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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최강 서울 삽질녀
작가 : 로미유
작품등록일 : 2017.7.31

애정 불신이 만연하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순수 처녀의 막돼먹은 연애기!

 
회사생활의 짠맛 맛보겠어?! 멜로 사이에 냉큼!
작성일 : 17-07-31 13:55     조회 : 296     추천 : 0     분량 : 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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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을 가로질러,

 강북 속 강북을 지나고 지나,

 지하철 열차 안을 꼼꼼히 살펴,

 회사에 도착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이런 로봇 병정 혹은

 레고 블록같은 인간들 같으니라구!

 아무도 주둥이를 열거나, 고개를 돌리지 않는다.

 마케팅팀 사람들이 이토록

 얼음처럼 마음이 차갑고, 차가워서야 원.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오늘도 열심히 벌어야 하느니라!

 내 남자에게

 더욱 맛있는 음식을 선사하기 위해서!

 난 얻어먹기보다 사주기를 좋아하는 여자니까.

 

 “천대리, 아니 천지연!”

 

 어떤 ‘미친 쉐이’의 날이 선 목소리.

 김부장이다.

 

 “야, 너 내가 보고서 똑바로 작성하라고 했지?

 어디서 그 따위로 허술하게 해서, 사람 쪽팔리게 만들어!”

 

 헉, 또 뭔일인지.

 스티로품이 '우두둑’ 부서지는 것처럼,

 한뭉텅이의 자존심이 또 뼛조각이 나는 소리.

 워워.

 흥분을 가라 앉혔다.

 

 “네?!”

 

 다가간 내게 김부장은

 파일 하나를 ‘휙’ 집어 던졌다.

 이런 개같은 기분이란.

 나는 바닥에 떨어진 보고서를 펴 보았는데,

 이건 내가 어제 열나게 작업하여 준 것 아니던가!

 

 “뭐가 문젠지...”

 

 이것은 분명 그가 어제 컨펌한 것인데.

 

 “트럭 간장?!

 니가 많이 먹으니깐, 사람들 다 퍼질러서 집에서 음식만 해먹는 줄 알어?

 너가 싸고 큰 거 좋아한다고 세상 사람들 수준도 다 너같은 줄 아냐고!”

 

 황당했다.

 일주일전, 그가 내게 지시한 것이다.

 소량 고급화 전량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타사에 대한 차별 마케팅으로

 ‘가정용 대량 간장’을 출시하자는

 김부장의 쓰잘데기없는 아이디어.

 

 착한 내가 별말 없이

 그의 말대로 계획안을 작성하겠다고

 솔선수범했건만,

 뭐 이런 개같은 경우가 있는지.

 

 며칠전,

 지 스타일인 식당 여주에게 듣고 온

 아이디어로 썰을 풀자,

 모든 팀원이

 ‘아닌 듯하다’며 그를 말렸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은체, 송곳니를 드러냈고,

 그 오더는 결국 나에게 떨어진 것.

 

 결국 ‘가장 한가한 천대리가 진행을 하라’며,

 나에게 억지로 시킨 일.

 이건 내 아이디어가

 아니란 말이다!!

 

 꾸역꾸역 완성한 아이디어를

 내 사랑을 만나기 전에,

 그에게 건냈고,

 

 어제 그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기획안을 들고,

 조찬 회의에 참석한

 것이었다.

 

 완전 깨진 거지.

 사실 예상은 했다.

 이런 웰빙,

 일인가족 시대에 ‘트럭 간장’이라는 게 웬 말이냐.

 

 하지만,

 상사의 지시에 따라 성실하게 그가 원하는 대로

 기획안을 완수했다.

 내게 이런 책임을 전가하다니,

 억울억울~ 개억울!!

 

 “그게.. 저는 부장님이 하라고 하셔서, 준비한건데,

 어제 보고서 보셨을 때는 다른 말씀도 없으셨구요.”

 

 김부장과의 눈싸움이 시작되었다.

 

 원래 저런 인간이지,

 사실 혹은 잘못을 인정한 적이라고는

 절대 없다.

 그는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

 미친 듯이 나를 노려본다.

 눈알이나 빠져버리라지! 흥!!

 

 “무슨 일이죠?”

 

 헉.

 갑자기 뒤에서 들리는 ‘헬륨가스’ 같은 목소리.

 

 내가 구한 황태자,

 내 덕에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귀티안나는 부자,

 ‘남추남’

 

 “아이고! 이사님”

 

 지보다 어린 애한테,

 왜 저리도 간지럽게 아부질인지.

 

 나는 얼굴이 붉그락푸르락해져,

 울기 직전이었고,

 바닥에 떨어진 보고서 파일들을 줍기 시작했다.

 

 더러운 세상.

 사실 난 웬만해서는 울지 않는다.

 그저 울기 직전에

 양볼에 과메기떡을 쑤셔 넣어서,

 팥이 이빨 사이를 비집고 나올듯한,

 그런 표정을 지으면서, 끝까지 참는다.

 

 추남이 그런 나를 바라보는데,

 그건 햇살 같기도 했지만,

 내가 구해준 남자.

 그 남자에게 뭔가 존심이 약간은 상하는 그런 광경이었다.

 게다가 나는 누나잖니!?

 비록 신분상으로는 저 아래

 한참 아래지만 말이야.

 

 “우리 천대리랑 기획안에 대해 얘기 좀 나누느라...”

 

 “근데, 아까 뭘 던지고 그러시던데요?”

 

 헉.

 김부장의 놀란 표정.

 갑자기 주먹을 입에 넣는 ‘귀요미’ 표정을 짓더니,

 

 “아이고! 제가 모르고 떨어트렸나봅니다.”

 

 개가식적인 코스프레를 했다.

 

 “천대리, 고마워! 주워줘서, 허허”

 

 진짜 이런 황당한

 늙은 중년의 꽃뱀보다 더 사악하고,

 바퀴벌레보다 더 징그러운,

 개돼지가 아닐 수가!!

 

 추남이 갑자기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렇죠? 김부장님이 그럴 분이 아니시죠?

 부하직원을 섬길 줄 알아야 한다. 이게 우리 회사의 사훈 아니겠습니까?”

 

 역시, 빼대있는 가문이란 다른 법.

 이런 게 다른 점이지.

 

 “아하, 네”

 

 김부장이 몇 톨 없는 머리털을 긁적인다.

 

 추남은 나를 쳐다보더니,

 흩날려 여기저기 떨어진 종이 파일을 직접 줍기 시작했다.

 

 “됐어요!”

 

 내가 시크하게 말하면서 줍기 시작하자,

 김부장이 내 등짝을 한 대 살짝 친다.

 

 “천지연 대리, 이사님한테 왜 그렇게 사납게 말하나요?

 내가 그리 가르쳤나요?”

 

 이런 개불같으리나구!

 지가 나한테 뭘 가르쳤는데?! 어!!

 거지같은 아이디어나 던지고,

 욕먹으면 ‘우리부서 천지연 대리 아이디어입니다만..'

 허구한날 이러고 임원회의마다 말하고 다닌다는 것은

 내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한 번도 따지지 않았건만.

 

 말할 상황도...

 그가 오리발을 내밀면 끝이고..

 그렇게 해서라도 살아내고 싶은

 더러운 가장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이런 인격모독.

 부서원들 앞에서도 나를 몰아세우고,

 뒤짚어 씌우는 이런 인격을,

 참아내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천지연 대리도 수고하구요..”

 

 눈을 찡긋거리며 나가는 추남,

 성혜교가 그에게 반한 것 같은 뻑간 얼굴로 쳐다본다.

 역시 성괴는 성괴에게 매력을 느끼는 법이지.

 

 니가 정녕..

 추남의 성형 전 얼굴을 못 보아서

 지금 그러는 것이니라..

 

 추남이는 성형 후에 나름 중급 외모에 진입했다.

 게다가 쁘띠성형같은 보조적 시술로,

 

 늘!!

 가꾸어낸 미를 유지하고자 애쓰고 있어서,

 나름 봐줄만한 외모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난 그의 얼굴을 잊을 수 없다.

 

 내가 그의

 하늘거리는 목숨을 구할 당시의 그 모습을...

 그 옥상 위에서의 빻은 얼굴(더럽게 못생긴 얼굴)

 뭔가 손쓸 수도 없는

 그 눈코입 과의 일식집의 안습 로멘스.

 

 그에 비하면,

 동철씨는 하늘이 창조하시고,

 신이 빚어낸 얼굴이랄까.

 

 착한 심성으로 마음을 곱게 써서,

 기럭지도

 뻗을대로 뻗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부의 힘인가.

 추남이는 얼굴을 고치고,

 미스코리아 출신의 우리나라 최고의 염전 주인 딸과 결혼을 했다.

 끼리끼리지!!

 

 우리 회사는 그 결혼에 의해

 염전을 바꾸면서, 소금 시장에서 ‘만년 2등’을 탈환했고,

 그것은 다 정략결혼의 힘이었다는 것을,

 마케팅으로 되지 않던 일을,

 추남이의 결혼 한방으로 해결했다는 것에 대해서,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썩을

 김부장, 다중이 자식 같으니라구!!

 갑자기 내 등을 토닥거리더니, 자리에 앉는 김부장.

 

 난 다시, 착석.

 그래도 내 자리가 있는 게 어디냐.

 다른 사람들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열렬히 ‘타자질’을 하고 있었다.

 

 뭐 다들,

 꼴랑 곧 까이게 될 보고서나 만들면서,

 표정은 거의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수준이니..

 이런 냉정하고 가식적인 한국사회 같으니라구!!

 

 “누나 힘내!”

 

 방금 나를 구해준,

 추남이의 문자.

 어쨌든 구원투수처럼 나타났던 그가 고마웠지만,

 쿨하게 씹었다.

 

 난 뭐든지 잘 먹는 여자니깐!!

 씹어먹고, 구워먹고, 데쳐먹고!

 무엇보다

 난 지금 남자있는 여자라구.

 

 남자친구 있는 여자.

 그래서,

 너의 문자에 답할 수 없다!!

 

 이성에게 남자사람친구,

 여자사람친구 그딴 거 나는

 인정을 못하는 편이다.

 이런 소신과 절개 때문에,

 나의 곁에는 늘 이성이 빈곤했던 게 아닐까.

 

 근데.

 참!

 저번에 그 여자..

 누구지?!

 동철씨와 S빌딩 앞을 걸어나오던 그 여자.

 

 동철씨한테,

 오직 그의 마음을 확 잡어서

 도망치지 못하도록!

 내게 밀착시켜야 한다는

 집념 때문에, 그것을 묻지 못했다.

 

 생각해보니..

 그녀는

 얼굴은 예뻤지만, 노안이었어.

 혹시 동철씨의 누나?!

 

 동철씨가 혹시..

 재벌가의 자제? 비운의 황태자? 밀려난 후계자의 아들?

 뭐 이런 거 아닐까?!

 지금 당장 체크카드에

 꼴랑 삼만원 넣고 다닐 처지라도?

 

 이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비빔밥’이 되어 갈 때쯤,

 점심 시간이 당도했다.

 

 김부장..

 약속도 없는 새끼가 ‘밥 먹으러 간다’ 며, 나간다.

 분명하다.

 법카를 다 쓴 게지, 우리가 밥 사달라고 할까봐,

 저러는게지.

 

 찌질한 인간 같으니라구.

 김찌질!! 찌질찌질!

 

 내 정녕,

 니 놈의 뒷통수를 힘껏, 세게 치고야 말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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