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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상한 나라의 왕자
작가 : 이윤
작품등록일 : 2017.7.20

조선시대 이상국인 율도국에서 펼쳐지는 율도국 왕자 홍무열과 조선 여인 윤아라의 로맨스판타지.

 
21. 비밀의 화원
작성일 : 17-07-31 16:46     조회 : 270     추천 : 2     분량 : 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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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라는 수군 훈련을 마치고 땀범벅이 된 몸의 피로를 풀기 위해 노천탕으로 향했다. 율도국에 와서 제일 신기했던 것이 노천탕이었다. 길동과 지현왕후는 율도국의 노천탕에 감복하여 왕족과 일부 귀족이 사유화한 것을 폐지하였다. 왕족과 귀족이 누리던 특권처럼 여겨졌던 노천탕을 백성들에게 돌려줌으로 인해서 대중화 시킨 결과,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목욕이 일상이 되자 백성들 사이에 흔했던 고뿔과 피부병이 눈에 띄게 사라졌다. 아라는 노천탕 들어가 앉아 몸을 녹이며 왜 그런지 알 것만 같았다.

 

 "아~ 좋다~"

 

 아라는 노천탕에서 몸을 풀고 나오는 길에 오랜만에 하연과 마주쳤다. 노천탕에서 아는 얼굴을 보니 괜스레 반가운 마음에 하연의 팔을 붙잡았다. 하연도 이미 씻고 나오는 길인지 긴팔을 입고 있었다. 낮에는 상당히 더워 율도국 사람들이 대부분이 반팔을 입고 있지만 해가 지고 나면 제법 쌀쌀하여 긴팔을 입는 사람도 제법 된다.

 

 "오랜만입니다. 임상궁."

 

 그런데 하연이 대답도 않고 얼굴을 찡그리며 깜짝 놀랐다. 아라는 반가운 마음에 팔을 너무 세게 잡았나 싶어 얼른 놓았다. 그런데 하연의 팔에서 피가 새어 나왔다.

 

 "다치셨습니까?"

 "네."

 "아니, 어쩌다가..."

 "그럴 일이 좀 있었습니다. 그럼 전 이만."

 

 아라는 다급히 발걸음을 재촉하는 하연을 보며 평소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연의 이상 행동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며 걷던 아라는 어느새 왕자전에 도착했다.

 

 콩-!

 땅바닥을 보며 걷던 아라는 누군가와 부딪혀 순간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했다. 그런 아라의 허리를 꼭 잡아준 것이 무열이었다.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시오?"

 "아..."

 

 달빛을 받고 서 있는 무열은 평소보다 더 눈부셨다. 하루 종일 우락부락한 사내들 틈에서 고된 훈련을 하고 와서인지 무열의 미모가 더 빛을 바랐다. 아라는 무열의 미모에 감탄하느라 자신이 무엇을 골똘히 생각하며 왔는지조차 잊을 뻔했다.

 

 "무슨 생각을 그리했소?"

 "아... 그것이... 노천탕에서 임상궁을 마주쳤는데..."

 "임상궁? 임상궁은 병가를 내었소."

 "네. 팔을 심하게 다쳤는지 제가 실수로 잡았더니 피가 새어 나왔습니다."

 "팔? 임상궁이 팔을 다쳤단 말이오?"

 "네. 팔을 다쳐 병가를 낸 것이 아닙니까?"

 "아니오. 본인이 아닌 어머니가 아프셔서 돌봐야 한다기에 병가를 내준 것이오."

 "네?"

 

 무열과 아라는 동시에 임상궁의 언행불일치를 기이하게 여겼다. 무열은 지난 삼 년간 궁 안 누구도 믿지 못하면서도 누구도 의심한 적이 없다. 그저 조사하고 모든 게 명확해질 때까지 누구도 함부로 의심하여 정신을 흐리지 말자고 생각해서였다. 그런데 가장 가까이 있던 임상궁을 의심하게 될 줄이야.

 무열과 아라는 서둘러 밀실 안으로 들어가 아라가 예전에 그렸던 자객의 초상화를 자세히 훑어보았다. 그림 속 자객은 작은 키, 호리호리한 체구, 검은 옷의 검은 복면, 긴 머리를 하나로 묶고 있는 흔히 상상하는 그런 자객의 모습. 이렇게 다시 자세히 보니 여인인 듯도 했다.

 

 "내 눈에만 그리 보이는 것이오?"

 "아니오. 이리 보니 저 또한 여인 같아 보입니다."

 "왜 그동안 여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못했을까."

 "아무리 그래도 설마 임상궁이..."

 "의심이라는 꽃이 한 번 자라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더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확인하는 것뿐."

 

 ***

 

 "김판서집 담장에 흐드러지게 핀 능소화가 너무 예뻐 꺾었다가 죽지 않을 만큼 태형을 당한 적이 있었지. 김판서가 죽이고 싶도록 미웠어. 이 예쁜 능소화를 혼자서만 보는 게 못 견디게 미웠어. 활빈당이 김판서 재산을 몰수하고 백성들에게 나눠줬을 때 난 결심했어. 활빈당이 되어 백성들도 이 예쁜 능소화를 마음껏 키울 수 있는 세상을 함께 만들겠다고. 그땐 내가 백성이었으니까. 그런데 내가 왕족이 되고 보니 김판서 마음이 이해가 돼. 이 좋은 걸 왜 나눠야 하지?"

 

 안현왕후는 아무도 모르게 가꿔온 비밀의 화원에서 꽃을 피운 능소화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안현왕후는 처음 길동을 따라 율도국에 와서 더 이상 능소화를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조선에서는 양반집 담벼락에 핀 능소화라도 볼 수 있었는데 율도국은 삼백육심오일 온난하여 능소화가 자라기 적합한 나라였음에도 길거리에서 능소화를 보기 힘들었다. 이제 마음껏 키우고 보아도 태형 당할 일도 없는데. 그런데 율도국도 마찬가지였다. 일부 귀족만이 남몰래 능소화를 키우고 있었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 나도 모르게 강한 욕망에 사로잡혔어. 그래서 언니한테 거짓말을 했지. 능소화에 독이 있어서 만지고 눈을 비비면 실명이 된대. 언니는 내 말이라면 찰떡같이 믿고 백성들을 안전하게 하고자 이곳을 폐쇄했지. 하지만 그건 조선 양반들이 감히 백성들이 능소화를 키울 엄두를 못 내게 하려고 퍼트린 말이었어. 그 마음을 너무너무 잘 알겠는 거야."

 

 안현왕후는 모두가 평등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홍길동의 말에 가슴이 설레었다. 그래서 그를 따라 율도국까지 왔는데 왕후가 되고 자신 안에 점점 자라는 양반 꽃을 꺾기가 힘들어졌다. 자나 깨나 백성! 백성만 생각하는 홍길동과 지현왕후가 진절머리 났다. 이제 모두가 우러르는 자리에 올랐는데 왜 나아진 게 아무것도 없는 거지? 여전히 소박하기 짝이 없는 옷을 입고 백성들과 다를 바 없는 음식을 먹고 일을 했다. 하다못해 백성보다 더 일을 했다. 류혼에게서 어마어마한 재산을 되찾아 그것까지 백성에게 돌려주겠다는 홍길동과 지현왕후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이제 편하게 살 수 있게 됐는데, 왜 그 길을 마다하고 평범한 백성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려는 거야? 언니에게 물었다.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율도국으로 왔잖아. 언니의 대답은 내가 원하던 게 아니었어.

 

 난 그러려고 율도국에 온 게 아니야! 난 원래부터 가슴속에 양반 꽃의 씨앗을 품고 태어났어. 그저 조선이라는 나라에 여인으로 잘못 태어난 것뿐이라고. 난 그들과 달라. 난 더 고귀하고 품격있게 모두가 우러러볼 수 있는 아름다운 왕후, 아니 이제 왕이 될 거다! 모두 내 발아래 두고 양반 집 담벼락에 핀 능소화를 올려다보는 것처럼 나의 아름다움을 올려다보게 만들 거야. 그러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는 걸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

 

 "이제 홍길동의 시대는 갔어. 곧 우리의 시대가 올 거다. 너도 꿈꿨던 세상이지? 여인이 왕이 되고, 여인이 지배하는 세상."

 

 안현왕후는 소중한 자식을 만지 듯 능소화를 어루만졌다.

 

 "윤아라 그 아이."

 "송구합니다."

 "아니야. 잘 살려뒀어. 사내들도 통과하기 힘들다는 수군절제사 시험도 통과하고 보란 듯이 덩치 큰 사내도 단숨에 때려눕혀 코를 납작하게 해줬다지?"

 "네."

 "그 아이 어쩜 나처럼 가슴속에 양반 꽃의 씨앗을 품고 태어난 아이일지도... 쓸모 있을지 모르겠어. 계속 주시하고 도와줄 일 있으면 도와주라고. 임상궁."

 

 하연은 안현 왕후에게 목례를 하였다.

 

 ***

 

 창이는 무열과 아라의 이야기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조선에서 단검을 던졌던 자객이 삼 년 만에 율도국 왕자전까지 아라를 습격하러 온 이야기. 그 자객으로 임 상궁 하연을 의심한다는 이야기.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무열과 아라는 창이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 상궁에 대해서는 호위대장께서 잘 알고 계실 듯해서요. 어릴 적 집 안 노비라 들었습니다만."

 

 그렇다. 호위대장 집안이 풍비박산 나기 전 하연은 노비였다. 창이는 아주 어리고 연약한 여자아이가 큰 물동이를 날마다 나르던 모습이 아직도 선했다. 창이보다 세 살 이나 어린 하연이 낑낑대는 모습이 안쓰러워 대신 들어줄라 치면 어김없이 어머니가 달려와 하연을 혼내고 이미 혼난 하연을 또 하연의 어머니도 혼냈다. 자신의 선행이 하연을 더 곤란하게 만든다는 걸 알고 나서부터는 그 어린 여자아이가 낑낑대며 물동이를 나르는 모습을 방관할 수밖에 없었다. 왜 저런 어린 여자아이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는 신분이라는 게 있는지 창이는 이상하기만 했다.

 무예 훈련을 다녀오는 동안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고 복수에 혈안이 되어 하연의 행방까지 챙길 여력이 없었다. 그러다 홍길동이 율도국 왕이 되고 신분제를 폐지하는 것을 지켜보며 문득 하연의 행방이 궁금하던 차에 어느 날 궁녀가 된 하연을 마주치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런데 하연이 자객이라고?

 

 "뭔가 착각하신 거 아닙니까?"

 "우리도 그랬으면 합니다. 말이 되질 않아요. 그런데 마음에 걸리를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알아보니 삼년 전 두 분께서 조선에 오셨을 때도 임 상궁이 병가를 내고 궁을 비웠다고 합니다."

 

 창이는 아라를 보며 제발 아니라고 말해달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하연이 자객이 아니길 바란다면 아니라는 증거를 찾아야 한다. 창이는 결연한 눈빛으로 말했다.

 

 "제가 꼭 증거를 찾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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