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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가 죽어야 구해지는 세계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7.27

이세계에 소환되어 뭣도 모르고 제물로 바쳐져 죽었다. 나를 죽인 이 세상에 복수하겠다. 모조리 불살라 버리겠다!
신과의 거래를 통해 마왕의 씨앗으로 환생한 니아. 가증스러운 천사놈들에게 걸리지 않고 세상을 부수고 인류를 몰살시킬 강대한 힘을 손에 넣어라!

 
회동
작성일 : 17-07-31 15:16     조회 : 285     추천 : 0     분량 : 4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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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생절은 삼일로 이루어져 있다. 제사장의 간곡한 요구에 고결한 영웅들이 소환에 응하는 소환의 날, 소환된 영웅들이 이 세상이 진정 구해질 가치가 있는지를 살피는 재계의 날,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웅들이 기꺼이 자신을 명예롭게 바치는 희생의 날.

 

  소환의 날에는 군인이나 수비대와 같은 특수 직종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재계의 날에는 깨끗이 목욕을 하고 하루의 대부분을 교회에서 보낸다. 마지막 희생의 날에는 기꺼이 목숨을 바친 영웅들을 찬양하는 떠들썩한 축제가 열린다.

 

  희생절의 기간 동안 명예롭고 고결한 다섯 영웅들은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서건 떠받들어진다. 사람들은 그들의 이름도 교단의 진의도 모르는 채로 그 영웅들을 찬양하고 찬미한다. 그래, 그저 짖어댈 뿐이다. 텅 비어있는 찬가를 부르며, 알맹이가 비어있는 성경을 읽으며, 희생에 대해 감사하다고 지껄여 대면서 이름도 궁금해 하지 않는 위선적인 꼴이라니.

 

  축제 분위기가 가득한 대로를 가로지르며 니아는 어금니를 꽉 문다. 성법 교단에서는 또 다른 지구인들이 영문도 모른 채 살해당하고 있겠지. 작은 주먹이 부들부들 떨린다. 당장이라도 성법 교단에 쳐들어가고 싶다. 아탈리를, 드래곤을 산채로 태워죽이고 싶다. 사지의 끝에서부터 조금씩 녹여가고 싶다. 하지만 섣부른 행동으로 일을 그르칠 수는 없다. 잠시만 인내한다면, 그 동안 죽어갈 동지들보다 훨씬 많은 동지들을 구할 수 있다. 지금은 와신상담의 자세로 견디는 수밖에는 없다.

 

  니아는 분노 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승화시키며 발을 더 빠르게 놀린다. 질주하듯 대로를 가로지르는 니아를 보며 시민들은 눈꼬리를 부드럽게 만다. 소환의 날을 맞아 돌아온 아버지라도 보러 가는 길일까? 그도 그럴 것이 니아는 시선을 피하기 위해 몇 벌 없는 사복을 꺼내 입었다. 평범한 복장에 후드까지 눌러쓴 니아는 그저 자그마한 소녀로 보일 뿐이다.

 

  니아는 도시의 가난한 가장자리, 거기에서도 가장 구석진 골목길로 들어선다. 부랑아와 노숙자들이 음침한 눈으로 니아를 돌아본다. 니아는 반 지하 건물의 문을 두드린다. 옆의 창이 드륵 열리고 한 쌍의 눈이 니아를 확인한다. 창이 닫히고 문이 열린다.

 

  안쪽으로 안내되며 니아는 후드를 벗는다. 생각보다 넓고 길다란 내부를 수많은 이들이 가득 채우고 있다. 어둠 속에 얼굴을 반쯤 가린 그들은 니아가 곁을 지날 때마다 무릎을 꿇어 예를 표한다.

 

  가장 안 쪽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단촐한 방에는 다과가 마련된 작은 탁자와 한 명의 사내만이 있을 뿐이다. 니아는 그의 눈을 보자마자 그를 알아본다. 동지를 찾아 지옥을 방황할 때 가장 처음에 만났으며 다른 이들을 설득할 때도 큰 도움이 되었던, 슈에라는 성을 가진 오십대의 여자 중국인이었다. 이십대 중반의 사내가 된 동지는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다.

 

  “오셨습니까. 저의 주인이시여.”

  “너는 언제나 나의 첫 번째로구나. 일어나라, 슈에.”

 

  니아는 의자에 앉는다. 슈에는 반대편에 앉으며 니아의 잔에 차를 따른다. 니아는 잔을 들며 슈에를 찬찬히 살펴본다. 이십대 중반 정도 되었을까. 키도 크고 얼굴도 훤칠하다.

 

  “생각보다 크군.”

  “환생된 시간은 다 달랐으니까요.”

  “밖에 있던 자들은 누구냐.”

  “저희 마교의 간부들입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주인님을 뵙는 자리에 저렇게 스스로들 모이더군요.”

  “마교?”

  “세력도 구축하고 다른 동지들을 만나는 데에는 종교만큼 유효한 수단이 없다 여겼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겉으로 보기엔 지옥을 두려워하라고 가르치는 마법 교단의 한 분파로 보이도록 위장하고 있으니까요.”

  “나 이외의 다른 동지를 만난 적이 있나?”

  “아쉽게도 미셸 한 명 밖에 만나지는 못 했습니다.”

  “...미셸? 이 곳에서의 이름인가?”

  “예, 그렇습니다. 이 곳에서의 제 이름은 브라이언...”

  “버려라.”

 

  니아는 단호하게 말한다.

 

  “인간에게 받은 더러운 이름은 버려라. 내가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마.”

 

  슈에는 눈에 담긴 감정을 더 깊게 하며 미소 짓는다.

 

  “역시 주인님이십니다. 한 치의 양보도 없으시군요. 주인님이 고른 주인님의 존함은 무엇인지 여쭈어 봐도 되겠습니까.”

 

  니아는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니알랍이다.”

  “니알랍... 그런 의미입니까. 그 또한 주인님답군요.”

 

  슈에는 입꼬리를 부드럽게 휘며 차로 입술을 적신다.

 

  “보호하고 있다는 동지는 함께 오지 못 한 것이냐.”

  “아쉽게도 소피아는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이기에 저희 마교의 본부 건물 깊은 곳에서 보호하고 있습니다. 천사들의 눈에 띄는 것보다는 그편이 나을 테니까요. 나중에 오게 되시면 한 번 만나주시겠습니까? 분명 그녀도 크게 기뻐할 것입니다.”

 

  소피아. 니아는 지옥에서 만났던 그녀를 떠올린다. 열다섯의 스페인 소녀였다. 니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화제를 바꾼다.

 

  “네프렌카에게 부여받은 힘은 있느냐.”

  “아뇨. 단순한 마법 적성 말고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주인님께서는 무언가를 받으신 겁니까?”

  “있으나 반쪽짜리다. 나이가 들고 성장을 해야 완전해지는 힘이지. 지금의 힘으로는 놈들을 한꺼번에 상대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은둔하고 계셨던 거군요. 사관학교에 몸을 담고 있다 들었습니다만.”

 

  니아는 대답대신 고갯짓을 한다.

 

  “티타니아의 높은 곳에 서실 생각이십니까.”

  “그런 눈에 띄는 짓을 할 생각은 없다. 애초에 사관학교에도 억지로 끌려온 꼴이니.”

 

  슈에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아, 적성 검사를 당하신 거군요.”

  “너는 적성 검사를 피한 것이냐?”

  “운 좋게도 마법 교단 소속 사제의 자식으로 환생해서 입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덕에 이렇게 분파까지 세울 수 있었죠.”

  “오래 쓸 수 있는 기회를 잡았군,”

  “그러게 말입니다. 우연인지 네프렌카의 계획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슈에는 니아의 잔을 다시 채워준다.

 

  “한데 주인님. 벌써 약혼이라도 하셨습니까?”

 

  니아는 잔을 잡고 있는 자신의 손을 본다. 은반지가 반짝인다.

 

  “신경 쓰지 마라. 아무것도 아니다.”

 

  슈에는 스스로의 잔에도 차를 다시 따른 뒤 주전자를 한 쪽으로 밀어놓는다.

 

  “그렇다면 아까 이야기의 연속입니다만... 기왕 사관학교에 들어가신 거, 그 기회를 이용해 보는 건 어떠십니까.”

 

  니아가 한 쪽 눈썹을 치켜 올린다.

 

  “은둔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권력의 높은 곳에 올라서 그것으로 방책을 쌓는 것도 방법이 아니겠습니까.”

  “...계속해라.”

  “네프렌카는 우리의 일에 직접적인 방해는 가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천사 놈들이 우리를 눈치 챈다고 해도 성법 교단에 계시를 내리는 것 밖에는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의 높은 곳에 앉아 주변 사람들을 전부 포섭하고 마법 교단의 분파장인 제가 주인님을 보증한다면 누가 그들의 말을 듣겠습니까. 만에 하나 성법 교단이 그것을 핑계로 다른 나라들을 끌어들여 성전을 일으킨다한들 막강한 군사력으로 방어를 충실히 한다면 어찌 뚫을 수 있겠습니까.”

 

  흥미로운 의견이다. 니아는 고개를 끄덕인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수차례의 전쟁이 필요하겠죠. 나라도 부강해져야하고 주인님도 공을 세워야 하니 말입니다.”

  “...그리고 마침 세계는 전운으로 가득하지.”

 

  슈에는 고개를 끄덕인다.

 

  “어찌 보면 좋은 기회가 아니겠습니까?”

  “그래...”

 

  니아는 천천히 턱을 쓰다듬는다.

 

  “그렇다면 꼭두각시가 하나 필요하겠군. 우리가 직접 나설 수는 없으니 말이야.”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니아는 만족스런 얼굴로 빈 잔을 내려놓는다.

 

 

 

  “니아! 어디 갔었던 거야?”

 

  남매가 함께 쓰는 기숙사 방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라훌라는 니아가 들어오자 반색을 하며 묻는다.

 

  “...교회.”

  “교회? 어느 교회?”

  “......광장에 있는 거.”

 

  그것이 거짓말임을 라훌라는 눈치 챈다. 스스로가 그 곳에서 소환의 날 예배를 올리다 왔으니까. 물론 광장교회가 크긴 하지만, 설마 거기서 여동생조차 못 알아볼까. 하지만 라훌라는 굳이 그 거짓말을 지적하진 않는다. 열 살... 슬슬 라일리도 비밀이 많아질 나이인가. 오빠는 여동생의 사생활을 존중해주기로 한다.

 

  “알겠어. 자, 가자. 늦겠어.”

  “어디?”

  “말했잖아. 하워드 저택에서 오늘 파티가 열린다고.”

 

  라훌라는 큰 맘 먹고 사온 드레스로 니아를 갈아입힌다. 니아는 한창 클 때이니 두 계절만 지나도 못 입게 되겠지만... 그래도 여동생의 인생에서 최초로 참석하는 파티에 아무 옷이나 입힐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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