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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심청 부활전
작가 : 망생이
작품등록일 : 2016.8.23

알려진 동화 속 내용과는 달리,
어쩔 수 없이 인당수에 빠져야만 했던
우리의 주인공 심청은 다시 살아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옥황상제는 그 소원을 들어주되 조건을 내건다.
인간세상으로 흩어진 명세경 조각을 모아오라는 것,
허나 허락된 시간은 단 100일.
그 100일 동안 심청은 살기 위해 명세경의 흔적을 뒤쫓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과 부딪히며 많은 일들을 겪는다.

 
회상
작성일 : 16-08-24 00:45     조회 : 466     추천 : 0     분량 : 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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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달포 전.

 

 심청은 혼례가 있는 김 생원 댁 잔칫집에 날품을 팔러 갔었다.

 

 그곳에서 동네 아주머니들과 함께 전과 떡 등 잔치 음식을 준비하는 일을 했다.

 

 그런데 아주머니들은 음식 만드는 바쁜 손놀림만큼이나, 바쁜 입놀림으로 심청의 속을 뒤집어 놓았다.

 

 “에휴~ 청이 이 불쌍한 년 같으니라고...”

 

 '?...'

 

 “불쌍하긴 뭐가 불쌍해? 나라에서 효녀상을 받았는데.”

 

 “그러니까, 그게 문제라는 거야.”

 

 “그게 왜? 동네방네 유명해져서 이제 내노라하는 신랑감들이 저기, 저 동구 밖까지 줄을 설 텐데.”

 

 “쯧쯧쯧. 단순한 건지, 순진한 건지... 잘 생각해 봐. 효녀상까지 받은 딸이 시집간다고, 앞도 못 보는 아비를 혼자 내버려두고 간다? 이건 욕먹을 짓이지. 도로 상을 토해내야 할 일이라고. 안 그러면, 신랑이 청이 집에 들어가서 앞 못 보는 장인 뒤치다꺼리를 하며 데릴사위로 살아야 하는데, 그걸 누가 좋다 하겠어? 어느 집에서 그 귀한 아들을 ‘옜다~’ 하고 거저 주겠냐고? 자네 같으면 그러겠어?”

 

 “하긴, 듣고 보니 좀 그렇긴 하네...”

 

 심청은 자신을 걱정해 주는 척 하면서, 오히려 신경을 박박 긁어 놓는 아주머니들이 얄미웠다.

 

 “혼례식장에 술 좀 가져다 놓을게요.”

 

 그 핑계로 겨우 자리를 피해 나왔다.

 

 “자기네들이 시집 보내줄 건가? 살림을 보태주기라도 할 거야? 그럴 것도 아니면서 웬 걱정들이람. 자기 아들 딸 걱정이나 할 것이지. 별꼴이야.”

 

 청은 그렇게 계속 투덜거리면서 혼례식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식장 안으로 들어서다가, 무심코 신랑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순간, 심청의 얼굴이 확 굳어버렸다.

 

 “건너 마을에 사는 박 도령이야. 어때? 신랑 잘 생겼지? 저런 사내랑 같이 살면 어떤 기분일까? 부럽다, 부러워...”

 

 혼례식장 안에서 일을 보던 아낙이 심청에게 친절하다 못해, 과하게 감정까지 실어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는 심청이 더 잘 알고 있었다.

 

 청은 저도 모르게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드디어 혼례식이 시작되었다.

 

 심청은 사람들 틈에 섞여 신랑 맞은편에서 구경했다.

 

 아무 것도 모르고 마냥 행복감에 젖어있는 박도령.

 

 그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신부를 보고 있었다.

 

 그러다 신부 뒤에 서있던 심청과 눈이 딱- 마주쳤다.

 

 순간 박 도령은 움찔하더니,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그러나 그는 이내 모른 척, 심청의 눈길을 외면했다.

 

 심청은 씁쓸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연모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던 그였다.

 

 “내 평생 그대의 꽃신은 책임지겠소.”

 

 그렇게 저돌적이면서도 다정하게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던 그는, 청의 아버지가 앞을 보지 못하는 봉사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돌변했다.

 

 “그대를 그렇게까지 연모하지는 않소.”

 

 그녀는 한 동안 배신감에 잠 못 이루었었다.

 

 심청이 지난날의 기억을 되짚는 동안, 그녀의 눈앞에서는 곱디고운 신부가 신랑에게 절을 하고 있었다.

 

 외모도 고왔지만, 알 부잣집 외동딸이라고 구경꾼들이 수군거렸다.

 

 심청은 박도령이 왜 자신을 버렸는지 더욱 확실히 깨달았다.

 

 순간, 심청은 뭔가 뇌리에 스친 듯 씩- 하고 웃더니, 박 도령의 바로 뒤로 자리를 옮겨 섰다.

 

 신부에 이어 신랑이 절을 하려고 몸을 숙일 때였다.

 

 심청은 마치 기를 끌어 모으듯 온 몸의 힘을 모아 아랫배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절을 올린 박 도령이 막 일어나려는 찰나, 심청은 천둥 같은 소리를 내며 방귀를 뀌었다.

 

 편안한 표정을 짓는 심청과 달리,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웅성거리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자 심청은 손으로 코를 틀어막으며 박 도령을 쳐다보고 소리쳤다.

 

 “아휴, 냄새~~ 신랑이 긴장했나봐!”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박 도령에게 꽂히고, 뒤이어 혼례식장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얼굴이 홍당무가 된 박 도령이 아무리 아니라고 손을 흔들어 보았지만, 사람들은 믿어주지 않았다.

 

 “괜찮아. 절 할 땐 다 그래.”

 

 “나도 그런 적 있어.”

 

 “지금은 괜찮은데, 오늘 밤에는 힘 조절 잘 해야 해~”

 

 그렇게 배려 돋는 공감과 격려가 오갈 뿐이었다.

 

 그렇게 떠들썩한 잔치가 끝난 후.

 

 심청은 음식 보따리를 들고 집으로 터덜터덜 돌아왔다.

 

 박도령의 혼례식 음식이라니.

 

 별로 받아오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하는 고기전과 생선전이 못내 아쉬웠다.

 

 결국 살림꾼 청이 실연당한 청을 이겼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툇마루에 쓰러질 듯 풀썩 앉았다.

 

 몸도 마음도 피곤했다.

 

 손가락은커녕 혀마저도 까딱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아버지 심학규가 청의 기척을 듣고는 방에서 나왔다.

 

 “어딜 싸돌아다니다가 이제야 기어 들어오는 게야? 이렇게 밥 챙겨 주는 것도 귀찮으면 차라리 그냥 이 애비를 갖다 버리거라.”

 

 심청은 왠지 아버지가 미워서, 입에서 나오는 대로 답했다.

 

 “하는 일도 없으신데, 한 끼 굶는다고 안 죽어요.”

 

 “이, 이년 말하는 거 보소. 내가 보이지도 않는 눈을 해 가지고 젖동냥해서 겨우 키워놨더니, 지 혼자 큰 줄 알고 애비 괄시하는 것 좀 보게.”

 

 “차라리 그냥 죽게 내버려두지, 누가 젖동냥해서 살려달라고 그랬어요?”

 

 “에끼 이년아! 죽은 네 어미가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소리 하지 말어. 네 목숨이 네 것 인줄 알아? 지 어미 목숨하고 맞바꾼 줄도 모르고. 이런 고얀....”

 

 “그 이야기 좀 그만하세요. 이젠 정말 지긋지긋해요.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 거면, 차라리 그때 죽어버리는 게 나았다고요!”

 

 부아가 난 심청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아, 밥 안 주고 또 어딜 가는 게야?”

 

 “오른손 앞으로 쭉 뻗어서 오른쪽으로 세 뼘.”

 

 “???”

 

 “잔칫집에서 가져온 음식이나 드시든지 말든지...”

 

 말은 그렇게 해도, 속마음은 그리 모질지 못한 심청이었다.

 

 그리곤 빨랫감을 들고 집 밖으로 쌩-하니 나가버렸다.

 

 빨래터로 간 심청은 분풀이라도 하듯, 있는 힘껏 빨래 방망이를 두드리며 중얼거렸다.

 

 “대체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한 놈은 누구야? 제대로 굴러 보고 하는 얘기야? 제발 단 하루라도 좋으니, 아무 걱정 없이 사람답게 좀 살고 싶다. 정말!”

 

 청은 분노의 방망이질을 멈추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옥황상제님! 제발 이 지긋지긋하고 구질구질한 집에서 벗어날 수 있게 좀 도와주세요. 이 빌어먹을 개똥밭에서 저 좀 꺼내 달라고요!!”

 

 그 순간, 밤하늘의 별 하나가 반짝 빛났다.

 

 *****

 

 천상계 집무실.

 

 그 한 가운데에는 마치 물레방아처럼 생긴 큰 나무바퀴가 하나가 자리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멈춰져 있던 그 나무바퀴가 갑자기 환하게 빛을 내더니, 천천히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나무바퀴에서 두루마리 족자 하나가 또르르 굴러 떨어졌다.

 

 그러자 개랑이 그 족자를 한 손에 들고 옥황상제에게 뛰어갔다.

 

 “상제님! 소원 하나 접수요~~”

 

 “그래, 이번엔 누구의 어떤 소원인가?”

 

 족자를 펴서 내용을 읽은 개랑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개똥밭에서 좀 꺼내 달랍니다.”

 

 “별 희한한 소원을 다 들어보겠네. 요즘 개똥이 얼마나 귀한데... 약에 쓸래도 없다는 그 유명한 소문을 못 들었단 말인가? 누가 그런 얼토당토않은 소원을... 통과!”

 

 개랑은 그냥 물러가려다가 족자 아래에 쓰여 있는 이름을 보고는 흠칫 놀랐다.

 

 “도화골 심청이라면...”

 

 “누군데 그리 놀라는가?”

 

 “바로 그 아이입니다.”

 

 “그 아이라니?”

 

 “설선녀의 딸입니다.”

 

 “!!”

 

 *****

 

 다음날 아침.

 

 심청 부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말다툼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심청은 빈 술병을 들고 부엌에서 뛰어나와, 안방 문을 벌컥 열고 소리쳤다.

 

 “아버지!”

 

 “깜짝이야! 하다하다 이제 애비를 놀래켜 죽이려고 하는 게야? 눈멀었지 귀먹지 않았다.”

 

 “제가 술 드시지 말라고 했죠?”

 

 “괜찮아. 하루 한두 잔은 오히려 건강에 좋다고 하더라.”

 

 “누가 아버지 건강 걱정한대요? 내다 팔아야 할 술을 자꾸 드시면 어쩌자는 거예요?”

 

 “그럼 그렇지. 네가 내 걱정을 하면 심청이 아니지. 효녀상 받은 건 거짓부렁이라고 관아에 고발해야 해. 그 김에 아예 너 밀주 담그는 것도 같이 꼰지르고.”

 

 “그럼 고발하세요. 저 잡혀가면 답답할 사람이 누군데...”

 

 “내가 안 꼰질러도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야. 조심해!”

 

 “그게 아버지가 딸한테 하실 말씀이에요? 자식에게 악담을 하는 아버지가 어디 있답니까?”

 

 화가 난 심청이 그 길로 술 세 병이 든 바구니를 이고 집을 나와 버렸다.

 

 잠시 후.

 

 청은 주막 뒤편에서 주모인 뺑덕어멈과 거래를 하고 있었다.

 

 “에게~ 이거 밖에 없는 거야?”

 

 “요즘같이 단속이 심할 때, 술 담그기가 어디 쉬운 줄 아세요? 걸리기 전에 이제 그만 두던가 해야지 원...”

 

 뺑덕어멈은 아차 싶었다.

 

 밀주 담그는 사람을 구하기도 힘들었지만, 사실 청의 술이 맛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에이, 그걸 누가 모르나. 술맛이 워낙 뛰어나니까 찾는 사람이 많아서 그러지. 다음번엔 좀 더 부탁해~ 응?”

 

 그런데 뺑덕어멈이 심청의 손에 엽전을 쥐어주는 순간, 누군가 소리쳤다.

 

 “저 여인들을 포박하라!”

 

 그러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군졸들이 순식간에 심청과 뺑덕어멈의 주위를 에워쌌다.

 

 심청과 뺑덕어멈은 놀랄 겨를도 없이, 군졸들에게 포승줄로 결박당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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