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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하피로스
작가 : 아마란스
작품등록일 : 2017.7.31

망국의 기사 파디스. 단 하나 남은 왕가의 핏줄을 지키기 위한 파디스의 투쟁이 지금 시작된다.

 
엘프의 마을로 가는 길 (3)
작성일 : 17-07-31 17:15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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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리에는 본인은 볼 수가 없었지만, 그 시간 사리에의 몸 주변에서는 흑색의 기운과 백색의 기운이 제멋대로 뒤엉켜 미친 듯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흉흉한 기세로 부는 바람과, 그 바람을 못 이겨 날아다니는 나뭇가지, 흙, 돌멩이 등.. 마치 그녀를 중심으로 작은 폭풍이라도 치는 듯 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점차 흑색의 기운이 백색의 기운을 압도하기 시작했고, 백색의 기운을 몰아내며 점차로 그녀의 몸속에 침투해 갔다. 얼마간의 시간이 더 흐른 뒤, 백색의 기운은 많이 쇠약해져 그녀의 몸 주위에 간신히 그 형태만을 유지할 뿐이었지만, 흑색의 기운은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침투를 시도했다.

 그리고, 마침내 백색의 기운이 완전히 형태를 잃어버리려는 순간.

 -시잉

 마치 화살이 공기를 가르고 날아가는 듯 한 파공성이 들리는 순간, 흑색의 검 한 자루가 드리스덴의 등 한복판을 가차 없이 꿰뚫었다.

 마법이 성공하기 직전에는 마법사의 정신이 한곳에 쏠리기 마련. 드리스덴이 마법에 몰두하는 순간을 노린 완벽한 기습이었다. 드리스덴과 사리에의 입에서 거의 동시에 답답한 한숨이 터져 나왔고, 이어 사리에를 뒤덮고 있던 흑색의 기운이 통제를 잃고 서서히 사방으로 흘러갔다. 짙은 흑색의 안개 속에서, 완전히 꺼져버리려던 백색의 기운은 촛불이 마지막으로 빛을 발하듯 파르르 몸을 떨더니, 사리에의 몸속으로 다시 스며들어갔다. 고통 때문에 한껏 눈을 부릅떴던 드리스덴이 그 모습을 지켜보며 이를 부득 갈았다.

 “파..디스경..!!”

 “파디스라고?”

 “드리스덴공.”

 세 목소리가 거의 동시에 수해를 덮었다. 드리스덴의 등 뒤에 있던 커다란 나무그림자에서 파디스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자, 사리에는 미친 듯 몸을 일으켜 그에게로 돌진했다. 아니, 적어도 돌진하려고 했다.

 “윽..?”

 그런데 몸에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온몸의 신경이란 신경은 죄다 끊어져 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당혹감에 잠시 멈칫하는 사이, 그녀는 어이없이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처음 얼마동안은 황당함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지만, 그녀를 내려다보는 두 남자의 시선에서 그녀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곧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드리스덴은 비웃는 듯 한 웃음을 입가에 그리고 있었고, 파디스의 눈동자엔 안타까움이 떠올라 있던 것이었다.

 “드리스덴!! 나를 속였구나!!”

 “안타깝군요.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는 부하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이... 대체 내게 무슨 짓을 한거야!!”

 드리스덴은 말없이 그녀에게서 몸을 돌렸다. 마치 흥미가 없어진 장난감을 방구석에 던져버리는 어린 아이 같은 표정.. 단 한순간이었지만 사리에는 그의 표정을 분명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파디스가 드리스덴 대신 사리에 에게 설명해 주었다.

 “사리에 브랑쥬드경.. 드리스덴공이 그대에게 건 마법은 확실히 그대의 근력과 운동신경을 증가시켜 주는 것이었소. 하지만.. 계속해서 그것을 유지하려면 마력의 공급이 필요하오. 그것도 그대의 신성력에 지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마력의 공급이. 만일 마력의 공급이 중단되어 신성력과 마력의 균형이 깨지면 끔찍한 결과가 나타나게 되오. 마법이 성공했다면.. 그대는 평생 드리스덴공의 장기말이 되고 말았을 것이오. 소멸을 피하기 위해, 마력을 공급받기 위해 드리스덴공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오. 그 어떤 명령이라 하더라도. 드리스덴공은.. 아마도 그 사실은 이야기 해 주지 않았을 테지. 대부분의 흑마술사들이 그러하듯이.”

 “후후후.. 다 망가져 버린 쓰레기에게 뭐 하러 그리 공을 들이는 겁니까, 파디스경. 더구나, 저년의 온몸의 신경과 근육이 최대로 긴장했을 때 갑자기 충격을 줘서 망가트린 것은 바로 당신이지 않습니까. 후후.. 마법을 쓰던 저도, 그리고 혹시나 당신에게 대항할지 모르는 저년도 한 번의 공격으로 무력화 시킨다..라. 정말 훌륭한 기습입니다. 과연 백은의 기사, 라고 해야 되겠군요.”

 “난.. 그녀에게 피해를 입힐 생각은 없었소, 드리스덴공. 단지 도착시간이 그때였을 뿐이었을 뿐이오. 마법을 중지시키겠다는 생각으로 검을 던진 것인데.. 이렇게 되어버리다니 유감일 따름이오.”

 “하하하하! 그 말을 어떻게 믿으라는 겁니까. 이 결과를 보면 누구도 당신의 말을 믿을 수 없을 겁니다. 후후.. 사리에.. 이 쓸모없는 것. 파디스경을 뒤에 달고 오면 어쩌자는 건지. 필시 당신은 저년의 기지주변에 잠복해 있다가 저년을 뒤따라 움직인 것이겠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빨리 나타난다는 것은 불가능해. 아마도 계속해서 우리 움직임을 지켜보다가, 최선의 순간에 손을 쓴 것이겠지요.”

 “난, 지도도 없이 수해를 헤맬 만큼 지혜가 모자라지는 않소. 분명 사리에 경의 기지근처에 매복해 있던 것은 사실이오. 하지만.. 이곳에 거의 도달했을 때 그녀의 행방을 놓치고 말았소. 그녀의 행방을 찾으러 다니다가 강력한 흑마법의 기운을 느끼고 곧바로 이곳으로 향한 것이오. 그보다도 드리스덴공. 당신과 나 사이엔 서로 해결해야할 중요한 문제가 있을 것이오.”

 파디스는 흑색의 검 한 자루를 검집에서 뽑아 들었다. 드리스덴의 등을 뚫고 들어간 검과 같은 모습이었으나, 길이가 더욱 길었다. 드리스덴에게 던진 것은 방어용의 단검이었고, 지금 들고 있는 것이 파디스의 진검이었다. 그의 검에서는 검기도, 마력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검에서 흘러나오는 예기만큼은 그 어떤 명검보다도 날카로웠다. 마치, 그 주인의 의지를 받아들이기라도 했듯이.

 “이런.. 파디스경, 너무 서두르지 마시지요. 후후후.. 아시겠지만, 나 같은 책사는 난투극은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그 검은 나를 쓰러트리는데 쓰기보다는, 당신의 어린 주군을 보호하는데 쓰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나의 주군은 나와 함께 계시오.”

 “저기 쓰러진 멍청이한텐 통할지 몰라도 나에겐 안 통합니다. 후후후.. 천하의 파디스경이 추적중 적의 행방을 놓치셨다고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당신은 저와 사리에 경의 만남을 확인한 뒤 왕자를 숨기고 온 것입니다. 자칫 두 명과 싸우게 될 수도 있는 상황 하에 왕자를 데리고 있을 리가 없지요. 후후후.. 아마 저라도 그렇게 했을 겁니다.”

 짧은 순간, 파디스의 눈가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파디스가 스스로의 실수를 눈치 챘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드리스덴의 입가에 진득한 미소가 떠오른 것이었다.

 “후후.. 뭐, 이 자리에서 결판을 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장담하실 수 있습니까? 이 자리에 서 있는 제가 환영이나 가짜가 아니라 본인이라고? 만일 제가 본체라고 생각되시거든 당장 검을 휘두르십시오. 하지만, 이러는 동안에도 제 본체가 왕자님을 찾아다니고 있을 거라는 것 또한 염두에 두시기를. 후후후..”

 “한순간에 끝내고 주군께 되돌아가면 그만이오.”

 “그리 믿으신다면..”

 드리스덴의 입가에서 미소가 가셨다. 그가 파디스를 향해 인을 맺자 그의 전신에서 흉흉한 흑색의 오오라가 구형으로 형성되었다. 이어서, 육체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막대한 양의 마나가 순식간에 드리스덴을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적의, 살의, 악의.. 세상의 모든 악을 모아놓은 듯 한 오오라에선 마치 이세상의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까지도 들었다. 파디스는 그 악의 덩어리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천천히 검을 들어올렸다.

 마치 폭풍직전의 고요처럼 두 남자 사이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그리고 그 정적을 깬 것은..

 여인의 목소리였다.

 “둘 다.. 죽어.”

 완전히 두 사람의 관심사 밖으로 밀려났던 사리에가, 얼음처럼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흠칫 놀란 두 사람이 고개를 돌렸을 때, 그녀의 몸에서는 대량의 흰 빛이 은가루처럼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신성력 해방. 신관이나 그에 준하는 신성력의 사용자가 위기에 몰렸을 때 쓰는 최후의 기술. 몸에 저장된 대량의 신성력을 한꺼번에 해방함으로서 주위의 마를 물리치거나, 아니면 죽어가는 생명하나를 순식간에 회복시킬 수 있는 기술이었다. 신성력의 해방 뒤에 신관에게 찾아오는 것은 절대적인 죽음뿐이었기에, 사람들은 이것을 ‘희생’이라고 이름 지었다.

 원래 신의 섭리에 위반되는 생명체들에게만 살상력이 있는 기술이었지만, 사리에의 주변에는 그것에 해당하는 충분한 물체가 퍼져있었다. 바로, 조금 전 드리스덴의 마법이 실패함으로 인해 흘러버린 대량의 마나가 그것이었다. 흑마법을 익힌 드리스덴의 마력을 중심으로 모였던 마나들이었기에 그 성질은 ‘암(暗)'속성에 가까웠고.. 성(聖)속성의 마력에 암속성의 마나가 뒤섞였을 때의 결과는 오직 하나. 대폭발뿐이었다.

 “이.. 이런!!”

 “멈추시오!!”

 상황을 이해한 두 사람이 즉각 대응하려고 했지만.. 너무 늦고 말았다.

 - 번쩍!

 하얀 섬광이, 온 수해를 뒤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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