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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저승 암행어사전
작가 : 휘음
작품등록일 : 2017.4.2

가온은 심부름센터에서 일하는 20세 대학생. 그런데 심부름센터에서 하는 일들이 뭔가 이상하다. 변기에 머리가 낀 귀신의 머리를 빼주거나, 망태할아버지의 찢어진 망태자루 수선해주기, 처녀귀신 엉킨머리 풀어주기, 콩콩귀신 머리 스프링 갈아주기... 폼 나는 일을 한다고 해서 일을 시작한 거였는 데! 저승의 평화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암행어사이야기! <<작가메일 : vento312@naver.com>>

 
4. 일각록 (7)
작성일 : 17-07-31 21:05     조회 : 362     추천 : 0     분량 : 4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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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승후는 심장이 쿵쿵거리며 울리는 것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지금 이 상황은 그가 가장 피하고 싶었던 순간이었다.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었을 이 상황에 승후는 눈을 질끈 감았다.

  가온은 노을을 빤히 쳐다보았다. 얼마 전, 신라중학교 출신이 아니냐며 붙잡던 그 여학생이 지금 왜 이곳에 쌍둥이와 함께 온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그저 이 상황을 이해하려 머리를 열심히 굴릴 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답을 도출해 낼 수 없었다.

 

  “이 누나, 가온이형이랑 승후형을 찾던데 혹시...”

 

  “혹시...”

 

  묘한 기류를 읽은 쌍둥이들의 눈이 반짝였다. 둘은 무슨 생각을 한 것인지 손뼉을 치며 입을 모아 말했다.

 

  “채권자?!”

 

  혹시 쌍둥이가 무언가 알아낸 것은 아닌지 가슴을 졸이던 승후는 심장이 밑바닥으로 쿵 떨어지는 경험을 해야만 했다. 쌍둥이들은 엉뚱한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형, 돈 빌리고 안 갚은 거예요?”

 

  “그러면 안 되죠!”

 

  “아는 사람인데 모르는 척 한다면서요.”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죠.”

 

  “뭐?”

 

  가온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에 코웃음을 쳤다. 돈을 빌려? 아무리 치킨 런에서 제대로 된 월급을 못 받는다고는 하지만 집에서 간간이 받는 용돈도 있었기에 누구에게 돈을 빌리거나 할 만큼 궁하지는 않았다. 가온은 짧게 고개를 저었다.

  쌍둥이들이 떠들기 시작해서야 승후는 어떻게 해서든 이 상황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우선 터무니없는 농담을 늘어놓는 쌍둥이들의 입부터 어떻게든 닫아야겠다고 생각하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자, 쌍둥이들. 상상은 거기까지.”

 

  승후는 쌍둥이들의 어깨를 잡아챘다.

 

  “너희는 뿔이 달린 녀석이 누군지 알아낸다고 않았어?”

 

  몽룡이 무엇인지 알아오라고 시키지 않았냐며 승후가 쌍둥이를 부추겼다. 쌍둥이들은 잊고 있던 모양인지 그제서야 손뼉을 쳤다.

 

  “그런데 형들 잡아다가 같이 알아오라고 했는데.”

 

  “멧돼지처럼 매달아서!”

 

  가온과 승후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지. 지금 우리는 그 장소에 이미 와 있잖아?”

 

  “그런가?”

 

  “그럼 잡을 필요가 없는 건가?”

 

  쌍둥이는 생각보다 단순하다는 가온의 말이 떠오른 승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이 맞았다. 복잡해 보이면서도 똑똑한 것 같으면서도 쌍둥이는 의외로 단순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형들이랑 같이 찾아야 하잖아요.”

 

  “맞아. 형들은 뭐하고 우리만 찾아요?”

 

  “그건...”

 

  가온은 가만히 승후를 보았다. 자신이 노을에게 정신이 팔려있는 동안 쌍둥이를 떼어놓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쓰는 모습에 감명이라도 받은 것인지 아니면 승후가 안타까워 보여서 그런 것인지 가온은 어깨를 한 번 으쓱였다. 그도 얼른 이 장난꾸러기들을 보내고 저 여자가 왜 이곳에 온 것인지 알고 싶었다.

 

  “내기하자.”

 

  승후는 가온을 돌아보았다. 가온은 생각보다 쌍둥이를 다루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승후는 이럴 때의 가온을 보면 꼭 몽룡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겹쳐 보인다고 해야 할까?

 

  “내기요?”

 

  “무슨 내기요?”

 

  쌍둥이는 도깨비들처럼 내기를 좋아하는 모양인지 눈을 반짝였다.

 

  “이기면 뭘 해줄 거예요?”

 

  “소원 들어줄게.”

 

  “소원이요?”

 

  쌍둥이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승후는 경악에 가까운 얼굴로 가온을 쳐다보았다. 가온은 묘하게 편한 얼굴이었다.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인지 그는 여유가 넘치는 얼굴로 쌍둥이들과의 내기를 성사시켰다.

 

  “어떤 내기를 할 거예요?”

 

  “우리 팀장이 낸 과제가 있잖아? 누가 뿔 달린 그 생명체의 정체를 빨리 알아내는 지에 대한 내기를 하자.”

 

  “좋아요! 그럼, 우리 쌍둥이 대 소꿉친구 팀!”

 

  “누가 먼저 뿔 달린 생명체를 찾나 내기하는 거예요!”

 

  가온은 눈이 크게 떠졌다. 무슨 소리인지 그는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소꿉친구? 누가? 승후랑? 승후랑은 알게 된지 꽤 됐지만 그래도 소꿉친구는 아니었다. 그가 승후를 알게 된 건 그가 귀신이 된 후였으니까. 이미 죽은 승후와 그는 소꿉친구가 될 수 없었다. 무어라 묻기도 전에 쌍둥이들은 휑하니 가버리고 말았다. 가온은 눈만 몇 번 깜빡이다 승후를 보았다. 승후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가 할 수 있는 말은 아무것도 없었다. 저 망할 놈의 쌍둥이들이 가면서 저렇게 말을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에 그의 머리는 복잡해져만 갔다.

 

  “소꿉친구라니?”

 

  “쟤네가 착각한 거 아냐?”

 

  승후의 말에 가온은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영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 역력했지만 승후는 더 말하지 않았다.

 

  “유가온.”

 

  가만히 지금까지 상황을 보고 있던 노을이 입을 열었다.

 

  “너... 유가온 맞잖아.”

 

  “미안한데요. 저는 그 쪽이 누군지 모르겠거든요?”

 

  약간은 한숨이 섞인 목소리로 가온은 투덜거리듯 답했다. 쌍둥이들과 내기를 하자고 발언해버린 지금 얼른 뿔이 달린 생명체에 대해 알아내야만 했다. 지금 이 여자와 말싸움을 할 시간은 없었다. 하지만 뭔가 묘한 느낌이 들었다. 이대로 덮어두기엔 답답한 자꾸만 뭔가가 걸리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너는 노승후. 맞잖아. 이 매정한 녀석들아!”

 

  노을의 말에 승후가 움찔거렸다. 아무리 봐도 승후는 저 여자를 아는 모양이었다. 혹시, 승후가 살아있을 적에 노을과 아는 사이였다던가? 하지만 가온은 모르는 사람이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그런 생면부지였다.

 

  “나, 노을이라고. 박노을.”

 

  노을은 가슴을 팡팡치며 말했다. 하지만 가온의 표정은 여전히 똑같았다. 그리고는 승후의 어깨를 툭툭치며 말했다.

 

  “너... 아는 사람이야? 혹시, 살아있을 때 친구였다던가? 아니면 애인...”

 

  “애인 아니야.”

 

  승후가 표정을 팍 찌푸리며 가온의 말을 잘랐다. 가온은 ‘아니면 말고.’라며 입을 삐죽였다. 살아생전 여자 친구라도 사귄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니. 딱한 영혼이라며 그는 승후 모르게 혀를 찼다. 승후는 가온의 등을 밀었다.

 

  “쌍둥이랑 내기하는 중이잖아.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얘기까지 했으니 얼른 가서 그 생명체를 빨리 찾아.”

 

  “나 혼자?”

 

  “장미토... 마루도 같이 있잖아.”

 

  언제 숨은 것인지 가온의 품에 빠르게 파고들어 숨어있던 마루가 빼꼼 고개를 들었다. 갑자기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와 놀라 숨은 모양이었다. 심장이 콩닥콩닥 뛰는 것인지 숨을 몰아쉬는 마루를 본 가온은 그를 다독이며 먼저 걸음을 떼었다.

 

  “그럼 여자 친구랑 회포 풀고 빨리 와.”

 

  “여자 친구 아니라고.”

 

  승후는 가온이 쉽게 물러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멀어져가는 가온을 보았다. 그리고는 가온을 불러 세우려는 노을을 막아섰다. 승후의 표정은 잔뜩 어두워져 있었다. 귀인 그에게서 을씨년스러운 냉기가 풀풀 풍겨나왔다.

  노을은 한걸음 물러나 승후를 보았다. 그녀는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가득 띄고 그의 입에서 무언가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어떻게 된 거야?”

 

  “귀안이 있고 저승의 나이로 성년이 지났으니 ‘화랑’이겠네.”

 

  어렸을 때부터 귀를 보는 눈을 타고난 것을 알고 있었으니 자신을 보는 것이 신기하지도 않다며 승후가 입을 열자 노을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알면서도 날 모르는 척 피하는 거야? 가온이도?”

 

  “니가 가온이를 만나지 않았으면 했으니까.”

 

  “그날 이후로 너는 죽고, 가온이 소식은 끊기고 걱정했단 말이야.”

 

  그녀가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승후가 모를 리가 없었다. 언제나 함께였던 두 사람이 갑작스레 사라졌으니 당연히 찾았을 것이다. 하지만 승후는 이미 죽은 채였고 가온을 찾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연락이 닿지도 않았을 것이다.

 

  “암행어사인거지?”

 

  “암행어사인건 극비일 텐데.”

 

  “13일의 금요일에 화랑들한테도 소집명령이 떨어졌었어.”

 

  승후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엄청난 양의 귀, 유다의 분신들이 쏟아졌었으니 그걸 막기 위해 화랑들도 함께 움직였을 터였다. 그리고 어사들 속에 섞여있는 둘을 봤겠지. 암행어사들에 대해서는 함구령이 내려졌을 텐데. 너무나도 당당하게 정체를 까발리는 그녀의 모습에 승후는 역시, 변하지 않았다며 살짝 웃었다.

  노을은 답답했다. 승후가 말을 해주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녀는 아예 대놓고 물었다.

 

  “가온이는 왜 날 기억 못하는 거야?”

 

 

 

 *

  하늘은 서서히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가온은 약간은 쌀쌀한 숲을 돌아다니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온통 밭 뿐, 다른 것은 보이지 않았다. 간혹 산새들이 조잘거리기는 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저 먼발치서 쌍둥이들이 뭐가 그리 신이 나는 것인지 간혹 비명을 지르는 소리와 꺄르르 웃는 소리만 들릴 뿐.

 

  “일단 뿔이 하나 달린 생명체가 너를 쫓고 있었다는 건 알겠어.”

 

  가온이 마루를 보고 말했다.

 

  “정말 생김새는 그게 다였어? 말을 해본 적도 없고?”

 

  “쫓아오는 게 정말 무서웠으니까.”

 

  가온은 스마트폰을 여기저기 눌러대었다. 뿔이 하나 달린 자신이 모르는 생명체가 있지는 않은지 그는 샅샅이 찾기 시작했다. 저승치안청에 올라와 있는 수배자들의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마루는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등록되어 있는 한국 귀들의 정보를 보는 건 어때?”

 

  “글쎄? 한 번도 그 데이터베이스는 찾아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 데?”

 

  열심히 스마트폰을 만지는 와중에도 가온은 승후와 노을이 있는 곳을 슬쩍 보았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했지만 묻지 않기로 그는 마음먹었다. 승후가 숨기고 싶어 하는 것이 너무나도 또렷이 보여 물을 수가 없었다. 보호자를 자초하는 녀석이니 가온에게 위해를 가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과 호기심은 별개였다.

  가온은 그녀를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가온을 알고 있다. 승후도 그녀에 대해 알고 있다. 머리가 복잡해져갔다.

  그는 생각하던 머리회전을 멈췄다. 지금은 내기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쌍둥이들에게 졌다간 어떤 해괴망측한 소원을 빌지 알 수 없으니까. 가온이 반드시 알아야할 내용이라면 나중에 승후가 말해줄 것이다.

 

  “이 녀석이야!”

 

  등록되어있는 데이터베이스 안에서 뿔이 하나 달린 녀석들을 하나하나 넘기는 데 갑자기 마루가 누군가를 콕 집었다.

  사람의 형상에 뒤통수가 볼록 튀어나온 그 험상궂은 생김새에 가온은 눈을 깜빡였다. 여태까지 발견 사례가 없던 인물이 튀어나오자 그는 벌려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정말 이 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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