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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가 죽어야 구해지는 세계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7.27

이세계에 소환되어 뭣도 모르고 제물로 바쳐져 죽었다. 나를 죽인 이 세상에 복수하겠다. 모조리 불살라 버리겠다!
신과의 거래를 통해 마왕의 씨앗으로 환생한 니아. 가증스러운 천사놈들에게 걸리지 않고 세상을 부수고 인류를 몰살시킬 강대한 힘을 손에 넣어라!

 
전운 2
작성일 : 17-07-31 15:22     조회 : 290     추천 : 0     분량 : 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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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왕 탄생 대책 회의 이후 천사들은 실로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다. 각기 다른 미덕을 상징하는 수십의 천사들과 그들을 따라온 수백의 천계의 주민들은 소집자이자 발표자의 역할을 맡은 지식의 천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의 말이 한 차례 끝나자 무명이 조심스레 입을 연다.

 

  “그러니까, 자네 말은. 저 테러 행위가 나의 후손에 의해 일어났다는 말인가.”

  “예. 마왕의 짓입니다. 정확히는 마왕의 부하가 한 짓이겠죠.”

 

  절제의 천사가 끼어든다.

 

  “너무 과잉 해석하는 것 아닙니까. 단순히 전쟁을 일으키고 싶어 하는 세력일수도 있지 않습니까.”

  “아니요. 여러 정황을 살펴봤을 때, 저건 분명 마왕의 측근입니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설명해 드리죠.”

 

  지식의 천사는 다른 천사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해놓은 칠판을 끌고 온다.

 

  “테러를 가한 자를 실시간으로 목격한 천사가 있었습니다. 저 쪽에 앉아 계신 자비의 천사신데, 말씀에 따르면 놈은 아주 영리하게 움직였다고 합니다. 우리의 한계를 정확히 아는 듯이요. 놈은 밤을 틈타 움직였고 후드를 쓰고 있었으며 인파에서 나와 건물 안으로 사라졌습니다. 아, 잠시만요. 질문은 마저 끝내고 받도록 하겠습니다. 대개 인간이 단순히 다른 인간의 시선을 피하려 한다면 후드로 얼굴을 가린다 해도 인파에 다시 섞여들기 전에 어디 그늘에서 후드를 벗고 자연스레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놈은 후드를 그대로 쓴 채로 밤샘기도 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거대 교회로 들어갔습니다.”

 

  지식의 천사는 잠시 말을 멈추고 앉아 있는 천사를 주욱 훑어본다.

 

  “모르시겠습니까? 이건 인간들의 시선을 피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우리의 시선을 피하겠다는 거죠. 말씀드렸다시피 놈은 우리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이용했습니다. 실내를 볼 수 없다는 것과 빛이 없는 시간에는 더욱 시각적 정보가 제한된다는, 우린 단순히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 밖에 할 수 없다는 한계를요. 이는 한 때 잠시나마 천사였던 그 타천사 마왕 놈이 아니라면 결코 할 수 없는 내용입니다. 그렇기에 결코 스스로가 움직인 건 아닐 겁니다. 그렇게 섣불리 자신을 노출할 리 없죠.”

 

  대부분의 천사들이 그의 뜻에 동조하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지식의 천사는 그 반응을 보며 재차 입을 연다.

 

  “그렇게 보자면 사실 그 자가 티타니아의 왕도로 돌아온 것도 함정일 가능성이 큽니다. 자신의 출신을 속이는 것이죠. 하지만 그 부분은 끝없는 논쟁이 될 뿐이니 차차하자면, 결국 우리는 이 전쟁의 귀추를 주목해야 합니다. 놈은 분명 권력을 쥐기 위해 전쟁을 시작한 겁니다. 우리의 참견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는 없으니 이차적으로라도 차단하겠다는 거죠, 이 전쟁에서 얻은 권력으로요. 그러니 놈은 분명 승전국에 있을 겁니다. 승전국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자, 혹은 그 공을 세운 자의 측근이 놈입니다.”

 

  여유의 천사가 손을 들어 발언권을 얻는다.

 

  “아예 제 3국에 있을 가능성도 있지 않아? 단지 전쟁을 일으켜 인간들이 고통 받는 걸 보고 싶은 걸 수도 있잖아.”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이 때까지 잘 은둔해 있다가 뭐하러 지금 와서 자기랑은 상관도 없는 전쟁을 일으키겠어? 단순히 인간들의 고통을 보고 싶다고 그런 짓을 할 정도로 멍청한 놈이라면 이때까지 인내하고 참지도 않았겠지. 놈은 분명 녹스나 티타니아 둘 중 한 곳에 있어.”

 

  이번엔 징벌의 천사가 입을 연다.

 

  “그렇다면 이제 막 성인이 된 나이, 혹은 군인이 된 자를 위주로 지켜보면 되는 것이냐.”

  “죄송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도 확답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부하를 시켜 테러를 일으켰듯이 전쟁 또한 자신의 부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자신은 그 수양자식으로 들어가 권세만을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동수가 찌뿌드드한 소리를 내며 머리 뒤에서 손을 깍지 낀다.

 

  “결국 우린 지난 이십 오년 동안 헛고생했다는 거네.”

 

  천사들은 마왕 대책 회의 이후로 지상의 인간들을 일일이 눈으로 확인하고 수상한 점을 찾는 무식한 방법을 쓰고 있었다.

 

  “그러게나 말일세. 진작 이렇게 도와줬으면 지난 25년을 허송세월하지 않아도 되었을 터인데. 왜 그동안 두문불출한 건가?”

  “우리를 도와주지도 않고. 지루해 죽는 줄 알았는데 정말.”

 

  여러 천사들의 불평어린 소리를 들으면서도 지식의 천사는 미안함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표정으로 답한다.

 

  “여러분들은 이해하기 힘든 범세계적이고 초우주적인 고차원의 인과를 계산하느라 바빴습니다.”

  “말이나 못 하면...”

 

  자비의 천사는 그 고운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젓는다.

 

 

 

  축제 같지 않던 축제가 끝나고 주말이 온다. 소년소녀들은 케빈의 방에 모여 조용히 둘러 앉아 있다. 로라가 우울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전쟁... 나겠죠?”

  “걱정 마. 군 대학이나 사관학교에 있는 아이들을 데려다 전장에 세울 정도로 티타니아가 군사력이 부족하지는 않아.”

 

  로렌스가 대답한다. 침대에 모로 누워 있던 케빈은 눈썹을 치켜 올린다.

 

  “근데 넌 왜 내 방에 있냐?”

  “보병과 수석과 마법과 수석이 모여 있는 곳이니 어떤 건설적인 이야기가 있을까, 싶어서 왔어.”

 

  라훌라가 멋쩍게 웃는다.

 

  “글쎄, 우린 오히려 너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은데.”

  “내 생각은 저번이랑 똑같아. 귀족들이, 지방 귀족들이 전쟁을 일으키겠지. 대회의에 다녀온 아버지도 그렇게 말씀하시더라. 너희 아버지는 그런 말씀 없으셨어?”

 

  질문을 받은 케빈은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우리 아버지는 집에서 일 얘기 잘 안 해.”

 

  로렌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계속한다.

 

  “뭐, 어쨌든 그래. 특히 오로킨 후작이랑 그 라인의 지방 귀족들이 전쟁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대. 아버지는 야콘 공작이 올 때까지 시간을 끄는 것에만도 급급하다시더라.”

  “야콘 공작...이 누구였지? 국왕 전하의 형님이셨나?”

  “아니, 삼촌. 공부 좀 해라, 기집애야.”

 

  로라의 물음에 케빈이 구박한다.

 

  “로렌스네 아버지는 야콘 공작이 전쟁을 반대할 거라 생각하시는 거야?”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며 로렌스는 레냐의 물음에 답한다.

 

  “그렇지. 국왕파인 야콘 공작이 굳이 전쟁을 주창할 리는 없으니까.”

  “전쟁... 안 났으면 좋겠는데.”

  “군인다운 생각이야.”

  “비꼬지 마.”

 

  레냐가 사납게 노려보자 케빈은 어깨를 으쓱한다.

 

  “진심이야. 군인만큼이나 월급을 꽁으로 받으면서 놀고먹고 싶어 하는 직업이 또 있겠어?”

 

  그 말에 로렌스가 웃음을 터뜨린다.

 

  “철룡기사단장을 아버지로 둔 니 입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올줄은 몰랐는데?”

  “그 단장이신 우리 아버지 입에서 나온 말이야. 군인이 월급만 축내는 나라가 좋은 나라라고.”

 

  그 말을 끝으로 잠시의 침묵이 방을 찾아든다. 자연히 모두의 시선은 평안한 얼굴로 라훌라의 무릎을 베고 낮잠을 자고 있는 니아를 향한다.

 

  “이 난리가 났는데 낮잠이라니, 뇌구조가 어떻게 되먹은 거야?”

  “뭐... 강심장인 거 아니겠어?”

  “전쟁을 이해하지 못 할 정도로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

 

  케빈이 질렸다는 듯 툴툴거리자 라훌라는 말없이 웃는다. 그도 가끔은 동생의 기이한 행동이 이해 안 될 때가 많으니까.

 

  “코 꼬집어서 깨워 봐도 돼?”

 

  로렌스의 물음에 라훌라는 웃으며 답한다.

 

  “절대 안 돼.”

  “그럼 볼 꼬집어서 깨우는 건?”

 

  데미안의 물음에 라훌라는 역시 웃으며 답한다.

 

  “뒤진다.”

 

  데미안은 시무룩한 얼굴을 한다.

 

 

 

  마침내 왕도의 모든 고위 귀족들이 대회의장에 모여 지엄한 왕이 내려다보는 원탁에서 열띤 토론을 벌인다. 하지만 모두가 평등히 의견을 나누라는 의미의 원탁에 앉아 있으면서도 결국 가장 큰 발언권을 가진 야콘 공작에게 시선이 모이는 것은 막을 수 없다.

 

  “야콘 공작 합하께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결국 루드비히 후작이 검대를 메고 귀족들을 대표하여 묻는다. 일흔을 눈앞에 둔 노인이라고는 믿기 힘든 탄탄한 육체를 소유하고 있는 야콘 공작은 아무 말 없이 눈을 내리깐다. 그리고 마침내 완전한 침묵이 원탁에 똬리를 틀자 천천히 입을 연다.

 

  “어제, 오랜만에 도착한 왕도의 거리를 걸어봤네.”

 

  오로킨 후작의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수많은 백성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이야기하더군. 녹스의 비기사도적인 행위에 열변을 토하는 젊은이도 보았고, 죽은 병사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도 보았네.”

 

  루드비히는 무언가 기대하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음을 직감한다.

 

  “이미 분노가 팽배해 있더군. 눈에 보일 정도로 뚜렷한 적의가 왕도를 가득 메우고 있어. 물론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모를 정도로 아둔해지지는 않았네. 이 자리의 누군가는 내 이 말을 들으며 속으로 미소 짓고 있겠지.”

 

  대부분의 시선이 오로킨 후작에게로 향한다. 오로킨은 짐짓 놀랐다는 얼굴로 입을 둥글게 말고 있다.

 

  “하지만 확실한 건 백성들의 마음은 이미 기울었다는 것일세. 그리고 알다시피 우리의 힘은 백성들에게서 나오는 것. 그들의 뜻을 거스를 순 없네. 루드비히, 내가 어찌 생각하는지 물었는가?”

 

  루드비히는 착잡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모두가 이어질 그의 대답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잠자코 그 말이 형태를 띠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나는 녹스와 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생각하네.”

 

  루드비히는 눈을 감는다. 오로킨은 귀에 미소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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