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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엘레아
작가 : 마리장
작품등록일 : 2017.7.31

10년간 유폐생활을 겪은 산드리아의 왕녀 엘레아.
" 제 마음은 절대 전하께 내어드리지 않을거예요."

대륙의 통일을 꿈꾸는 메르헨의 젊은 군주 루이스.
"나는 기다릴거야. 네가 나를 온전히 사랑할때까지."

 
남자는 다 똑같아
작성일 : 17-07-31 18:32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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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리카는 레오와 엘레아를 만나고 나와서는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루이스를 찾았다. 말이 나온 김에 루이스에게 엘레아를 핑계로 검술훈련 허락을 받아내기 위해서였다.

 

  회의마저 중단한 채 정원을 걷고 있다는 베런의 말에 에리카는 루이스가 왜 평소와는 다른 이상 행동을 보이는지 알 것만 같았다.

 

  키가 훤칠하게 크고 잘생긴 멀쩡한 젊은 남자가 축처진 모습으로 혼자 정원을 거닐고 있는 모습이란 - 어찌나 쓸쓸해 보이는지. 아직 사랑의 열병을 앓은 적이 없는 에리카였으니 루이스가 겪는 마음의 고통을 짐작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전하!”

 

  에리카가 큰 목소리로 루이스를 부르자 루이스가 뒤돌아서 에리카를 바라보았다. 에리카는 성큼성큼 걸어 루이스에게 다가갔다. 에리카가 인사를 올리기도 전에 루이스가 급히 질문을 하였다.

 

  “라키스트 공작과 엘레아 공주는...... 잘 만난 것이냐?”

 

  “네. 덕분에 즐거운 만남이었어요. 공작과 공주님 모두 전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어요. 그리고 헤어질 때 공주님께서 라키스트 공작에게.... 전하의 충신으로 살아가라는 말씀을 하셨답니다.”

 

  루이스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하. 기분이 안 좋아 보이시네요.”

 

  에리카의 물음에도 루이스는 별다른 말 없었다.

 

  “엘레아 공주님...... 때문이신가요?”

 

  “휴……. 나도 잘 모르겠구나.”

 

  “공주님과 라키스트 공작이 만난 것이...... 그토록 심기 불편하셨나요?”

 

  “그것 때문이 아니다. 무어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마음이 복잡하구나.”

 

  처음 겪어보는 사랑의 열병을 루이스는 톡톡히 겪고 있었다. 왜 자꾸만 가슴이 미어지게 답답하고 기분은 오락가락 널뛰는 것인지 -

 

  “전하. 사실 제가 찾아온 것은 부탁드리고 싶은 일어서예요.”

 

  “그럴 줄 알았어. 네가 나를 그냥 찾아왔을 리 없지 않느냐.”

 

  루이스가 빙그레 웃음을 보이며 어서 말해보라는 표정을 지었다.

 

  “저... 방금 공주님의 처소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공주님이 산드리아에서 검술을 오랜 기간 동안 배웠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루이스는 엘레아와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산드리아의 따스했던 어느 봄 날, 혼자서 검술 훈련 중이었던 엘레아를.

 

  그 때 훈련 중이던 엘레아를 넋을 놓고 한참을 바라보았던 자신을 떠올리니 웃음이 나왔다.

 

  ‘나는 첫 눈에 사랑에 빠졌던 거야.’

 

  에리카가 조심스레 다시 이야기를 꺼냈다.

 

  “전하. 제가 어린 시절부터 늘 검술을 배우고 싶어 했던 것을 알고 계시죠? 메르헨에서는 아직 여인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 많아서 늘 아쉬웠어요.”

 

  “하긴, 산드리아에서는 여인도..... 왕위를 계승할 수 있다고 하였지.”

 

  “전하. 제가 엘레아공주님과 함께 검술을 배워도 될까요? 엘레아 공주님께서도 하루 종일 처소에서 책을 읽으시면서 지내시면 답답하실 거예요. 라키스트 공작이 검술 훈련을 맡는다고 하면 공주님께서도 응하실 거예요.”

 

  ‘라키스트’라는 말에 루이스의 양 미간이 일그러지며 에리카에게 다시 되물었다.

 

  “라키스트? 왜 하필 라키스트 공작이지? 알렉산더에게 배워도 충분한 일인데. 너 역시 그 자보다는 알렉산더가 편하지 않더냐.”

 

  “어휴 전하. 제가 오라버니에게 틈틈이 검술을 배운 것을 알고 계시잖아요. 어찌나 구박을 하던지. 오라버니는 절대 싫어요. 그리고 공주님께서도 라키스트 공작이 아니라면...... 굳이 다시 검을 잡지 않으실 거예요.”

 

  에리카는 루이스가 이상하리만치 레오를 경계하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엘레아는 분명 레오가 정인이 아니라고 딱 잘라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하. 왜 이렇게 라키스트 공작을 신경 쓰시는 건가요? 공주님께서는 그 자에게 마음이 없다고 분명히 잘라 말씀하셨으니 이렇게 신경 곤두세우지 마세요.”

 

  루이스 역시 엘리아가 레오에게 연모의 마음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레오의 눈빛이 신경 쓰였다.

 

  온 몸이 칼에 베어 숨을 헐떡이면서도 엘레아를 걱정하던 그 눈빛, 정복지의 귀족으로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하러 온 자리에서 엘레아의 안부를 묻던 그 눈빛.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눈빛으로 지난 오랜 시간 엘레아를 바라보았을 생각을 하니 더욱 싫었다.

 

  “남녀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면...... 언제 마음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야.”

 

  “라키스트 공작은 공주님과 맺어지는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저 공주님의 행복을 바라는 듯 보였어요.”

 

  이 말에 루이스는 걸음을 멈추고 에리카를 바라보며 힘을 주어 말하였다.

 

  “에리카. 남자는 모두 똑같아. 여인을 마음에 품으면...... 안고 싶어 하고, 가지고 싶어 하지.”

 

  “그렇다면 엘레아공주님은 전하께서 직접 맡으시던가요. 저도 일대일로 배우면 오히려 더 좋답니다. 또 혹시 알아요? 전하와 검을 나누다보면 공주님 마음에도 사랑이 싹틀지.”

 

 

  * * *

 

 

  루이스는 에리카와의 산책을 마친 뒤 다시 집무실로 돌아왔다. 엘레아와 검술훈련을 함께하라는 에리카의 제안은 꽤 솔깃하게 들려서 복잡했던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기대감에 붕 뜬 마음이 들었다.

 

  집무실에는 메르헨의 작위를 받은 산드리아 출신의 귀족들이 들어있었다. 안정적인 산드리아 통치를 위해서는 이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일단 산드리아의 풍요한 땅에서 넘치도록 잘 자라는 곡식을 메르헨까지 이동 할 수 있는 도로를 건설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도로를 효율적으로 건설하기 위해서는 산드리아 출신 귀족들의 조언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그래서인지 산드리아에서 가장 많은 곡식이 나는 남부 곡창지대의 영토를 소유한 귀족들이 가장 활발하게 의견을 내었다.

 

  라키스트 가문은 비체트 궁 근처에 땅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레오는 조용하게 회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산드리아의 귀족들이 빠르게 태세 전환을 하여 메르헨으로 돌아선 이유는 무엇보다도 세금 때문이었다.

 

  기존의 산드리아의 세율은 귀족과 평민 모두 수확한 것의 10분의 1을 바치면 되었었다. 그러나 조프리가 즉위한 이후 매년 세금이 조금씩 늘어나 종국에는 수확의 절반가량을 바쳐야만 했다.

 

  그래도 귀족들이야 자신들의 재산을 축적하지 못할 뿐, 먹고사는 걱정을 하지는 않았지만 백성들은 수확의 절반을 나라에 바치고 나면 삶이 고달팠다.

 

  조프리는 그렇게 거두어들인 세금을 다른 나라의 비싸게 되팔아 모두 국고가 아닌 왕실 재정으로 돌렸다. 그리하여 백성들의 삶은 고달팠지만 왕비인 세실리아의 보석함에는 날로 진귀한 보석이 늘어만 갔던 것이다.

 

  루이스는 산드리아를 정복 한 후 세금을 다시 종전과 같이 돌렸다. 10분의 1이 아닌, 10분의 2만 거두어 들여도 산드리아의 귀족들이 모두 환영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메르헨과 차별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자신이 차지하였으니 이곳 역시 이제 메르헨이고, 똑같은 메르헨의 백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산드리아의 귀족들은 루이스에게 진심을 다하여 협력을 하고자 하였다. 비록 몇몇은 메르헨 땅에 원해서 온 것은 아니지만, 도착한 이후로는 후계자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모습이었다.

 

  루이스는 한창 회의를 하는 와중에 레오에게 시선을 돌렸다. 레오는 회의 내내 말이 없었다.

 

  원래 대신이 아닌 기사 가문에서 태어나 산드리아에서는 궁궐 수비대장의 업무를 수행하던 레오였기에 이런 회의 자체가 매우 낯설었다. 그리고 낯선 이와는 말을 잘 섞지 않는 그의 성격도 한 몫 하였다.

 

  루이스는 레오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자신보다 키는 작았지만 산드리아인 치고는 장신이라 메르헨에서도 큰 편에 속했다. 기사로 태어나 기사로 살아온 남자답게 온 몸이 단단한 근육으로 덮여있었다. 그리고 남자답게 선이 굵은 얼굴과 깊고 진중한 눈빛.

 

  레오를 찬찬히 바라보던 루이스는 꽤 오랜 기간 동안 알고지내는 사람이란 레오 단 한명이었던 엘레아가 그를 사랑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남자의 눈에도 멋진 사내였다.

 

  ‘우리 얼음 공주님은 도대체 눈이 얼마나 높으시기에.’

 

  루이스는 레오를 바라보다가 문득 고개를 든 레오와 눈이 마주치자 급히 질문을 하였다.

 

  “라키스트 공작은 어찌하여 말이 없소?”

 

  “다른 분들께서 좋은 의견을 많이 내고 계시기에 굳이 의견을 더하지 않았을 뿐이옵니다.”

 

  동석을 한 산드리아 출신의 귀족들은 루이스와 레오가 대화를 나눌 때면 자신들도 모르게 진땀이 났다.

 

  루이스와 엘레아와 관계와, 레오와 엘레아의 관계는 이미 레지덴 궁에서는 소문이 파다한 – 그리고 모두의 관심이 집중된 일이었다.

 

  루이스와 레오와 감정적으로 대립하고 있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그들이 나누는 의미 없는 대화에도 신경이 쓰이고 긴장이 되었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혹여 루이스가 진노하기라도 했을 때 자신들에게도 불똥이 튈까하는 것이었다.

 

  좋든 싫든 레오와 엘레아와는 ‘산드리아 출신’이라는 꼬리표로 같이 묶여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들에게 레오와 엘레아는 신경 쓰고 싶지 않지만 늘 - 신경 쓰이는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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