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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홍연의 기억
작가 : 한정화
작품등록일 : 2017.7.31

태양도 그 기세를 꺾지 못한다는 해(海)국 청 황제. 황제인 청은 모든 대신들의 반대에 무릅쓰고 불길하다 낙인 찍힌 주작의 후예, 윤화연을 귀비로 맞이한다. 하지만 청 황제 7년, 귀비를 향한 의문의 활을 청이 대신 맞게 된다. 청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다 다행히 깨어나지만, 17살 이전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다. 황궁은 충격에 빠지고, 화연은 자신과의 기억을 모두 잃은 지아비를 마주하게 되는데...

 
4. 주작 사냥
작성일 : 17-07-31 18:53     조회 : 222     추천 : 0     분량 : 4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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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이 자신의 사초를 살폈다.

 

 " 기억을 잃기 석 달 전, 대신들과의 격렬한 대립이라............. "

 

 청이 사초의 내용을 머릿속에서 그리기 시작했다.

 

 

 사건은 이랬다.

 

 

 

 황상에 앉은 청이 좌우로 늘어선 대신들을 살폈다.

 

 “ 요즘 들어 현천관에 식음을 전폐하고, 짐과의 만남을 청하는 유생들이 많다고 들었소. ”

 

 청 황제 7년.

 

 태평성대를 이룬 역사적 성군이라 불리는 명 황제로부터 태생한 유일한 청룡의 혈족인 청 황제였다.

 

 청룡의 혈통은 청룡인 부체와 청룡인 모체의 결합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었다.

 

 명 황제는 황후를 제외한 모든 비를 일반 인간의 종족 중에 골랐다.

 

 따라서, 비들로부터 소생한 황자들은 모두 청룡의 혈족이 아니었다.

 

 태후로부터의 소생 또한 청 황제 혼자였다.

 

 그렇기에 청 황제의 위상은, 흔들 수 없는 절대 왕권이었다.

 

 백성들의 신임이 높은 명 황제로부터 유일하게 청룡의 혈통을 물려받은 황제였다.

 

 나이 또한 32살로 정치적 관록이 무르익은 황제, 그 자체임을 청은 기백으로 증명했다.

 

 “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고위 대관의 양성소이자, 지식의 원천인 현천관에서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옵니다. ”

 

 황제와 가장 가까운 자리, 청 황제의 장인 되는 영의정의 목소리였다. 청이 영의정을 바라봤다.

 

 부딪힌 눈동자에서 청은, 영의정 속의 늙은 청룡을 느낄 수 있었다.

 

 “ 선 황제인 명 황제께서 일찍이부터 진행한 이(異)종족 차별 금지안에 이제야 식음을 전폐하는 건 대관절, 나를 향한 도전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

 

 “ 그 때는 전 국토 인구에 1할이 채 되지 않는 ‘그들’을 눈으로 본 적이 없을 때였기 때문입니다. ”

 

 “ 그들, 꼭 불러서는 안 되는 더러운 것을 부르듯 하시군요, 영상. ”

 

 “ 이종족....... 주작을 부르면, 화마가 덮친다는 속설을, 늙은이들은 믿는 터라 고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황공하옵니다, 폐하. ”

 

 주작.

 

 영의정이 두 글자에 힘을 주어 발음했다.

 

 주름이 가늘게 떨리는 건, 늙은이 속에서 분노하는 나이 먹은 용의 그르렁 거리는 소리였다.

 

 “ 허, 본 적이 없다가 봐서 그런다, 라. ”

 

 청이 말하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 설마 그것이 귀비인... 대장군 윤씨를 말하는 것이오. ”

 

 “ 아뢰옵기 송구하옵니다. ”

 

 “ 영상, 말을 가려 하시지요. 귀비를 누구보다 아끼는 황후가 들으면 많이 섭섭해 할 말입니다. ”

 

 영의정을 바라보는 청 황제는 웃고 있었지만, 숨긴 노기 사이로 청룡의 기백이 꿈틀거렸다.

 

 대신들 모두가 청룡의 혈통이지만, 황가의 그것과는 힘의 근본이 달랐다.

 

 “ .................... 그렇기에 드리는 말씀이옵니다. 이대로 가면, 마찰만 일어납니다, 폐하. ”

 

 “ 나를 가르치려 드는 것인가. ”

 

 “ ............................ 황망하옵니다. ”

 

 푸른 용포를 입은 청이 황상에서 일어났다.

 

 오만스럽기까지 한 기운은, 분명 황제의 운명을 타고 난 먹이사슬 최강자의 것이었다.

 

 “ 다들 똑똑히 들으시오. ”

 

 청이 황상으로부터 한 걸음, 두 걸음 내려와 대신들과 같은 바닥에 섰다.

 

 “ 주작의 나라였던 화국의 마지막 황제, 염 황제가 폭정을 일삼던 때로부터 청룡들이 들고 일어나, 백성들을 구해 해국이 건설된 지가 100년이오. 100년. ”

 

 “ ................................ ”

 

 “ 해국은 끝없는 심연의 바다처럼 영토를 확대했고, 그 명분은 항상 개국의 명분과 같았소. 고통 받는 백성들을 구원하고, 그들을 위한 세상을 건설한다. ”

 

 “ .......................... ”

 

 “ 그 세월동안 많은 백성들을 해국으로 품었고, 만 백성을 위한 정치를 했소. 이 명분에 반대하는 자가 대신들 가운데 있소? ”

 

 “ .................................... ”

 

 “ 그럴 리 없을 것이오. 이것이 해국의 근본이고, 이에 반하는 자가 바로 역심을 품은 자일 터이니. ”

 

 일순간 고요가 찾아왔다. 청이 뒷짐을 지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양 쪽으로 늘어선 대신들 사이를 거닐며 훌쩍 키가 큰 청이 그들을 내려 보고 있었다.

 

 “ 그런데 그 100년 간 주작은 어떻게 살았는지 다들 아시오. 그래, 그들이 죄를 지었던 것은 맞소. 그런데 그 때 황권을 쥐었거나 폭정에 연루되었던 모든 자들은 9대를 멸해 처형 당했소. 청룡이고 주작이고, 사방신의 혈통을 타고 난 이들은 각 종족이 전 국토의 1할도 되지 않소. 9대를 멸했다면, 그 때 연루된 주작의 혈통이 모두 아작이 난 건 누가 보아도 당연한 것. ”

 

 “ .................................... ”

 

 “ 지금 살아남은 주작의 혈통은, 100년 전의 화국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자들. 그저 우리가 똑같이 품어야 할 백성들이오. ”

 

 “ ................................ ”

 

 “ 근데 그 100년 동안, 주작이란 종족이 어떻게 살았는지, 내가 말해주어야 아시오. ”

 

 “ ...................................... ”

 

 청이 걸음을 옮기며 대신 한 명, 한 명의 앞에 머물러 한 마디씩 했다.

 

 “ 살인 ”

 

 “ 폭행 ”

 

 “ 간음 ”

 

 한 참 입에도 담기 험악한 죄명을 읊던 청이, 마지막으로 영의정 앞에 섰다.

 

 “ 주작 사냥이라는 걸 아시오? 영상? ”

 

 “ ....................... ”

 

 “ 설마 나랏일을 한다는 사람이 그걸 모르진 않겠지. ”

 

 “ 괴이한 헛소문이라 알고 있습니다. ”

 

 청의 말을 영의정이 단호하게 받아쳤다.

 

 고개를 조아리고 있는 영상이었으나, 그 음성은 기고만장했다.

 

 청의 유일한 약점, 귀비의 출신은 영상에게는 무기였다.

 

 “ 헛소문, .... 헛소문이라. 그래, 그럼 영상께서 알고 계시는 그 괴이한 헛소문의 내용은 무엇이오? ”

 

 “ 어린 주작 아이들을 청룡들이 부모의 앞에서 간음하고 육신을 찢어 갈긴다는 이야기입니다. 해국의 변방에서 이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해괴한 소문입니다. 하지만 폐하, 폐하도 아시다시피 이는 음해입니다. 청룡의 정통을 흔들고 다시 일어나려는 주작들의 몸부림입니다. 주작들이 만드는 형태 없는 소문입니다. ”

 

 “ 그렇소? ”

 

 “ 그렇습니다. ”

 

 “ 어찌 그리만 생각하시오? ”

 

 “ 주작의 힘을 아시지 않습니까. 귀비이신 대장군만 보더라도, 여인의 몸임에도 초인적인 힘을 품고 있습니다. 그런 일이 정녕 일어난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 ”

 

 “ 하지만 청룡의 힘이 그보다 강하지 않소. ”

 

 청의 말에 영상이 더 깊게 고개를 조아렸다. 하지만 힘이 들어간 어깨는 오만했다.

 

 “ 그래도 나는 좀 궁금했소. ”

 

 “ .......................... ”

 

 “ 그게 과연, 그냥 뜬소문일까? 하고. ”

 

 “ 폐하. ”

 

 “ 그냥 뜬소문이라기엔 신기하지 않소. 해국 변두리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는데, 해국 변두리에 사는 청룡이 무관 말고 몇이나 되오. 내가 알기엔 없소. 청룡들 대부분 고관대직이니 황궁과 가까운 도성에 모여 살지 않소? ”

 

 “ ........................... ”

 

 “ 해국은 청룡의 나라. ”

 

 “ ..................... ”

 

 “ 대부분의 청룡은 황궁이 있는 이 수도에 살고 있소. 변방에 살고 있는 건 무관들 뿐이지. 하지만, 선 황제가 차별금지안을 내세우고 출세의 길이 막혀있던 주작들에게 등관의 기회를 허락하셨소. 주작 중 일부가 태생된 힘을 사용해 황군에서 일하고 있소. 청룡인 무관들에게 주작은 일찍이 동료고, 귀비 또한 그런 방식으로 등용돼 대장군까지 오른 걸, 모두가 알고 있지 않소. ”

 

 청이 두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 근데 왜- 하필, 소문에서 사건들은 항상 해국 변두리에서만 일어난다고 말을 할까. 그럴 리가 없는데. 주작을 능욕하면서 사지로 몰고 갈 청룡들이 해국 변두리에는 살지 않는데. ”

 

 “ 그러니 헛소문이라 아뢰는 것이옵니다. ”

 

 “ 글쎄, 헛소문이라기엔 근거가 너무 빈약해서 오히려 의심된달까. ”

 

 청이 걷던 걸음을 멈춰서 고개를 숙인 대신들을 바라보았다.

 

 “ 그래서 저 자리. ”

 

 턱짓으로 청이 자신의 옥좌를 가리켰다.

 

 대신들은 고개를 숙여 보지 못했지만, 느낌으로 황제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 수 있었다.

 

 “ 저 자리에 앉자마자 생각을 좀 해보았소. 이 소문의 정체를 어떻게 밝혀야 하나...... ”

 

 황제가 다시 걸어 영상 앞에 섰다. 그리고 말했다.

 

 “ 그래서 짐이 아-주 아끼고, 또 아-주 신임하는. ”

 

 아-주.

 

 청이 두 글자의 음운을 늘이고 입술을 과장되게 벌려 발음했다.

 

 그 모습이 싸늘한 겉모습과 만나 불협화음을 이루었다.

 

 헛소문보다 괴기스러운 건 청의 모습이었다.

 

 “ 적임자에게 일찍이 이 일의 수사를 은밀하게 맡겼소. ”

 

 “ .............................. ”

 

 “ 아무 성과도 내지 못했던 그 적임자가 며칠 전 보내 온 전갈에 내 기가 막혀 잠을 이루지 못했소. ”

 

 “ ..................... ”

 

 “ 천청궁 불이 며칠 동안 꺼지지 않았던 것은 그 때문이오. 누군가 궁에 퍼뜨린 이야기처럼- 전장에 나가 있는 귀비 걱정에 몇날 며칠을 시름하느라 그런 것이 아니라. 자, 모두 맞이할 이가 있습니다. 놀랄 수도 있으니 모두 청룡의 기운을 숨기시오. 황명이니. ”

 

 청이 걸음을 옮겨 영상 옆에 선 대신에게 얼굴을 붙이며 말했다.

 

 대신의 낯빛이 굳는 모습에 청이 피식 웃었다.

 

 “ 들라하라. ”

 

 청이 꼿꼿하게 허리를 세우며 한 쪽에 서있던 태진에게 말했다.

 

 근엄한 목소리가 자신의 정치적 약점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내의 기백으로 가득 차 있었다.

 

 태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눈짓을 하자, 상궁 하나가 어린 아이를 안고 들어왔다.

 

 아이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상궁이 아이를 대신들에게 보이고는 다시 구석 한 편으로 사라졌다.

 

 “ ..................... 폐하, 설마. ”

 

 “ 그래, 맞소. 우리에게 소문의 답을 말해 줄, 주작의- 아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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