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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엘레아
작가 : 마리장
작품등록일 : 2017.7.31

10년간 유폐생활을 겪은 산드리아의 왕녀 엘레아.
" 제 마음은 절대 전하께 내어드리지 않을거예요."

대륙의 통일을 꿈꾸는 메르헨의 젊은 군주 루이스.
"나는 기다릴거야. 네가 나를 온전히 사랑할때까지."

 
달콤하게 뜨겁게, 그리고 차갑게
작성일 : 17-07-31 18:31     조회 : 267     추천 : 0     분량 : 4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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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루이스의 두 번째 조건을 듣자 엘레아의 얼굴이 발그레해져서는 소리쳤다. 루이스는 엘레아가 ‘자 그럼 입 맞추세요.’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생각은 당연히 하지 않았기에 담담하게 다시 한 번 말하였다.

 

  “네 뺨에...... 입 맞추고 싶어.”

 

  엘레아는 발그레해진 볼과 당황스러운 두 눈으로 어찌 대답할 바를 몰라 루이스를 말간 얼굴로 올려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발그레한 볼도, 자신을 올려다보는 맑은 눈도, 그리고 오늘따라 유난히 붉은 입술도 – 모두 아름다웠다.

 

  “나도 너에게 작은 선물 하나쯤은 받고 싶어.”

 

  망설이며 대답을 하지 못하는 엘레아에게 루이스가 재촉하듯이 말하였다.

 

  ‘작은 선물’이라는 표현에 엘레아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루이스는 자신을 가지려면 얼마든지 가질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자신과 그의 관계가 그러했다. 아마 그가 조금만 더 나쁜 사람이었다면...... 아니 그저 보통의 군주 같기만 하였어도 자신은 이미 죽었거나,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밤시중을 들라는 것도 아닌데 겨우 입 맞추고 싶다는 말을 이리 정중하게 부탁하다니.

 

  그의 마음과 배려가...... 고마웠다.

 

  ‘고작 입맞춤일 뿐인걸. 그냥... 감사인사라고 생각하자.’

 

  망설이던 엘레아는 결심한 듯이 까치발을 들고 두 팔을 뻗어 루이스의 몸을 자신에게로 당겼다. 원래 산드리아보다는 메르헨 사람들의 평균 신장이 훨씬 컸는데, 루이스는 그 중에서도 장신에 속하였기에 엘레아는 루이스의 어깨에도 미치질 못하였다.

 

  루이스는 갑작스러운 엘레아의 손길에 놀라 그대로 이끌려 다가갔다. 엘레아가 루이스의 옷자락을 꽉 잡고 까치발을 하여 루이스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어주었다.

 

  달콤하고, 작고, 보드레한 입술을 마주하자 루이스는 아찔하고 황홀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그녀의 입술이 마주한 순간은 너무 짧았다.

 

  아쉽게도 엘레아가 입술을 떼고 까치발을 내린 뒤 꼬옥 잡고 있던 루이스의 옷깃을 놓아주었다.

 

  엘레아는 제가 루이스를 끌어당겨 입을 맞추고도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루이스를 응시하였다. 조금 전까지 발그레했던 볼도 어느새 평소대로 돌아왔고, 눈빛에는 수줍음이 전혀 느껴지질 않았다.

 

  루이스는 자신이 먼저 다가와 이토록 설레게 해놓고 정작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짱한 얼굴로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엘레아가 미치도록 사랑스럽고 또 얄미웠다.

 

  자신의 볼을 살짝 스쳐지나간 작은 입술은 오늘따라 왜 이렇게 유혹적인 빨간색을 띄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방금 전 자신의 볼을 스쳐지나간 엘레아 입술의 감촉이 자꾸만 맴돌았다. 아쉽게도.

 

  루이스는 자신의 커다란 손으로 엘레아의 작은 얼굴을 감싸며 잡았다. 그리고는 그대로 몸을 바짝 숙여 엘레아의 작은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대었다.

 

  모든 것이 순식간의 일어난 일이라 엘레아는 그대로 루이스에게 입술을 다시 내주었다. 양손으로 열심히 밀어냈지만 작은 몸짓에 루이스가 밀려날리 없었다.

 

  루이스는 엘레아에게 입을 맞추었다가 아쉬움을 느끼며 입술을 떼어냈다. 천천히 얼굴을 떼어내며 바라본 엘레아의 얼굴이 다시 발그레하게 물들어있었다. 눈빛도 입술도 물기를 머금은 듯이 촉촉하게 보여 루이스는 다시금 엘레아를 탐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더 다가간다면......마음은 더욱 멀리 도망가겠지’

 

  순식간의 입술을 빼앗긴 엘레아의 얼굴은 다시 뾰로통하게 변해있었다. 다만 다른 점이라면 지금은 볼이 발그레하게 변해있다는 것이었다.

 

  예뻤다.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 감정이 주체가 되지 않을 만큼 – 어여뻤다.

 

  루이스가 사랑스러움을 듬뿍 담은 눈으로 엘레아를 바라보며 뺨을 어루만졌다. 엘레아는 자신의 바라보는 루이스의 눈빛과 어루만지는 손이 부끄러워 그의 손을 자신의 뺨에서 떼어냈다. 그리곤 일부러 더 차갑게 말하였다.

 

  “이제 되셨나요? 내일 에리카 공녀와 함께 레오를 만나는 것을 허락해 주시는 건가요?”

 

  엘레아의 말에 루이스 역시 달콤한 꿈결 같은 순간에서 빠져나와 다시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내일 에리카가 입궁하거든 함께 만나도록 해.”

 

  방금 전 입술을 나눈 사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어색하고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

 

  “이제 물러가도 되겠습니까?”

 

  엘레아의 말에 루이스가 쓸쓸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엘레아가 온전히 자신에게 마음을 열 때까지, 자신을 사랑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 지금 이 순간은 너무 쓸쓸하고 마음이 텅 빈 듯이 공허했다.

 

  ‘꼭 그렇게……. 어쩔 수 없어서 그랬다는 듯이……. 매정하게 뒤돌아서 가야만 했을까.’

 

 

 * * *

 

 

  엘레아는 자신의 처소로 돌아와서도 여전히 볼이 발그레했다. 자신이 먼저 그의 볼에 입 맞출 때는 전혀 부끄럽지 않았는데, 그의 입술을 마주한 것은 왠지 화끈거리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잠을 청하기 위해 침대에 누웠지만 따스했던 입술의 감촉이 계속 맴돌아 쉬이 잠들지 못하였다.

 

  ‘정말 이대로……. 괜찮을 것일까?’

 

  아직 루이스의 따스한 입술과 커다란 손의 감촉이 생생하게 느껴졌지만, 엘레아는 금세 현실로 돌아와 내일을 걱정해야만 했다.

 

  ‘루이스 빌로험프.’

 

  엘레아는 루이스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되짚어보았다.

 

  그가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때로는 미운 마음도 들었지만 미워할 수 없었다.

 

  그의 포로도 연인도 아닌 애매한 관계와 어정쩡한 마음의 조각들.

 

  생각을 연잇다보니 가슴이 답답해졌다. 어느새 따스했던 입술의 감촉은 사라지고 앞날의 대한 걱정과 불안함으로 답답해진 엘레아였다. .

 

  다음날도 어김없이 아침식사는 루이스와 함께였다. 어제 자신이 차갑게 뒤돌아서서 헤어진 탓에 오늘 얼굴을 마주하기 어색했지만 엘레아는 이제 그마저도 익숙해져서 아무렇지 않은 듯이 자리에 앉았다.

 

  루이스도 이젠 이 어색함마저도 익숙해진 듯 엘레아를 바라보며 미소를 보이며 잠을 잘 잤냐는 인사를 건넸고, 엘레아 역시 미소를 살짝 보이며 화답을 하였다.

 

  “오늘 에리카가 입궁할거야. 에리카와 함께 라키스트... 공작을 만나도록 해.”

 

  “감사드려요. 전하. 진심으로요.”

 

  엘레아가 뜻밖의 감사표현을 하자 루이스의 눈이 다시 휘어지며 따스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엘레아에게서 처음 듣는 속마음의 표현이었기에 그 말이 무엇이든 기뻤다.

 

  엘레아는 루이스의 미소가 기뻤고, 또 슬펐다.

 

  ‘당신과 내가 이렇게 만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 라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나는 여전히 산드리아와의 공주이고 당신은 정복자가 아닌 그저 메르헨의 왕으로.

 

  혹시 우리의 아버님들께서 정략결혼이라도 약조하셨다면 어땠을까......라는 그런 상상도 해보았어요.

 

  그러했다면 – 제가 전하를 마음껏 사랑할 수 있었을 텐데. 전하의 이처럼 따스한 눈빛을 받고 사랑의 마음을 품지 않을 여인이 얼마나 될까요.

 

  그렇지만 전하. 저는 명예와 자긍심이 목숨보다도 귀중하다고 배우며 자라온 피에몬테가의 왕녀예요.

 

  나의 나라를 앗아간 당신을...... 사랑하며 살아갈 순 없어요.‘

 

 

 * * *

 

 

  레오는 레지덴 궁의 시종장인 베런을 통하여 엘레아와의 접견을 허락한다는 루이스의 전갈을 받고는 의아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이렇게 쉽게, 게다가 루이스가 직접 만남을 허락한다는 허락을 내렸으니 명을 전달하는 베런을 비롯하여 레지덴궁의 기거하는 산드리아의 귀족들 역시 모두 의아해하였다.

 

  루이스의 속내는 미처 알지 못하지만 드디어 엘레아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레오는 가장 크고 무거운 짐은 덜어내는 느낌이 들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엘레아가 잘 지내고 있다고 하여 그래도 안심을 하고 있던 차였지만, 그래도 마음의 걱정과 불안이 모두 덜어진 것은 아니었다.

 

  비록 클레인가의 공녀와 함께 라는 단서조항이 붙기는 했지만 레오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저 자신은 엘레아가 잘 지내고 확인을 하고 싶은 것이니, 사실 루이스와 동석을 한 다해도 상관없었다.

 

  루이스의 전갈을 함께 전달받은 시종 로빈 역시 같이 기뻐하였다.

 

  “대장님. 이제 공주님을 진짜 뵐 수 있나요?”

 

  레오의 시종을 하면서 엘레아의 유폐생활을 고스란히 지켜봐온 로빈 이었기에 엘레아가 메르헨에서 심한 고초를 겪으면 어찌하나 진심으로 걱정을 해왔던 차였다.

 

  “그나저나 클레인 공녀라면, 산드리아에 계신 하워드 대공의 따님이신 건가요?”

 

  “그러하겠지. 클레인 공작이 또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제야 레오는 ‘클레인 공녀’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어떤 여인이길래, 또 무슨 연유로 루이스가 동석을 명하는 것일까. 최소한 하워드 대공의 딸이라면... 사리분별 못하는 천방지축은 아니겠지.’

 

  한편 엘레아와 레오의 만남을 위해 입궁한 에리카는 산드리아 귀족들이 머무르고 있는 서궁으로 향하였다. 서궁에 도착하자 에리카의 시녀가 레오의 처소에 전갈을 넣었고 곧 레오와 그의 시종이 함께 나타났다.

 

  “처음 뵙겠습니다. 레오 라키스트입니다.”

 

  “안녕하세요. 라키스트 공작. 에리카 클레인이라고 합니다.”

 

  공작가의 영애답게 조신하게 인사를 하는 에리카를 보며 레오는 에리카의 눈이 하워드를 꼭 빼닮았다는 생각을 하였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신뢰감을 느끼도록 해주는 하워드의 눈빛까지도.

 

  산드리아에서 하워드는 만난 것은 고작 2번뿐이었지만 그가 훌륭하고 존경할만한 기사임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정복지인 산드리아를 관리하는데 있어서도 그는 인간적이고 관대하였다.

 

  사실 산드리아 내에서 존경할 만한 기사가 없다고 생각했던 레오였기에 – 아버지 역시 그저 정치인일 뿐, 기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 그가 정복자임에도 불구하고 기사로서 존경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 하워드와 꼭 닮은 눈매를 가지고 있는 그의 딸이라면 – 공주님에게 해가 되는 사람은 아니겠지....라는 믿음이 들었다.

 

  레오와 에리카는 서로 인사를 나눈 뒤 함께 엘레아가 머무르는 본궁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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