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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최강 서울 삽질녀
작가 : 로미유
작품등록일 : 2017.7.31

애정 불신이 만연하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순수 처녀의 막돼먹은 연애기!

 
남자와 족발 앞발사이
작성일 : 17-07-31 13:07     조회 : 285     추천 : 0     분량 : 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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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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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이 찌는 체질은 정말로 있다.

 바로 나.

 모든 여자들이 공감할지도 모르지만.

 

 

 살은 스트레스에서 비롯된다.

 만병의 근원이 스트레스인 것처럼.

 아직 창창한 40대 중년인데 노망이 난 것처럼, 온종일

 징징대는 저놈의 '김부장' 이

 내 살을 확장시킨 주범일 것이다!

 

 먹는 족족 음식은 노폐물로 쌓였고,

 그것이 쌓이고 쌓여 탈출구를 찾지 못해 생긴 내 피하지방.

 너희들은 출구를 찾지 못했어..

 내 몸에서 길을 잃은 저주받은 영혼,

 오 마이 셀룰라이트.

 

 이제 너무나도 다부진 지방질 체질로 완성된

 나의 '지방 바디라인'을 볼 때마다 가슴이 매여온다.

 

 그래서

 소개팅을 앞두고,

 굶고 또 굶은 것인데...

 어떻게 '이틀 동안' 하루에 한 끼씩. 두끼 밖에 안 쳐드셨는데,

 꼴랑 0.5kg 빠질 수 있단 말인가!

 제길슨.

 

 이정도의 몸매로 동철님 앞에

 서야 한다는 것은 승률 없는 게임과 같으니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느니라.

 난 절친, 마리에게 전화했다.

 

 마리의 이름은 그저 한글 이름이다.

 그녀가 단순하고, 긍정적으로 셀룰라이트를 받아들이고,

 뚱녀의 삶에 만족하면서 살 수 있는 DNA를 물려준 그녀의 엄마가 지어준 이름이다.

 마리를 임신했을 때, 유독 '김말이'릉 많이 먹었던 그녀의 엄마는 마리의 이름을 '김마리'라고 지었다.

 그래서인지 세상에 나와서도 김말이처럼 기름진 것만, 골라 편식하다가, 숙명처럼 ‘뚱녀’의 길을 걷게 된 그녀.

 비운을 엄마의 탓으로 돌리고, 더 열심히 먹으면서 건강하게 산다.

 

 나의 소울 지방 메이트, 마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냐? 나 궁금한 게 있어."

 

 우기적우기적, 쩝쩝,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그 우렁찬 소리.

 마리는 정녕, 이 시간에도 뭔가를 흡입하고 있었다.

 

 "내일 뭐 먹게? 어디서?"

 

 "이년아!! 머릿 속에 처먹는 것 밖에 없냐?"

 

 "응!!"

 

 "나 이틀 굶었는데, 겨우 0.5kg빠졌어. 소개팅하거든! 낼 모레. 빨리 뺄 방법 없냐?"

 

 "그런 게 어딨냐? 뭐 변비약 잔뜩 주워 먹고 화장실이라도 가려고?"

 

 "(꽤 진지) 음..그럴까?"

 

 "그냥 널 그대로 인정해주고, 바라봐주는 남자 만나. 넌 소중해. 니가 뭔데 살빼려고 고생해?"

 

 한 대 맞은 것처럼, 타격.

 마리 말이 맞다.

 

 "마리.. 너 정말. 생각 좀 있는 애구나. 바른말이야.."

 

 "응, 나 족발 시켰거든! 끊어."

 

 " 오키!"

 

 마리의 전화를 끊자마자,

 나도 족발이 당겼다.

 우린 친구니깐!

 

 “아저씨, 여기 횡제동 성우빌라 201호인데요. 저 기름이 적은 부위가.. 앞발?!

 저 앞발로 소자 하나 가져다주세요! 저 먹고 지금 잘 거라서,

 빨리 부탁드릴게요! 소주 한 병 필참. ‘좋을대로’ 한 병!”

 

 나의 앞발을 기다리며! 갑자기 설레는 이맘!

 그래, 나의 행복이 중요한 거다. 음하하하.

 기름이 다소 고르게 분포되어,

 뒷발보다는 기름이 적도 “쫄깃하면서도 피부 콜라겐이 풍성하여,

 나를 그로부터 ‘매력 덩어리’로 만들어 줄 그런 귀중한 살코기.

 

 족발의 앞발과 사진 속 그의 얼굴이 겹쳐오면서,

 뭔지 모를 죄책감도 살짝 들기는 하지만!

 

 마리는 내 절친이다.

 식탐 빼고는 하나 부족한 게 없는 아이인데, 아직 ‘모쏠’인 것은 정말 의문스러운 일.

 

 마리는 연애는 한 번도 못 해봤지만,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그 많은 케이크, 족발, 소 곱창 등을 사 먹을 정도로 충분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엘리트 직군은 아니지만,

 고소득자이기 때문이다!

 평생 해보지 못할 연애에 대한 ‘한((恨)’을 담아서, 연애 소설을 쓴다.

 그녀는 월 수익 ‘일천만 원’을 찍는 고소득 ‘웹소설 로맨스 작가’.

 얼굴을 내놓지 않고도, 웹 세상에서는 이쁜 년 인척 할 수 있어서 나름 그녀의 삶에 만족한다.

 자신의 소설 속 ‘환상의 존재’들과 가상 연애를 할 수 있는 마리.

 그는 나의 든든한 연애상담자이기도 하다.

 

 저번주에 마리에게 '남자'에 물었다.

 대체 고 생물체들은 어떤 것이냐고,

 힘들다고!! 갖지 못해.

 마리가 답했다.

 

 “남자?! 별거 없어."

 

 마리는 그녀가 애정하는 소시지, 맥스뻥을 그녀의 족손으로 쥐었다가, 놓았다가를 반복했다.

 

 "이렇게 그냥, 들었다 놨다, 이렇게 쥐었다 폈다 하면, 다 끌려오게 되었어. 강약 조절만 잘하면 돼”

 

 정말 뭔가 '한 방' 이 있는 얘기였다.

 마리는 연애 천재다!!

 

 아까 그녀가 내게 던진 그 말은

 ‘작가’로서 일상의 체험과 세상의 온갖 신이

 그녀에게만 분포하는 어떤 영감에 의해 내린 결론인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배고파서 전화기를 씹어 먹어버릴 때쯤!

 

 폰이 울렸다.

 드디어 나의 ‘러블리 앞발’이 도착했다.

 

 내가 먹고 냉큼 자야 한다고

 빨리 가져오라고 했는데.

 

 이런, 30분이나 질척거리다 도착하다니!

 

 ‘아 이 향기. 고소 야릇 향기로와~’

 

 확! 앞발로 아구창을!! 서두르라 했잖아!!

 

 헉, 나 너무 공격적이다.

 이틀간 너무 배가 골았던 듯.

 평정심을 찾자! ‘동철 왕자의 여자’가 되려면,

 엄마가 알까봐 집 초인종을 누르지 말고,

 내 스마트폰을 연락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이 밤에 족발을 처먹는 것을 엄마가 알게 된다면,

 스트레스로 뒷발까지 땅기게 하는 분노를 자아내는

 ‘심한 모독’을 분명 줄 것이다.

 

 “또 이 시간에 뭘 처먹어?

 배때지에 그 기름 좀 봐. 남자 만나고 시집가는 건 애저녁 글렀지.. 쯧쯧”

 

 이러시겠지.

 그러나,

 난 배고프면 날밤을 새워야 한다.

 한국의 일꾼으로서,

 출근해야 하는 여자가

 하루를 뜬눈으로 배고픔에 지새워야 한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가.

 배고프면 수면을 취할 수가 없잖아?!

 

 오 나의 향긋한 족발.

 족발과 쌈장, 그리고 서비스 막국수까지!!

 이 황홀한 밤의 만찬이여~~~~!

 콜라겐이 내 피부 깊숙이 스며들 수 있도록

 완벽한 흡입 후에 나는 잠을 잘 것이여.

 마구마구 족발을 씹는데...

 깨똑! 이 왔다. 소개팅남 동철님이다.

 

 “오늘 바뻐서 연락 못 했네요. 아마 자고 있을지도... 좋은 밤 되세요!”

 

 뭐래.. 나 안자는데.

 

 "안잔다"고 하려다가 참았다.

 그의 숙면을 위하여! 나는 '현모양처감'이니깐!

 그것보다 족발을 먹는데, 깨톡을 하는 것은 너무 큰 방해라서.

 

 우기적우기적, 쩝쩝.

 난 족발 하나를 오른팔에 들고,

 그렇게 꿈나라로 떠난다.

 

 근데 이 불안감은..

 

 난 동철님에게 좋은 모습의 여자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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