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사이길
 1  2  3  4  5  6  >>
 
자유연재 > 판타지/SF
우연히 살아나다
작가 : 글쓰고싶다
작품등록일 : 2017.7.30

[현대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희생했고 자신보다 그들을 아꼈지만 결국 버려진 진우연.

삶에 의미를 잃고 죽음을 택하지만 정체 모를 마신이 우연을 깨운다.

"최고의 자리로 만들어주지."

죽음 앞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정신, 잠들어 있던 본능이 깨어났다.

우연은 다시 살아났다.


 
20
작성일 : 17-07-31 18:11     조회 : 252     추천 : 0     분량 : 458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합격이라는 말을 듣고 수빈과 현정이 손을 잡고 그 자리에서 방방 뛰었다. 합격이었어도 신청 취소할 그녀들이었지만 합격이라는 단어가 주는 기쁨은 그녀들을 신나게 하기엔 충분했나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해 소소한 재미를 얻는 그녀들을 보니 우연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이제 내 차례인가."

 

 신나서 웃고 있는 그녀들을 뒤로하고 우연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기계 앞에 선 우연은 소매를 걷어 올렸다. 굳이 걷어 올릴 필요는 없었지만 왠지 그래야 할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본 때를 보여주겠다! 같은 걸까?

 

 '여자 앞인데 우스워질 순 없잖아?'

 

 현정이 심사하는 남자와 비슷한 점수가 나왔을 때 남자를 바라보던 현정의 시선 때문이었을까, 합격하더라도 낮은 점수로 합격하고 싶지는 않았다. 우연은 기계에 살짝 손을 얹었다. 그리고 눈을 감고 집중했다. 그러자 순간적으로 끌어모은 마력이 우연의 손에 뭉쳤다. 우연은 그 힘을 그대로 기계에 쏟아부었다.

  

 '방출!'

 

 콰앙-

 

 요란한 소리와 함께 우연의 손에 뭉쳤던 마력이 기계를 덮쳤다. 순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너무 과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사람들은 그저 주먹으로만 툭 쳤을 뿐이었는데, 우연은 기계를 부술 듯이 했으니. 살짝 민망해진 우연은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들어 올렸다. 전광판의 숫자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뭐?"

 

 분명 속으로 생각했는데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절로 튀어나왔다. 놀란 건 우연뿐만이 아니었다. 태현도, 수빈도 그리고 현정도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12점. 정말 말도 안 되는 숫자가 전광판에 기록되어 있었다.

 단 한 사람만이 차분하게 말했다.

 

 "탈락입니다."

 "잠시만요, 이건 오류인 거 같은데요. 우연이가 12점이 나올 리가 없어요. 1200점이면 모를까. 다시 해보면 안 될까요?"

 

 우연이 따지러 나서기도 전에 태현이 남자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하지만 남자는 침묵을 지키며 나가는 문을 가리켰다.

 

 "두 번의 기회는 없습니다. 심사는 단 한 번뿐입니다."

 

 인정사정없는 남자였다.

 

 *

 

 "아니, 도대체 이게 말이 돼? 기계를 무슨 그따위로 만들어 놨어. 내가 쳐도 그것보단 더 잘 나오겠다!"

 

 운전할 때만큼은 언제나 차분했던 태현이 오늘은 시도 때도 없이 주먹으로 운전대를 때렸다.

 

 "진짜 이상하네요, 아무리 못해도 저보다 높게 나와야 당연한데... 이건 아무리 봐도 기계 오류라고 볼 수밖에 없어요."

 

 박현정도 아까의 일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듯 계속해서 혼잣말을 이어갔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우연을 가장 근처에서 지켜본 사람이었다. 우연이 직접 전투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았고 그 파괴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도 분명히 알았다. 그 위력이 고작 12점 따위로 계산될만한 것이 아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녀였기에 이 상황을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오빠, 협회에서 등급검사받을 때도 일반인 취급 당해서 헌터 등록 못 했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러네, 우연아 너 그때도 그랬잖아. 두 번이나 했는데도 말이야."

 

 우연도 그때의 일을 떠올렸다. 오류는 절대 없다던 그 팀장도 생각났다.

 

 "그랬어요? 안 한 게 아니라 못 한 거였어요?"

 

 최근에 팀에 합류해서 몰랐던 박현정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가면 갈수록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었다.

 

 "그냥 없었던 일로 생각하죠."

 

 계속 말없이 듣고만 있던 우연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미 떨어진 거니까, 재심사도 없다고 했고 억울해봐야 돌릴 순 없잖아요."

 

 우연도 자신이 왜 그런 결과가 나오는지 알 수 없었다. 듀켈의 권능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 일까. 하지만 어떤 것이던 더 이상 생각하는 건 무의미했다. 말했던 것처럼 이미 떨어진 거니까.

 

 *

 

 사신길드의 아지트에 있는 지하 가장 깊숙한 방. 한 남자가 들어서자 방에 대기하고 있던 인원들이 일제히 몸을 숙여 인사했다.

 

 "마스터를 뵙습니다."

 

 남자는 천천히 자신의 자리로 가서 의자에 앉았다. 뒤로 몸을 눕힌 채 팔짱을 끼는 남자. 암시장에서 우연의 캐논을 2억 5천에 산 그 남자였다.

 

 "환이는 어딨지?"

 "아직 미확인게이트에 있습니다. 위치는 어디인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남자의 의자 옆에 대기하고 있던 여자가 서류뭉치를 테이블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으며 대답했다. 서류 뭉치는 그동안 밀린 결제가 많았는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아슬아슬하게 쌓여있었다.

 

 "대회 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나?"

 "예상대로 많은 언론에 보도되었고 아직도 신청자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현재까지 블랙헌터 신청자는 159명 협회소속헌터는 94명 미확인자는 3명입니다. 이대로만 간다면 목표치를 충분히 채울 수 있습니다."

 "잘하고 있군."

 

 남자는 여자의 깔끔한 보고에 만족스러운 듯 담배를 가볍게 입에 물었다. 여자는 자연스럽게 허리를 숙여 불을 붙여주었다. 붙이는 동안 담배연기가 그녀의 얼굴을 스쳐지나갔지만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개최 전까지 협회쪽 헌터는 최대한 신청받을 수 있도록 해. 그리고 A급 두 명 정도 뽑아서 환이한테 보내. 닷새 안에 돌아오라 전하고."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여자는 태블릿을 하나 가져오더니 남자의 책상 위에 잘 보이도록 올려놓았다.

 

 "아까 전에, 진우연이 대회에 신청하러 나타났습니다. 마스터께서 지시하신 대로 영상을 찍어두었습니다."

 

 남자는 굉장히 흥미로운 듯 짧은 감탄사를 내며 의자를 당겨앉았다.

 

 "그래? 당연히 올 줄 알았어. 그놈이라면 당연히 그래야지. 영상 틀어봐."

 

 여자는 태블릿에 대기 중이던 영상의 재생 버튼을 눌러주었다.

 영상엔 임수빈과 박현정이 치는 모습도 담겨 있었고 우연이 기계 앞에서 하는 행동도 정확히 담겨있었다. 남자는 우연이 기계를 가격할 때의 모습을 확대해서 유심히 보더니 크게 웃었다.

 

 "크하하하, 역시 맞았어. 내 감이 틀리지 않았어."

 

 남자는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단숨에 담배를 쭉 빨았다. 순식간에 말려들어간 담배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예선엔 탈락했는데 어떻게 할까요?"

 "어떡하긴 뭘 어떡해, 당연히 초대장 날려드려야지. 연극에 주인공이 빠질 순 없잖아? 그리고."

 

 남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계획을 변경한다. 환이한테 삼일 안에 나오라 해. 대회를 최대한 앞당긴다."

 "네. 알겠습니다."

 

 여자는 허리를 반듯하게 숙여 인사하고 밖으로 나갔다. 남자는 남아있는 태블릿을 다시 재생하며 우연의 모습을 반복해서 보았다.

 

 "크크크, 오랜만이구나. 정말 오랜만이야."

 

 *

 

 오랜만에 집에 일찍 들어온 우연은 욕조에 따듯한 물부터 받았다. 매일 늦은 시간에 들어오는 바람에 몸을 담글 시간은커녕 물 받을 시간도 없었다. 그래서 일찍 들어온 오늘만큼은 꼭 전신욕을 하리라 마음먹었다. 물론 입욕제를 풀어 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콸콸콸콸-

 

 목욕할 준비를 마친 우연은 급하게 치킨도 주문했다. 혼자 사는 우연은 대부분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들어오는 편이었지만 오늘은 예상보다 일찍 들어왔기에 시켜 먹어야 했다. 역시 그럴 땐 치킨이 짱이었다.

 

 "하아-."

 

 욕조에 물이 차오른 것을 확인한 우연은 그대로 몸을 담갔다. 오랜만에 느끼는 이 평온. 이 여유가 좋았다. 눈을 감자 금방이라도 잠이 들듯 노곤해졌다. 이대로 욕조에 몸을 맡긴 채 잠들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러기를 잠시, 머릿속에 잡생각이 떠돌아다녔다.

 

 '왜 안 됐을까.'

 

 낮의 일이 자꾸 떠올랐다. 덩달아 협회에서 있었던 일도 같이 떠올랐다. 듀켈은 헌터가 아니기 때문이라 했지만 우연은 그 말 뜻을 잘 이해할 수 업었다. 헌터가 아니어도 헌터만큼 강했다. 아니, 헌터보다 강했다. 그럼에도 안 된다는 건 힘의 근원이 달라서일까? 측정하는 것들은 어떤 것을 기준으로 하는 것일까?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나도 잘 모르겠지만 주인이 생각한 것처럼 별거 아니야. 그저 인간들이 사용하는 수치일 뿐이야.-

 

 목욕으로 인해 평온했던 우연이 아까의 일로 혼란스러워하자 듀켈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그 수치만으로 주인의 강함을 측정하는 건 아니야. 강하다는 건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니까.-

 

 듀켈의 말이 맞았다. 하지만 자신이 뭔가 놓친 게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렇게 욕조에 누워 한참을 생각하는데 현관 벨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우연은 서둘러 가운을 챙겨 지갑을 들고 나왔다. 당연히 치킨 배달이라고 생각하며 현관문을 열었는데 웬 정장 차림의 남자가 서있었다. 본 적도 없었고 볼 이유도 없었다.

 

 "누구시죠?"

 

 우연이 목소리에 적개심을 가득 담아 물었다. 굳이 숨기지 않았다.

 

 "진우연씨 댁 맞습니까?"

 

 남자는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 눈빛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적개심을 보인 것에 대한 불쾌함. 그도 숨기지 않았다.

 

 "누구시냐고 물었습니다."

 

 어쨌든 호의적일 필요가 없었다. 상대가 누군지,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무엇 때문에 찾아왔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상대방의 주도하에 끌려다닐 수 없었다. 하지만 남자도 끝까지 오기를 부렸다.

 

 "진우연씨 맞습니까?"

 

 우연은 순간 욱해서 힘으로 상대를 제압해야 하나 싶었지만 이내 마음을 바꾸었다. 그러려고 강해지고 싶은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네,  제가 진우연입니다. 그러는 그쪽은 누구십니까."

 

 남자는 우연을 뚫어져라 쳐다보니 가져온 서류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갈색 서류 봉투에 담긴 서류뭉치를 잔뜩 우연에게 넘겨주었다. 당황한 표정으로 남자를 쳐다보자 남자는 그제야 입을 열었다.

 

 "헌터관리협회에서 나왔습니다. 한채희 팀장, 알고 계시죠?"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1 20 2017 / 7 / 31 253 0 4588   
20 19 2017 / 7 / 31 236 0 5341   
19 18 2017 / 7 / 31 242 0 5014   
18 17 2017 / 7 / 31 246 0 5294   
17 16 2017 / 7 / 31 251 0 4764   
16 15 2017 / 7 / 30 245 0 4873   
15 14 2017 / 7 / 30 237 0 4790   
14 13 2017 / 7 / 30 239 0 4509   
13 12 2017 / 7 / 30 251 0 5180   
12 11 2017 / 7 / 30 235 0 4922   
11 10 2017 / 7 / 30 243 0 4581   
10 9 2017 / 7 / 30 235 0 5026   
9 8 2017 / 7 / 30 229 0 4632   
8 7 2017 / 7 / 30 249 0 4456   
7 6 2017 / 7 / 30 250 0 4558   
6 5 2017 / 7 / 30 242 0 5054   
5 4 2017 / 7 / 30 241 0 4724   
4 3 2017 / 7 / 30 243 1 5513   
3 2 2017 / 7 / 30 246 1 5212   
2 1 2017 / 7 / 30 263 2 6019   
1 프롤로그 2017 / 7 / 30 405 2 96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