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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아크락시스-변화된 세상
작가 : 0814
작품등록일 : 2017.7.26

눈앞에 괴물이 나타났다.

 
2
작성일 : 17-07-31 19:39     조회 : 206     추천 : 0     분량 : 5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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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괴물의 눈과 강수의 눈이 마주쳤다.

 괴물의 샛노란 눈이 자신을 직시하는 기분이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두려움이었다.

 강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 온 몸이 덜덜 떨려왔다. 이와 이가 부딪히며 나는 소리가 귓가를 시끄럽게 울렸다.

 도망 가야해. 도망 가야해.

 어디로?

 갈 곳 이 없었다.

 유치장 안에서 도망 가봤자 유치장 안이었다.

 하지만 강수는 끊임없이 눈을 좌우로 굴렸다. 이성적인 이유라기보다는 본능적인 움직임이었다. 미약한 발버둥이었다.

 그 순간

 괴물의 뒤편으로 한 사람의 모습이 강수의 눈에 잡혔다.

 경찰이었다.

 자신을 유치장에 방치한 채 도망간 그 경찰.

 경찰의 얼굴엔 살았다는 희열과 안도감이 넘실거렸다.

 경찰은 기둥에 바짝 붙어서 조금씩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눈으로는 괴물의 움직임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살피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강수와 눈이 마주쳤다.

 그의 눈이 크게 술렁거렸다. 죄책감과 안쓰러움, 자신은 살았다는 안도감이 복잡하게 뒤섞인 눈빛이었다.

 강수의 입이 자연스럽게 벌어졌다.

 “구…….”

 구해달라는 말은 끝을 맺지 못했다.

 사납게 눈빛을 빛낸 경찰의 입모양 때문이었다.

 ‘닥쳐’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분명 저 말이었다. 찬물을 뒤집어 쓴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무엇을 바랬단 말인가.

 처음부터 자신을 버리고 도망간 사람한테.

 배신감 때문일까, 자신의 어리석음 때문일까. 두려움에 덜덜 떨리는 몸이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은 듯 진정되었다.

 강수는 지금 어느 때보다도 정신이 또렷해졌다.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다면 스스로 극복해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아니면 이대로 개죽음 당하던가.

 억울해서라도 이대로 순순히 죽어줄 수 없었다.

 놈의 약점을 찾아 내야한다. 괴물이라고 해도 약점은 존재하겠지.

 강수는 몸을 바로 세우고 괴물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괴물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샅샅이 훑어 내렸다.

 하지만 여유롭게 약점을 찾아내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그 잠깐 사이에도 괴물은 입에서 피를 뚝뚝 떨어뜨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강수는 더욱 눈에 힘을 주고 괴물을 바라봤다. 얼마나 긴장 했는지 꽉 쥔 주먹에는 식은땀이 흥건히 배어나왔다.

 터억~ 흔들 뚝

 마침내 괴물이 유치장 앞에 도달했다.

 이대로 끝인가

 강수의 눈에 절망이 가득 들어찼다.

 괴물의 머리가 뒤로 젖혔다가 앞으로 내리 꽂혔다.

 강수는 눈을 질끈 감았다.

 투툭. 데구르르

 평소라면 그냥 지나칠 정도로 매우 작은 소리가 조용한 경찰서 안을 울렸다. 기둥을 따라 돌아나가던 경찰이 바닥에 떨어져 있던 물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밟아버린 것이었다.

 멈칫

 창살을 내리치려던 괴물의 머리가 허공에서 멈췄다.

 유치장이 부서지며 나는 거대한 굉음을 기다리고 있던 강수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조심스레 눈을 떴다.

 멈췄다? 어째서?

 강수는 의아하게 멈춰있는 괴물을 바라봤다.

 괴물의 오른쪽 귀가 꿈틀거리더니 샛노란 눈동자가 스르르 오른쪽으로 돌아갔다. 강수의 시선도 괴물을 따라 움직였다.

 괴물의 시선 끝엔 아무도 것도 없었지만, 강수는 알 수 있었다. 그 곳은 아까까지만 해도 경찰이 서있었던 곳이었다.

 괴물은 갑자기 눈앞에 있는 강수가 아닌 경찰이 있는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설마.

 강수의 눈이 살짝 커졌다.

 터억~ 흔들 터억~ 흔들

 “으아아악.”

 기둥 뒤에 숨어있던 경찰은 점점 자신 쪽으로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에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기둥을 벗어나 달려 나갔다.

 괴물이 빠르게 경찰의 뒤를 쫓았다.

 터억 흔들 터억 흔들 터억 흔들

 “오지 마. 오지 말라고 이 괴물 새끼야!!!!”

 쿵

 “으악!!”

 괴물이 머리를 내리찍었다.

 “흐으윽.”

 경찰은 옆으로 몸을 날려 아슬아슬하게 괴물의 공격을 피해냈다. 경찰은 넘어지면서 쓸려 까진 팔과 무릎의 고통을 챙길 새도 없이 급히 몸을 일으켜 다시 달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방향은 경찰서 문이 아닌 강수가 갇혀있는 유치장 쪽이었다.

 겁에 질려 방향감각을 상실한 것이 아니었다. 운 나쁘게도 괴물이 있는 방향을 피해 달리다 보니 생긴 결과였다.

 하얗다 못해 검게 죽어가는 얼굴로 정신없이 달려오던 경찰의 뒤로 괴물의 머리가 불쑥 솟아올랐다.

 머리 위로 생기는 그림자에 경찰의 고개가 위를 향했다.

 콰직

 괴물의 입이 경찰을 머리부터 삼켰다.

 

 경찰의 몸은 괴물에 의해 상체와 하체가 분리되어 잘려나갔다. 경찰의 하체가 천천히 기울더니 쿵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넘어졌다.

 경찰의 피가 튀어 강수의 얼굴을 점점이 물들였다. 강수는 오른손을 들어 올려 얼굴을 쓸어내렸다.

 손바닥에 묻은 따뜻한 피.

 그 소름끼치도록 붉은 색깔에 손이 덜덜 떨려왔다.

 강수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자신을 버리고 간 경찰이었지만 이런 결과를 바란 것은 아니었다.

 마냥 착하진 않아서 지금까지도 원망스럽지만. 죽기를 바라지 않았다.

 비록 자신에게는 잔인했지만, 그 또한 살고 싶어 발버둥친 한 명의 사람에 불과했으니깐.

 강수는 주먹을 꽉 쥐고 팔뚝으로 눈물을 닦아냈다.

 경찰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자신은 아직 죽지 않았다.

 살고 싶다.

 죽고 싶지 않다.

 저 괴물을 피해서.

 저 괴물을 죽여서라도.

 강수의 눈이 형형하게 빛을 뿜었다.

 어느새 경찰을 다 먹어치운 괴물이 유치장 철장을 향해 머리를 수차례 내리치고 있었다.

 쿵 쿵 쿵

 우두두둑 투둑 팅팅 콰쾅

 유치장 창살이 우그러지듯 휘어지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터억~ 빠각 흔들 터억~ 빠각 흔들

 괴물을 발아래 짓밟힌 유치장 창살들이 간단히 부서져나갔다.

 강수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괴물을 주시하며 옷에 달린 단추를 뜯었다.

 자신의 예상이 맞아떨어진다면 잠깐의 시간을 벌어줄 것이다.

 그게 아니면.

 강수는 불길한 생각을 지워냈다. 무조건 성공해야한다.

 강수에게 다가 온 괴물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내려 올 때를 맞춰 강수는 단추를 왼쪽으로 힘껏 던졌다.

 팅팅 탁 데구루루

 단추는 바닥에 떨어져있던 유치장 창살에 맞고 튕겨나가 벽에 부딪혀 바닥으로 떨어졌다.

 움찔

 괴물의 왼쪽 귀가 움찔하며 괴물의 고개가 멈칫했다. 괴물의 고개가 왼쪽으로 돌아갔다.

 타다닥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강수는 자세를 낮추고 발에 힘을 줘 튕기듯 괴물의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다.

 괴물의 큰 머리와는 다르게 비정상적으로 보일 정도로 작은 몸, 그 사이의 공간을 아슬아슬하게 구르듯 통과했다.

 강수는 재빨리 근처의 벽 뒤로 몸을 숨기고 거친 호흡을 삼켰다가 조심스럽게 내뱉었다.

 이상함을 눈치 챈 괴물이 주위를 휙휙 둘러보고는 강수가 보이지 않자 괴성을 질렀다.

 

 괴물은 눈앞에서 강수를 놓친 게 분한지 남아있는 유치장의 창살을 이로 조각내며 분풀이를 해댔다.

 고개를 살짝 빼 괴물의 움직임을 살핀 강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예상이 맞아들었다. 괴물은 눈앞에 보이는 것보단 소리에 우선적으로 반응했다.

 그보다 이제 어쩐다.

 괴물을 피해 유치장을 빠져나온 건 좋은데 앞일이 구만리였다.

 마음 같아선 지금 당장 경찰서 밖으로 달려 나가고 싶지만 괴물이 순순히 자신을 보내줄리 없었다.

 유치장에서야 죽기 아님 까무러치기로 덤벼들었고, 운이 좋아 빠져나왔지만 앞으로도 그러리란 법은 없었다.

 놈의 공격 한방이라도 잘 못 맞았다간 골로 가는 수가 있었다.

 지금부턴 더욱 신중하게 움직여야했다.

 신중하지만 빠르게

 시간을 끌면 체력적으로 자신이 불리했다. 단기간에 괴물을 피해 달아나거나 괴물을 죽이는 수밖에 없었다.

 놈을 죽이고 싶어도 맨몸으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이럴 때 무기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강수의 머릿속에 무언가 번뜩였다.

 무기는 없지만 무기가 될 만 한 건 있었다.

 강수는 다시 고개를 살짝 빼 괴물을 바라봤다. 정확히는 괴물이 조각내고 있는 유치장 창살을 바라봤다.

 저건 너무 짧고, 저건 끝이 너무 뭉툭해.

 한참을 조각난 유치장 창살을 살피던 강수는 괴물의 발 근처에 대각선으로 날카롭게 잘린 단면을 가진 유치장 창살 하나를 발견했다.

 저거다. 마침 길이도 딱 적당했다.

 강수는 바닥에 떨어진 돌 조각을 쥐어들었다.

 휙 탁탁 데구루루

 강수가 던진 돌 조각 소리를 감지한 괴물이 철장을 부수던 행동을 멈췄다. 괴물은 입에 남아있는 철장 부스러기를 뱉어내고 소리가 난 곳으로 몸을 움직였다.

 강수는 괴물이 멀어진 걸 확인하고 달려 나갔다.

 유치장 창살을 집어 드는데 서늘한 느낌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강수는 본능적으로 몸을 앞으로 날렸다.

 쿵

 방금까지 강수가 서있던 곳에 괴물의 머리가 내려앉았다.

 분명 멀어진 걸 확인 했는데?!

 강수는 경악할 틈도 없이 급히 몸을 일으켜 괴물을 피해 달렸다.

 한 번은 당해도 두 번은 안 당한다는 거냐.

 괴물은 속아 넘어가는 척 하며 강수를 유인했고, 그것도 모르고 강수는 이때다 하고 걸려든 것이었다.

 괴물은 괴성을 지르며 강수의 뒤를 바짝 따라 붙었다.

 

 강수는 기둥을 끼고 이리저리 괴물을 피했다.

 쿵

 강수가 지나간 자리는 어김없이 괴물에 의해 파괴됐다.

 크르르륵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 강수에 화가 많이 난 괴물의 홍채가 수축과 팽창을 반복했다. 귀가 바짝 서고 숨소리도 거칠게 변했다.

 괴물이 흥분상태가 된 걸 확인 한 강수는 급격히 방향을 틀어 기둥에 숨어 돌조각들을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번갈아가며 던졌다.

 약이 바짝 오른 괴물은 소리를 따라 이리저리 움직였다. 소리의 간격이 점점 짧아지자 괴물이 우왕좌왕 하며 혼란스러워했다.

 빠르게 좌우로 움직이던 괴물의 큰 머리가 일순 흔들리며 균형을 잃었다.

 강수는 괴물의 뒤로 달려들었다. 괴물이 눈치 채고 고개를 돌리기 전에 괴물의 뒤통수에 날카로운 창살을 체중을 실어 힘껏 찔러 넣었다.

 괴물은 고통에 몸부림쳤다. 강수의 몸은 금방이라도 튕겨져 나갈 듯 위태롭게 흔들렸다. 강수는 손아귀의 유치장 창살을 단단히 움켜쥐고 더욱 힘을 줬다.

 쨍그랑

 무언가 깨지 듯 부서지는 느낌과 함께 괴물의 움직임이 멈췄다.

 쿵

 괴물의 머리가 서서히 앞으로 기울더니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허억, 허억, 후우욱”

 바닥에 주저앉은 강수는 억눌렀던 거친 호흡을 마음껏 토해냈다.

 숨을 진정시킨 강수는 죽은 괴물과 붉게 쓸린 자국이 남은 손바닥을 번갈아봤다.

 괴물을 죽였다. 내 손으로.

 정말 내가 해낸 것이다.

 이제 살았다. 살았어!

 가슴 저 밑에서 북받쳐 오르는 뜨거움에 강수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살아났다는 감격도 잠시 또 다시 지축을 흔드는 굉음이 울렸다.

 쿠구구궁

 부서진 기둥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던 건물이 비명을 질렀다. 돌가루가 천장에서 우수수 쏟아져 내리고 천장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모습에 강수는 급히 경찰서 밖으로 나갔다.

 이제 이 지긋지긋한 경찰서도 끝이다.

 하지만 경찰서 밖으로 나간 강수의 표정이 급속도록 굳어졌다. 홉뜬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이,,이게 무슨..... 거짓말이지?!”

 경찰서 밖의 풍경은 더 이상 강수가 알던 모습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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