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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엘레아
작가 : 마리장
작품등록일 : 2017.7.31

10년간 유폐생활을 겪은 산드리아의 왕녀 엘레아.
" 제 마음은 절대 전하께 내어드리지 않을거예요."

대륙의 통일을 꿈꾸는 메르헨의 젊은 군주 루이스.
"나는 기다릴거야. 네가 나를 온전히 사랑할때까지."

 
생생한 기억의 조각
작성일 : 17-07-31 18:31     조회 : 252     추천 : 0     분량 : 4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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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레아는 곧 에리카와 레오가 함께 당도할 것이라는 연락을 받고 마음이 분주해졌다. 자신이 딱히 준비할 것은 없었지만.

 

  산드리아에서는 매일 얼굴을 마주하던 레오였는데. 그런 레오를 만나는 일이 이렇게 설레다니.

 

  엘레아가 메르헨에 온 이후에 처음으로 만나는 산드리아인이라 엘레아는 설렘과 그리움의 마음으로 한껏 부풀어 올랐다.

 

  “공주님. 라키스트 공작과 클레인 공녀 드셨습니다.”

 

  의자에 앉아있던 엘레아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에리카와 레오가 함께 처소로 들어왔다. 엘레아는 자신의 처소로 성큼성큼 걸어들어오는 레오의 모습을 보자 반가움에 눈물이 차올랐다.

 

  “공주님을 뵈옵니다.”

 

  함께 인사를 올린 두 사람이 자리에 앉아 레오는 엘레아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얼굴 표정만 보아도 어찌 지냈는지 자신은 알 수 있었다.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으려 애쓰고 있는 얼굴이었지만 그래도...... 걱정했던 것 보다는 편안한 얼굴이었다. 엘레아의 편안한 얼굴을 마주하자 레오의 마음속에서 무거운 돌덩이 하나가 떨어져 나가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겨우 한 달 남짓의 시간이었지만 레오에게는 참으로 길고 길었던, 그리고 힘겨웠던 – 한 달 이었다.

 

  레오는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적국의 침략을 받아 나라가 멸망하였고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아버지를 대신하여 가주가 되었으나 자신도 온 몸에 칼로 베이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많은 큰 부상을 입어 병상에 누워 있어야만 했다.

 

  그러는 중에 연모하는 여인은 정복자의 나라로 끌려가는 일이 생긴 것이다. 부상을 회복하여 산드리아를 떠나 메르헨으로 온 것이 어제. 메르헨이 침략한지 딱 한 달이 되는 날이었다.

 

  엘레아를 보며 좀처럼 보이지 않던 미소를 희미하게 보이며 레오는 첫 마디를 건네었다.

 

  “평안해 보이셔서 다행입니다.”

 

  “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이제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갑작스런 엘레아의 높임말에 레오가 휘둥그레 한 눈으로 엘레아를 바라보았다. 산드리아에서 엘레아는 레오에게 높임말을 사용하지 않았던 까닭이었다.

 

  “공주님! 왜 갑자기 존대를 하시는지요. 예전처럼 편하게 말씀하십시오.”

 

  “여기는 산드리아가 아니잖아요. 모두들 공주라 칭해주지만......저는 더 이상 공주가 아니고요. 대장께서는..... 이제 레오 대장이 아닌 라키스트 공작이지요. 그러니 예를 갖추어 대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오나......”

 

  레오는 엘레아가 높임말이 생경스럽기도 했지만, 왠지 말투 하나로 엘레아의 거리가 너무 멀게만 느껴져 그녀의 갑작스런 높임말이 반갑지 않았다. 하지만 예전처럼 지내기에는 자신과 엘레아가 처한 환경이 너무나도 달라졌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클레인 공녀. 라키스트 공작과 동행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매번 폐만 끼치네요.”

 

  엘레아가 에리카에게 감사함과 미안함을 담뿍 담은 목소리로 인사를 전하자 에리카는 별 것 아니라며 손 사레를 쳤다.

 

  “라키스트 공작. 몸은 어떠한가요?”

 

  “다행히도 깊숙하게 찔린 곳은 없어서 금세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말은 걱정하지 말라고 하였지만 사실은 전쟁의 날 너무 많은 피를 흘렸고, 한 달 가까이 병상에서 시간을 보냈기에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은 레오였다. 그리고 병상을 떠나자마자 메르헨으로 온 것이니 온전히 몸을 추스를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매일같이 하던 훈련도 하지 못해 체력도 예전 같지 않았다.

 

  엘레아가 한 눈에 보기에도 레오의 몸은 완전히 회복되질 않았다. 엘레아는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하는 레오의 대답에 더욱 마음이 아파왔다.

 

  “공주님께서는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주로 책을 읽으면서 보내고 있어요. 클레인 공녀께서 종종 놀러 오셔서 함께 차도 마시고 정원 산책도 하구요. 편안하게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푸웃”

 

  차를 마시며 두 사람의 대화를 가만히 듣기만 하던 에리카가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아니 두 분,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서로 번갈아가면서 하는 있다는 거, 알고 계신가요?”

 

  에리카의 말에 엘레아와 레오 모두가 당황스런 표정을 하였지만 곧 세 사람 모두 웃고 말았다.

 

  차가운 얼음 공주 엘레아도, 무표정한 기사 레오도 – 이렇게 웃는 것이 얼마만인지 생각이 나지도 않을 만큼 오랜만에 소리 내어 웃었다.

 

  레오는 웃는 엘레아의 얼굴을 바라보며 엘레아가 소리 내어 웃는 모습을 처음 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산드리아에서 엘레아가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던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엘레아가 미소만 보여도 행복한 레오였다. 웃고 있는 엘레아를 보고 있자니 자신도 절로 웃음이 나왔다.

 

  한바탕 웃고나니 다소 무거웠던 분위기가 많이 편안해져서 이제는 에리카도 대화에 참여하기 시작하였다.

 

  “공작께서 공주님께 검술을 가르쳐주셨다지요? 산드리아에서는 여인들도 검술을 배울 수 있나요?”

 

  레오는 대답을 살짝 망설였다. 자신이 엘레아에게 검술을 가르치기 시작한 연유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왕위를 노렸다는 이야기까지 전부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자신과 엘레아가 함께 왕위를 도모하던 사이였다는 걸을 메르헨사람이 알게 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모두 지난 이야기이니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혹여 문제를 삼고자 한다면 충분히 꼬투리를 잡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네. 라키스트 공작께서 제게 직접 검술을 가르쳐 주었어요. 산드리아에서 모든 여인들이 검술을 배우는 것은 아니지만...... 가문의 후계자로 지목된 경우에는 남자들과 똑같은 교육을 받는 답니다. 라키스트 공작은 제가 조프리를 몰아내고 왕위를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던...... 저의 조력자였지요.”

 

  망설이는 레오 대신에 엘레아가 대답을 하였다. 레오가 무엇 때문에 대답을 망설이지는지 알고 있었지만, 엘레아는 에리카를 신뢰했기에 사실대로 이야기해주었다.

 

  에리카 역시 영리한 여인이라 엘레아의 대답을 듣고 나서는 레오가 왜 대답을 망설였는지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메르헨에서는 여인에게 검술을 가르쳐주질 않아요. 오라버니만 검술을 배우는 것이 부러워서 아버지를 조르고 졸랐지만 결국은 허락해주시질 않았어요. 오라버니에게 부탁하여 부모님 몰래 검술을 겨우 익히긴 했는데.... 오라버니가 너무 귀찮아해서 오랜 기간 배우지도 못했어요.”

 

  “그럼 공녀께서도 검을 다루실 수 있겠군요. 다음에 한번 겨루어 보아요.”

 

  “저는 공주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력 이예요. 오라버니가 가르쳐 주는 걸 너무 귀찮아해서 제대로 배우질 못했거든요. 툭하면 아버지에게 일러바치겠다는 협박을 하고.”

 

  엘레아는 에리카와 대화를 나누면서 알렉산더와, 하워드, 사라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항상 바라고 꿈꿔왔던 – 자애로운 부모님과 사이좋은 남매가 있는 동화 속의 가정 같다는 생각이 들곤 했던 것이다.

 

  에리카는 늘 알렉산더에 대해서 불평을 하였지만 동복형제가 없는 엘레아는 그마저도 부러웠다.

 

  “그렇다면 라키스트 공작께서 공주님과 저에게 검술을 가르쳐 주시겠어요? 공주님께서도 하루 종일 처소에서 책만 읽으면서 지내시면 답답하실 거예요. 제가 전하께 허락을 받을게요.”

 

 

 * * *

 

 

  “휴”

 

  보고를 받던 와중에 서류를 들여다보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는 루이스를 보며, 보고를 하던 외무대신은 어쩔 줄을 몰라 안절부절하였다.

 

  혹여나 자신의 보고 내용이 잘못 된 건지, 아니면 마음에 들지 않는 건지 온갖 생각이 들어 땀을 뻘뻘 흘리며 서있었다.

 

  보고를 마쳤는데도 여전히 루이스는 한 쪽 손으로 이마를 짚은 채, 서류를 보며 한숨을 푹푹 쉬고 있었다.

 

  “저, 전하.”

 

  보다 못한 외무대신이 조용히 루이스를 불렀지만, 루이스는 그 소리를 듣지 못한 것인지 여전히 시선은 서류를 향해있었다. 외무대신이 다시 용기를 내어 큰 소리를 루이스를 불렀다.

 

  “전하!”

 

  그제야 루이스가 고개를 들어 자신을 부른 외무대신을 바라보았다.

 

  “전하. 보고를 모두 마쳤사옵니다.”

 

  루이스는 그제야 자신이 회의 중이었다는 사실을 자각한 듯 자리를 고쳐 앉고 다시 외무대신을 바라보았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오늘따라 마음속이 시끄럽고 복잡했다. 엘레아가 아무리 신경 쓰여도 공무를 볼 때는 철저하게 일에 집중을 해서 해오던 루이스였건만 오늘만큼은 그러질 못했다.

 

  “잠시 쉬었다가 하시지요.”

 

  루이스는 결국 회의를 중단하고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정원을 산책하며 시끄러운 머릿속과 마음속을 모두 비워내고 싶었다. 그러나 장소가 바뀐다고 마음속의 상념이 떠나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루이스는 정원을 걸으며 더욱 골똘하게 엘레아를 생각했다.

 

  지금쯤 레오를 만나고 있을 엘레아가 신경이 쓰였다.

 

  ‘라키스트 공작을 만나면서 내 생각은....... 단 한순간도 하질 않겠지? 나는 이렇게 하루 종일 괴로운데.’

 

  이렇게 생각을 하다가도

 

  ‘내가 혼자 사랑에 빠진 것이지, 엘레아는 아직.... 나를 사랑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아. 그런 엘레아가 내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내가 속상해 할 일은 아니지.’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타며 폭주하고 있는 와중에도 답답한 마음은 여전하였다.

 

  자신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레오와 즐거운 재회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엘레아를 생각하니 그것도 마음속을 답답하게 만들었고, 오늘 아침 보여준 뾰로통한 얼굴을 떠올려도 답답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루이스를 괴롭히는 것은 자꾸만 머릿속을 맴도는 – 작고 보드라운 엘레아 입술의 감촉이었다.

 

  잠들기 전에도, 아침에 일어날 때도, 회의를 할 때도, 바라보는 그 순간에도 – 자꾸만 그 때의 생생했던 입술의 감촉이 떠올라 루이스를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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