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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켈베로스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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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둠을 살라먹고 살아가는 자.
작은 형이 죽던 날, 심장은 멈췄고.
큰 형이 죽던 날, 나의 두 눈은 빛을 버렸다.

그대, 기억하라.
어둠을 기생하는 이여.
나의 손짓이 찾아가는 순간, 너의 세상은 멈출 것이다.

분노, 순수한 감정의 불길이 타오른다!

 
5 화
작성일 : 16-08-24 11:54     조회 : 728     추천 : 0     분량 : 4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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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르릉.

 텅 빈 홀에서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고 있던 바(Bar) 이시스의 여주인 강시은은 출입문이 열리는 낮은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조금 어둡다 싶은 조명 아래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장신의 사내가 보였다.

 문을 열고 들어선 사람은 이혁이었다.

 그가 들어서자 스무 평밖에 안되어도 그리 좁아 보이지 않던 바가 가득 찼다.

 ‘몇 시간 못 봤을 뿐인데, 그새 키가 더 컸나? 갈수록 커 보이네.’

 싱거운 생각을 하며 그녀는 싱긋 웃었다.

 미소와 함께 그녀의 전신에서 느껴지던 분위기, 얼음으로 만든 조각처럼 고고하면서도 차갑지만 한편으로는 사내의 가슴을 단숨에 용광로처럼 달궈놓을 것 같은 섹시함이 사라졌다.

 이시스의 여주인 강시은은 사라지고 이혁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친인이라 여기는 젊은 여인이 본연의 모습을 드러냈다.

 2시에 문을 닫는 이시스엔 시은 혼자뿐이었다.

 여종업원들과 바텐더는 이미 퇴근했다.

 평소라면 그들과 함께 시은도 퇴근했겠지만 오늘은 기다려야 할 사람, 이혁이 있었다.

 맞은편 의자에 털썩 소리를 내며 앉은 이혁은 그녀를 보며 투덜거렸다.

 “전혀 걱정한 얼굴이 아닌데, 누나?”

 “걔들 정도를 상대하는 일인데 걱정해야 했던 거니?”

 “그자들, 사나웠다고.”

 “너는 더하잖니.”

 말을 한 강시은은 자신의 말이 우습다는 듯 고개를 젖히고 목젖을 보이며 웃었다.

 “하하하하하!”

 174센티의, 여자치고는 큰 키에 눈처럼 흰 피부와 조각 같은 이목구비여서 단골들로부터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여자라는 소리를 심심찮게 듣는 강시은이다.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한 말이라 아부가 섞여 있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 표현은 사실에 가까웠다.

 어지간한 미모의 여자는 그녀 앞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지금 그녀는 하늘하늘한 검은 실크 블라우스와 치마를 입고 있어 단골들이 백만 명 중 하나밖에 없을 거라 극찬했던 몸매의 굴곡이 완연했다.

 어떤 남자라도 견디지 못할 만큼 유혹적인 외모의 그녀가 숱 많은 긴 생머리가 출렁거릴 정도로 고개를 뒤로 젖히고 목젖을 보이며 사내처럼 웃는 걸 본 이혁은 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바 안에 있는 사람은 그뿐이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있었다면 강시은은 절대로 저렇게 웃지 않았을 것이다.

 “누나가 평소 어떻게 웃는지 손님들이 봐야 하는 건데…….”

 이혁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아름다운 여자의 내숭은 무죄라는 거 몰라?”

 강시은은 은어처럼 긴 손가락으로 이혁의 이마를 살짝 튕기며 놀리듯이 말했다.

 시은처럼 자연스럽게 자기 얼굴에 금칠하는 여자도 정말 드물 것이다.

 이혁은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말로 그녀를 이길 생각 같은 건 애당초 없었다. 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술 마실래?”

 “안 줄 거잖아.”

 이혁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강시은은 아직도 그에게 장난을 치고 있었다.

 알고 지낸 지 1년이 훨씬 넘었지만 이혁의 대모를 자처하는-대모치고는 너무 젊었지만-시은은 그에게 술을 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렇다고 그가 술을 마실 줄 모르는 건 아니었다.

 시은 몰래 술을 마신 횟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았고, 주량도 상당했다.

 “이제는 아예 포기했네? 하하하.”

 시은은 맞은편에 앉은 이혁과 똑같은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그를 바라보는 눈길이 부드러웠다.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면 이시스 문 닫아야 돼.”

 “내가 미성년자라는 생각을 하긴 하는 거야?”

 “아니.”

 시은은 생각할 여지도 없다는 듯 대뜸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민증에 잉크가 아직 안 말랐다는 건 인정하고 있지. 아마 이마에 피도 마르지 않았을걸. 호호호.”

 놀리는 재미가 쏠쏠한 탓에 시은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더는 큰소리로 웃을 수는 없어 억지로 참자 웃음소리가 이상해졌다.

 여전히 웃음이 감도는 얼굴로 시은이 말했다.

 “점점 더 마무리가 깔끔해진다는 생각이 들어. 타고난 거 아니니?”

 이혁은 시은이 이소영 건의 결과를 보고받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의 정보력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충분하고도 넘칠 만큼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다.

 스물셋이라는 그녀의 나이로는 가능하지 않은 힘이었다. 그러나 이혁은 그것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았다.

 그녀는 믿을 수 있는 여인이었다.

 그러면 된 것이다.

 “어설프게 손을 썼으면 뒤끝이 만만찮았을 놈들이야.”

 시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었다.

 백동주가 멀쩡했다면 그런 일을 저지른 이혁뿐만 아니라 이소영도 무사하기 어려웠다.

 이소영이야 당연했고 정면승부라면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 이혁일지라도 등 뒤에 눈이 달려 있지는 않은 것이다.

 당하고 보복하지 않는다면 그 업계에서는 밥숟가락 놓아야 한다.

 이혁은 시은에게 백동주 일당과 납치된 이소영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금기는 아니었지만 정보는 그가 관여할 이유가 없는 부분이었다.

 그는 현장을 뛰는 분야에 속해 있지, 그 사안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거나 분석하는 분야에 속해 있지 않았다.

 “그런데 너 분위기가 너무 무거운걸? 무슨 일 있니? 손쓴 것 때문은 아닌 거 같은데?”

 이혁은 평소 있는 듯 마는 듯 조용한 성격이지만 손을 쓸 때는 무섭다. 그리고 의외다 싶을 만큼 냉혹한 구석도 있었고, 감정을 겉으로 잘 드러내지도 않았다.

 백동주에게 한 것처럼 가혹하게 손을 쓴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다.

 이번 일이 이혁의 분위기에 영향을 끼칠 만한 일이 아니었단 뜻이다.

 그런 이혁의 분위기가 무거우니 시은은 이유가 궁금했다.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잠시 침묵하던 이혁이 불쑥 말했다.

 “서울을 떠나고 싶어.”

 가라앉은 음성.

 뜻밖의 말이었다.

 절로 긴장한 시은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최근 이혁이 가끔씩 멍한 표정으로 하늘을 보곤 하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왜 그런지는 알지 못했는데 고민의 깊이가 그녀의 생각보다 더 깊은 듯했다.

 묻는 그녀의 어투도 자연스럽게 진지해졌다.

 “왜?”

 “피곤해.”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지만 시은은 이혁의 말에 담긴 속내를 어렵지 않게 이해했다.

 어떤 성인보다도 더 어른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능력과 분위기, 경험이 있어도 이혁의 나이는 아직 열아홉이었다.

 시은은 말릴 수 없다는 것도 직감했다.

 이혁은 말수가 적은 대신 입 밖에 낸 말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켰다.

 1년도 훌쩍 넘는 시간 동안 그를 만나면서 시은은 아직 그렇지 않은 경우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어디로 가려고?”

 “모르겠어, 아직은.”

 시은은 손가락으로 자신의 오른쪽 귀를 잡아당겼다.

 고민거리가 있으면 나타나는 그녀의 습관이다.

 “기간은 얼마나?”

 “몰라.”

 시은은 눈을 가늘게 떴다.

 이혁의 선 굵은 얼굴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사내답게 생겼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한 사람은 이혁을 보면 된다.

 시은은 그렇게 생각했다.

 생각을 이어가는 그녀의 입술 사이로 들릴 듯 말 듯 가는 한숨이 흘러나왔다.

 이혁은 나이와는 전혀 걸맞지 않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무술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절대 함구하는 터라 연원을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일대일이든 일대다수든 상대를 찾기 힘든 무술실력을 소유하고 있었다.

 게다가 일에 임할 때는 나이와 걸맞지 않는 냉철함과 과감한 상황 판단력, 그리고 탁월한 결단력을 갖고 있었다.

 시은의 시선이 이혁의 어깨에 닿았다.

 굴강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듯한 어깨선.

 태산이라도 받칠 듯 단단한 어깨다.

 이혁을 바라보는 시은의 눈매가 초승달 모양으로 변했다.

 금방이라도 웃음을 터트릴 것 같기도 하고, 음모를 꾸미고 혼자 즐거워하는 듯도 한 그런 눈매였다.

 4, 5분 정도 말없이 생각에 잠겨 있던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이혁과 마주친 그녀의 눈은 무언가 재밌는 것을 생각해 낸 듯 활어처럼 싱싱하게 번득이고 있었다.

 “쉬는 것도 필요하긴 하지. 며칠만 참아.”

 “왜?”

 “너는 좀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어.”

 “그게 무슨 소리야?”

 “기다려.”

 시은은 입을 꼭 다물고 소리 없이 웃었다.

 그 웃음의 의미를 알 수가 없어서 이혁은 불안해졌다.

 하는 일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시은의 낙천적인 성격과 장난기는 타고난 것이었다.

 그 장난기가 예상치 못한 결과로 나타나 그를 곤란하게 만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갈게.”

 “응, 밥상 차려놨으니까 꼭 먹고 자. 남은 거 있으면 알지!”

 시은은 눈을 크게 뜨고는 희고 고운 손을 들어 위협적으로 이혁의 눈앞에서 흔들었다.

 ‘위협… 적이네.’

 감히 속에 있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이혁은 어깨를 으쓱했다.

 시은이 구박하기 시작하면 한 시간은 기본이다.

 그는 그녀의 손을 낚아채 테이블 위에 조심스럽게 놓았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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