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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최강 서울 삽질녀
작가 : 로미유
작품등록일 : 2017.7.31

애정 불신이 만연하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순수 처녀의 막돼먹은 연애기!

 
까일수록 당당해지는 게, 여자라우!
작성일 : 17-07-31 13:56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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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자고로

 긍정적으로,

 남자로부터 어떤 까임이 있더라도,

 항상 밝게 지내야 한다!

 

 퇴근시간 당도중.

 회사 마크도 꼴보기 싫었던 하루.

 

 비록 내가 예의 빼면, 시체같은 그런

 버르장머리 있는 여자이지만,

 오늘 만큼은 김부장 면상에 침은 못 뱉을지언정,

 쿨하게 말없이

 나오기로 했다.

 

 훌훌 회사를 나와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데,

 여전히 영롱한 햇살.

 해가 뉘엿뉘엿 졌으면,

 더 좋으련만,

 참으로 맑고 푸른 하루.

 

 이렇게 맑은데,

 그저 돌아갈 수 없는데.

 더운데 집에 들어가서 또 혼자 고구마나 구워 먹어야 하는 것인지.

 이런저런 생각들이 내 마음을

 횡단한다.

 

 아침에 조금 먹어서인지,

 그러고 보니 오늘 저녁을 먹는다 하여도,

 고작 두 끼에 그칠 것이니

 나는 부족한 끼니로 인하여,

 체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고.

 

 그래,

 어쨌든 이렇게 집에 갈 수는 없다우!

 몸보신이 필요해.

 수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장어 먹자!”

 

 “안 돼, 오늘...야근이야.”

 

 그래,

 넌 요즘 정력이 필요없나보구나.

 이런 박력없는 노처녀!

 

 마리에게 전화를 했다.

 

 “장어 먹을래?”

 

 “너 정말, 매너없게 여섯시에 말하면 어떻게 해!!

 나 지금 집 근처에서 돼지갈비 먹고 있어”

 

 “글쿠나...”

 

 “동네로 올래?

 너 올 때까 혼자 먹고 있을 수는 있어….”

 

 혼자라도 정력이 필요한 마리.

 내가 마리가 있는 곳으로 가는 동안,

 아마 그녀는 ‘5인분’은 흡입하고,

 있을게야.

 그래, 친구의 성인병 유발인자가 될 수는 없지!

 

 “앗, 아니야.. 그럼 패스!”

 

 오늘만큼은

 사람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느끼고 싶지 않다.

 

 ‘저 돼지 여인들! 먹는 것 좀 봐. 음하하하!!’

 

 우릴 보는 사람들의 속마음에 들어가보지 않아도, 뻔하다.

 다른 사람들의 눈초리는 싫다구!

 

 난 지금 무척 배가 고팠다.

 그래!

 인생은 뭐있나?

 혼자 잘 먹고 잘 살면 되는 거지.

 그런 마음으로

 가끔 들리는 그곳을 찾았다.

 누구나 하나씩 있는 회사 앞, 단골집.

 

 혼자 먹다 혼자 불판 위에서 즉사하여도,

 종업원이라도 병원에 데려다줄 수 있는 곳!

 안전히 홀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친한 사장님이 반겨주는 곳.

 여기는 회사 앞 고깃집.

 ‘맛있냐 생고기’

 

 “여기 삼겹살 이인분이요!”

 

 사장님이 말했다.

 

 “또 혼자 먹으려고?”

 

 이인분을 주문했는데도,

 혼자 왔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

 센스쟁이!

 

 어찌 보면,

 약간은 비루하고 남루한 현실.

 

 입사 후,

 회사에서 깨지고,

 여기저기 치이고,

 여기서 내가 김부장에게 개까이는 것을

 몇 번 보기도 하면서,

 사장님과 우정이 싹텄다.

 브라더 느낌의

 ‘오빠’라고 부르고 싶은 사장님!

 그렇게 부른적도,

 부르고 싶지 않은 비주얼이지만..

 

 아!

 내주위에는 왜 잘생긴 사람이 이토록 드문 것인가.

 내가 잘생긴 자들에게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구!

 

 사장님은

 우리 회사근처, 시청역 일대에서 몇 안되는 내편이기도 하다!

 김부장이 나를 비인간적으로 갈구는 것을 보고,

 비록 손님이라 주제넘게 말리지는 못할지언정,

 그의 바지 가운데에 고의적 실수로

 쿨하게 김칫국물 쏟아주기도 했으며,

 서빙을 하다가 살짝 무릎팍으로

 김부장의 등뼈를 쳐서,

 동치미 국물에 그 못난 코를 박도록 만들기도 했으니.

 

 그렇게 그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 후,

 나는 회사에서 개판 욕을 먹고,

 집에 기어갈 힘도 없거나,

 술과 더불어 고기가 땡기지만,

 친구가 없는 날에,

 맘 편히 그의 고짓집에 들릴 수 있었지.

 단백질을 보충하여,

 집에 갈 힘을 얻고자.

 

 “오늘은 무슨 일이야?”

 

 그는 그저 내 말을 들어주었다.

 

 고기는 많이 가져다주었지만,

 절대 고기를 구워주는 일은 없는 마초남 같으니라구!

 절대 친절하지는 않으셔!!

 

 게다가

 그는 종종 내 얘기를 듣다가, 내가 구운 고기를

 먹기도 하였다.

 그것은 가끔 좀 맘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인상과 몸이 좋은 남자!

 

 “지연씨는 너무 남자를 몰라...”

 

 내 새로 생긴 잘생긴 연인, 동철씨에 대해 말했고

 듣고 있던 사장님의 충고이자 조언.

 

 “사장님은 그럼 뭐.. 잘 알아요?!”

 

 그 역시, 내년이면 불혹인데, 아직 ‘결혼 못함’의 상태이지 않은가.

 

 “그 남자가 지연씨를 안 좋아하는 거 같애?”

 

 “네! 좋아하면 문자 답장도 따박따박하고,

 뭐 만나자고 연락도 자주 와야 하는 거 아니예요?”

 

 그가 소주 한잔을 들이킨다.

 나는 때와 장소를 못 가리고 설레발을 쳤다.

 

 “그러니깐!! 좋아하면 막 보고 싶어하고 그런 거 아니냐구요!!”

 

 “그러면... 그렇게 해주는 남자면, 자기를 좋아하는 거고?

 연락 자주 못하고, 안 만나면 안 좋아하는 거고? 그게 사람 마음에 비례하는 거 같아?”

 

 글쎄..

 비례는 아닌듯하다.

 그럼 뭐람, 나는 고개를 휘저었다.

 

 “그 조급증을 버려. 지연씨는 그래서 연애가 안 되는 거야!”

 

 뭔가 연애 좀 해 본 오빠처럼 말하는 이 사장님의 태도라니.

 아주 약간 신빙성이 가는 걸.

 

 “그러는 사장 오빠는?! 왜 연애도 결혼도 안 하시는데요?”

 

 그의 눈빛이 우수에 젖어있다.

 무수히 많은 얼굴과 목의 점,

 그에게서 풍기는 이미지가 늘 평범하지는 않다.

 

 그를 안지 어엿 7년.

 내가 이 회사에 입사했을 때,

 그도 고깃집의 운영한지 일 년 남짓 되었을 때였다.

 그도 초보장사꾼이었다.

 내 신상, 근황 등을 모두 그는 알지만,

 나는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내 고민에 가끔씩 대안책으로 보여주는 ‘드립’은

 그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해주었지.

 

 사장님과 소주 두병을 비우고,

 사인분쯤 고기를 먹었을까.

 여전히 도착하지 않는 그의 답장.

 내 배에서 신호가 왔다.

 

 “저 화장실 좀...”

 

 나는 주섬주섬 일어서서,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편의점에 들려서,

 디저트로 봉숭아맛 얼음 아이스를 후식으로다가 하나 집었다.

 그런데, 또 이 뭔, 별로인, 섬뜻한 기분의 당도?!

 

 익숙한 실루엣 한 개.

 저 우월한 기럭지.

 섬섬옥수 손가락.

 몇 번 내가 만져본 듯한 이 느낌.

 멀리서도 내 남자임을 알 수 있었다!

 

 “저..저기”

 

 그를 부르려다가 다리가 꺽였다.

 헉.

 아씹, 내 무릎팍!!

 

 혹시 내가 또 잘못 본 것인가.

 순간 움짤했다.

 이걸 어떻게 확인하지?!

 또 그가 사라지면 어쩌지?

 무릎팍의 고통은 잊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두둥두둥,

 신호가 가는데,

 헉.

 

 분명 내 앞에 ‘맛있냐 생고기’를 힐긋힐긋 보는

 저 남자의 스마트폰이 울리고 있었다.

 액정을 보고, 전화를 받지 않는 저 제스쳐!

 이런 십불!

 썩을!

 뭐 저런 인간이!

 

 그러더니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나는 육중한 몸을 가로등 아래 숨기고,

 그의 행위를 조근조근 살펴보았다.

 진짜 나 뭐니.

 혹시 내가 사설탐정인거야?!

 

 그는

 가게 내부를 관찰하면서,

 어딘가에 전화를 했다.

 

 그의 눈빛이 사장님을 향해 있는 듯.

 대체 이건 또 뭔 시츄에이션?!

 갑자기 사장님이 뒤를 돌아봤다.

 그러자..

 동철씨로 추정되는 그 남자가

 발을 뒤로 빼더니,

 쏜살같이 튀어버리는 게 아닌가.

 

 헉.

 

 “저.. 저기!!”

 

 나는 육중한 몸을 가로등 아래에서 꺼내어

 그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아뿔싸.

 오른쪽 두 번째 발가락이 꺽이고 말았으니!

 어떻게 구두를 신어도 발가락이 꺽일 수 있는거니?!!

 뼈는 튼튼한데,

 관절이 엉망이다.

 

 이건 분명 남존여비 사상에 근거하여,

 사골국을 끓일 때마다,

 창훈이가 세그릇 먹을 때,

 내가 한그릇 먹어서 생긴 부작용인게다.

 엄마가 원망스러운 이순간!

 

 헉..

 

 그가 보이지 않는다.

 아직 오월인데, 더위를 먹은 것인가.

 나 지금 헛것 봤니? 몸이 좀 많이 허했던거니?

 

 난 나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앗싸, 망할,

 나의 발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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