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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일레인과 그 뻔뻔한 반지
작가 : 유르르
작품등록일 : 2017.7.27

폭탄제조에 비상한 재능을 가진 연금술사, 일레인.
위장취업 중 영주의 보물창고를 털어 달아나는데...
영주를 따돌린 그녀의 앞에 왠 사내가 한명 나타난다!

소원을 빌라고 속삭이는 반지에서 나온 마법사가 일레인은 영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 반지는 도움이 정말 안된다
작성일 : 17-07-31 17:41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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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어떤 분들을 따라가면 되는데요?”

 “삼개월 째 징그럽게 내 뒤만 졸졸 쫓아오시는 분들이란다. 너에 대해서 아는 게 뭐라도 있으면 내놓으라고 행패이니 내가 살이 쪽 빠졌어.”

 “생각만 해도 끔찍하겠네요.”

 

 

 일레인 못지않게 자유로운 유랑을 사랑하는 헬라였다. 제 밑의 길드원들은 호위 겸 어쩔 수 없이 데리고 다닌다지만, 황실에서 붙여온 감시자들은 사사건건 그녀의 신경을 건드렸을 터였다. 그렇다고 해서 살이 빠진 것 같진 않았다. 풍만한 몸매는 일레인이 기억하던 때의 그대로였다. 그러나 굳이 지적할 필요는 없었다. 일레인이 자연스럽게 그녀를 위로했다.

 

 

 “이제 네 뒤를 졸졸 따라다닐지도 모르지.”

 “어우, 그런 끔찍한 소리는 하지 마세요.”

 “슈파우터 남작과 인테레스 남작이란다.”

 “……제가 지금 잘못들은 거지요?”

 

 

 헬라가 세상 날아갈 것 같은 얼굴로 일레인을 내려다보았다. 하얗게 질려가는 얼굴이 장관이었다. 그 고집쟁이 일레인이 제 앞에서 저런 얼굴을 하다니. 세상 오래 살고 볼 노릇이었다.

 

 

 “잘 들은 게 맞을거다.”

 “아니, 저 하나 잡겠다고 황태자가 귀족을 보내요? 미친 거 아니에요?”

 

 

 일레인은 진심이었다. 고작해야 준귀족의 기사나 보냈겠지 싶었는데, 귀족이라니! 게다가 남작이 둘?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려오는 느낌이었다.

 

 

 “그러니, 미칠 노릇이었지. 내가 운이 좋아서 정보길드장을 하고 있긴 해도 평민이잖니? 귀족님들이 수장님 수장님 하고 쫓아오니 내가 얼마나 난처했겠어. 금방이라도 네 이름을 팔아줄뻔한게 한 두번이 아니였단다.”

 “헬라!”

 “어머, 얘는 뭘 소리까지 지르니? 안팔았어. 안팔았잖니.”

 

 

 헬라가 씩 웃었다. 일레인은 재빠른 계산으로 헬라가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폐기처분하려고 했던 하녀 일린의 신분이 복귀되는 순간이었다. 영주에게 그 비싼 폭탄을 터뜨리고 잠수탄 하녀다. 당연히 온갖 관심이 집중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바람처럼 휙 사라지려고 했건만……. 연금술사 일레인의 신분을 쥐고, 정보길드장인 헬라가 하는 의뢰였다. 죽이되든 밥이되든 받아야했다. 일레인이 한숨지었다.

 

 

 “이미 들으셨겠지만, 저 영주한테 폭탄 던지고 튄거라서요.”

 “아직 안 죽었잖니. 물론 손발 병신이 되긴 했겠지만…….”

 “아……. 손발 병신이 됐구나.”

 

 

 새로운 소식에 일레인이 얼떨떨하게 대꾸했다. 목숨은 건졌다고 들었는데 온전하게 사지 멀쩡한 채 돌아가진 못한 모양이었다.

 

 

 “그래도 귀족 살해 시도는 사형…….”

 “몇년간 너만을 찾아 헤멘 황제가, 겨우 실마리를 잡았는데 고작 변두리의 영주하나를 죽이겠다고 난리친 걸로 그 실마리를 놓아버릴까?”

 “……절대 그럴 리 없죠.”

 

 

 그걸 빌미로 제 목줄을 단단히 잡고, 그 연금술사에 대해 아는 게 없냐고 캐묻겠지.

 벌써부터 소름이 끼쳐오는 기분이었다. 황제를 직접 본 적도 없었지만 그의 존재로 오는 위협만은 실재하고 있었다. 턱 밑까지 다가오는 듯한 추격은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감각이었다. 도망치는 데도 뒤도 돌아보지 못할만큼 강렬한 압박감. 생각만 해도 등허리로 소름이 끼쳐오는 것 같아 일레인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허면, 부탁하마. 굳이 연금술 협회로 가서 자동마차를 이용할 필요 없단다. 내가 기별을 하여 이쪽으로 마차를 오게 했으니…….”

 “헬라의 손은 대체 어디까지 뻗어있는 거에요?”

 

 

 일레인이 헛웃음을 지었다. 레스토랑에서 너무 눈에 띄였다 생각하긴 했지만, 지배인에게 부탁한 자동마차 이용까지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

 

 

 “아가가 생각하지 못하는 곳까지 뻗어있지. 너무 걱정하지 말렴. 큰 일은 없을거다.”

 “그렇게 이야기하셔도 불안한 건 불안한 거라구요. 사자 입에 들어가는 사슴이 된 느낌이에요.”

 “폭탄을 안은 사슴이지. 죽을 것 같으면 사자 뱃속을 터뜨리고 탈출하렴.”

 “사자랑 같이 나란히 통구이가 되라는 말씀이시죠?”

 “그건 일레인, 네 능력에 달렸지.”

 

 

 헬라가 잘 손질된 손을 들어 가보라는 듯 손을 가볍게 휘져었다. 그게 신호라도 된 양, 안쪽으로 통하는 유리문이 벌컥 소리를 내며 열렸다. 두 사내가 유진과 일레인을 경계하며 헬라의 곁에 섰다.

 “마차가 오면 정중히 모셔드려.”

 “예, 수장님.”

 

 

 대화가 끝났다는 알림이었다. 헬라가 우아하게 의자에서 제 몸을 일으키더니 자연스럽게 사내를 지나쳐 앞서나갔다. 뒤도 돌아보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 일레인이 조급심을 가졌다.

 

 

 “헬라.”

 “음? 우리가 더 할 이야기가 남아있니?”

 “그분들은 어떻게 만나야하죠?”

 “네가 만나러 갈 필요는 없단다. 내일이면 만나기 싫어도 만날 수 밖에 없을거야.”

 

 

 반쯤 내리깐 눈으로 헬라가 빙그레 웃었다.

 

 

 

 

 

 ***

 

 

 「정신이 하나도 없군. 하루가 너무 길다.」

 

 

 유진이 한숨을 삼키며 토로했다. 고작 반나절만에 진이 다 빠져버린 것만 같았다.

 반지에 봉인되면서 배고픔과 수면욕을 한 번도 느끼지 못했었는데, 일레인과 함께 하면서 모든 정신력을 다 소모해버린 느낌이 들었다.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것도 꽤나 오랜만이었다. 몰라볼 정도로 달라진 도시의 풍경부터 연금술 협회, 카타콤의 존재. 그리고 정보길드의 그 늙은이까지 모든 것이 유진에게는 두통거리을 야기했다. 그 중 제일의 골칫거리는 바로 자신의 계약자였지만.

 

 

 “그러게요. 저도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어요.”

 

 

 일레인도 지친 얼굴이었다.

 얼마나 지쳤는 지 대문 밖으로 나가기 위해 거쳐야하는 푸르른 장디마당도 장대한 평야처럼 보였다. 아닌척해도 긴장했던 탓에 온 몸의 근육과 관절들이 다 비명을 내지르는 것 같았다.

 

 

 “이쪽으로 오십시오. 동행하신 분의 신분증은 새로 만들어 두었으니, 마차에 타시면 확인해보시면 됩니다.”

 “신분증이요?”

 

 

 눈가에 흉터가 있는 사내였다. 노란 종이봉투에 두툼하게 챙겨주는 것에 뭔가 해서 내려다보았더니, 신분증명서와 신분패가 함께 들어있었다. 같이 동봉한 서류는 새로운 신분에 대한 설명이니, 동행하신 분에게 잘 설명해두라는 친절한 충고까지 이어졌다.

 

 아니, 무슨 신분증이 이렇게 뚝딱 나와? 이럴 거면 일린이라는 신분 말고 새로운 신분을 만들어 줄 것이지. 왜 이 신분 그대로 쓰라는 거야? 괜히 약점만 잡히게……. 일레인이 뒤늦게 헬라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울상을 지었다. 귀족을 헤치려한 죄인으로 시작해서 뭐 좋은 게 있다고……. 제 일 아니라 이거지? 항시 느긋하고 여유로운 헬라였다. 일레인이 입술을 삐죽였다.

 

 

 “곧 마차가 올 겁니다.”

 

 

 사내가 말하지 않아도, 저 멀리서 힘찬 엔진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얼른 푹신한 마차 의자에 기대 휴식을 취하고 싶었다.

 

 

 “이보게!”

 “저기! 이보게! 거기!”

 

 

 대문에 기대 일레인이 지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골목 끄트머리에서 먼지바람이 격렬하게 일고 있었다. 대체 이시간에 왜? 노을이 질 무렵이었다. 콜록콜록 기침을 하던 일레인이 그 소란의 주범들에게 시야를 좁혔다. 두 남자였다.

 

 

 “하아…….”

 

 

 그들이 가까워짐과 동시에, 헬라의 명령을 받고 일레인과 유진을 마중하러 나왔던 사내가 긴 한숨을 뱉어냈다. 아무래도 아는 사이인 것 같았다. 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겠구나 싶어 벽돌담에 몸을 기대는 데, 자동마차가 미끄러지듯 다가와 섰다.

 

 

 “자동마차 부르신 분이 맞지요?”

 

 

 앞좌석의 운전기사가 창을 열어 고개를 쏙 내밀었다. 일레인이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뒷좌석의 문을 열어젖혔다.

 

 

 “이보게! 왜 들어가질 못하게 하는가! 이분이 누구신지 모르시나!”

 “칼라스, 그럴 필요 없다니까.

 수장님께 잠시만 시간을 내달라 요청해달라하기만 하면 되네. 이 것도 전달해줄 수 없나?”

 

 

 두 남자는 꽤나 간절해보였다.

 멀쩡하게 생긴 남자 둘이 덩치 큰 사내 앞에서 애원하는 것을 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서 일레인이 문을 연 그대로 멈추어섰다. 진귀한 구경이었다. 수장님을 언급하는 걸 보니, 정보길드의 일인가 보네……. 그래도 용케 여기까지 찾아왔다 싶었다. 미리 약속이 되어있진 않나? 눈을 동그랗게 뜨고 면면히 살펴보는 데 남정네들의 용모가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맙소사, 먼지가 묻어 빛을 잃은 머리칼이지만 분명 광택이 났을 법한 은발이었다. 이마 아래로 살짝 내려온 머리카락 사이에서 빛나는 눈동자는 보랏빛이었다. 아무리 봐도 헬라의 취향이었다.

 

 

 “설마, 벌써 스승님을 잊고 새로운 사랑을 찾은건가?”

 

 

 취향 하나는 확실한 헬라였지만, 오매불망 스승님이시지 않았던가. 일레인이 그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입에서 불을 뿜어낼 법한 사내였다. 뭐가 그렇게 화가 나는지 목에 핏대를 세우고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는 저 남자를 말리기 위해 은발머리의 남자가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우리는 수장님을 잠깐만 만나면 된다니까?!”

 “칼라스, 목소리를 좀 더 낮추라니까. 이보게, 오늘도 안되겠나?”

 

 

 흥미진진했다. 눈가에 흉터가 있는 사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오늘 처음으로 보는 표정변화였다.

 

 

 “수장님께서는 남작님들을 만나뵐 이유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새로운 정보가 도착한다면 제일 먼저 전해드리기로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가서 기다리시지요.”

 

 

 목소리는 정중했지만, 표정이 험악했다. 오, 저게 바로 정중한 협박인가 싶어 감탄하던 일레인이 천천히 입을 벌렸다. 뭐? 남작?

 

 “그 새로운 정보가 대체 언제 온단 말인가. 벌써 몇 달 째인지 모르겠네.

 게다가, 이렇게 우리에게 행선지도 안밝히고 남으로 북으로……. 이번에는 시피유일세! 수장님이 우리를 따돌리려 하는 게 아닌가? 사실 그 연금술사를 보호하기 위해 그러는 거 아니냔 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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