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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하피로스
작가 : 아마란스
작품등록일 : 2017.7.31

망국의 기사 파디스. 단 하나 남은 왕가의 핏줄을 지키기 위한 파디스의 투쟁이 지금 시작된다.

 
하리스타타 향기 (2)
작성일 : 17-07-31 17:54     조회 : 281     추천 : 0     분량 : 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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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행이 둘러앉아 음료를 마시는 사이, 파디스는 음료에는 손도대지 않고 바로 용건부터 꺼내 들었다. 그로서는 음료수 따위보다 더욱 중요한 일이 있었다.

 “다짜고짜 본론부터 꺼내서 죄송하지만, 엘라인 왕자전하의 상태를 좀 봐주셨으면 합니다. 이곳으로 오는 도중 독버섯을 삼키셔서..”

 “아, 내 정신 좀 보게. 프리아에게 이야기를 들러 놓고도 이렇게 잊어버리다니.. 쯔쯔.. 늙으면 이렇게 기억력이 없어진다니까. 자, 비록 의술이 뛰어난 편은 아니나 그래도 약초에 관한 지식은 좀 있으니 한번 진단을 해 보도록 하지요.”

 슈베릭은 즉시 엘라인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보고, 눈동자를 살피며 이것저것을 진단해 보았다. 그런데, 진단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슈베릭은 쯧쯧, 하는 소리를 내며 혀를 찼다. 지켜보는 파디스로선 가슴이 철렁해질 일이었다.

 “저.. 뭔가 안 좋은 일이라도..”

 “음.. 솔직하게 말하리다. 아무래도 응급처치가 너무 늦은 듯 하오.”

 슈베릭은 말로 설명해 주는 것보다 한번 보여주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는지, 파디스가 지켜보는 앞에서 엘라인의 눈앞에 손을 흔들어 보였다. 안타깝게도, 바로 눈앞에 슈베릭의 손이 스쳐 지나는데도 엘라인의 눈동자는 멍하니 천장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파디스의 당당한 신체가, 줄 끊어진 인형처럼 앞으로 무너져 내렸다.

 “아.. 이럴 수가..”

 “아, 그렇게 절망할 필요는 없소. 아직까지 방법은 남아있으니까. 다행히 중독 된지 많은 시간이 흐른 것은 아니니, 해독약을 복용하면 나아질 것이오.”

 “해독약이 있습니까!”

 “안타깝지만 지금은 없소. 하지만 금세 만들 수 있소. 프리아! 프리아, 어디에 있는 게냐!”

 슈베릭은 호기로운 목소리로 프리아를 불렀다. 즉시, 아주 가까운 곳에서 대답소리가 흘러 나왔다.

 “바로 뒤에요.”

 “어이쿠 놀래라! 사람 좀 놀래키지 말라니까 그새 잊어버렸느냐!”

 “원망을 하시려거든 애초에 워프게이트를 이곳에 만들어 놓은 설계자한테 하세요. 그보다, 무슨 일이세요?”

 “창고에 가서 에그란드 열매 몇 개랑 만드라고라 뿌리, 그리고 하리스타타 꽃잎을 말려 놓은 것이 있나 좀 살펴보고 오너라.”

 프리아는 군말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얼마 뒤 그녀는 실망스러운 대답을 안고 다시 일행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른 건 많은데 하리스타타가 없어요. 겨우 이것 한 뿌리뿐이던걸요.”

 “뭐라? 아차, 지난번에 네가 감기에 걸렸을 때 죄다 써버렸구나. 이런, 이런.. 이 일을 어쩐다. 다른 것도 아니라 하필 하리스타타가...”

 슈베릭은 난처한 듯 뒷머리를 긁적이다가, 파디스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이런.. 일이 안되려니까 마침 재료가 떨어졌소. 이거 큰일이구려..”

 “채취할 수 없는 재료입니까?”

 “아니, 채취 자체는 간단하오. 하지만 문제는 하리스타타의 자생지가 엘-하슈브 외부에 있다는 점이오. 우리는 오래도록, 마을의 존망이 달린 중대사 이외에는 엘-하슈브 외부로 나가는 것을 금하고 있었소. 때문에 하리스타타를 구하러 가려면 마을의 장로회를 소집해서 그 의견을 물어봐야만 하는데.. 그 장로들이라는 사람들이 이 세계의 곳곳에 퍼져있어 소집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문제요. 해독약은 일초라도 빨리 만드는 편이 좋은데..”

 파디스의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그는 프리아가 들고 있는 하리스타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는 이 마을의 주민이 아니니 장로회를 열 필요가 없을 겁니다. 자생지를 알려주시고 저 견본을 제게 주시면 제가 나가서 채취해 오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이 마을에 온 손님이 그런 일 까지 하게 만들 수는 없소. 그리고... 나가는 건 좋지만 무슨 방법으로 다시 돌아오시려 하시오.”

 “그건 걱정 마세요. 제가 따라 갔다 올게요.”

 사태를 지켜보던 프리아가 발 빠르게 나섰다. 슈베릭은 당황한 기색을 온몸에 드러내며 프리아를 돌아보았다.

 “네가..? 아서라. 그곳은 최근 고블린들이 주거를 옮긴 곳과 가까워. 무척이나 위험한 곳이란 말이다. 그리고, 네가 나가려면 장로회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았니.”

 “그 결정을 기다릴 틈이 없다고 말한 건 바로 할아버지잖아요. 그리고, 그 위험한 곳으로 손님을 혼자 보내려는 건가요? 애당초 이 일은 제가 마법을 걸어놓고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 원인이에요. 아슈프리만의 피를 이은자로써 그 책임은 스스로 지겠어요. 만일 후에 장로회에서 그 책임을 묻는다면 제가 벌을 받으면 되잖아요?”

 프리아는 당돌하게 슈베릭의 말을 받았다. 슈베릭은 어떻게든 손녀딸을 만류하려는 눈치였으나 그만 말이 막힌 모양이었다. 그는 끝내 혀를 차며 돌아섰다.

 “쯧쯧.. 고집 부리는 성격은 대체 누구를 닮았는지. 파디스경, 손녀딸이 저렇게까지 말을 하기 시작하면 이 늙은이로선 감당하기 힘들어 진다오. 제대로 쉬지도 못한 사람에게 이런 말 하긴 미안하지만.. 하리스타타를 채취해 주실 수 있겠소? 생각 같아선 내가 직접 나가고 싶지만, 족장이라는 지위 때문에 도저히 그럴 수가 없구려.”

 “따님이 함께 해 주신다면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필요한 양과, 제한시간을 말해주십시오.”

 “대충 10송이정도면 충분할 거요. 그리고.. 시간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소. 모름지기 해독은 시간과의 싸움이니 말이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출발하겠습니다.”

 파디스는 끌러두었던 검을 다시 허리에 차며 벌떡 일어섰다. 말리지만 않는다면 당장이라도 달려 나갈 듯 한 기세였다. 슈베릭은 일단 그를 만류하며 품속에서 작은 보석을 하나 꺼내어 파디스에게 건넸다.

 “이런.. 너무 서두르진 마시오. 초조함은 언제나 일을 그르치게 만드니. 자, 이것은 나의 마력을 불어넣은 마력석이오. 이놈을 지니고 있는 동안은 내 손녀딸과 의사소통을 할 수가 있을 것이오.”

 “아..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두 분은 어찌하실 생각이시오? 사람들에게 따듯한 목욕물을 데워 놓으라고 일러두긴 했소만..”

 사리에는 목욕물이라는 말에 무척이나 고민했다. 하지만 그녀는 마시고 있던 음료를 한 번에 쭉 들이켜고 세워두었던 검을 다시 허리에 차는 것으로 깔끔히 마음을 정리했다. 엘레나가, 두 손을 모아 짧은 기도를 올리고 나서 슈베릭에게 대답했다.

 “위험한 지역을 가는 것이니 저도 따라가 보겠습니다. 혹여나 부상자가 생기면 치료를 해줘야 할 테니까요.”

 “이런.. 엘-하슈브의 긴 역사가운데 이렇게 손님을 제대로 대접하지 못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정말이지 여러분들을 대할 면목이 없구려. 대신이라 하긴 뭐하지만 돌아올 때 최고의 환영식을 준비해 두겠소.”

 “환영식은 필요 없으니까 목욕물이나 다시 데워 줘요! 정말이지 저 인간이랑 함께 다니다 보니 제대로 씻을 틈조차 없었거든요. 정말,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렇게 고생을 하게 됐는지 원..”

 슈베릭의 배웅을 뒤로 하고 일행은 또다시 길을 나섰다. 점으로 사라져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슈베릭의 얼굴은 웬일인지 어둡기 그지없었다. 후회, 번민, 그리고 불안감이 섞여 마치 그대로 땅속으로 가라앉을 것만 같은 표정으로 그가 한숨을 내쉬는 순간, 워프게이트를 통해 한 엘프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슈베릭, 저 왔어요.”

 “지슈아.. 부탁했던 것은 어찌 됐소?”

 “흰 땡땡이 버섯의 해독약 말이죠? 물론 가지고 왔어요. 그런데.. 지금 가는 저 아이, 프리아 아닌가요?”

 “음.. 해독약을 만들 재료가 부족해서 좀 채취해 오라고 보냈소.”

 “예? 무슨 재료가 더 필요했는데요?”

 “하리스타타가 필요했소.”

 “호호호,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하리스타타는 그냥 진통제잖아요.”

 지슈아는 깔깔거리며 웃었지만, 슈베릭은 웃지 않았다. 지슈아는 안 좋은 예감을 받고 웃음을 거뒀다.

 “슈베릭.. 설마, 당신..!”

 “잠시 저들을 멀리 떠나보낼 필요가 있었소. 지슈아, 미안하지만 한 번 더 수고해 주오. 장로회를 소집 해야겠소.”

 “아, 안돼요! 프리아는 근 삼백 년 만에 간신히 태어난 왕가의 혈족이잖아요! 슈베릭, 다시 생각해 봐요!”

 “지슈아.. 어떤 일이든 시작이 있으면 끝 또한 있는 법이오.”

 “하, 하지만.. 프리아는.. 그 이슈미르의 아이란 말이에요..”

 “지슈아.. 당신이 더 잘 알지 않소. 이 일은, 절대로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을.”

 슈베릭의 얼굴은 엄숙했다. 지슈아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잠시 서 있다가 천천히 워프게이트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워프가 시작되기 직전,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슈베릭에게 경고했다.

 “슈베릭, 언젠가.. 이 일을 후회하게 되는 날이 올 거예요.”

 “그날은 벌써 왔소. 이미 후회하고 있으니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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