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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최강 서울 삽질녀
작가 : 로미유
작품등록일 : 2017.7.31

애정 불신이 만연하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순수 처녀의 막돼먹은 연애기!

 
믿었다 말았다 해야 할 것은, 바로 남자!
작성일 : 17-07-31 13:55     조회 : 292     추천 : 0     분량 : 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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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이글 끓어오르는,

 분노와 존심.

 

 “천대리, 밥먹으러 가자”

 

 그래도 나의 좀 착한 여자사람친구,

 동기 서과장이 나를 챙겨준다.

 

 잽싸게 걸어서,

 식당에 당도했다.

 우울하면서도 억울할 때에는

 탄수화물 투척이 최고지!!

 

 뿔테안경에 고고한 자태,

 서과장, 그녀는 나와 뼛속까지 다른 명품족.

 

 머리부터 발끝까지.

 얼굴은 뭐.. 나보다 아주 조금 나은 정도?!

 그것도 관리를 해서, 저 정도이지,

 내 정도 수준으로 투자했다면,

 나와 비등할 것이야!

 뭐 그런 위안을 하면서,

 내 오늘 너에게 이 백반을

 얻어먹으리라!!

 그런 결심을 했다.

 

 “김부장 땜에 힘들지?”

 

 당근이지!

 말밥이지!

 

 하지만,

 우울한 티를 내고 싶지 않았다.

 

 “아니야, 뭐.. 사는 게 다 그렇지!”

 

 나를 측은하게 보는 그녀..

 

 “그래도 뭐.. 지도 먹고 살라고 그러는 건데, 됐어.. 밥맛 떨어진다, 그 진상”

 

 쿨하게 밥을 먹기 시작했다.

 잊자, 잊어.

 그 망할롬의 자슥!

 

 “서과장! 나 있잖아.. 남친생겼다!!”

 

 그녀의 부러움섞인듯한,

 두 눈이 반짝거렸다.

 

 “오 축하해! 우리 천지 그래서, 요즘 예뻐졌구나! 뭐하는 사람인데?!”

 

 “기냥 회사원이야, 잘 생겼어!! 엄청”

 

 서과장이 수저를 ‘툭’ 내려놓는다.

 엄청 큰 소리로 말했다.

 

 “뭐?! 잘..생겼다고?”

 

 그녀는 ‘알러지’ 일으킬 것만 같은 반응을 보였다.

 

 “야! 정신 차려 끼리끼리 만나는 거야!

 너한테 잘생긴 남자친구가 가당하기나 하니!!!”

 

 이 붐비는 고등어조림 가게,

 12시 점심시간, 줄을 선 직장인.

 서과장의 말에, 사람들이 내 면상을 모두 일제히 쳐다봤다.

 

 “내 꼴 좀 봐, 너도 나처럼 약혼하고, 남자 바람피는 꼴 보고싶어?”

 

 헉.

 삽질, 무덤.

 우리 다시 여기서 밥은 못 먹는거니.

 주인 아줌마가 반찬을 우리 앞에 놓다가,

 우리의 면상을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더 필요한 반찬 있으면...말혀.”

 

 뭔가 우리의 이목구비를 안타깝다는 듯이 보는 저 '쏴한' 느낌.

 망할.

 아줌마가 우리를 가엾게 본 것인지,

 저런 말은 처음이었다.

 

 웬지 뒷 테이블에,

 남자 네 명은 우리의 대화를 들었으나,

 못들은 척 하는 척 하면서,

 음식을 섭취하는 듯하기도 하고.

 

 오늘은 뭐 ‘쪽팔림데이’ 인거니.

 일년치 자존심은 다 구겨지는 듯한 하루!

 

 “야... 좀 그만!”

 

 서과장은 나랑 동갑, 32세.

 강남 8학군에서 자라나서,

 서울에 이름 아는 대학을 졸업하고,

 뭐 남자로 치면,

 장가갈 때 집 한 채는 마련하고,

 부모님 혹은 친척 등이 회사의 임원으로 자리잡고 있어서,

 그닥 걱정 없이 회사 라이프를 즐기고,

 휴가 때마다 해외여행을 즐기는 황금미스에 합류하고 있던 차에,

 

 작년..

 약혼을 했다.

 나와 비등비등한 외모에다가 자존심까지 장착하여,

 남자를 사귀는 게 쉽지 않았으니,

 그 중에 잘생기고 ‘사’자의 전문직 남자가 그녀에게 접근했는데,

 그녀는 그를 냉큼 집어 삼킬 요량이었다.

 

 “천지!! 나 약혼해.”

 

 “누구?"

 

 "의사야. 악질대학병원 비뇨기과 전문의!”

 

 잘생긴 ‘사’자 남친.

 그녀는 나에게도 엄청 자랑을 했다.

 내가 꿈도 못꾸는 그런 남자라는 그녀의 늬앙스.

 

 “올레! ‘사’자네!”

 

 “얼굴 좀 보여줘!!”

 

 뭐 사진보니 얼굴만 반지르르한 것 같아서,

 질투 따위가 심하게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사진을 보고, 순간 나도 모르게 말해버렸다.

 

 “근데.. 얼굴값 할 것 같애. 니가 정녕 단 하나뿐인 그의 연인일까?!”

 

 서과장은 발톱으로 내 면상을 할퀴어버릴 기세였다.

 

 “너!! 내가 부러워서 그러는거지?! 요 나쁜년 같으니라구!!”

 

 나를 질투의 화신이나,

 친구의 ‘사’자 남친이나 부러워하는 그런 찌질이로 오해를 하다니!!

 아무튼 내가 경험할 수 없는 그녀의 치명적 매력이라는 게

 존재할 수도 있는 것이니,

 일단 축하해줬다.

 

 그리고 나서, 일주일 쯤 지났을까.

 가뭄에 콩 나듯이

 비올 때나 피하러 들어가는,

 백화점에 우연히 간 날이 있었다.

 

 수지의 주기적 쇼핑에 우연히도 따라나섰고,

 나와 전혀 상관없는 명품점을 활보하고 있는데,

 뒷태가 꽤 괜찮은 남자에,

 인위적인 가슴이 돋보이는 한 여자가 찰싹 붙어서 걸어가고 있는 게

 내 눈에 ‘콕’ 띤 것이었다!

 뭔가, 저 익숙한 실루엣.

 

 만져보지는 못했어도

 어디서 본 듯한 그런 것?!

 

 헉!

 바로, 그것은 서과장이

 최근 부쩍,

 사람 짜증나게

 자랑과 섞인 예찬을 하던 그 남자.

 

 그녀가 보여준 '그녀의 남자'의 사진과 일치했다.

 

 그토록 예찬을 하던 그 남자.

 서과장에게 알려야 하나..

 뭐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뭔가 나갈듯한 저 놈팽이의 태세.

 지체할 겨를이 없었다!

 

 일단 이 현장을 덮쳐 잡어야 한다.

 그런 생각이 스쳤고,

 

 지난주, 금요일,

 가전제품을 보러 간다고, 부산을 떨던,

 그녀의 얼굴.

 

 그래도 동기인데..

 비록 축의금을 넉넉히 줄 수는 없지만,

 뭔가 그녀의 결혼에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 좀 나와봐!!”

 

 맞지도 않는 ‘44사이즈’ 자켓을 몸통으로 쑤셔넣고 있는 수지를 바깥으로 낚아챘다.

 

 “저 새끼 잡아야 돼!”

 

 별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나의 비장한 표정을 보고,

 수지는 뭔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 새끼 직업이 뭐냐?”

 

 “의사. 악질대학병원 비뇨기과 의사.”

 

 수지는 둘이 팔짱 낀 것을 뒤에서 촬영하더니,

 내게 속삭였다.

 

 “넌 뒤에서 찍기만 해.. 찍어 팍팍!!

 소리없이... 무음카메라로..”

 

 수지는 두 남녀의 뒤로 바짝 붙었다.

 

 “선생님!! 악질대 선생님!!”

 

 그, 잘생긴 남자가 뒤를 돌아봤다.

 수지가 홍보녀로써 다져진 특유의 못난 잇몸 웃음으로 쳐다보니,

 비뇨기과 의사는 어리둥절한 표정.

 

 수지가

 약간 재수없게,

 입술도 내밀면서 귀여운 척을 하는 듯 하기도 하니,

 그가 먼저 말했다.

 

 “누구신지?..”

 

 “아! 저 저번에 인사드렸던 CC제약 홍보팀 김수지예요,

 여자친구 엄청 미인이시네요!”

 

 의사는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아는 척.

 여자가 생긋거렸다.

 

 “저희 다음 달 지사장님 모시고 파티하는데,

 ‘휩쓰러 냄비세트’ 준비되어 있어요. 같이 오세요!”

 

 “오빠! 나 같이 가도 돼?”

 

 “그럼!”

 

 수지는 뭔가 해냈다는 듯 비장하면서도 밝은 표정이다.

 

 “그럼 제가 따로 찾아 뵐께요!”

 

 내가 무음으로 찍은 사진들.

 수지가 그들과 나눈 녹음파일.

 우리는 댓가없이,

 그 파일 모두를..

 서과장에게 건넸다.

 

 서과장은,

 악질대학병원 비뇨기과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갑자기 진료실을 덮쳐서,

 약혼남의 고추가 떨어져 나가도록

 그가 즐겨신는 페러가모의 날선 구두굽으로

 그의 ‘그것’을 아작냈다는 후문.

 

 서과장은 그 때부터,

 잘생긴 남자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다.

 모든 잘생긴 남자는 악질이라고 믿어버린다고나 할까.

 

 그때부터,

 소개팅이나 맞선을 나가기 전에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곤 한다.

 

 잘 생겼으면..

 절대 만나지 않는것이,

 서과장의 신념.

 

 나는 서과장의 그런 신념에 대해,

 오늘 반기를 든 것이다.

 

 고등어조림을 헤치우고,

 생크림이 한가득 올려진

 ‘모카프라푸치노’를 한껏 마시고,

 서과장은 다시 당부를 했다.

 

 “안된다... 안돼!!”

 

 사무실에 들어왔다.

 

 꾸벅꾸벅 조는 인간들.

 그 틈에서 나는 동철씨에게 톡을 보냈다.

 

 “뭐해요?”

 

 이런.

 뭐 통신망에 이상이 생긴 것인가.

 세 시간째 답이 없다.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면 프로가 아니고,

 가끔 머리를 많이 굴리지 않아도 해결되는 일들이 있으니,

 그런 것들을 했다.

 

 퇴근 무렵,

 동철씨로부터 깨톡이 왔다.

 

 “아! 미안해요. 오늘 너무 바빴어요..”

 

 이런 뭥미.

 어쩌라고,

 내가 뭐라고 해야 하냐고.

 이건 전형적인 나쁜놈들의 문자 행태다!

 나는 버르장머리를 뜯어고쳐야 하나 잠시 쿨럭,

 갈등을 했지만,

 참기로 했다.

 

 갑자기 생긴 첫 불만.

 사귄지 첫째날, 이런 불만이 생기다니.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헉. 고민하다가 답변 타이밍을 놓쳤다.

 

 다시 또 연락이 오겠지!!

 핸드폰을 잠시 멀리 두고,

 다시 연락이 오면,

 두고보자 하였으나,

 나는야

 그렇게 생각이 들지 못하는 여자.

 

 결국 나도 깨톡을 치고야 말았다.

 

 “괜찮아요.. 오늘은 뭐하세요?”

 

 내 연애의 끝장은 내가 내는 것,

 내 남자를 믿어주는 것도 내 역할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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