다.

 

 "형님 나이가 들어서 밤 눈이 흐려진 거유. 난 잘만 보이는 구먼."

 

 잭은 빨리 작업이나 하자는 손동작을 하며 앞장섰다.

 

 -부시럭. 부시럭.

 

 여관방은 양 끝으로 침대가 놓여 있었고 침대 사이로 탁자와 더불어 넓은 거실이 배치된 일종의 원룸 형태의 방인 것 같았다.

 

 "옷을 뒤져봐! 짐이나 그런 것 없나!"

 "알겠수. 형님이 저 위쪽 침대로 가쇼. 난 아래쪽으로 가게."

 

 둘은 조심스레 움직였다.

 

 마룬은 양손을 뻗어가며 여기저기 빛을 비춰 보았다. 그래도 잘 보이지 않았는지 직접 손을 대보기도 하고 눈을 가까이 대기도 했다.

 

 -물컹.

 

 "응? 뭐지?"

 "왜 그렇수?"

 

 몇 루비 떨어진 거리에서 마룬의 물음에 잭이 물었다.

 

 "잘 안 보이는데. 뭔가 물컹하고.."

 

 그는 천천히 그것을 더듬었다. 물컹하고 딱딱한 것도 있고.

 

 "흐익!!!"

 

 -우당탕!

 

 마룬이 놀라 뒤로 자빠졌다. 잭은 그런 마룬의 돌발행동에 더 놀랐는지 잽싸게 그에게 달려왔다.

 

 "무슨 일이오?"

 "저...저기."

 

 마룬은 잭의 물음에 야광초에 빛나는 손가락으로 무엇인가를 가리켰다. 잭도 빛나는 양손을 앞으로 향했다.

 

 "큭!"

 

 사람이었다. 그것도 둘을 무심히 노려보고 있는 사람.

 

 "쫄..쫄지마!"

 

 마룬이 말했다. 물론 본인은 서있지도 못한 상태였지만.

 

 "그..그렇소! 상대는 쪼맨한 남자 하나와 빵빵한 여자 하나 아니요?"

 

 잭은 얼떨결에 일어서 주먹을 쥐었다.

 

 "죽...죽!고! 싶지 않으면 가진 것 다 내놔라! 그럼 살..! 살려주마!"

 

 다소 더듬기는 했어도 제법 기백이 있는 잭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그는 상대를 잘못 만났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태오는 안 그래도 오늘 레오나에게 된통 당한터라 상당히 심기가 거칠어진 상태였다. 그런데 이런 도둑놈들이 그의 여관방에 꼬이다니. 게다가 그 놈들은 자신의 신체 중 중요부위 몇 군데를 마음껏 쪼물딱(?) 거린 상태였다.

 

 "레오나. 이놈들은 내가 처리한다."

 "제발 시체는 만들지 마."

 

 레오나의 말에 태오가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보는 태오의 섬뜩한 살인 미소였다.

 

 -척! 퍽! 퍽! 퍽!

 

 마룬과 잭은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몇 번 플래쉬가 터지는 것 같더니 정신이 육체를 이탈했다.

 

 태오는 그동안 제법 신체 수련을 해둔 덕에 덩치 도둑 둘을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었다. 너무나 약한 인간의 몸으로 그나마 평소 여러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근골단련이 필수였다. 드래곤일 적 읽은 여러 서적이 그의 단련에 도움이 되었던 터라 그는 꽤나 빠른 성장을 보인 상태였다. 아마 지금의 그라면 익스퍼드 중급은 들어간 상태일 것이다.

 태오는 그들을 의자에 꽁꽁 동여맨 후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그 두 놈을 제

 법 좋은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옥입니다. 그 후로 난 도둑질을 때려쳤죠. 나는 내가 나쁜 놈인 줄 알고 살아왔습니다만 저는 그의 발톱의 때도 안 되었죠. 언젠가 그를 다시 만난다면 차라리 난 혀를 깨물겁니다. 분명 그래야만 할겁니다."

 

  -마룬에게 태오에 관해 물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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