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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실연 다이어트
작가 : 도진
작품등록일 : 2017.7.27

사랑하는 여자친구의 살을 빼기 위해 거짓 이별을 하는 한 남자 이야기

 
19. 실연 다이어트
작성일 : 17-07-31 16:29     조회 : 314     추천 : 0     분량 : 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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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울을 보니 다클써클이 장난이 아니다. 꼭 판다 같다.

 

 컨실로로 대충 눈 밑만 가리고 나갈 준비를 했다.

 

 1층에는 이미 우영이 와 있었다.

 

 미나가 보이자 우영이 차에서 내려 문을 열어 주었다. 그녀는 이제 익숙한 듯이 자연스럽게 차에 몸을 실었다.

 

 "우리 어디가요?"

 

 "가 보면 알아"

 

 우영이 짖굿게 웃으며 안 가르쳐 주자 미나가 입을 삐쭉 거린다.

 

 그런데 해피가 안 보인다.

 

 "해피는요?"

 

 "누구한테 잠시 맡겼어"

 

 우영은 운전하는 내내 피씩 웃음이 나오는 걸 간신히 참고 있었다.

 

 아직도 눈에 선하다.

 

 아침 일찍 준혁의 오피스텔로 달려가 아직 잠이 덜 깬 준혁의 품에 해피를 떠 맡기고 나와 버렸다. 표정은 안 봐도 비디오다.

 

 지금쯤 나를 향해 저주를 퍼 붓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나는 아까부터 스르르~ 잠이 온다.

 

 아마 어제 잠을 못 잔게 화근이었다.

 

 창에 기대어 자면 안되는데........ 자면 안되는데..... 주문을 외워 보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안 잘려고 허벅지도 꼬집어 보고 눈도 크게 떠 보지만 그럴수록 눈꺼풀은 점점 더 무거워졌다.

 

 차가 신호에 걸려 잠시 정차하자 우영이 옆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녀의 모습을 보고 우영은 어의가 없었다. 미나는 곤히 자고 있었다.

 

 "긴장감이 너무 없는 거 아냐?"

 

 그는 한숨을 쉬며 미나가 편하게 잘 수 있도록 의자를 뒤로 넘겨 주었다.

 

 얼마쯤 잤을까?

 

 미나가 눈을 번쩍 뜬다. 재빨리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차는 이미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다.

 

 우영은 밖으로 나가 풍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미안해진 그녀가 조심스럽게 차 문을 열고 내리자 우영이 이쪽으로 뛰어온다.

 

 "이제 다 잤어?"

 

 미나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여기가 어디지?

 

 저멀리 놀이기구도 보이는 것 같았다. 혹시.... 놀이동산!

 

 그때 우영이 미나의 손을 잡고 뛰었다.

 

 "빨리 가자! 이러다 놀이기구 하나도 못 타겠다."

 

 남자친구와 단 둘이 놀이동산이라........미나는 이미 들 떠 있었다.

 

 고등학교 이후로 오랜만이다. 그것도 사람하는 사람과 함께....

 

 우리는 일단 줄이 제일 짧은 놀이기구부터 탔다.

 

 콜롬버스대탐험은 기존 바이킹보다 훨씬 크고 무서워 보였다.

 

 사실 나는 놀이기구를 잘 못 탄다.

 

 우영은 이미 놀이기구 탈 생각에 들 떠 있었다.

 

 드디어 우리 차례다.

 

 갑자기 겁이 났다. 도살장에 끌려간 소처럼 마음이 두근두근 거렸다.

 

 그에 반해 우영은 뭐가 그리 좋은지 베시시 웃으며 나를 쳐다본다.

 

 안전벨트를 하고 몇분이 지나자 바이킹이 천천히 움직인다.

 

 그런데 점점 속도도 빨라지고 높이도 장난 아니게 올라간다.

 

 미나는 눈을 감았다. 이럴때는 안 보는 게 상책이다.

 

 사람들의 환호성이 내 귓가에 들렸다.

 

 심장이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했다.

 

 이제 끝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눈을 뜨면 또 다시 높이 올라가고 급기야 아저씨가 서비스로 몇분을 더 태워 주셨다.

 

 놀이기구에서 내리자 속이 울렁거리고 다리가 후들후들 거렸다.

 

 기진맨진한 내 모습을 보자 우영이 한마디 한다.

 

 "너 놀이기구 못 타는 구나"

 

 "아니요!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래요"

 

 우영이 생각해서 여기까지 데리고 왔는데 차마 놀이기구 못 탄다는 소리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허풍을 좀 떨었다.

 

 역시나 나는 놀이기구와 친해지고 싶어도 친해 질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가 재미있겠다며 나를 데리고 간 곳은 T-익스프레스 놀이기구 앞이였다.

 

 보기만 봤지 직접 타러 오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미 사람들의 줄은 뱀처럼 길게 늘어져 있었다.

 

 줄이 너무 길다고 가자고 핑계를 대 보지만 끄덕도 안 하는 우영이었다.

 

 점점 줄이 가까워 지고 급기야 놀이기구 주의사항 안내판도 보였다.

 

 '낙하 시 목과 허리에 부상이 있을 수 있으니 목에 힘을 주면 안 됩니다.'

 

 라는 문구를 보자 그녀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런 미나를 보고 우영은 은근 즐기고 있었다.

 

 아까 콜롬버스대탐험을 타고 나서 그녀의 얼굴을 보고 얼마나 놀랬는지 모른다. 얼마나 무서웠는지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 순간 그는 그녀가 놀이기구를 무서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일부러 제일 무서운 놀이기구까지 타자고 하면서 여기까지 데리고 온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아직까지 못 타겠다고 말을 안한다. 그게 뭐 어려운 말이라고....그럴수록 우영은 속상했다. 아직도 내가 불편한가?

 

 그 순간 우리 차례가 되었다.

 

 이미 미나는 정신이 반쯤 나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우영이 백기를 들고 그녀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다.

 

 "안 타요?"

 

 "그냥 갑자기 타기 싫어 졌어"

 

 우영의 그 말에 미나가 마음이 놓였다.

 

 때마침 점심시간이었다.

 

 우리는 식당으로 들어가 돈까스를 시켰다.

 

 아직도 속이 울렁 거려 별로 입맛이 없었지만 먹음직스러운 고기를 보는 순간 갑자기 식욕이 살아났다. 거기다 우영이 직접 썰어주기까지 한다. 역시 우리남친은 자상하다.

 

 미나는 입에 돈까스 한 점을 넣고 오물오물 거렸다.

 

 맛. 있. 다.

 

 행복한 마음에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간다.

 

 그 뒤로 우리는 놀이동산 대신 주변을 산책하며 구경을 했다. 틈틈히 먹을것도 사 먹으면서 모처럼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특히 솜사탕이 너무 달콤했다. 우리 사이처럼.....

 

 어느덧 시간이 흘러 갈 시간이 되었다.

 

 더 있고 싶었지만 통금시간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우리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채 차에 몸을 실었다.

 

 

 

 

 어제의 일은 정말 꿈만 같았다.

 

 아침부터 미친년처럼 실실 거리자 엄마가 미쳤냐고 한 소리한다.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미나는 입을 삐죽 내밀며 밥을 먹는내내 엄마를 흘겨본다.

 

 1층에 내려가자 우영은 이미 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같이 출근하는 게 습관이 되어 버렸다.

 

 카페에 도착하자 수호와 찬희가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언제나 부지런하다.

 

 우영이 들어가자 수호와 찬희가 일하다 말고 인사를 한다.

 

 "사장님! 오셨어요"

 

 그 뒤로 내가 등장하자 둘이서 수근 거리더니 웃고 난리다.

 

 미나는 그러든지 말든지 탈의실로 들어가 유니폼으로 갈아 입고 일할 준비를 했다.

 

 어제 열나게 놀았는지 몸이 무겁다.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이 되자 나도 모르게 몸에 긴장이 되었다.

 

 한 여자가 들어오면 또 한 여자가 들어오고 손님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왔다. 오늘따라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어느 정도 손님이 빠져 나가자 우리들은 탈진 상태가 되어 그 자리에 쓰러져 있었다.

 

 달콤한 휴식도 잠시...

 

 종소리가 울리고 채린을 비롯한 한 무리가 들어왔다.

 

 우영은 이맛살을 지푸린다.

 

 "니가 여기 웬일이야?"

 

 "니가 동창모임에 안 나오니깐 내가 직접 와야지"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쓴 남자가 먼저 우영에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못마땅한 눈치다.

 

 "가서 커피나 마셔"

 

 우영은 쟁반에 커피를 담아 그에게 전했다.

 

 남자는 입술을 비틀었다. 자세히 보니 그의 쟈켓에 변호사 배지가 빛나고 있었다.

 

 남자는 무리속으로 들어가 다시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꽃 피웠다.

 

 수호와 찬희는 꼭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생각에 긴장 되어 있었다.

 

 그때 쨍그랑~소리와 함께 컵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채린이 마시고 있던 컵이었다.

 

 찬희가 가기 전에 미나가 재빨리 걸레를 들고 달려간다.

 

 "미안해요... 제가 조심성이 없어서...."

 

 채린은 마음에도 없는 말까지 하며 착한척을 하고 있었다. 꼬리 아홉개 달린 여우가 따로 없다.

 

 미나는 채린의 발 밑에 엎드려 쓰러진 컵을 줍고 커피를 닦았다.

 

 깨끗하게 닦고 일어나자 또 쨍그랑~

 

 이번에는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쓴 남자의 컵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남자의 발 밑에 엎드려 흘러 내리는 커피를 닦았다.

 

 얼룩이 생겨 오래 걸리자 남자가 신경질을 내며 말했다.

 

 "좀 빨리 닦을 수 없어요?"

 

 "죄송합니다."

 

 "몸이 저렇게 둔하니깐 하는 행동이 느리지"

 

 그 말에 채린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따라 웃었다.

 

 그때 우영이 바닥에 엎드러 있던 나를 일으켜 세우며 한마디 한다. 경고였다.

 

 "이제 그만 하지?"

 

 남자는 기분 나쁘게 피씩 웃으며 어깨를 으쓱 거렸다.

 

 "내가 뭘..."

 

 "여전하네! 사람 염장 지르는 건... 변호사 정도 됐으면 좀 달라졌을 줄 알았는데.... 인기 없는 변호사라 그런가?"

 

 우영은 일부러 남자의 신경을 건들렸다. 그녀에 대한 복수였다.

 

 남자는 주먹을 꽉 쥐며 화를 참고 있었다.

 

 "니가 저 여자 남친이라도 되냐 웬 난리야?"

 

 "그래 내 여친이다 됐나!"

 

 우영의 그 말에 모든 사람들이 얼어 붙어 한 말을 잃었다.

 

 보고 있던 수호와 찬희도 충격을 먹은 얼굴이다.

 

 당황한 나는 재빨리 화장실로 뛰어가 빈칸에 몸을 숨겼다.

 

 지금 이 상황에 내가 여기 있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때 누군가가 들어 오고 있었다.

 

 "채린아! 진짜 아까 그여자랑 우영이랑 사겨?"

 

 "설마......"

 

 채린은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모르는 척을 했다. 언젠가 우영을 다시 내사람으로 만들거니깐 말할 필요가 없었다.

 

 "우영이 눈이 저렇게 낮을 줄 몰랐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채린은 일부러 미나가 들어라는 듯이 큰소리로 말했다.

 

 지 주제를 알아라는 뜻이다.

 

 그들이 나가고 미나는 한 동안 멍하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으로 오고 갔다.

 

 

 

 

 화장실에서 나오자 그 사람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말없이 창문가에 앉자 우영이 커피를 가지고 온다.

 

 하트 문양을 그린 커피를 내 앞에 내밀었다.

 

 "좀 마셔 그럼 기분이 좀 나아질 거야"

 

 내가 아무 말이 없자 평소답지 않게 혼자 중얼 중얼 거린다.

 

 "원래 그런놈은 아니었어.....집안이 갑자기 망하자 성격이 변해 버렸어 원래 그렇게 착한 놈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나쁜 놈은 아니니깐 아까 그놈 말에 신경 쓰지마"

 

 미나는 여전히 창밖을 바라 보고 있었다.

 

 그냥 지금 그의 얼굴을 쳐다 볼 수가 없었다.

 

 그런 내 마음을 이해라도 하듯이 우영이 잠시 자리를 비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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