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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최강 서울 삽질녀
작가 : 로미유
작품등록일 : 2017.7.31

애정 불신이 만연하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순수 처녀의 막돼먹은 연애기!

 
남자를 반쯤 넘어오게 하는 '힘'
작성일 : 17-07-31 13:45     조회 : 287     추천 : 0     분량 : 3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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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황하는 나의 면상을 보자,

 마리가 냉큼 나섰다.

 

 “지연이가 나를 위해 후렴구를 넣어주는구나!

 원래 제가 ‘시발’ 이런 거 에코로 넣으라고, 얘한테 자주 시키거든요!”

 

 동철씨가 피식 웃는다.

 정녕 그는 우리에게 반한 것이다.

 우리의 밝고, 쾌활하며, 재치있는 면모.

 그리고 신기하고, 경이로운게지.

 저런 비주얼로 우리 같은 진상들을 언제 만나 보았겠는가.

 하지만 우리가 '매력 포텐'이라는 것을 그도 슬슬 알게 되는 듯 했다.

 

 “저 라면 드세요!”

 

 이 노래방은 술마시며 안주도 푸짐한 노래방!

 게다가 가스렌지와 라면도 주는 착한 노래방!

 라면을 직접 끓여먹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나는 유독 큰 치아를 드러내며 말했다.

 물오른 매력 발산!!

 이빨 만큼은 자신 있다.

 다행히 누구보다 튼실하고 가지런한 치아라도 있어서 불행중 다행.

 이런 어두운 공간에서 가끔 하얀 광택이 좌르르 흐른다.

 특이 불빛이 반짝거리는 노래방에서.

 

 그의 탐스러운 목구멍으로 내가 끓인 라면이 넘어간다.

 꼴깍꼴깍.

 

 “맛있는데요! 저 원래 라면 잘 안 먹는데, 이건 정말 맛있네요!”

 

 그가 좀 맛있게 먹는다.

 

 “그쵸? 제가 라면 하나는 기깔나게 잘 끓이거든요!”

 

 “조미료로 욕이 들어가서 그런가?! 음하하하”

 

 오마이갓!

 그가 나를 약간 주목한다.

 성공!

 

 그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다.

 

 “저 궁금한 거 하나 물어봐도 되요?”

 

 “네!”

 

 “저번에 건널목에서 사라지셨을 때, 충격 정말 엄청났거든요! 연락이라도 주시지 그러셨어요..”

 

 그는 민망한듯 머리를 긁적였다.

 민망하지, 안그러면 사람이 아니지.

 

 “그게, 정말 순간적으로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갔는데...”

 

 말하는 것도 참 토실토실, 귀엽도다!

 

 “갔는데?!”

 

 “핸드폰을 변기에 빠트렸어요."

 

 오, 그래. 내 남자에게 그런 사정이 있을 수도 있지.

 

 “진짜요?! 하하하, 진짜 웃기다! 그럴 수도 있죠!”

 

 그는 갑자기 싸늘한 눈빛으로 나를 응시했다.

 내가 갑자기 예뻐 보였나?!

 

 “어머, 왜 그렇게 쳐다보세요?”

 

 그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걸 진짜 믿으세요??

 

 그의 표정이 차갑다.

 방금 달은 칼날처럼.

 혹은 방황하는 화살처럼.

 

 이 시키가 나를 또 골려 먹는 건지 뭔지, 거참.

 잘생긴놈 하나 옆에 챙겨놓기 더럽게 어렵구만!!

 

 동철씨가 또 피식 웃는다.

 

 “장난이예요! 놀랐다!! 지연씨”

 

 나는 순간 움짤했다.

 

 “진짜 뭐예요!”

 

 난 기쁘면서도, 깜놀했다.

 살짝 애교있게 그를 밀쳤는데, 그가 가죽 쇼파에서 옆으로 자빠졌다.

 오마이갓.

 혹시 근력은 텅텅빈 남자인것이가?! 겉보기만 멀쩡하고.

 하긴 그가 상남자 비주얼은 아니니깐.

 꽃미남 중에 꽃같은 얼굴일 뿐이지.

 

 경철 오빠와 마리는 사색이 되어 나를 보았다.

 하지만, 유유히 일어나는 동철씨.

 잠시 정적이 흐른다.

 

 “네! 오늘의 뉴페이스!!

 우리 경철 선배의 친구 동철 오빠를 위해,

 이 탑작가 ‘김마리’가 노래 한곡 뽑겠습니다! 컴온!"

 

 마리가 05114를 누른다.

 ‘금지된 사랑’

 

 마리, 경철 오빠,

 두사람의 애창곡이다.

 경철 오빠가 마리의 뒤에서 오징어같이 훌렁거리며, 춤을 췄다.

 에코도 넣어가면서.

 

 경철 오빠는 대학시절부터 늘 금지된 사랑을 선호했다.

 친형의 여자친구, 동네bar 미혼모 여주인, 수녀 등.

 경철 오빠의 부모님은 그가 심신이 허약하여

 사악한 마귀에게 현혹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생각해,

 강인한 여성의 상징과 같은 마리를 며느리로 눈독 들였다.

 

 못난 두 사람의 지저분하고 땀내나는 해드 뱅잉을 쳐다보는 동철씨는

 놀랍다는 듯 그들을 쳐다보았다.

 신기루를 발견하기라도 한 것처럼, 그런 표정.

 

 “둘이 잘 어울리지 않아요?”

 

 동철씨가 마리와 경철 오빠를 유심히 보더니 말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런 말 했다가 우리 죽어요..”

 

 “저 두 사람 결혼하면 잘 살 것 같아”

 

 갑자기 뜬금없는 그의 말. 난 ‘결혼’이라는 그의 말에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다.

 나한테 그런말 해주면 안되겠니?!

 콩닥콩닥, 갑자기 얼굴이 빨개지기까지.

 나 왜 이래, 나 정말 오바가 쩌는구나.

 그가 내게 청혼을 하면 참 좋으련만.

 대체 나는 왜 이렇게 쉽게 얼굴이 달아오르는지.

 뭐지 이 갱년기 코스프레.

 난 고작 30대 극초반이라구!!

 

 노래방에서 나왔다.

 열두 시다.

 신데렐라 타임!!

 

 “오늘 재밌으셨어요?”

 

 마리가 생글거리며 동철씨에게 묻는다.

 

 “네! 두 분 참 밝고 재밌으신 것 같아요.”

 

 “네?! 혹시 지금 저 좋아하시는 거 아니죠?”

 마리에 말에 동철씨의 표정은 얼음이 되었다.

 그는 분명 오늘 나를 새롭게 본 것이 분명해!

 

 “장난이에요, 순진도 하셔라.”

 

 쿨한 마리가 남자를 놀려본 것이다.

 음하하.

 

 강남에서 강북으로 넘어오는 길,

 나는 마리와 모처럼 만에 택시를 탔다.

 

 “오빠 달려~!”

 

 마치 외제 스포츠카에라도 탄 것처럼

 거구의 두 여인이 주접을 떠니,

 택시 아저씨가 무척 비위가 상한듯한 표정이 지었다.

 

 마포대교 한가운데서 우리를 강에 빠트리고 싶어하는 저 못난 표정이 느껴졌다.

 역시 밤에는 여자끼리 택시 타는 것도 무섭다구!

 

 하지만,

 우리는 눈치를 보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고객이 왕이니깐!

 우리의 몸무게 합이 아저씨보다 훨 많으니깐!

 

 이 대교 한가운데서 떨어져도 오늘만은 좋다.

 내 연분을 만난 날이니, 얼쑤!

 

 그런데..

 그를 또 볼 수 있을까?

 

 오늘 계약서라도 한 장 받아놨어야 했는데..

 아까비.

 

 술이 점점 뒤늦게 취해오르는 완전 좋은 밤!!

 

 다음 날, 아침.

 일에 집중이 안된다.

 

 딴생각으로 머리를 가득 매운 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은 나만의 문제인가.

 자고로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야 행복한 법인데,

 회사는 나를 행복감과 크나큰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기한이 정해진 보고서는 나의 창의력을 무너뜨리고,

 경쟁적인 사람들의 타자 소리와 손놀림과 흠융한 눈빛은

 일에 대한 순도 백퍼센트의 열정을

 감퇴시킨다고나 할까.

 아무튼 회사 일은 결코 재미없다.

 

 출출하다.

 오전 열시인데, ‘계란후라이’가 땡긴다.

 왜 탕비실은 있으면서, 취사실은 없는 것인지!

 간식조차 없는 이 매정한 식품회사 같으니라구.

 진정으로 직원을 위한 복지는 개나 줘버린 이 회사.

 

 그런 것들을 탓하면서,

 컴퓨터의 타자를 성큼성큼 쳤다.

 갑자기 신입 사원, 성혜교가 나를 힐끔 쳐다봤고,

 나는 ‘뭘봐 짜샤!’ 이런 눈빛으로 혜교를 갈궈줬지만,

 혜교는 절대 그런 생각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버르장머리 없는 신입 사원.

 뭐 그리 잘나서 고개를 저리 쳐들고 일을 하는 건지,

 당최 꼴보기가 싫다.

 

 부러운 년.

 성혜교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어제 클럽이라도 다녀왔나 보지,

 어제 퇴근 전 그녀도 내 옆에서 화장 떡칠을 하고 있었어.

 

 선배로써 자꾸 후배나 질투하고 앉아있는 내 꼴이 가엾게 느껴지는데,

 동철씨의 전화까지 없다니, 뭐 이런 슬픈 경우가 다 있나!!

 

 어제 밤 12시에 헤어졌고,

 다음날 오전 10시나 되었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는 이런 개같은 경우를 봤나!!

 

 살짝 그를 원망하기도 했으나, 그럴 이유가 뭐 있겠는가.

 밀당이라는 것은 애저녁에 졸업한 30대,

 쿨할대로 쿨한 나이니깐!

 

 마리에게 깨톡이 왔다.

 

 "나 이제 일어났다.. 동철씨 연락왔지? 어제 우리가 그렇게 노력했는데, 안오면 인간이 아니지!”

 

 마리의 그런 동철씨에 대한 인심 단정에 나는 참을 수가 없었다.

 연락을 안한다고 다 나쁜 놈이면,

 내가 만난 그 많은 남자들은 뭐 쓰레기라는 거야.

 

 잠시 고민했다.

 꼴깍,

 물을 한모금 마셨다.

 

 내 정녕 오후까지 그의 연락을 기다려야 한단 말인가.

 일초가 일분처럼, 일분이 십 분처럼, 곧 있으면 십 분이 한 시간처럼 흐를 것이 뻔하다.

 에라 모르겠다!

 나는 문자를 쳤다.

 문자를 치다 안 되면, 전화를 걸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출근 잘 하셨어요?”

 

 헉, 10분째, ‘1’이 없어지지 않는다.

 너무 평이했나,

 단조로운 말이라서 답변을 내놓기가 어려운 것인가.

 

 혹시,

 우리 관계가 '디 엔드?!'

 

 난..절대.. 결단코 인정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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