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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하피로스
작가 : 아마란스
작품등록일 : 2017.7.31

망국의 기사 파디스. 단 하나 남은 왕가의 핏줄을 지키기 위한 파디스의 투쟁이 지금 시작된다.

 
사크리드의 붕괴 (1)
작성일 : 17-07-31 16:12     조회 : 394     추천 : 0     분량 : 2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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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콰지직.

 부서질 듯 간신히 버텨오던 성문이 마침내 굉음을 내며 산산조각 났다. 곧이어 갈라진 성문 사이로 하얀 갑옷들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했다.

 "끝인가."

 마침내 마도의 수도인 이곳, 사크리드의 내부까지 들어온 하이드리아의 군대를 보며 타이렌은 탄식에 가까운 한숨을 내쉬었다. 수비병들이 안간힘을 써서 성문을 사수하고 있었지만 격파당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였다. 이미 성벽위에서도 하이드리아군과의 격전이 일어나고 있었다.

 "군단장님,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곁에 있던 부장 이스델이 다급한 목소리로 타이렌을 재촉했다. 타이렌의 이마에 깊은 주름이 패였다.

 "이스델. 결정은 이미 나있다. 다만, 시행의 때가 언제인가의 문제가 남았을 뿐."

 "그말은..?"

 "..전군을 2차 방어선까지 후퇴시켜라. 3소대와 4소대가 방어막이 되어 시간을 번다. 그리고 궁수대는 3차 방어선까지 후퇴시켜서 퇴각하는 부대를 엄호한다."

 "알겠습니다."

 이스델은 짧게 대답하고는 돌아섰다. 망루를 내려가는 그의 발자국소리가 무겁게 울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3소대와 4소대를 제외한 전군이 시내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희생물이 되어버린 두 소대가 벌어준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끝내 마지막 남아있던 한명의 병사마저 쓰러지고 성벽과 성문을 통해 하이랜드의 군대들이 조금씩 진격해오기 시작했다.

 "얼마 시간을 벌지 못했군요."

 어느틈엔가 이스델이 다시 망루로 돌아와 타이렌에게 말했다. 타이렌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했던 일이다. 어쩌면.. 지금 죽어버린 저들이 더 행복한 걸지도 모르지."

 "아아."

 이스델은 눈을 감고 잠시 동안 묵례를 했다. 타이렌이 그가 눈을 뜨기를 기다려 물었다.

 "방금 죽은 병사들을 위한 것인가?"

 "그리고 앞으로 죽어갈 병사들을 위한 것입니다."

 타이렌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역시 묵례를 했다. 그러는 사이에도 성벽과 시내의 외곽은 점차 하얀색으로 덮여가고 있었다. 굳게 다문 타이렌의 입술 사이로 신음성이 희미하게 흘러나왔다.

 "이스델."

 "말씀하십시오."

 "후회스럽진 않나? 국왕폐하께서도 승하하신 이 마당에 항복하지 않고 이렇게 목숨을 잃게 되어 버린것이."

 "우문입니다. 후회할 것이었다면 이렇게 남지도 않았을 겁니다."

 이스델은 타이렌의 질문이 떨어지자마자 소리치듯 대답했다. 기운찬 대답에 주름져 있던 타이렌의 눈가가 약간은 부드럽게 풀어졌다.

 "음.. 미안하군. 마지막이 다가오니 사람이 감상적이 되어가는 모양이네. 자아, 그럼 마지막 작전을 시행하지."

 "명령만 내려 주십시오."

 타이렌은 이스델과 함께 망루를 내려갔다. 최후의 최후까지 남아 저항했던 마도군 모두가 모여 타이렌을 기다리고 있었다. 천여명도 채 안되는 병사들. 지치고 다친 모습들이었지만 타이렌의 모습을 보자 그들의 눈에 다시금 생기가 돌아왔다. 타이렌은 병사들에게 신뢰받고 있는 몇 안되는 장군들 중 하나였다.

 "병사들이여."

 타이렌은 한가운데 마련된 자리에 서서 모두를 둘러보았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힘이 있었으며 또렷이 울려 퍼졌다.

 "먼저, 지금까지 나를 따라 싸워준 것에 감사한다. 그대들은 모두 잘 싸워주었다. 하지만 하늘은 우리의 노력을 져버려 마침내 수도인 이곳의 성벽마저도 무너지고 말았다. 더구나 군량마저도 얼마 남지 않아 더 이상은 항전을 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에, 나는 그대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자 한다."

 타이렌은 잠시 말을 끊고 병사들을 돌아보았다. 병사들은 일체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그저 타이렌의 입만을 주시하고 있다. 무거운 침묵의 가운데, 타이렌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떠나고 싶은 자는 지금 떠나라.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 어떠한 질책도 없을 것이다."

 타이렌은 말을 마친 뒤 눈을 감고 가만히 기다렸다. 병사들 사이에서 술렁임이 커지더니 이내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술렁임이 완전히 멎었을 때, 타이렌은 서서히 눈을 떴다. 이스델이 곁에서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스델은 담담한 목소리로 타이렌에게 말했다.

 "군단장님. 단 한명의 병사도 이탈하지 않았습니다."

 타이렌의 입가에 아주 잠시 미소가 스쳐갔다.

 "좋다! 그렇다면 이대로 마지막 전투를 시작한다! 전군, 장비를 갖추고 신호를 기다려라!"

 - 와아아아!!

 타이렌의 명령에 일제히 함성이 울렸다. 하늘을 뒤엎을 듯한 그 함성 속에서 타이렌은 이스델에게 마지막 명령을 내렸다. 명령이라기보다는 부탁에 가까운 어조였다.

 "이스델. 그럼, 뒤를 부탁한다."

 "맡겨만 주십시오. 그리고.. 건투를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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