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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천 번만 울면 되나요?
작가 : 백설기공주
작품등록일 : 2017.6.6

감정이란 건 찾아볼수 없는 과거의 삶.
어떤 사건을 계기로 그곳에서 버림을 받은 한 여자.
그리고 그 여자를 사랑했던 남자와의 거래.

 
#23.
작성일 : 17-07-31 16:18     조회 : 299     추천 : 0     분량 : 6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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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민소매티셔츠만 입고 있던 혜나는 으슬거리는 자신의 팔을 문지르자 승혁이 입고 있던 검정 정장 마이를 걸쳐주었다. 생각지도 못한 그의 행동에 놀란 혜나.

 

 승혁을 쳐다봤지만 춥다는 말만 연신 되풀이 한 채 민박집을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승혁의 냄새가 짠 바다 냄새와 뒤섞여 혜나에게 흘러들어간다.

 

 “여기? 이곳에서 지내자고요?”

 

 “그럼 이런 외딴 어촌 마을에 호텔이라도 있는 줄 알았냐? 여기도 간신히 잡은 거야…….”

 

 “아, 아니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럼 너 방이 하나밖에 없어서 그런 거냐?”

 

 “…….”

 

 높은 건물이라곤 전혀 없는 외딴 어촌 마을. 각각 크기가 다른 돌로 엉성하게 올린 담벼락과 허름하기 짝이 없는 몇몇 가옥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었다.

 

 사람이 별로 오지도 살지도 않는 곳이라 민박이라는 단어는 필요로 하지 않았고 많은 방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인심에 맞길 뿐이었고 빈 방이 있는 집을 만나면 행운이었다.

 

 승혁은 바다에서 조금 떨어진 어느 낡은 가옥에 며칠 묵을 수 있기를 부탁했다.

 

 하지만!

 그렇지만!

 뜬금없이!

 한 방에서 지내야 한다니, 혜나는 왠지 꺼림직스러웠다.

 

 “나 너 안 잡아먹어. 나도 눈 있거든?!”

 

 “최승혁씨! 당신 저번에 나한테 키스했잖아요…….”

 

 “야! 그건 키스가 아니라니까? 입술 비비기가 무슨 키스야!”

 

 “입술 비비기는 무슨!”

 

 “너 초딩이냐? 요즘 초딩도 그런 건 다 안다.”

 

 “제가 초딩도 안 돼서 모르겠는데요?”

 

 “아! 싫으면 관둬! 밖에서 지내든지 말든지!”

 

 “아, 알았어요. 남자가 쫀쫀하기는…….”

 

 “뭐?! 아오! 저걸 그냥!”

 

 중간중간 떨어져 나간 낡은 창호지 문을 열고 방으로 쏙 들어가 버리는 혜나. 혜나의 입에서 나온 키스라는 단어에 승혁은 그때 느꼈던 그녀의 입술 감촉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저지당하긴 했지만 한번 맛본 입술은 웃기게도 머릿속에 정확히 떠올랐다.

 

 새빨갛고 아담한 입술.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만약 그때 혜나가 자신의 뺨을 때리지 않았더라면 그녀를 억지로 탐닉했을지도 모른다.

 

 “하…… 내가 참을 수 있을까?”

 

 승혁은 달아오른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긴 한숨을 내셨고, 혜나가 들어간 방을 난처한 듯 쳐다보았다. 자신의 이성의 끈이 강철보다 끈끈하기를 바라면서…….

 

 *

 

 짝!

 

 짝!

 

 짜악!

 

 계속해서 이어지는 시퍼런 마찰음이 방안을 가득 메웠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뺨 위로 연달아 이어지는 진우의 손찌검. 부동의 자세로 묵묵히 맞고만 있는 경호원들에게 끊임없이 손을 휘둘렀다.

 

 그래도 분이 안 풀리는지 연신 씩씩거리며 거친 숨소리를 내는 현진우는 자신의 목을 졸라매는 넥타이를 거칠게 풀어버린다.

 

 “내가 경호 철저히 하라고 했지! 근데 그런 잡스러운 짭새들을 끌어들여?”

 

 “…….”

 

 “그 일 때문에 내 평생 가장 중요한 약속에 깨져 버렸어! 그 만남에 얼마나 많은 돈이 걸려있는지 알고나 있는 거냐?!”

 

 “회장님. 그만하시죠. 너무 그러시면…….”

 

 “방금 뭐라고 지껄였냐?”

 

 “아, 아니. 그게…….”

 

 퍼억!

 

 “윽!”

 

 “다들 꺼져!”

 

 하룻밤새 자신의 계획이 틀어져버리자 진우의 속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헝클어져 있었다. 이번 파티에 참석한 몇몇 인물들은 현진우가 유통하고 있는 마약의 중요한 고객들이었다.

 

 그런데 어젯밤 소동으로 인해 형사들이 마약 혐의의 낌새를 눈치 채고 있다는 것을 파티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꼴이 되어버렸다.

 

 마약 거래의 침체는 물론이거니와 여러 곳에서 주목하고 있다는 대목이었다. 더군다나 별 탈 없이 잘 돌아가던 회사의 이미지도 한순간에 무너져 자칫 잘못하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일이 커질 수도 있을 수도 있었다.

 

 또한 그 일로 인해 비밀리에 만나기로 한 외국 현지 밀매업자들과의 연락도 두절된 상태니 현진우가 애가 탈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문제를 일으켰다간 모든 것이 다 물거품이 되는 상황.

 

 “방해되는 건 모두 제거해야 해…….”

 

 진우는 크나큰 결심을 한 듯 두 눈을 번뜩거렸고, 방금 전 자신에게 맞은 배를 쓰다듬으며 우두커니 서있는 강대현에게 강하게 읊조린다.

 

 “강대현. 네가 꼭 해줘야 하는 일이 있다. 이번 일만 잘 성공시킨다면 나에게 대들었던 일은 없었던 걸로 해주마.”

 

 “뭡니까? 그게…….”

 

 “훗. 그건 말이지…….”

 

 *

 

 “읏차!”

 

 따스한 가을 햇볕을 받으며 잠깐 잠이 들었던 승혁의 기지개 소리가 은연중 튀어나왔다.

 

 “에고 깜짝이야.”

 

 마루 위에 고추씨를 말리고 있는 할머니가 깜짝 놀란 듯하더니 이내 자신의 일에 열중했다. 좀 전 혜나의 말에 괜스레 의식이 돼버려 들어가지도 못했다.

 

 밖에서 서성이다 밤새 기차를 탄 탓인지 밀려들어오는 피곤에 못 이겨 마루 쓰러져 잠을 청한 게 잠깐이었다. 눈을 떠보니 보이는 건 알싸한 고추 냄새와 무표정의 할머니가 자신을 반기고 있었다.

 

 “응?”

 

 무겁게 들어 올린 눈꺼풀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난 승혁. 자신의 위에 걸쳐있는 회색 가디건이 눈에 들어왔다. 이리저리 좌우를 살피던 승혁은 사그락 거리며 자신의 일에 열중인 할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그거 네놈 샥시가 덮어 주던디. 뭔 놈의 사내자식이 고로 코럼 잘 자빠져 잔다냐…….”

 

 “아…… 어디 갔나요?”

 

 “뭐? 자네 샥시? 그 샥시는 저기 뒤뜰 쪽으로 가던디…….”

 

 “고맙습니다.”

 

 자신의 몸집보다 작은 혜나의 가디건을 어깨에 걸친 채 어기적거리며 뒤뜰로 걸어가는 승혁. 낡은 집 뒤뜰에서 꽃잎이 다 떨어져 축 늘어져 있는 해바라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니, 그 밑에 앉아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고 있는 강아지를 매만지고 있는 혜나가 보였다.

 

 “여기서 뭐 하냐?”

 

 “일어났어요? 이 강아지 귀엽죠? 이름이 복길이래요.”

 

 “복날에 딱 잡아먹히게도 생겼네.”

 

 “깨갱!”

 

 강아지가 승혁의 말을 알아들은 건지 살랑거리는 꼬리를 축 늘어뜨리며 혜나의 품으로 숨어버린다.

 

 “강아지한테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쳇. 배고파서 그래.”

 

 “배고픈 거랑 도대체 무슨 상관인데요?!”

 

 “일어나. 마침 오늘 오일장 서는 날이니깐. 시장 구경시켜줄게.”

 

 겁에 질린 복길이 때문에 승혁에게 핀잔을 주던 혜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자신에게 손을 내미는 승혁의 손을 살며시 잡는다.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그의 손은 여전히 따뜻했다.

 

 어색한 기색을 숨기며 승혁과 혜나는 시장으로 천천히 향했다. 시골의 특유의 풍경을 느끼며 걷는 혜나는 모든 게 좋았다.

 

 “어이~ 신랑! 이 세발 낚지 좀 사가! 저녁에 샥시 기쁘게 해줘야지~”

 

 “낙지는 무신. 남자한테 장어! 장어가 최고지! 여기로 와보라 카이!”

 

 20여 분을 걸어서 도착한 시장.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시장이라 그런지 조용했던 마을이 시끌벅적 활기를 되찾은 듯싶었다.

 

 순박해 보이는 사람들이 이것저것 가지고 나온 물건들을 신기한 듯 유심히 살피는 혜나의 모습에 승혁은 눈길을 뗄 수 없었다.

 

 마치 어린아이의 호기심 어린 눈망울이 서려있는 듯 승혁은 그런 혜나가 더 신기할 따름이었다.

 

 혜나를 바라보며 피식거리며 웃던 승혁을 잡아끄는 해녀들. 방금 막 잡아들인 생선과 해산물을 사리며 여기저기서 승혁을 붙잡기 위해 혈안이다.

 

 “아~ 낙지가 그렇게 남자한테 좋아요?”

 

 “아따. 남자가 그것도 몰라?”

 

 “듣기야 했지만 정확히는…….”

 

 “이거 먹은 칠십 노인이 자기 집 요강을 깼다니께!”

 

 “정말요?”

 

 “고럼 말 다했지! 암! 척 보니 막 결혼 한 모양인데 아따, 첫날밤에 확실히 잡아야지? 안 그려?”

 

 “와, 아줌마. 말 한번 화끈하게 하시네. 낙지 두 마리만 회 쳐서 주세요.”

 

 난생처음 보는 해산물들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혜나 몰래 승혁의 귀에 소곤소곤, 말을 맛깔스럽게 떠드는 낙지 아줌마.

 

 얼른 빨간 고무 대야에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 낙지를 건져내곤 순식간에 조리를 끝마친다. 무슨 상상을 하는 건지 히죽거렸다.

 

 “감사합니다.”

 

 검은 비닐봉지에 담겨있는 낙지를 혜나에게 내미는 낙지 아줌만 은근 슬쩍 팔꿈치로 혜나의 팔을 툭툭 친다.

 

 “샥시는 오늘 밤 잠 다 잤네 그려~ 흐흣”

 

 “네?”

 

 “이따. 젊음은 좋은 것이여~”

 

 이해할 수 없는 말만 연신 중얼거리는 낙지 아줌마를 뒤로 하곤 혜나는 벌써 저만치 걸어 나가는 승혁의 뒤를 쫓아갔다.

 

 이 작은 시장 안이 뭐가 그렇게 재밌고 신기한지 승혁과 혜나는 많은 시간을 그곳을 돌아다니며 오랜만에 누려보는 편안한 시간을 만끽했다.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언젠가 찾아올 불안함을 두 사람 모두 알고 있기에…… 승혁과 혜나는 지금 이 순간만은 그 마음을 떨쳐내기 위해 일부러 더욱 환하게 웃고 있는지도 모른다.

 

 해가 어느새 산등성이를 넘어가려 하자 그렇게 시끄럽던 오일장의 막이 내렸다. 바다 수평선 위에 떠다니는 어선이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뱃고동 소리를 울어댔다.

 

 새파란 저녁 색깔이 노란 빛을 걷히게 하는 바다 풍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파도가 철썩거리는 방죽 위에 나란히 걸쳐 앉은 청춘 남녀.

 

 승혁과 혜나는 자신들 머리 위를 날고 있는 갈매기를 벗 삼아 각자의 손에 들려있는 작은 술잔을 입속으로 떨궜다.

 

 “카아~ 이게 얼마 만에 먹는 술이냐?”

 

 “…….”

 

 “오~ 정혜나. 너 제법 술이 센데?”

 

 “날 잘 모르시나 본데…… 나 꽤 술 세거든요.”

 

 낮에 샀던 낙지를 안주 삼아 말없이 연달아 술잔을 기울이던 혜나. 짙은 청색으로 물들인 바다와 하늘 구름 나무 집 들을 쳐다보다 자신을 유심히 뚫어지게 쳐다보는 승혁과 눈이 마주쳤다.

 

 짙은 청색보다 더욱 짙은 그의 눈동자 속에 혜나가 비친다.

 

 “응. 나 몰라.”

 

 “…….”

 

 “넌 나에 대해서 잘 알잖아……. 내 직업이 뭔지, 내가 왜 형사가 된 건지, 우리 형이 어떤 상태인지, 내가 왜 그 자식을 죽이고 싶어 하는지도…… 근데 난 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

 

 “넌 도대체…… 누구니?”

 

 생각지도 못한 그의 물음. 철썩거리는 파도소리와 드넓은 창공을 자유로이 집을 찾아 날아가는 갈매기 소리만이 그 주위를 맴돌았다.

 

 혜나의 까만 눈동자가 어둠에 물들어가듯 살짝 흔들거렸다. ‘왜 그가 이런 물음을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보다 ‘그에게 뭐라고 말해야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먼저 머릿속을 지배했다.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 그냥 무시해버리면 되는 일이었는데…….

 

 어느 때처럼 그냥 귀찮다는 듯이 넘기면 될 일이었는데…….

 

 “용서받지 못할 죄인이에요. 나…….”

 

 “…….”

 

 “당신 같은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죄인…….”

 

 작게나마 남아있던 한줄기의 노을이 사라지자 적막감마저 감도는 새카만 어둠이 그들을 뒤덮었다. 순식간에 찾아온 어둠이 왠지 쓸쓸하게 스쳐 지나갔다.

 

 아니, 검푸른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그녀를 삼켜버릴 것만 같아 승혁의 손이 제멋대로 혜나의 손을 움켜잡았다.

 

 “그렇게 외로운 눈 하지 마.”

 

 “……!”

 

 “네가 어떤 사람이든 네 옆에 있어 줄 테니까. 네가 내 옆에 있었던 것처럼.”

 

 “……!”

 

 밝게 빛이 났다. 새까만 어둠 속에서 승혁의 눈이 혜나의 눈엔 투명하게 빛나 보였다. 어울리지 않게 듬직하고 따스하게만 느껴지는 승혁의 손에 자신도 모르게 가슴속에서 무엇인가가 샘솟는 것만 같았다.

 

 이제껏 마음속 구석에 좁고 좁은 한켠에 버려졌던 이질적인 느낌이, 온몸의 신경세포에 각인시키는 것만 같았다. 혼란의 기억 속에 묻어 나오는 애틋함.

 

 그것이 승혁에 의해 느껴지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해봤기에 혜나는 자신의 손을 꼭 잡고 있던 그의 손을 억지로 빼내었다.

 

 “이, 이제 안으로 들어가죠. 해도 졌는데…….”

 

 “…….”

 

 이건 아니다 싶었다. 하지만 지금 이 가슴속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온 세상이 검게 물들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혜나는 승혁의 손이 닿은 손을 감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오랜만에 먹은 술기운이 때문이었을까?

 

 순간 머릿속이 뱅그르르 돌던 혜나는 자신의 몸을 가두지 못한 채 휘청거렸다. 그리곤 끝내 비틀거리던 그녀의 몸이 순식간에 바다 쪽으로 기울어져버렸다.

 

 첨벙!

 

 순식간에 파도를 가르며 혜나의 몸이 차가운 바닷물과 뒤섞였다. 새까만 물속...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기분 나쁘게 울렁거리는 바닷물들이 혜나의 숨을 턱턱 막히게 만들어버린다.

 

 억지로 머금고 있던 입속의 공기가 힘없이 입 밖으로 빠져나가자 멍해진 머릿속에서 어느 흐릿한 영상이 떠올랐다.

 

 ‘죽어주셔야겠습니다…….’

 

 ‘너 때문이 아니야! 넌 꼭 살아야…….’

 

 ‘리나!’

 

 검게 퍼지는 수면이 구슬프게 술렁거렸다. 오래된 기억들이 서로 연결고리를 만들며 기억 속 저편에 남겨놓은 슬픔을 꺼내놓는다.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것만 같은 느낌. 방금 전 애틋한 감정과 상반된 수많은 뼈아픈 기억들이 봇물처럼 쉴 새 없이 흘러나온다.

 

 천천히 수면 바닥으로 가라앉아 억눌린 상처를 삭히고 싶다는 욕망이 더 컸던 걸까? 점점 온몸에서 힘이 풀린 듯 혜나의 몸은 너무나 쉽게 물속으로 가라앉으려 했다.

 

 첨벙!

 

 남은 한 줌의 공기마저 사라지려고 할 때 그녀에게 다급히 다가오는 그림자. 승혁의 흔들리는 눈망울과 굳은 얼굴이 천천히 드러냈다.

 

 그리고 새하얗게 질려버린 입술 위로 겹쳐지는 그의 입술. 따뜻함에 그대로 녹아 혜나는 그의 떨리는 입술의 감촉을 기억하며 스르륵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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