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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최강 서울 삽질녀
작가 : 로미유
작품등록일 : 2017.7.31

애정 불신이 만연하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순수 처녀의 막돼먹은 연애기!

 
여자의 고백은 무죄!
작성일 : 17-07-31 13:49     조회 : 283     추천 : 0     분량 : 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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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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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선자인 경철 오빠에게 전화를 해보자!

 그가 얼마나 생활고에 시달리는지를

 똑똑히 알아야 한다.

 

 “오빠, 나 천지!”

 

 “응, 내가 엊그제 전화했었는데...”

 

 “그때 좀 바빴어, 오빠.. 동철씨 있잖아, 뭐 물어봐도 돼? 이건 좀 노골적인건데..”

 

 “아는 거면 말해줄께”

 

 “그 오빠.. 얼마나 가난해? 집 엄청 어려운 것 같던데?”

 

 “걔?! 아닌데.. 꽤살어!”

 

 이 자식이 뭔 거짓말을 치는 것인가!!

 

 “무슨! 꼴랑 체크카드에 삼만원 넣고 다니고, 오늘 나한테 밥값 내라고 시키더라!”

 

 “그냥 그 돈이 들어있었나보지!

 걔 초등학교 때마다 학기 중에도 가족들이랑 해외 여행 엄청 다니고,

 아버지가 사업 크게 한다고 들었는데...

 어렸을 때 잘 산다고 유명했었어!”

 

 나도 모르게 화색이 돌았다.

 

 “아, 그래?!”

 

 “그러니깐 내가 너 소개시켜줬지!

 내가 너한테 해준 거 없이 보험 들으라고 하겠냐?”

 

 망할 자식, 그럼 그렇지..

 나를 위해 뭔가를 공짜로 해 줄 그럴 인간이 아니야.

 

 “그래서 말인데, 둘이 뭐 잘되면 나 보험 왕창 들어주는거다!”

 

 “아?! 어...”

 

 웃기고 있네.

 우리 아빠가 팔던 보험도 안 들었는데,

 내가 미쳤다고 너한테 들어주겠니?!

 

 “야! 그래도 넌 남는 장사야, 부잣집 사모 되는거지.”

 

 “사모?!”

 

 “아.. 아무튼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 동철이 돈 있고, 걔 잡어! 실수하지 말고 결혼해 짜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지금 니가 돌아가는 상황을 봐라,

 이게 결혼할 여자와 벌어지는 일이니?!

 혼란스럽다..

 

 내 마음이 커서, 기대도 커지고,

 오해와 실망도 동시에 증폭되어서 생기는 일들인지,

 이게 진짜 이상한 일인지,

 뭔가 꼬일대로 꼬이고 있다.

 

 깨톡,

 

 “지연씨, 자요?”

 

 문자가 도착했다.

 이 적극적이지 못한 종자여!

 문자질이라니!!

 

 “아니여...”

 

 전화가 왔다.

 이 순간에 전화벨이 울리자 기쁜 건, 정말 내가 모자란 여자라는 방증이겠지.

 음하하하.

 막 좋아서 전화를 받았다.

 난 역시 단세포 여인.

 

 “아까 대체 어찌 되신 거예요?”

 

 “진짜 미안해요.. 아까 급한 일이 생겨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헉, 얼마나 급하길래 저를 버리고 가시나요? 돈도 없는 체크카드와 함께..”

 

 “네? 돈이 없다구요?...”

 

 “네! 저 엿먹이는 건 줄 알았어요!”

 

 “정말 죄송해요... 몰랐어요. 제가 돈 넣어드릴께요.”

 

 “됐어요!”

 

 “아 정말... 제가 잊고 있었네요. 그 카드지갑에 체크카드 한 장 뿐인 줄이야..”

 

 “저한테 미안하시죠? 엄청”

 

 “당연하죠... 완전 실례 했는데요..”

 

 “그럼 보상하세요!”

 

 “어떻게?”

 

 “우리 오늘부터 1일해요, 사겨요!”

 

 헉.

 나 뭔 말을 한 거니.

 그의 말이 없어진다.

 이러다가 전화 그냥 끊어져버리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지연씨.. 우리가 아직 그렇게까지 가까운 사이인지…”

 

 잠시 정적이 흘렀다.

 나의 몹쓸 말 때문에

 실오라기같은 친밀감도 무너져 버리는 것인지.

 대체 이 지경을 어찌해야 하는 건지.

 나 원 참.

 

 어디선가 동철씨를 부르는 다른 시키의 소리가 들린다.

 

 “뭐하는 거야? 지금 바쁜데!”

 

 “네 갑니다!!"

 

 이 남자는 대체 어딜 간다는 거냐!! 지금 뭐하는건지.

 

 ‘지연씨, 나중에 통화해요. 오늘은 정말 미안하구요!”

 

 나는 이렇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한 체 수화기를 내려놓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쩌란 말이냐..

 

 반짝거리는 밤하늘의 별.

 너는 대체 뭘 믿고 그렇게 예쁜 예쁜거니?!

 

 날씨는 계속 변한다.

 더워지고, 또 더워지고.

 그리고 내 마음도 점점 데워진다.

 핫, 뜨거뜨거.

 

 고백을 하고,

 무답 대응을 당한지 3일째.

 

 출근하려다가

 화장대 위에서 노니는

 그의 체크카드 한 장을 보았다.

 그리고 침대 밑에 처박힌 다홍색 바지..

 

 아무리 내가 ‘패션 테러리스트’로 추앙받는 신세라지만,

 또 입을 수는 없다.

 아까우니,

 잠잘때나 입자!

 

 게다가

 어떤 놈이 사다준 건지도 모르는

 저 근본도 없는 바지.

 

 지하철에 올랐다.

 밀고 밀리면서 치이는 지하철.

 이 불편한 하루의 알림에서

 창의성을 발휘를 요구하는 회사로 향하는

 비루한 하루.

 

 보통 금요일이면,

 마음이 샤방샤방해져야 하는데,

 이토록 불만이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바람직하지 못하다.

 

 ‘아자아자!’ 힘을 내자!!

 

 벌써 오후.

 단 한 번도 탕비실에 가지 않고,

 마치 대장간의 뛰어든 대장장이가

 한자루의 칼을 완성하기 위해서 혼심의 힘을 다하는 것처럼,

 

 오늘만큼은 나도 특별했다.

 진정으로 열심히.

 

 “천대리, 점심 먹으러 가자!”

 

 “노노, 나 오늘 입맛이 없어. 그냥 있다 간단히 먹을께..”

 

 헉.

 팀원들이 놀란다.

 나 역시 ‘허걱’ 했다.

 배가 고프지 않다니.

 나 혹시 뭐 시한부라도 된거니.

 

 “천대리, 그러지 말고 그냥 먹어.

 있다 대낮에 혼자 어디 가서 부대찌개 2인분 시켜먹지 말고!”

 

 저런 썩을

 부대찌개 끓여먹을 놈 같으니라구!!

 

 또! 김부장!

 저 시키의 주둥이를 확.

 갑자기 그의 보조를 맞춰주고자,

 팀원들도 웃기 시작한다.

 가여운 미생들.

 남을 갈구는데 저토록 동조하는 거지같은 인격들!!

 

 “노노, 절대 안먹습니다. 부장님. 저도 이렇게 배고프지 않을 때가

 십년에 두세번 정도 되거든요! 오늘이 그 날인 것 같네요.”

 

 잇몸을 드러내며 웃는 우리팀 막내, 성혜교.

 저런 비호감은 ‘히잡’을 씌워야 햄!!

 

 모두가 사무실을 빠져나가고,

 삼십분쯤 견뎠을까?!

 망할, 배가 고팠다.

 슬금슬금.

 

 그래..

 내가 안 먹는다고 하면,

 지나가던 새가 똥을 지릴 일이다.

 

 다음부터는 먹을 때,

 따라가자!

 

 아마 우리 팀원들은 어디서 불고기 뚝배기나

 매콤하고 감칠맛 나는 양념에 물든 돼지고기를

 흡입하고 있을 것인데 말이다.

 

 이렇게 배고픔에 허덕이는 것은

 다소 인륜적이지 못한 처사이지 않은가.

 

 혼자 밥집이라도 갈까?

 아니다..

 어디서 밥숟가락 들다가,

 동료들에게 걸리면 난 또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돼지!!

 혹은 식탐쟁이가 될지 모른다.

 

 커피전문점에 갔다가 샌드위치를 살짝 사서,

 빠르게 흡입하고,

 아메리카노를 한 잔 사서 나오는거야!

 먹은 듯, 안먹은 듯.

 

 나름 이 일대에서 물 좋기로 소문난 S기업 본사 앞으로 가자!

 고고.

 

 사무실을 나왔다.

 오라지게 배가 고팠나 보다.

 평소 보폭의 2배로 폴짝폴짝 뛰어서 갔다.

 

 그까이꺼!

 가는 거에도 이렇게 땀이 나는 것을 보면,

 진짜 여름이다.

 

 그러고 보니

 내일이면 달력도 한 장 넘어가고 말이지.

 여름에는 사실 몸보신이 필요하지 않은가.

 삼계탕.

 

 닭 땡기는 오후..

 

 그래!!

 치킨 샌드위치 콜!

 여기는 우리 회사 사람들이 잘 가는 길이 아니니,

 저 S기업 지하 커피숍에 당도해도 마주칠 확률 10프로 미만!

 

 나는 샌드위치를 양 손에 들고,

 양쪽 어금니로 ‘아작’을 내 줄 것이다!

 

 짭짭.

 냠냠 쩝쩝.

 그런 흉내를 내면서 가고 있는데...

 헉.

 저 사람은?!

 저 인간은...

 

 황동철..

 왜 저 시키가 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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