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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하피로스
작가 : 아마란스
작품등록일 : 2017.7.31

망국의 기사 파디스. 단 하나 남은 왕가의 핏줄을 지키기 위한 파디스의 투쟁이 지금 시작된다.

 
엘프의 마을로 가는 길 (7)
작성일 : 17-07-31 17:31     조회 : 271     추천 : 0     분량 : 4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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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죠, 파디스.”

 “듣고 있소.”

 “3일전 수해에서 손을 마주잡았을 때, 전 당신의 눈빛에서 희망의 빛을 느꼈거든요.”

 “나도 마찬가지였소.”

 “그런데 왠지 지금 그 희망의 빛이 꺼질 것 같아요.”

 파디스는 자신이 등을 맡기고 있는 여자가 아직까지 농담을 할 여유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도저히 엘라인 왕자 이외에 다른 사람을 돌봐줄 여유 따위가 없는 탓이었다. 파디스와 사리에를 겹겹이 둘러싼 포위망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점점 불어나고 있었다. 파디스와 사리에가 둘 다 검술을 극한까지 익힌 기사인덕에 간신히 버티고 있었지만, 이대로 간다면 결국 체력이 다해 쓰러지고 말 것이 분명했다.

 “그러게 내가 유적은 그냥 포기하자고 했잖아요.”

 “유적이 유일한 희망이었소.”

 “그것 참 대단한 희망이네요. 이야아압!!”

 -피슉

 익숙하지 않은 왼손으로 검을 잡고 싸우면서도 사리에의 검술은 예리하기 그지없었다. 틈을 노리고 들어온 바르토스 병사의 목에 정확히 경동맥에 닿을 정도의 상처만을 입힌 것이었다. 병사는 베인 목에서 치솟는 피를 손으로 막으며 주춤주춤 물러섰지만 그것도 잠시.. 곧 상처에서 피분수를 뿜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사리에는 쓰러진 시체의 머리를 가차 없이 걷어차 동작을 방해 받지 않게 자리를 확보했다.

 “이 지경까지 왔는데 구원의 손길은커녕 구원의 손가락도 보이지 않는 희망이라니.."

 “투덜거릴 틈이 있으면 그쪽의 병사들이 몇 명인지나 세어 보시오.“

 “100명도 넘어요. 앞으로 30명 정도 더 베고 나면 다음엔 제가 쓰러질 거란 것도 말해두죠.”

 “이쪽은 200명이 넘소. 아마 100명 정도 베는 게 한계일 것 같소만..”

 “그럼 결정 났네요. 이 바보 같은 유적 나부랭이는 그만 포기하고 내 쪽을 뚫고 나가기로 해요. 아니면, 그냥 개죽음 당할 생각 이예요?”

 파디스는 흘깃 뒤를 돌아보며 병사의 배치를 확인했다. 확실히, 사리에가 막고 있는 곳은 우측에 나무덤불이 자리 잡고 있어서 병사의 숫자가 파디스가 막고 있는 곳의 반 정도밖에 들어올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파디스가 잠시 주의를 돌린 틈을 타 앞쪽의 병사 다섯 명이 일제히 공격을 해왔다. 어떻게든 상처만 익히고 보자는 식의, 방어는 일체 무시한 자살공격이었다. 하지만 파디스는 그들 사이의 공격속도차이를 예리하게 잡아내고 차분하게 반격을 가했다. 첫 번째 상대의 공격을 흘리며 두 번째 상대의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한 가지 동작으로 둘의 공격을 흘린 뒤 반바퀴 몸을 돌리며 검을 휘두르자 뒤를 잇던 세 명의 목에 한결같이 붉은 선이 그어졌고, 자세를 바로잡고 재차 공격해 오는 첫 번째 상대의 검을 가볍게 내리치자 그의 검은 다른 동료의 가슴에 정확하게 틀어박혔다. 자신의 실수에 몸이 잠시 굳은 첫 번째 병사의 목을 파디스는 아무런 주저도 없이 성둥 베어 버렸다. 실제로 검을 휘두른 것은 단 두 번 뿐. 낭비를 최소한으로 줄인 깔끔한 검술이었다. 파디스의 검술도 검술이려니와, 자칫 자기 동료를 찌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병사들은 함부로 파디스에게 달려들지 못하고 그저 둘러싸기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 전술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것이 곧 드러났다. 파디스를 두려워한 병사들이 점차 사리에 에게 몰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가뜩이나 몸 상태가 안 좋던 사리에는 곧 비명을 지르며 파디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악! 어떻게 좀 해봐요! 나한테만 우르르 몰려오잖아요!”

 “전술의 기본은 원래 약한 곳을 공략하는 것이오.”

 “말.. 다했죠? 이야아아!!”

 발끈한 사리에는 몰려드는 병사들에게 도리어 한발 앞으로 다가서며 맹공격을 가했다. 이제까지의 냉정하고 날카로웠던 검술과 정 반대의 화려하기 짝이 없는 난무에 서너 명의 병사가 목을 잃자, 사리에 에게 달려들던 병사들도 주춤거리며 일단 물러섰다. 하지만 검의 유효거리 밖에서 포위를 유지한 그대로였다.

 “하악..! 하악..! 이봐요, 파디스..!”

 “숨을 몰아쉬지 마시오. 힘들어 하는걸 적들이 눈치 채면 더욱 더 거세게 공격해올 것이오.”

 “으.. 말이 쉽지..”

 사리에는 투덜거리면서도 억지로 숨을 가다듬었다. 그런데 한차례 심호흡을 하던 그녀가 뭔가를 발견하고는 컥! 하는 소리를 내며 호흡을 멈췄다.

 “파디스.”

 “말하시오.”

 “다음 생엔 여왕으로 태어나고 싶어요.”

 “그건 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 웃..!”

 한창 5대 1로 혈투를 벌이고 있던 파디스도 그제야 사리에가 발견한 것을 알아보고 헛바람을 삼켰다. 파이크를 든 일단의 부대가 우르르 몰려오고 있는 것이었다. 검이라면 몰라도 상대가 창을 들고 찌르기 시작하면 도저히 벗어날 방도가 없었다.

 “이런.. 내 뒤를 바짝 붙어서 따라 오시오!”

 일이 그쯤 되자 파디스도 더 이상 고집을 피울 수가 없었다. 그는 검을 크게 휘둘러 정면의 적들을 밀어 붙이고는 커다란 고함을 지르며 일직선으로 내닫기 시작했다. 거세게 휘두르는 그의 검엔 이제까지와는 다른 백색의 예기가 맺혀 있었다. 파디스의 의도를 읽은 병사들이 일제히 파디스에게 달려들어 벽을 만들고자 했으나, 예기가 맺힌 파디스의 검은 이제까지의 검과는 완전히 다른 검이었다. 강철 검이고 방패고 간에 닥치는 대로 갈라 버리는 서슬에 일순 십 수 명의 병사들이 팔, 다리를 잃고 쓰러졌다. 파디스의 뒤를 따르던 사리에는 그제야 그가 어떻게 하이드리아군의 포위를 돌파했는지를 알 수가 있었다.

 “그게.. 말로만 듣던 검기로군요.”

 “되도록이면 안 쓰고 아껴두는 편이오. 일단 써버리면 더 이상 검술이 아니라 칼부림이 되어 버려서..”

 “확실히 그냥 휘두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군요. 그나저나.. 그런 게 있으면 진즉 써버렸으면 훨씬 좋았잖아요.”

 “나보고 같은 나라의 병사들을 몰살시키라는 거요? 그리고 흔히들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검기를 사용하는 것엔 치명적인 결점이 있소.”

 “결점..?”

 -챙!

 말을 하는 순간, 이제껏 강철 무구들을 종이 베듯 베던 파디스의 검이 처음으로 금속음을 발했다. 바르토스 병사의 투구에 검이 반쯤 박히면서 난 소리였다. 파디스는 어깨로 병사를 밀쳐내고 힘으로 검을 뽑아내더니 다음부터는 갑옷 틈을 노려서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포위를 돌파하기 위해선 아직 세 겹 정도의 적을 더 베어야만 했다. 사태를 파악한 사리에가 다리에 힘을 주어 파디스의 곁에 합세했다.

 “제한시간이 있는 거군요..”

 “그렇소. 참고로 이미 제한시간은 지났으니.. 이야압!! 나머진 근성으로 돌파 합시다. 하아!”

 나머지 세 겹을 돌파하는 것은 그야말로 혈전이 따로 없었다. 지근거리 까지 다가온 병사들을 상대하는 데는 검술도 뭐도 소용없었다. 그저 반사 신경과 동체시력, 그리고 근력의 대결일 뿐이었다. 말 그대로 난전. 닥치는 대로 검을 휘두르고 막고 하며 간신히 포위를 뚫고 나왔을 때는 파디스도, 사리에도 크고 작은 상처 투성이였다. 하지만 포위를 돌파했다 해도 쉴 틈조차 없었다. 그들 뒤에는 여전히 몇 백 명의 병사들이 몰려오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상처를 덜 입은 파디스가 뒤쪽에 쳐져 달리며 적들을 견제하는 사이 사리에는 그대로 숲을 향해 내달렸다. 하지만 얼마 가지도 않아 그녀는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정면에 또 다른 파이크 부대가 이미 진을 치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으.. 어떻게 이럴 수가.”

 “드리스덴, 그자요. 이렇게까지 내 앞길을 읽을 수 있는 자는 그 자뿐이지.”

 “하이드리아군에게 쫓길 때도 이런 상황이었나요.”

 “그때는 적어도 파이크부대는 없었소.”

 “드리스덴이 그때의 실수를 만회하고 싶었나 보군요.”

 “사리에.”

 “예.”

 “다시 태어난다면 난 학자가 되고 싶소.”

 “......”

 사리에는 파디스의 말은 한 귀로 흘리고 숨을 고르더니 자세를 바로 잡았다. 정면의 파이크 부대를 노려보는 그녀에게서는 흑표범 같은 예리한 살기가 솟아올랐다. 이런 상황까지 이르러서도 포기하지 않고 도리어 전의를 불태우는 그녀의 모습에 파이크 병들도 창을 다시 고쳐 쥐며 진열을 다듬기 시작했다. 파디스 역시 검을 비스듬히 세운 채 그녀의 곁에 가세했다. 더 이상 검기는 흐르지는 않았지만, 그의 검에선 여전히 예기가 서 있었다. 등을 세우고 하늘을 향해 우뚝 선 그의 모습에서는 큰 산과도 같은 위압감이 넘쳐흘렀다. 딱히 살의를 내뿜는 것이 아닌데도 온몸을 저릿저릿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풍겨져 나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제 아무리 강한 힘을 지닌 사자라도 수백 마리의 하이에나를 당할 수는 없는 법. 파디스도, 사리에도 이곳이 자신들의 마지막 전장이 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저 한명의 적이라도 더 지옥으로 끌어안고 들어가리라는 각오를 다지고 막 전장으로 돌격하려는 순간.

 - 쉬이익

 구원의 손길은 하늘에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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