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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하피로스
작가 : 아마란스
작품등록일 : 2017.7.31

망국의 기사 파디스. 단 하나 남은 왕가의 핏줄을 지키기 위한 파디스의 투쟁이 지금 시작된다.

 
망국의 기사 (5)
작성일 : 17-07-31 16:44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5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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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장.. 아니, 대장님.”

 레더아머를 힘겹게 입는 사리에에게, 새로 임명한 부관이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왔다. 언제나 갑옷을 입는 순간은 사리에가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시간임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사리에는 역시나 풍겨오는 레더아머의 역겨운 냄새에 얼굴을 살짝 찌푸리며 부관을 돌아보았다.

 “뭔가, 라이오넬?”

 “기병대에게 다시 전령을 보냈지만, 이미 마르딘을 향해 떠나버린 뒤라 합류가 조금 늦을 것 같습니다.”

 “그런가. 너무 우수한 것도 탈이로군. 괜찮아. 사요르 공격시간에만 맞추면 된다. 그 정도는 가능 하겠지?”

 “예. 그보다도, 역시 대장님께서 직접 가실 생각이십니까.”

 “물론이다. 파디스, 그자의 능력이 내 예상을 훨씬 뛰어 넘어.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는 없다. 왜, 무슨 문제라도 있나?”

 “저.. 건방진 소리 인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역시 저는 드리스덴, 그자를 신용할 수가 없습니다. 같은 편조차 함정에 빠트리는 작자입니다. 역시, 대장님께서 직접 가시는 것보단 제가 가는 편이..”

 사리에는 잠시 레더아머의 연결고리를 채우는 것을 멈추고 부관을 응시했다. 충직, 이라고 얼굴에 써놓은 듯한 성실한 사내는 정말로 걱정되는 표정으로 사리에를 쳐다보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번지려는 웃음을 사리에는 재빨리 억눌렀다.

 “걱정할 것 없다. 나 역시 드리스덴을 신용하지 않으니까. 사실 얼마 전 또 다른 귀환병으로부터 보고가 있었다. 뭐, 역시 보고가 끝난 뒤 곧 죽어버리고 말았지만. 파디스의 상처에서, 검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더군. 적어도 독에 당했다는 것만은 사실인 모양이야.”

 “오히려 그것 때문에 제가 더 걱정하는 것입니다. 사크리드의 생존자의 이야기로는 적국의 타이렌 장군 역시 기란 장군의 목을 치고 죽었다고 합니다. 바르토스 놈들의 전략은 많은 전력 차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하이드리아의 지휘관의 목을 치는 것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저는.. 혹시나 이것이 대장님을 노린 드리스덴의 계략은 아닐까 걱정됩니다. 이제 정식 장교라고는 대장님 한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혹시 화살이라도 맞으시면..”

 “후후, 정식장교라면 자네가 남아있지 않나.”

 “정식장교라니.. 저는 고작 어제 임명되지 않았습니까.”

 “전시의 대장인 내가 직접 임명한 것이다. 어째서 정식이 아니라는 건가.”

 라이오넬은 더 이상의 설득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당장, 사리에의 아미에 주름살이 생겼다.

 “응? 지금 그 행동, 무슨 의미인가, 라이오넬 부관?”

 “아.. 어제 막 임명돼서 장교의 품위는 미처 배우지 못했습니다. 기분이 나쁘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자네, 생각보다 고단수로군. 그 모습, 나중에 적군 앞에서도 보여주길 바라네.”

 “물론입니다. 어차피 제가 같이 가도 되겠냐고 권해봤자 거절하시겠지요.”

 “자네까지 가면 후발대는 누가 지휘하나. 걱정 말아. 어차피 난 선발대를 이끌고 사요르를 포위하기만 할 것이야. 공격은 기병대와, 자네의 후발대가 도착한 다음이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서두르겠습니다.”

 부관은 경례를 올리고는 이내 막사에서 물러났다. 사리에는 레더아머의 마지막 연결고리를 채우며 그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작게 중얼거렸다.

 “더 이상 우리 병사를 희생시킬 수는 없어. 단 한명이라도.”

 지휘관의 표식인 붉은 망토를 어깨에 걸치는 것을 마지막으로 사리에는 막사의 밖으로 걸음을 내딛었다. 이미, 그녀의 말이 막사의 밖에 대기하고 있었다. 시종의 도움을 물리치고, 사리에는 한 번에 말 등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병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다 쓰러져 가는 바르토스의 망령 따위, 단번에 부숴 버리자! 출격한다!”

 사요르의 입구에 도착할 때까지 진군은 순조로웠다. 식량이라고는 삼일치의 비상식량만을 챙기고 그 외에는 갑옷과 무기뿐이었기에 병사들의 걸음도 가벼워, 사요르에 도달하기까지는 고작 하루가 걸렸을 뿐이었다. 사요르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까지는 말을 탄다 해도 3일거리. 독을 당한 파디스가 사요르를 그냥 지나칠 리는 없었다. 입구가 보이자, 사리에는 진열을 정비하기 위해 행군중지 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명령을 받은 병사들이 막 군장을 푸는 순간.

 - 이히히히잉!

 거친 말 울음소리가 뒤쪽에서 커다랗게 울리더니 이내 요란한 말발굽 소리가 났다. 사리에는 순간 아차 싶었지만 즉시 검을 뽑아들고 뒤로 돌아섰다.

 이미 후방에서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일방적인 전투였다.

 “으아아악!”

 “대, 대장님을 지켜라! 으헉!!”

 애초에 라이오넬의 말대로 파디스가 지휘관을 노릴 것이라는 것은 사리에 역시 알고 있었다. 때문에 사리에는 전방에 많은 병사를 배치하고 자신은 후방에 위치 한 채 행군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사리에의 목을 조르는 격이 되고 만 것이었다. 애초에 엷었던 데다 기습까지 당한 탓에 후방군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무너졌다. 피로 물든 검은 갑옷. 질주하는 파디스의 앞으로 쐐기모양의 길이 열리고 있었다. 마치, 교범에나 나올법한 깔끔한 일점 돌격이었다.

 “내 전술을 예상했다니!! 빌어먹을!!”

 전방에 배치되어있던 병사들이 사리에를 보호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었지만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사리에는 이를 악물고 말의 배에 박차를 가했다.

 “으아아아! 망국의 기사 따위가!!”

 “죽어라, 비열한 침략자!”

 - 채앵!

  검이 울고 불꽃이 튀었다. 단 한차례 검을 마주쳤을 뿐이었지만 사리에는 그 순간 파디스와 자신과의 사이에 있는 엄청난 간격을 깨달을 수 있었다. 말을 달린 기세를 모아서 내려쳤는데도 불구하고 되려 사리에 자신이 검을 놓칠 뻔한 것이었다. 마치 바위라도 내려친 것처럼 손바닥이 얼얼하여 감각이 사라지는 듯 했지만 엄살 부릴 틈이 없었다. 검과 검이 마주친 반동을 이용해서 살짝 물러섰던 파디스가 이내 반격을 가해온 것이었다. 수평으로 허리를 베어오는 검을 보며 사리에는 말고삐를 잡았던 왼손으로 안장에 꽃아 두었던 대거를 꺼내 대항했다.

 - 챙!

 이번에도 역시 거센 압력이 건틀릿 위로 전해졌다. 마치 손이 부러질 것만 같은 충격이었다. 사리에는 대거를 내던지고 양손으로 검을 모아 쥐었다. 그리고 세 번째 가하져 오는 파디스의 공격에 온힘을 다해 마주 공격했다.

 - 채앵!

 ‘으.. 더 이상은..’

 거머쥔 양손아귀에서 뭔가가 터져나가는 듯한 느낌과 함께 화끈한 감각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손아귀가 찢어진 모양이었다. 그 고통에 잠시 동작이 경직된 사이, 벌써 목을 노린 네 번째 공격이 코앞까지 도달해 있었다. 사리에는 이를 악물고 최대한 몸을 눕히며 말의 고삐를 오른쪽으로 잡아 당겼다. 간발의 차이로, 파디스의 검은 사리에의 목을 스치며 빗나갔고, 사리에는 그 틈을 이용해 파디스의 검을 걷어냈다.

 투구조차 걸치지 않은 탓에, 파디스의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그대로 떠올랐다. 검술의 강국인 바르토스의 내에서도 그의 검을 세 번 이상 받아낸 자는 드물었던 탓이었다. 그대로 일격을 더 가하면 목을 칠 수도 있었지만 파디스는 말고삐를 당겨 슬쩍 물러서며 검을 거뒀다. 사리에는 굴욕감과, 분노가 반반 섞여 이글거리는 눈으로 파디스를 쏘아보았다.

 “왜 검을 멈추는 거지!”

 “그 목소리.. 처음부터 느꼈지만 역시 여자인가.”

 “여자라서.. 불만인가?”

 파디스의 말이 사리에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여인의 신분으로 군에 몸을 담고 있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남자의 권위가 전통적으로 강했던 하이드리아였기에 더더욱 그랬다. 그런 것을, 오로지 실력하나로 극복해 나왔던 사리에에게 지금 파디스의 말은 더할 나위 없는 굴욕이었다.

 “아니, 실례했군. 확실히 검을 잡은 이상 성별은 의미가 없다. 그보다 이름을 알고 싶다. 하이드리아에 이 정도의 검사가 있다는 이야긴 들은 적이 없어.”

 “사리에 브랑쥬드. 명예 높은 하이드리아의 신성기사의 말단에 있다.”

 “신성기사.. 인가. 내 이름도 밝히도록 하겠소.”

 “알고 있어. 파디스 데 사이온. 바르토스의 왕실 수호기사지?”

 파디스의 얼굴에 복잡한 표정이 스쳤다. 사리에가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 것은 아니었다. 그저 한 가지, 의심하고 있던 일에 확신이 생긴 것이었다.

 “내 이름과 신분을 알고 있다는 것은.. 역시 드리스덴, 그가 살아있는 건가.”

 “부정하지 않겠어. 파디스경, 이런 말해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말해두지. 바르토스는 망한다. 드리스덴 뿐만이 아니야. 왕도가 무너진 이상 바르토스에서는 배신자가 줄줄이 나타날 것이다. 그대가 하고 있는 행위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발악에 불과해. 왕자를 넘기고 항복해라”

 “브랑쥬드경.. 그대의 말에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도록 하시오. 충성을 맹세한 주군을 기사가 적에게 넘길 것 같은가. 하긴, 선전포고도 없이 기습을 해오는 빛의 나라의 기사라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우리 병사든, 바르토스의 병사든 최소한의 희생으로 끝내기 위한 선택이었어. 겉보기에는 안 좋을지 몰라도 본질은 생명을 중시하는 하이드리아의 이념에 충실한 것이다.”

 “변명은 그럴 듯 하군. 그런 논리대로라면 왕을 암살해서 쿠데타를 일으키는 것도 정당화 되어버린다. 더구나 최소한의 희생이라니. 왕도가 무너질 때 전사한 하이드리아의 병사와 바르토스의 병사를 합치면 3만이 넘소. 그 어디가 최소한의 희생이라는 거지. 브랑쥬드경.. 어떤 말로 포장해도 하이드리아의 침략은 정당화 될 수 없소. 더럽고, 비열한 짓이지.”

 “아니, 그렇지 않아. 역사에는 하이드리아의 훌륭한 작전으로 기록될 것이야. 우리는 승리했으니까.”

 파디스는 사리에의 말이 피식 헛웃음을 지었다.

 “승리라. 아까부터 너무 일찍 승리를 자신하는군. 브랑쥬드경, 바르토스를 너무 우습게보지 마시오. 왕도가 무너진 정도로 무너질 바르토스가 아니오.”

 “아니, 무너질 거야. 왜냐하면 그대와 그대의 주군은.. 이곳, 사요르에서 목숨을 잃게 될 테니까!”

 “문답무용이로군. 기사와 기사가 서로 이름을 밝히는 것의 의미정도는 알고 있으리라 믿소. 브랑쥬드경, 각오하시오!”

 “각오를 해야 할 것은 바로 그대야! 전군, 마을을 공격해라! 한 살 정도의 남자아이를 남김없이 죽이는 거다!”

 사리에는 외침과 함께 온힘을 다해 파디스에게 검을 휘둘렀다. 파디스는 그녀의 검을 팅겨내며 분성을 터트렸다.

 “브랑쥬드! 기사로서 대우해 줬거늘 겨우 이정도인가!”

 “멋대로 착각하지마! 네놈이 그토록 중시하는 기사도 따위 내겐 동전하나의 값어치도 없는 것이야. 지키고 싶으면 혼자서 지키라고! 더구나 지금은 일대일 대결 따위가 아니다. 지금은.. 전쟁 중이라고! 이야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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