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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상한 나라의 왕자
작가 : 이윤
작품등록일 : 2017.7.20

조선시대 이상국인 율도국에서 펼쳐지는 율도국 왕자 홍무열과 조선 여인 윤아라의 로맨스판타지.

 
20. 이제 시작
작성일 : 17-07-31 16:44     조회 : 277     추천 : 2     분량 : 4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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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율도국 수군은 수장인 수군통제사의 총지휘 아래 주로 왜구 침략이 찾는 해주를 담당하는 수군절제사와 율도국의 수도 중주와 가까운 유주를 담당하는 수군방어사로 나누어 각각 밑으로 200명의 수군을 훈련시킨다.

 

 "수군을 업으로 삼으려는 백성은 각 직급에 맞는 시험을 치러 관직을 하사받소."

 "저는 왜구가 자주 출몰한다는 해주를 담당하는 수군절제사에 지원할 것입니다."

 "그곳은 장골인 사내들도 견디기 힘든 곳이오."

 

 무열은 또다시 아라의 수군절제사 시험 특별 과외를 해주면서도 하필 제일 힘든 곳을 지원한 것이 못마땅해 결국 한 마디 했다.

 

 "이왕 도와주시는 거 자꾸 그러지 마십시오."

 "나도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소. 지금이라도 그만두는 것이..."

 

 아라는 책을 정리해 품에 안고 밀실을 나가려 했다.

 

 "알았소~알았소~ 다시는 토 달지 않을 테니 그렇게 벌떡 벌떡 일어나 가지 마시오."

 

 더 사랑하는 쪽이 약자라 했던가. 무열은 점점 아라 앞에서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아라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이 밀실은 아라에게 있어 소중한 곳이고 의미 있는 곳이라 사실 나가기 싫었다. 무열이 잡아주지 않았다면 어쩔뻔했는가.

 

 "이제 수군절제사가 되면 이곳과도 이별이겠군요."

 "무슨 말이오? 내 밀명을 잊은 것이오?"

 "밀명이오?"

 "율도국 백성을 화합할 언어를 만들기로 했지 않소?"

 "생각해봤는데 그리 엄청난 일은 아무래도 전문적인 학자들과 논의하심이 옳을 듯싶습니다."

 "낭자만큼 언어에 관심 있고 빨리 습득하는 이는 본 적이 없소. 적임자요."

 "하지만 이제 수군절제사 업무에 고서 정리까지 무리입니다."

 "낮에는 난 소왕의 직무를, 낭자는 수군절제사 직무를 다하고, 밤새에는 우리 함께 이곳에서 글자 만드는 일을 하면 되오."

 "밤 새요? 그럼 잠은 언제 잡니까?"

 "잠?"

 

 무열은 잠이라는 말이 이토록 다른 의미로 와닿기는 처음이었다. 어릴 적 서책을 읽느라 밤이 깊은 줄도 모르고 잠도 자지 않는 무열이 걱정되어 어머니께서 '무열아, 이제 그만 잠자리에 들 거라.' 하던 그런 느낌의 잠이 아니었다. 아라의 입에서 나오는 잠은 무열이 이제 다 큰 사내가 되었음을 실감케 하는 말이었다. 아라는 시선을 회피하고 점점 상기되는 무열의 얼굴을 보며 이번에는 진짜 책을 정리해 품에 안고 밀실을 나왔다.

 

 "낭자! 낭자!"

 

 아라는 무열의 외침을 뒤로하고 빠르게 왕자전 밖으로 나왔다. 사실 아라도 말을 뱉고 보니 어감이 이상하여 자꾸 음탕한 상상이 머릿속을 잠식해갔다. 밤바람을 쐬며 정신을 차리려 서둘러 나왔는데.

 

 "너는......"

 

 그때, 그 자객이다. 아라 앞에 조선에서 단검을 던졌던 그 자객이 나타났다. 자객은 당황한 채 서 있는 아라에게 단검을 던졌다. 하지만 예전의 아라가 아니었다. 아라는 재빨리 단검을 피했다. 아라가 피한 단검은 왕자전 기둥으로 날아가 박혔다. 아라는 자객이 다시 단검을 꺼내기 전에 재빨리 달려가 굉장한 도약력으로 뛰어올라 자객의 목과 어깨 사이를 발 차기했다. 자객은 아라의 발 차기를 맞고 쓰러졌다. 아라는 자객의 위로 올라타 복면을 벗기려 했지만 자객은 아라의 두 손목을 한 손으로 잡고 다른 손으로 아라의 눈을 가격했다. 충격을 받은 아라는 눈을 부여잡고 자객 옆으로 쓰러졌다. 전세는 역전되어 자객은 아라의 위로 올라탔다. 자객은 단검을 꺼내 아라를 위협했지만 어쩐지 주저했다. 조금만 힘을 더 주었으면 아라는 죽은 목숨이었다. 왜?

 

 삭-!

 자객이 던져 왕자전 기둥에 박혔던 단검이 다시 자객에게 날아왔다. 단검은 자객의 왼쪽 팔을 스쳐 날아가 이번에는 왕자전 마당 나무에 가서 박혔다. 자객은 무열을 보고 도망쳤다. 아라는 도망가는 자객을 보며 의아해했다.

 

 '왕자님이 목적이 아니었어.'

 

 무열은 아라에게 달려와 품에 안고 아라가 다친 곳이 없는지 살펴보았다.

 

 "괜찮소?"

 "괜찮습니다."

 "이제 대놓고 왕자전까지 자객을 보내다니. 가만있지 않겠어!"

 

 당장이라도 안현왕후에게 달려갈 것만 같은 무열을 아라가 붙잡았다.

 

 "아직은 때가 이릅니다."

 "하지만 낭자가 죽을 뻔했소."

 "안 죽었지 않습니까. 왕자님을 두고 절대 죽지 않을 것이니 염려 마십시오."

 "낭자."

 "밀물이 들어올 때까지."

 "밀물이 들어올 때까지."

 

 아라와 무열은 마주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을 다잡았다.

 

 ***

 

 율도국 해주 수군 훈련장에 모인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율도국이 평등하고 자유로운 나라라고는 하나 아직 여인이 수군에 임명된 적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선 유교사회에 환멸을 느낀 길동이지만 이미 체화된 유교의 형식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었다. 게다가 율도국도 길동이 재건하기 전 명나라의 영향을 받아 어느 정도 유교적 사상이 혼재되어 있던 나라였다. 길동과 지현왕후가 남녀평등을 위해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고는 하나 이미 자신들의 역할에 익숙해져 있는 기존 세대의 의식을 개선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 열한 해 동안 유교적 사상을 배제한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사상이 율도국 젊은이들 사이에 전파되었고 자유로운 사고에 더 익숙한 스물 전후의 젊은이들도 아라의 수군 입소가 낯설기 그지없었다.

 

 "여인이 수군절제사라니... 감당하기 힘들 텐데?"

 

 아라는 이미 예상한 수군거림이었기에 흔들리지 않는 올곧은 눈빛으로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긴장 푸시오."

 

 단상 밑에서 대기 중이었던 아라는 무열이 올라가며 격려해주자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임명식은 대개 수군통제사의 훈시로 간략하게 진행되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소왕이 훈시를 한다고 해서 또 한 번 술렁였다. 보통 나라에 우환이 있거나 외세의 침략에 대비하여 해전이 예상될 때 수군의 기강을 높이고 독려하려 대왕과 왕자가 훈시를 하거나 함께 훈련에 참여하였기 때문이다.

 

 "얼만 전에 대왕께서 수행을 떠나셨다는데 사실은 승하하셨다는 소문이 있어."

 "정말?"

 "소왕이 온 거 보면 몰라?"

 "에이, 설마... 요즘 왜구가 자주 출몰한다던데 그거 잘 막아달라고 독려하러 온 거 아닐까?"

 "왜구가 출몰한다고요? 어디서요?"

 

 갑자기 아라가 대화에 끼어들자 깜짝 놀란 사내 둘은 입을 닫아버렸다. 아라는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지만 무열이 단상에서 입을 열었다.

 

 "오늘 수군, 아니 율도국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 있다고 하여 기쁜 마음으로 임명식에 달려왔습니다."

 

 모두들 무열이 말한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 무엇인지 기대감에 부풀어 반짝이는 눈으로 무열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우리 수군에 여인이 입소를 하였습니다. 이것은 그동안 율도국이 추구해왔던 남녀평등의 신기원을 이룬 일이라 할 것입니다. 이 역사적인 일을 해낸 윤아라 수군절제사에게 큰 박수를 보냅니다!"

 

 무열의 뒤에 서 있던 창이는 낯 뜨거워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자신의 여인에 대한 자부심을 이렇게 대대적으로 표현하다니. 팔불출도 이런 팔불출이 없었다. 모두들 무열을 따라 마지못해 손뼉을 치기는 했지만 표정들은 떪은 감을 먹은 것 같았다. 갑작스럽게 주목을 받게 된 아라도 난처했다. 이러려고 수군절제사가 된 게 아닌데.

 

 "내 기분이 너무 좋아그러니 새로 임명된 수군절제사 실력 좀 보고 싶습니다. 수군절제사와 대련해보실 분 계십니까?"

 

 아라는 무열에게 무언의 눈빛으로 황당함을 표현하였다.

 

 '뭐 하자는 것입니까?'

 '두고 보면 아오.'

 

 속마음을 서로 주고받은 아라와 무열은 웅성대는 수군들을 다시 보았다. 그때, 지원자가 한 명 나왔다. 그가 지나가자 다들 지레 겁먹고 자리를 비켜줄 정도의 제법 덩치가 좋은 사내였다.

 

 "내가 대련해보겠소."

 

 무술 대련에 제법 자신이 있는 아라였지만 사내의 덩치에 기가 죽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기가 죽었다는 것을 훈련병들에게 들켜서는 수군절제사로서 위신이 바로 서지 못하기에 아라가 호기를 부리려 씩 웃어 보이며 팔뚝을 탁탁 쳤다. 무열이 단상에서 내려와 아라에게 귓속말을 했다.

 

 "괜찮겠소?"

 "괜찮아야지요."

 

 무열도 아라의 기개에 미소를 지었다. 사람들이 동그랗게 대련 진을 쳐주었다. 그 중앙에 아라와 사내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마주 보고 있었다. 서로 예를 갖추고 목례를 한 다음 아라는 대련 자세를 취하였다. 덩치가 큰 사내는 그런 아라가 가소롭다는 듯이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마치 토끼와 사자의 싸움 같은 그림에 곳곳에서 비웃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때였다. 아라는 단숨에 덩치가 큰 사내보다 더 높이 뛰어올라 돌려 차기로 사내를 한 방에 쓰러트렸다. 곳곳에서 비웃는 소리가 일시에 멈추었다.

 

 짝짝짝짝-!

 

 무열이 호쾌하게 손뼉을 치는 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아라를 우습게 봤던 훈련병들도 인정한다는 듯 여기저기서 손뼉을 쳤다. 아라는 이제야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무열을 보았다. 무열은 엄지를 척 들어 보이며 아라를 함박웃음 짓게 했다.

 

 "생각보다 부상이 클 거 같습니다."

 "사내에게 후한 포상을 주어야겠습니다. 낭자가 상상한 이상으로 강해서 다행스러우면서도 염려되는 마음은 뭘까요?"

 "사내에게서 왕자님의 훗날을 보신 것은 아니시겠지요?"

 

 무열은 창이와 귓속말을 하다가 돌연 모골이 송연해졌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 이토록 강한 것이 과연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아라가 훈련병들로부터 인정받고 저리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것을 보니 분명 좋은 일일 것이다. 사실 아라에게 한 방에 쓰러진 사내는 무열이 사주한 사내였다. 여인이라 따르지 않을 훈련병의 인정도 필요했지만 군내 기강도 중요했다. 몇 번 합을 겨루다가 때를 보아 적당히 아라에게 져달라고 부탁했는데 무열이 생각한 것보다 아라는 강했다. 오히려 아라를 믿지 못하고 편법을 쓴 거 같아 아라에게 미안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것으로 아라가 실력을 인정받고 안정적으로 수군절제사로 소임을 완수할 수 있게 됐으니 그거면 되었다.

 

 "낭자에게는 반드시 비밀에 부쳐야 할 것입니다."

 "이를 말이겠습니까?"

 

 무열과 창이는 아라를 다시 보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첩자 훈련, 직언관 시험, 이제는 수군절제사 시험까지. 무열과 창이는 아라의 저력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궁금하기까지 했다. 무열은 아라를 자랑스럽게 바라보았다. 아라와 함께라면 정말 두려울 것이 없었다.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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