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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하피로스
작가 : 아마란스
작품등록일 : 2017.7.31

망국의 기사 파디스. 단 하나 남은 왕가의 핏줄을 지키기 위한 파디스의 투쟁이 지금 시작된다.

 
엘프의 마을로 가는 길 (9)
작성일 : 17-07-31 17:39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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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디스 일행이 사요르에 도착하는 데는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사요르는 이미 파디스가 한번 몸을 숨긴 일이 있는 곳이기에 다시 돌아가는 모습이 혹 드리스덴의 추적자들에게 보이면 자칫 사요르의 주민들에게 피해가 갈 수 도 있었을 뿐더러, 십중팔구 드리스덴이 사요르에 첩자를 매복시켜놓았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장장 3일이라는 긴 시간을 들여서 사요르에 잠입했을 때, 그들을 반긴 것은 텅 빈 마을과 썩어가는 시체들이었다. 어린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칼로 난자된 시체들을 보며 사리에는 고개를 옆으로 꺾었고, 파디스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

 “이.. 이럴 수가.”

 “드리스덴, 이놈.. 어찌 이런 짓을..”

 “신관도 베어버렸어요. 정말 지독한 짓을 했군요.”

 “아마도 내 행방을 찾기 위해서였을 거요. 그리고.. 또다시 상처를 치료하는 것을 막을 생각이었겠지.”

 “확실히 그건 좀 아쉽군요. 다른 곳은 몰라도 팔 만큼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싶었는데.”

 “그나저나 큰일이군.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서둘러서 이곳을 올 것을 그랬소. 활을 쏜 자가 아직까지 남아 있을까 모르겠소.”

  파디스가 말을 마치고 아직도 눈을 부릅뜨고 있는 신관의 시체의 눈을 감아주기 위해 몸을 숙였을 때, 시잉, 하는 소리와 함께 화살 하나가 그의 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파디스는 반사적으로 칼을 뽑아내며 사리에를 벽 쪽으로 밀쳤다. 아니나 다를까. 사리에가 서있던 자리에는 화살 한 개가 정확하게 박혀있었다. 갑작스럽게 떠밀리는 바람에 우스꽝스러운 꼴로 바닥에 쓰러진 사리에가 자세를 바로잡을 생각도 않고 파디스에게 말했다.

 “음.. 아직 남아 있긴 남아 있는 모양이네요.”

 “아무래도 우릴 적으로 오인한 것 같소.”

 “그런 것 같네요. 자, 힘내세요, 파디스.”

 “뭐라고? 지금 나보고 화살막이가 되란 말이오?”

 “그럼 내가 나갈까요? 지금 같은 식으로 화살이 또 날아오면 난 반응도 못하고 그냥 꼬치신세가 될 거예요.”

 “나라고 별 수 있을 것 같소?”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높은 쪽이 나가야죠. 아니면 한 가지 방법이 있긴 있어요.”

 “뭐요?”

 “엘라인 왕자를 높이 들어 올리는 거죠. 같은 편이라면 화살 쏘는 것을 멈출 거예요.”

 “...엘라인 전하를 맡아주시오. 내가 나가리다.”

 파디스는 사리에의 말을 깔끔하게 무시하고 엘라인 왕자를 그녀에게 맡겼다. 그리고 신관의 시체를 향해 기도를 올린 뒤 그의 모자를 벗겨 왼쪽방향으로 집어 던졌다. 아주 약간의 틈을 두고 파디스는 오른편의 골목을 향해 순간적으로 돌진했다.

 그렇게까지 공을 들였음에도, 화살 하나가 파디스의 뒷덜미를 스치고 지나갔다. 정말이지 귀신같은 활솜씨였다. 파디스는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골목길 속으로 몸을 숨기는데 성공했고, 이어 화살이 날아왔던 방향으로 있는 힘껏 달렸다.

 ‘저 골목만 돌면..!’

 단숨에 예상지역까지 도달한 파디스였으나, 골목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 순간 화살이 날아들 것을 알고 있었기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눈치만 볼 뿐이었다. 그는 일단 보이지 않는 상대를 향해 목청껏 소리쳤다.

 “잠깐!! 그대가 엘프의 마을에서 나온 자라면 공격을 멈추시오! 내 이름은 파디스 데 사이온! 엘라인 그라나데 드 바르토니아 왕자의 호위자격으로 파견된 사람이오!”

 “엘 아이르 마데 비온실라, 에쿠사이오나 그레이온!”

 상대방이 뭔가 대답을 했지만 뜻밖에도 매우 유창한 고대어였다. 파디스는 기사로서의 수업을 받은 덕분에 고대어를 읽고 쓸 수는 있었지만 말하고 듣는 것은 불가능했다. 고대어의 발음법은 거의 전해지지 않는 탓이었다. 때문에 파디스가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는 고작 몇 마디에 불과 했다. 아이르(신뢰). 그레이온(증거). 그리고 비온실라(보석). 아마도 신뢰를 위해서는 어떤 증거를 대라는 의미이리라.

 “파디스!! 저 놈이 대체 뭐라고 소리치는 거예요!”

 “아마도 증거를 대라는 것 같소! 사리에, 왕자님의 강보를 헤쳐 보시오. 아마 뭔가 증거가 될 만한 것이 있을지도 모르오!”

 “알았어요! 잠시만 기다려 봐요!”

 파디스는 뭔가 증거가 될 만한 물건이 있기를 진심으로 빌었다. 만일 없다면 꼼짝없이 한판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사리에의 대답은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아무것도 없어요! 엘라인이 목걸이를 하고 있기는 한데.. 누군가 보석부분을 강제로 떼어낸 듯 한 자국만 남아있네요. 남은 것은 목줄 뿐이에요!”

 “드리스덴..! 아마도 그가 손을 쓴 것일게요. 필시 이 사태를 예상 했겠지!”

 “어쩔 셈이에요? 일단 물러날까요?”

 “그럴 순 없소! 지금 물러나는 건 영원히 물러나는 것과 같은 의미요! 어쩔 수 없지. 일단 붙잡고 봅시다! 일단 목줄이라도 놈을 향해 던져 보시오! 단, 던질 때 소리를 좀 내면서 던지시오!”

 “알았어요. 자, 하나, 둘, 셋! 던져요!”

 사리에는 엘라인의 목줄을 끌러내 돌에 감은 뒤 숨어 있던 곳 밖으로 손만을 내밀어 집어던졌다. 파디스는 사리에가 지르는 소리에 맞춰 빠른 속도로 골목에서 튀어나가 상대를 행해 돌진했다. 사리에가 던진 돌에 상대방의 시선이 옮겨 간 사이 조금이라도 더 접근해 보려는 계략이었지만 그의 계략은 형편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상대방은 돌멩이엔 신경도 쓰지 않고 그저 골목길만을 계속해서 겨누고 있던 것이었다.

 - 쉬이익

 파디스는 화살이 자신의 목을 향해 날아드는 것을 봤지만, 도저히 막거나 피할 수 있는 타이밍이 아니었다. 순간적으로 그는 죽음까지 각오했으나, 그의 목 앞에서 거짓말처럼 화살의 방향이 휘더니 화살이 목덜미를 아슬아슬하게 스치며 지나갔다. 파디스는 순간 영문을 몰라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이내 그렇게 된 이유를 깨달았다. 운도, 우연도 아니었다. 모든 것은 상대방의 활솜씨가 너무도 정교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파디스가 골목으로 튀어나갔을 때, 어디서 적의 화살이 날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방어 자세를 취하며 튀어나갔는데, 이때 검의 위치는 당연히 몸의 정 중앙에 오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상대방 역시 파디스의 목 한가운데를 노리며 화살을 날렸기에 화살촉과 검 날이 정확히 맞부딪치면서 화살의 방향이 꺾인 것이었다.

 이유야 어찌됐든 첫 번째 화살을 피한 순간의 이점을 파디스는 결코 놓치지 않았다. 상대방이 두 번째 화살을 쟁이는 속도는 역시 감탄스러울 정도로 빨랐지만, 첫 번째 화살이 빗나간 충격 때문에 아주 잠깐의 틈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 잠깐의 틈이 파디스와 상대방의 승부를 가르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장전을 마친 상대가 다시 목표를 겨냥하려 했을 때, 파디스는 이미 상대방의 목전까지 쇄도한 것이었다.

 원래대로면 그대로 상대방을 베어버리는 것으로 승부가 날 일이었지만 파디스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상대방의 포획이었다. 파디스는 손에 쥐고 있던 검을 던져 버리고 그대로 상대의 가슴팍으로 달려들며 상대를 끌어안았다. 아니, 적어도 끌어안으려 했다. 하지만 화살을 피하기 위해 너무나 속도를 낸 나머지 자세의 조정을 그렇게 까지 정교하게 할 수는 없었고, 결국 파디스는 굉장한 소리를 내며 상대방과 충돌하고 말았다.

 - 쿠당탕탕

 두 사람이 쓰러지며 굉장한 소리가 울렸다. 숨어있던 사리에는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배꼼 고개를 내밀었고, 큰 물체 하나와 작은 물체 하나가 길가에 죽은 듯 엎어져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파디스?”

 사리에가 조심스럽게 이름을 부르자, 그중 큰 물체 쪽이 부스스 몸을 일으켰다. 머리를 문지르며 일어서는 그의 왼쪽 뺨에는 기다란 상처가 새로 새겨져 있었다.

 “으.. 그 와중에 활을 쏠 줄이야. 정말이지 대단한 놈이었소.”

 “놈이.. 아닌 것 같은데요.”

 “응?”

 파디스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자신과 부딪친 상대를 살폈다. 풍만한 엉덩이, 잘록한 허리. 그리고 다시 봉긋 솟은 가슴. 분명 여인의 몸이었다. 자신도 모르는 틈에 파디스의 입에서 작은 휘파람이 흘러 나왔다.

 “이거야 원... 혹시 요즘, 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투기술 전수자라도 생긴 거요? 당신도 그렇고, 정말이지 요샌 여자들에게 놀라는 일이 많이 생기는 듯하오.”

 “썰렁한 농담할 틈이 있으면 거기 활이나 주워둬요. 또 기척도 없는 화살을 맞고 싶진 않으니까.”

 “동감이오. 하지만 활은 당신이 좀 챙겨 주시오. 좀 더 인기척이 없는 곳으로 이동해야 하오.”

 “좋은 곳이라도 알고 있나요?”

 “예전에 내가 당신을 피해 숨어 있던 곳. 여기보단 안전할 것이오.”

 파디스는 그렇게 말하며 쓰러진 여자를 안아 올렸다. 가슴에 부딪친 충격이 어지간히 컸는지, 여자는 몸이 요동치는데도 깨어날 기색이 없었다. 축 늘어진 여자의 얼굴을 무심코 내려보다가, 파디스는 저도 모르게 ‘아’ 하는 탄성을 흘렸다.

 “뭐예요. 그 여자가 꽤 미인인가 보죠?”

 “미인이긴 미인이오. 하지만 그것보다도, 꽤나 특이한 생김새라 좀 놀라고 말았소. 귀 부분을 한번 보시오.”

 사리에는 별다른 생각 없이 여자의 얼굴을 확인했다. 잠시 뒤, 그녀의 입에서도 파디스와 똑같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아.. 귀가... 굉장히 기네요. 마치..”

 “음.. 문헌 속에 나오는 엘프와 흡사한 모습이오.”

 “말도 안 돼. 단순한 돌연변이 일지도 몰라요.”

 “그건 이제부터 확인하면 되겠지. 자, 일단 이동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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